탄핵 찬성하면 ‘민주’ 반대하면 ‘반민주’? 조선일보의 황당한 탈북민 성향 분석
탄핵 찬성하면 ‘민주’ 반대하면 ‘반민주’? 조선일보의 황당한 탈북민 성향 분석
  • 백요셉 미래한국 기자
  • 승인 2017.02.22 10:05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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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 가치 직접 맛본 젊은 탈북민일수록 탄핵 찬성 입장이다’
선동 프레임에 탈북민 사회 분열 조장까지,

조선일보가 지난 2월 6일 <3만 탈북민 사회…“탄핵 찬성” “탄핵 반대” 갈등>이란 제목으로 인터넷판에 올린 기사가 도마에 올랐다. 해당 기사가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에 찬성하는 측은 마치 민주주의를 중요시하는 탈북민인 것처럼, 탄핵 반대 측은 반민주적인 탈북민인 것처럼 묘사해서다.

또한, 탈북민과 탈북민 사회에 대한 전반적이고 정확한 이해 없이 몇 가지의 사례만으로 오히려 탈북민에 대한 오해와 혐오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기사는 신원이 불분명한 익명의 탈북민 서너 명의 인터뷰와 함께 탈북민 사이트를 인용 “탈북민 커뮤니티 ‘새터민들의 쉼터’ 등 온라인에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 찬성 진영과 반대 진영이 나뉘어 서로 경쟁적으로 각자의 주장을 내세우는 글과 사진 등을 하루 수십 건씩 올린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새터민들의 쉼터’와 같은 인터넷 사이트 한두 곳과 탈북민 한 사람의 페이스북 홈페이지 게시글 등을 근거로 국내 탈북 사회가 탄핵 찬반양론으로 심각한 분열과 갈등 속에 있다고 비약하며 섣부르게 단정했다는 것은 여론 조작을 위한 의도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 2016년 12월 31일 대한문에서 열린 태극기 집회에서 발언하고 있는 최정훈 북한인민해방전선 사령관과, 함께 연단에 올라 태극기를 들고 있는 허광일 북한민주화위원회 위원장(오른쪽으로부터 세번째) / 사진 백요셉 미래한국 기자

“민주주의 가치를 직접 맛본 젊은 탈북민일수록 탄핵 찬성 입장이다”?

또한 기사는 “민주주의의 가치를 직접 맛본 젊은 탈북민일수록 탄핵에 찬성하는 입장이다”라며, 마치 탄핵에 반대하는 국민은 반민주적인 것처럼 썼다. 단 한 문장으로 탄핵에 찬성하는 탈북민은 민주주의를 보다 잘 이해하고 나이도 젊은 신세대로 규정한 반면, 탄핵에 반대하는 부류를 민주주의를 제대로 경험하지 못했거나 민주주의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나이 많은 구세대 탈북민들로 치부한 셈. 사실상 탄핵 찬성은 선(善)이고 탄핵 반대는 악(惡)처럼 규정했다.

이에 더해 박근혜 정권을 탈북민들이 경험한 북한독재체제와 교묘하게 결부시켜 현 정권이 반민주적이라는 점을 애써 강조하는 뉘앙스마저 풍기고 있다. 해당 기사에는 “민주주의의 근간이 송두리째 흔들리는 것을 보니 반감이 크다”라든지, “국민이 선출한 대통령이 자신의 직무를 다 하지 못한 것만으로도 충분한 탄핵감”이라는 등 현재 탄핵 찬성 세력의 일방적 주장을 가져다, 탄핵을 찬성하는 탈북민들의 주장인 양 포장한 모양새다.

문제는 탈북민 사회에서 아직까지 탄핵 찬반에 대한 일방적인 움직임이나 그러한 목소리는 나온 적이 없다는 사실이다. 일각에서는 공산독재체제에 환멸을 느껴 내려온 탈북민들이 오히려 탄핵 정국이 만들어낸 살벌한 전체주의적 집단 광란에 몸서리를 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이 때문에 탈북사회 내 정치적 갈등이 있어도 현재의 사회적 분위기로 볼 때 지극히 자연스러운 현상이고 또한 민주사회의 다양성으로 볼 문제이지, 단순히 탄핵 찬반으로 볼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특히 해당기사는 조선일보가 탈북사회를 끌어들여 탄핵 찬성 여론을 조장한다는 비판에 직면할 수 있다.

또한 조선일보가 탈북민 사이트가 북한의 대남 사이버여론조작 공작 대상이 된다는 사실을 놓치고 있다는 점이다.

북한의 사이버 전력은 핵, 특수부대와 함께 북한의 3대 비대칭전력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이다. 더욱이 적국의 항시적 조준라인 안에 있는 탈북민 집단의 정치적 성향을 적아에 전면 개방된 인터넷만으로 속단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현상이 아닐 수 없다.

인터넷은 북한의 대남여론조작 온상

북한 대남사이버테러의 주요 표적인 탈북민 전용 인터넷 커뮤니티에 게시된 글 몇 개로 탈북사회 정치적 분위기를 함부로 판단하는 것 자체가 ‘심각한 오류’일 수밖에 없는 것.

▲ 북한 대남사이버 테러의 주요 표적인 탈북민 전용 인터넷 커뮤니티에 게시된 글 몇개로 탈북사회의 정치적 분위기를 함부로 판단하는 것 자체가 '심각한 오류'일 수밖에 없다. 실제로 남한에 온 탈북민들은 SNS와 같은 인터넷 상에서 북한의 사이버 전사들과 종종 맞닥뜨리곤 한다. / 조선일보 기사 캡처

실제로 남한에 온 탈북민들은 SNS와 같은 인터넷 상에서 북한의 사이버 전사들과 종종 맞닥뜨리곤 한다고 말한다. 국방부가 발간한 ‘2016 국방백서’에 따르면, 현재 북한은 6800여 명의 사이버전 인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민간 대북단체에서는 북한의 사이버전 인력을 최대 2만여 명으로서 미국의 CIA 수준으로 보고 있다.

한국수력원자력공사 및 방송사, 농협, 소니픽처스 해킹, 국방부 내부 사이버망 해킹 등 많은 대남 사이버 테러를 저질러온 북한 정찰총국 산하 전자정찰국은 창설 이후 약 3만여 건의 크고 작은 대남 사이버 테러를 감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남한에서 대규모 반정부 시위나 총선, 대선 같은 정치적으로 예민한 문제들이 발생할 때마다 중국을 비롯한 해외에 서버를 둔 북한 사이버 부대의 대남여론조작 활동이 맹렬히 벌어지고 있는 것도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이런 현실을 모를 리 없는 조선일보가 일부 탈북민들의 SNS와 탈북민 전용 커뮤니티 사이트 한두 개 게시판 글을 근거로 탈북사회 전체를 단정한 것은 심각한 오류를 낳을 수 있다.

한편, 해당 기사에 달린 독자들의 반응은 탈북민에 대한 부정적 반응이 다수를 차지했다. 조선일보가 결과적으로 남한사회와 탈북사회 간 갈등과 불신을 야기하고 있는 것.

‘hamdon****’ 아이디를 쓰는 독자는 “태극기 물결 보기 싫으면 다시 김정은 밑으로 가면 된다. 더 머뭇거릴 필요 없다…”고 했고, ‘wlgus****’는 “간첩질을 하려고 왔냐? 강제 북송시켜라 혹시 탈북자들이 소형 핵폭탄 가지고 온 거 아녀?”라고 비난했다.
‘bell****’는 “탈북민들은 아직 민주주의가 뭔지, 무엇이 옳은지 판단능력이 부실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민주주의 걱정할 필요 없다”라는 의견을 달았다.

‘green****’란 독자는 “나도 실향민이다. 느그들 지금 정신 있나?? 어떻게 아니 어떻게, 당신들 받아주고 정착하여 살게 해 준 대한민국의 보수와 너희들 받지 말고 김정은 정권에 돌려보내야 한다고 주장하는 저 XXX 세력을 구분하지 못하는가?? 이런 배은망덕도 유분수지 대한민국에서는 참 민주주의가 울고 있다”고 비난했다.

‘탄핵에 찬성하는 탈북민의 5가지 부류’

조선일보의 이 같은 기사에 대해 기자의 취재에 응한 탈북단체장들과 탈북민들의 반응은 냉소적이다. 부산에서 탈북민연합단체를 운영 중인 40대 탈북민 여성 김모 씨는 “우리(탈북민)들 중 몇 명이 좌편향 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대다수 탈북민은 전체주의적 민중혁명을 반대하고 태극기를 수호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촛불 현장에 가본 한 탈북민도 “거기에 가보니까 북한과 다를 바 없었다. 북한 체제를 아는 사람은 촛불 현장의 민중독재 분위기가 북한과 쏙 빼 닮았음을 알게 된다. 탈북민들이 탄핵 찬반으로 갈등한다는 것은 그것들(조선일보)이 지어낸 허튼 수작일 뿐”이라며 “어린 애들이 북한을 어떻게 알겠는가. 다 북한을 잘 몰라서 그런 것이다.

탈북민들이 탄핵을 찬성하거나 반대하는 차이는 북한 체제를 잘 아는 사람들과 모르는 사람들의 차이, 그리고 촛불 현장에 가본 사람들과 가보지 못한 사람들의 차이”라고 밝혔다.

특히 탈북문화예술단체 대표를 맡고 있는 한 탈북민 출신 단체장은 탄핵을 찬성하는 탈북민들을 대해 5가지 부류로 구분해 주목된다. 그의 분류 역시 탄핵 찬성 탈북민에 대한 선입견을 불러 일으킬 수 있지만, 조선일보의 선동적 시각과 대비돼 살펴볼 여지가 있어 보인다.

그는 “우리 동네(탈북사회)도 박 대통령 탄핵과 야당 지지하는 탈북민들이 있다. 그런데 그들의 특징을 보면 대개 5가지 부류”라며 “첫 번째 부류는 오직 자기밖에 모르는 극단적인 이기주의자들이고, 두 번째는 귀가 얇아 편파적 언론 선동이 전부인줄 착각하는 어리석은 자들, 셋째는 남한사회 정착에 실패하여 매사에 부정적이거나 심한 열등감을 가지고 질투와 심술이 많으며 북한이 더 좋았다고 말하는 사람들, 넷째 부류로는 대학에 입학해 좌파 교수들의 영향을 많이 받은 젊은이들 그리고 마지막 다섯 번째로는 좌경적인 남한 배우자를 둔 탈북민들”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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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길 2017-03-28 10:04:18
탈북민들의 경우대개는 한가지문제에서 열가지를 헤아리는 안목으로 보는이들이 많은 반면에
일부지식이부족한사람들이나 젊은사람들은 현상그자체만 보려는 견해가있다
박근혜대통문제도 현상적으로만 보아서는 안된다 모든 상황을 연관시켜 보아야한다
박근혜는 수준상 로숙하지못하여 실수한것이다 주변에 자기의적이 많다는것을 자각하지못한 나머지
상대는

나라사랑 2017-02-22 20:38:51
자기들 뜻데로 다되면 정은이 밑에 가는 것인데 그것이 좋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