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한국

기업 망칠 상법개정안-주요 내용과 문제점

‘경제민주화’가 오히려 일반 기업 죽인다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l승인2017.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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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준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webmaster@futurekorea.co.kr

상법은 ‘거래의 안전 보호’와 ‘기업의 유지 강화’를 그 이념으로 한다. 그런데 정치권의 무분별한 장난으로 오늘날의 상법은 그 본래의 이념을 상실하고 기업을 잡는 잡법(雜法)으로 전락해버렸으니 참으로 통탄할 일이다. 본래 상법은 민법과 같은 순수한 사법(私法)이었지만, 2011년 일부 국회의원들의 빗나간 애국심에 상법은 규제법으로 성큼 다가섰다.

20대 국회에 들어서 거대 야당은 경제를 망치고 기업을 죽이기로 작정한 것 같다. 표면적 이유는 이른바 ‘경제민주화’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경제민주화라는 용어는 작금 ‘재벌개혁’과 동의어로 사용되고 있다. 재벌개혁의 진정한 목표는 실은 개혁이 아니라 곧바로 재벌을 해체한다는 것이다. 재벌 해체의 수단으로 동원된 것이 상법개정이다. 그런데 상법개정안을 보면 재벌 해체와는 무관하게 일반 기업들을 다 망치게 생겼다.

상법은 ‘거래의 안전 보호’와 ‘기업의 유지 강화’를 그 이념으로 한다. 그런데 정치권의 무분별한 장난으로 오늘날의 상법은 점차 그 본래의 이념을 상실하고 기업을 잡는 잡법(雜法)으로 전락해버렸으니 참으로 통탄할 일이다. 본래 상법은 민법과 같은 순수한 사법(私法)이었지만, 2011년 일부 국회의원들의 빗나간 애국심에 상법은 규제법으로 성큼 다가섰다.

이제 2017년이 되어 조기 대선의 바람이 불면서 대선 주자들까지도 덩달아 나선다. 모두 표만 된다면 못할 짓이 없다는 포퓰리즘(populism) 때문이다. 속임수를 쓰는 포퓰리스트(populist)를 국민들이 절대적으로 지지하므로 희망도 없다. 그러나 국가의 부를 일구는 자는 정치인도 아니고 관료나 학자도 아니기 때문에, 이 나라를 살리려면 기업을 망치는 법률을 반드시 저지해야 한다. 다행히 국회 법사위에서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의 반대로 제동이 걸리는 바람에 개정에 이르지는 못했지만 야당이 주도권을 장악하고 있는 상태에서는 언제든 다시 논란이 될 가능성이 크다. 상법개정안의 주요 내용을 살펴본다.

1. 집중투표제도 의무화

집중투표는 2인 이상의 이사를 선임할 때 1주당 선임할 이사 수만큼의 의결권을 부여하고 그 의결권을 1인에게 몰아줄 수 있는 제도이다. 이렇게 하면 소액주주들이 뭉쳐서 그들이 원하는 적어도 1인을 이사회에 진출시킬 수 있다. 현재도 이 제도가 시행되고 있다. 다만, 현재는 집중투표제 배제 여부를 각 회사가 정관에서 선택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정관으로 배제하지 아니한 경우, 소수주주의 청구가 있으면 이를 실시할 수 있다. 그런데 개정안은 ① 일정규모 이상 상장회사(김종인 의원안), ②모든 회사(채이배 의원안), ③ 모든 상장회사(노회찬 의원안)가 이 제도를 의무적으로 실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문제는 소액주주가 누구인가 하는 것이다. 한국거래소의 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소액주주들이 주식을 보유하는 기간은 평균 3~4개월이다. 이들은 회사의 지배구조에 관심이 없다. 언제든 차익을 남기고 떠날 준비가 되어 있는 것이다. 따라서 진정한 소액주주들은 이사를 진출시키는 문제에 대해 그럴 만한 힘도 관심도 없다. 이를 할 수 있는 자들은 대량의 주식을 보유한 기관이나 펀드들이다. 결국 이 제도의 혜택을 보는 자는 기관이나 펀드들이고, 이들은 이사회에 자신들의 대표를 진입시킬 수 있게 된다.


이와 같이 이 제도를 의무적으로 시행해 이사회에 그들의 대표가 참석하면 회사의 기밀이 유출될 가능성이 크고, 회사의 장기 발전보다는 이익 배당이나 자산의 처분 등 자신을 선임한 집단의 이익을 대표하기에 바쁘며, 일사불란한 이사회가 진행되지 않을 가능성이 커진다. 결국 현대 경영에서 너무나도 중요한 신속한 의사결정을 저해하게 되고, 대주주는 이사회 자체를 싫어해 웬만하면 이사회를 거치지 않고 독단적 경영을 하거나 이사회는 형식적으로 운영하면서 회사는 점점 수렁에 빠진다. 결국 승리자는 주주행동주의자들(shareholder activists)뿐이다. 러시아, 칠레, 멕시코만이 집중투표제도 실시를 의무화하고 있다. 미국에서도 과거에는 대부분의 주가 이 제도를 의무화했지만, 이 제도의 시행으로 주주 간에 세력 다툼이 심해 주주총회가 정치판으로 변했고 회사의 의사결정이 지체되는 등 폐해가 극심했다. 현재는 애리조나, 캘리포니아(비 상장사에만 의무화), 하와이(비 상장사에만 의무화), 네브래스카, 노스다코타, 사우스다코타, 웨스트 버지니아 등 7개 주만 의무화하고 있다. 미국 경제력이 상위 주인 캘리포니아(상장회사), 텍사스, 뉴욕, 플로리다 등에서는 집중투표제도를 의무적으로 시행하지는 않는다. 물론 회사가 원하면 정관에 규정을 둬 실시할 수 있다. 일본에서도 1950년 집중투표제도를 의무화하는 내용을 상법에 도입했으나, 소수주주의 권리 강화와 무관하게 주주 간 분쟁, 경영 효율성 저하 등 부작용이 나타나, 1974년 상법 개정을 통해 임의적 선택 방식으로 전환했다.

2. 상장회사의 근로자 대표 사외이사(독립이사) 선임

상법 개정안은 ① 소액주주 및 우리사주조합 추천 1인의 사외이사를 의무적으로 선임(김종인 의원안)하여야 한다거나, ② 근로자 대표 추천 1인의 사외이사를 의무적으로 선임(노회찬 의원안)하여야 하거나, ③ 발행주식 총수의 3% 이상 6개월 이상 보유한 주주가 총회 6주전 추천할 경우(추천이 의무사항은 아님) 독립이사를 1인 이상 선임(채이배 의원안)해야 한다고 되어 있다. 근로자 대표를 이사로 임명하여 이사회에 진출시키는 것은 유럽에서는 매우 일반화되어 있다. 영국 등 일부 국가를 제외한 유럽은 사회주의적 색채가 강한 나라가 많다. 현재 유럽 31개국 중 19개국이 채택하고 있고 12개국은 채택하지 않고 있다. 법률상 채택하고 있지 않는 국가라고 해서 근로자 이사가 전혀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니고, 단체협약에 따라 개별적으로 근로자 이사를 도입한 기업도 있다. 근로자의 경영참여 권리가 국영기업으로 한정되어 있는 몰타, 폴란드, 아일랜드, 그리스, 스페인 등의 국가에서는 재정위기로 국영기업이 민영화되면서 노동이사제의 직접적인 축소로 이어지고 있다. 체코, 헝가리, 슬로베니아도 회사법을 개정하여 근로자 이사제도를 철폐했다. 김종인 의원안처럼 소액주주가 추천하는 사외이사를 의무적으로 선임하라는 입법례는 전혀 없다.

한국의 대주주 또는 지배주주는 망할 자유만 있을 뿐 회사를 처분하고 탈출하기는 대단히 어렵다. 지배주주는 회사와 운명을 같이하는 것이다. 이 대주주 또는 지배주주만이 회사의 진정한 주인이다. 3~4개월 만에 주식을 처분하고 회사를 떠날 소액주주가 회사의 진정한 주주일 수는 없다. 회사의 임원을 선임할 합당한 자격이 있는 자란 이와 같이 출자를 한 자이다. 이는 주식회사법뿐만 아니라 영리법인인 모든 회사를 규율하는 회사법의 기본원칙이다. 이 원칙을 파괴하는 것은 회사의 본질에 대한 근본을 무시하는 것이다. 이는 주주 재산권의 침해로서 위헌의 소지가 크다. 특히 김종인 의원안처럼 ‘우리사주조합’ 소속 주주에게만 추천권을 주는 것은 주주평등원칙의 위반이다. 조합에 가입한 주주에게만 임원 선임에 특혜를 준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것은 상장 부담으로 인해 자본시장 활성화 저해요인으로 작용할 우려가 크고, 전문성 있는 사내이사의 수가 줄어드는 비정상적 상황을 초래할 것이다. 근로자도 승진하여 이사가 될 수 있다. 그러나 근로자 대표로서의 이사는 근로자의 이익을 대변하지 않는다면 존재 이유가 없는 것이므로 회사의 장기적 발전보다는 근로자 측을 대변할 수밖에 없다. 자연히 이사회에서 회사의 장기적 비전을 실현하기보다는 당장 노조의 지침을 수행할 수밖에 없게 된다.

한국이 자유시장경제질서를 버리고 유럽식 사회주의경제체제로 가기 위해서는 국민적 합의 필요하다고 본다. 북유럽의 경우 한때 고도의 경제성장을 이뤘으나 복지 확대 이후 경제는 서서히 추락하는 중이다.

3. 감사위원 분리 선출

상법개정안은 감사위원회를 설치하고 있는 상장회사는 주주총회에서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이사를 다른 이사들과 분리하여 선임하도록 되어 있다(김종인, 노회찬, 채이배 의원안). 이것은 일반이사와 감사위원이 될 이사를 분리하여 선임하는 동시에 감사위원회 위원을 선임할 때 대주주와 그 특수관계인의 의결권을 3%까지로 제한하여 결국 소액주주가 원하는 자를 확실하게 감사위원인 이사로 선임할 수 있도록 하려는 것이다. 최근 시행된 ‘금융회사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2016.8.1.자)에서는 ‘1인 이상의 감사위원이 될 사외이사’를 다른 이사의 선임안건과 분리하여 선출 의무화하고 있다(동법 제19조). 다른 입법례로는 일본 회사법상 감사 등 위원회 설치회사의 경우에는 이사를 선임할 때 감사 등 위원인 이사와 그 외의 이사를 구분하여 선임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일본의 경우에는 3% 의결권 제한제도가 존재하지 아니하므로, 자본다수결의 원칙과의 균형 유지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감사위원을 선임할 때 대주주 등의 의결권 제한(3%)이라는 입법례를 찾아볼 수 없는 강력한 소액주주 보호 장치가 이미 시행되고 있음에 비춰 이는 분명히 과잉규제이다. 주주권을 침해하며 대주주의 이사선임권을 제한하고, 앞에서 집중투표제도를 설명할 때 말한 것처럼 기관 또는 펀드 주도형 지배구조가 된다. 감사위원도 이사이므로 이는 결국 이사 선임에도 3% 룰이 적용되게 되고, 특히 지주회사는 그 자회사의 감사위원을 선임할 때 3%의 의결권만을 행사할 수 있으므로 기관과 펀드들이 이사인 감사위원 선임이 더 확실하게 보장된다. 연금이나 펀드의 경우 지분 3% 미만의 여러 개의 펀드로 분산시킬 수 있어 3% 의결권 제한이 적용되지 않는다. 특히 주주제안권+집중투표제도+감사위원 분리선임제도가 결합되면 펀드 등이 특정인을 이사로 선임해 줄 것을 제안하고, 집중투표를 하여 그에게 표를 몰아줘 틀림없이 그들이 원하는 사람을 이사회에 진입시킬 수 있다. 과거 SK텔레콤 vs 타이거 펀드, SK vs 소버린, KT&G vs 칼 아이칸, 삼성물산 vs 헤르메스, 엘리엇 vs 삼성물산 등의 사례를 보면 펀드들의 투자가 분명히 긍정적인 효과가 있었던 사례도 있었지만, 펀드들은 장기투자보다는 배당 압박, 기업정보와 핵심 기술 유출, 단기 수익에만 집착하고 장기적 기업가치 제고에는 관심도 없는 등의 경우가 많았다. 금융기관지배구조를 일반 제조업이나 서비스업에게까지 확대 시행하는 것도 무리이다.

4. 다중대표소송제도의 도입

상법 개정안은 발행주식총수의 100분의 1 이상 주식을 가진 모회사(자회사 주식 50% 초과 소유 모회사)의 주주가 자회사 이사의 책임을 추궁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김종인 의원안). 현행 상법은 1% 이상 주주(상장회사의 경우 0.01%, 6개월 이상 보유)가 자기가 주식을 보유하는 회사의 이사를 상대로 대표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데, 개정안은 자기가 주식을 보유하고 있지도 않은 자회사의 이사를 상대로도 소송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은 판례로 다중대표소송을 인정하는 경우가 있으나, 자회사가 형식적으로 운영되어 법인격을 인정할 수 없는 지경에 있는 등, 모회사와 자회사를 동일한 실체로 볼 수 있는 매우 예외적인 경우에 한하여 인정한다. 일본은 ① 모회사가 자회사의 주식을 100% 보유할 것, ② 모회사가 보유하는 자회사 주식의 장부가액이 모회사 자산액의 20%를 초과할 것, ③ 외국자회사는 소(訴) 제기 대상에서 제외할 것, ④ 소  제기가 주주, 제3자의 부정한 이익을 위한 경우 또는 회사에 손해를 가할 목적인 경우에는 허용하지 않을 것 등 엄격한 요건 하에 이를 인정한다.

개정안은 상법상 각 법인격은 독립적으로 운영된다는 법인격의 독립성을 무시하고, 자회사 주주의 주주권을 침해한다. 모회사의 주주가 왜 자회사의 이사까지 감독해야 하는지, 법리적으로 맞지 않다. 이 제도를 인정하더라도 일본의 입법례와 같이 자회사에 주주가 전혀 없는 100% 완전 모자회사의 경우에만 이를 인정하는 것이 옳다.

5. 전자투표제도의 단계적 의무화

상법개정안에 따르면 일정 규모 이상의 상장회사는 이사회 결의가 없어도 의무적으로 전자투표를 시행하도록 되어 있다(김종인 의원안). 현재는 이사회 결의가 있는 경우 주주는 주주총회에 출석하지 아니하고 전자적 방법에 의해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다(상법 제368조의4). 전자투표제도를 의무적으로 실시해야 하는 나라는 대만과 터키뿐이다. 의결권의 행사를 거수를 하든, 무기명 비밀투표로 하든, 전자적으로 하든, 서면투표로 하든 어떤 방법에 의하든 그것은 회사의 자율에 맡기는 것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의결권 행사 방법까지 시시콜콜 법률이 관여하는 것은 기업의 자율성과 사적 자치의 원칙을 위반하는 것이다.

6. 자기주식 처분 제한 등

상법개정안에 따르면 회사가 자기주식을 처분할 때 각 주주의 지분에 따른 균등조건으로 처분하여야 하고(박영선/이종걸 의원안), 단순분할신설회사와 분할합병신설회사는 분할회사가 보유하는 자기주식에 대하여 신주배정을 금지하도록 한다는 것이다(박용진 의원안). 또한 공정거래법상 상호출자기업집단 소속 회사의 지주회사 설립 및 전환 시 자기주식을 소각하여야 한다는 내용도 있다(제윤경 의원안).

현재 상법상 자기주식의 처분은 정관에 규정이 없으면 이사회의 결의로 처분 상대방, 방법, 가격 등을 정하면 된다. 그렇다고 아무렇게나 처분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사의 충실의무, 선관주의의무, 자기거래금지의무 등이 적용되므로 함부로 처분할 때는 일정한 제재가 가해진다. 한편, 상장회사의 경우 자본시장법에 의해 주식매수청구권 행사로 인해 취득한 자기주식에 대하여는 5년 내에 반드시 처분하여야 한다.

한국 상법은 델라웨어주법, 뉴욕주회사법, 1969년 모범사업회사법 등과 같이, 자기주식은 회사가 자기자본(배당가능이익 등)으로 자신의 회사 주식을 매수하였거나 또는 무상으로 증여받은 주식을 의미하고, 이와 같이 배당가능이익의 범위 내에서 그 이익금으로 취득한 자기주식은 회사의 재산으로 처리해야 한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이에 대하여 일본회사법, 캘리포니아주회사법, 1984년 개정 모범사업회사법 등은 자기주식은 실질적으로는 자본의 환급 내지 회사의 일부청산과 유사하고, 자기주식을 취득한 상태에서 회사가 파산하거나 지급불능의 상태에 처하게 되면 자기주식의 가치는 0이 되므로 미발행주식으로 처리해야 한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이것은 입법 정책의 문제로서 어느 입장을 취하든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다.
  특히 미국이나 일본에서는 차등의결권제도와 신주인수권제도(poison pill) 등 적대적 M&A에 대한 방어수단이 마련되어 있으나, 한국에서는 이와 같은 수단이 보장되어 있지 않다. 유일한 방법은 자기주식을 다량 보유하여 방어수단으로 활용하고, 주가관리, 자기주식의 담보 등 자기주식을 재무관리의 수단으로도 유효적절하게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워렌 버핏과 마크 주크버그가 공익을 위하여 천문학적 금액을 기부를 하는 것도 대부분 주식으로써 하는데, 막상 본인들은 차등의결권주식을 가지고 있어서 경영권이 안정되어 있기 때문에 의결권이 없거나 의결권이 한 개 뿐인 보통주를 대량 기부하더라도 문제가 없다. 만약 상법개정안이 통과되면 한국 기업들은 적대적 M&A에 적극적으로 노출되며, 재무 운용상에도 많은 어려움을 직면한다. 또한 분할회사가 보유한 자기주식에 대하여 분할신설회사의 신주를 배정하지 않으면 인적 분할을 할 이유가 없어지며, 정부가 적극 장려하고 있는 지주회사체제로 갈 수도 없게 된다.

7. 기업 손발 묶는 상법개정안은 폐기되어야 한다

경제민주화라는 이름으로 2016년 국회에 상정된 개정 상법안은 주요 선진국의 입법례에서도 찾아 볼 수 없는 과잉 규제로 점철되어 있다. 회사의 자기결정권을 침해하고, 자본다수결 원칙을 위반하는 내용이 대부분이다. 특히 주주제안권+집중투표+감사위원 분리선임제도+감사위원 선임시 3% 의결권 제한제도가 결합되면 기업의 이사회는 기관투자자들의 놀이터가 될 것이 확실하다. 예를 들면, 현재 대부분의 상장기업의 이사 수는 7~9명이다. 현행법상 이사회 이사 중 과반수를 사외이사로 선임하여야 한다. 또한 감사위원은 3명 이상이어야 하는데, 그 중 2/3는 사외이사여야 하고 또 감사위원회의 대표는 사외이사여야 한다. 이사가 7명인 경우 적어도 4명이 사외이사여야 하고 그 중 3명은 감사위원회 대표를 포함한 감사위원이 되어야 한다. 그렇다면 감사위원회는 거의 소액주주들이 지명하는 사외이사가 독차지할 가능성이 크다. 감사위원은 바로 이사이기 때문에 더 문제이다.

소액주주를 보호하는 것이 민주화라는 주장도 터무니없다. 실제 소액주주는 지배구조에 관심이 없고, 지배구조를 바꿀 만한 힘이 없기도 하며 세력화하기도 어렵다. 결국은 힘 있는 각종 펀드를 포함한 기관투자자와 주주행동주의자(shareholder activist)들만이 득세하게 된다.

기업은 민주적 조직이 아니다. 기업은 그 속성상 오히려 매일 매일 전투를 치르는 군 조직과 가깝다. 군 조직이 민주화되어 다수결로 결정하거나 소수의 의견을 반영하여 작전을 한다면 그것은 더 이상 군대가 아니다. 신속한 판단과 강력한 통제와 일사불란한 지휘 체계 구축만이 전쟁에서 이길 수 있다. 때늦은 결정, 모두에게 좋은 게 좋다는 판단은 치명적 패배를 불러올 뿐이다. 좋은 기업지배구조란 기업의 성장과 생존에 가장 유리한 구조를 말한다. 부를 더 많이 창출하는 구조가 좋은 기업지배구조일 뿐이다.

기업에게 마음 놓고 일할 수 있는 자유를 줘야 한다. 상법개정안은 전면적으로 폐기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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