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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망치는 ‘악법’ 야당發 상법개정안

박주연 미래한국 기자l승인2017.03.13l수정2017.03.13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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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연 미래한국 기자  phjmy9757@gmail.com

반기업 정서 틈타 기업 옥죄는 상법개정안 대두
2월 임시국회 처리 실패했지만 수면 밑에서 잠복 중

재계가 걱정하던 ‘상법개정안’ 2월 국회통과는 무산됐다. 전자투표제와 다중대표소송제 등 6개의 독립된 경제민주화 조항이 담긴 이 개정안에 대한 기업의 반발은 거셌다. 통과 시 외국 투기 자본 공격에 속수무책 당할 수 있다는 것.

재계 반발에 여야 4당은 지난 2월 27일 6개 조항 가운데 기업 부담이 가장 덜하다고 판단되는 다중대표소송제 도입과 전자투표제 단계적 의무화 등 2개 조항만 처리를 시도했다. 상법 개정안 내용 중 재계가 가장 우려하고 있는 감사위원 분리 선출과 집중투표제, 자사주 인적분할시 의결권 제한 등은 심사 안건에 올리지 않았다.

여야는 다중대표소송제 도입과 전자투표제 단계적 의무화에 대해선 일본법 등을 차용한 ‘절충안’을 만들어냈다. 그러나 여야는 마지막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해 2개 조항의 국회 처리도 실패했다.

기업과 많은 경제학자, 전문가들은 이 법안이 표면 상 소액주주 권리 보호와 기업 지배구조 개선 등을 통한 재벌 개혁을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실상은 기업자율권을 침해해 성장을 막고 일자리를 빼앗는 악법이라고 입을 모은다.
상법개정안은 이른바 ‘최순실 게이트’ 전후로 반기업 정서가 높아지자 잇따라 발의됐다.

▲ 기업 죽이는 상법개정안, 통과될 경우 한국경제가 위험하다. 사진은 2월 28일 노후 서울 서초 삼성 사옥 외관 / 연합

주요 내용으로 ▲ 감사위원 분리 선임과 대주주 의결권 3% 제한 ▲ 집중투표제 의무화 ▲ 다중대표소송제 도입 ▲ 우리사주조합의 사외이사 후보추천권 부여 ▲ 전자투표제 의무화 등 5가지 정도로 요약된다.

감사위원 분리 선출

개정안에는 감사위원 분리 선출제 도입 내용이 담겨 있다. 요지는 ‘일반 이사’와 ‘감사위원회 위원이 될 이사’를 별도 주주총회에서 분리 선임토록 하고, 감사위원이 될 이사를 선임하는 경우, 대주주 의결권을 3%로 제한한다. 즉, 개정안은 감사위원회 위원이 될 이사 선임 때 대주주 의결권 제한을 강화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집중투표제

개정안에는 집중투표제를 의무화하는 내용도 담겼다. 집중투표제는 소수 주주가 선호하는 이사의 선출 가능성을 높이는 이사 선임 방식이다. 1998년 개정된 상법에서 도입됐다.

집중투표제는 1주 1의결권이 아니라 1주에 대해 선임하고자 하는 이사 수만큼 의결권을 부여하는 제도다. 기업들은 외국 투기 자본들이 감사위원 분리 선출과 함께 이 제도를 이용해 대기업뿐 아니라 중견·중소기업의 경영권까지 공격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개정안에는 모회사 소수 주주가 자회사 경영진을 상대로 대표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다중대표소송제를 도입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다중대표소송은 현행 상법이 인정하는 주주대표소송 원리와 다르지 않지만, 소송 가능 범위를 주주가 직접 주식을 가진 회사뿐만 아니라 자회사, 손자회사 등 다른 회사들까지 확대한 것이 특징이다. 때문에 다중대표소송제가 소송을 부추기면서 기업의 정상적인 경영 활동을 방해하고 투자를 위축시킬 것이란 우려가 있어 왔다.

개정안에는 사외이사의 독립성을 강화하기 위해서 우리사주조합에 사외이사 후보추천권을 부여하는 등 사외이사 선임 규제를 강화하는 내용도 담겼다.

세부 내용을 보면 사외이사 선임 시 최대주주의 참여를 제한하고, 사외이사의 결격요건을 강화하며, 우리사주조합·소액주주 추천 각 1인을 의무적으로 선임토록 했다.
소수 주주들의 주주총회 참여를 늘릴 수 있는 ‘전자투표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이 제도를 의무화하는 내용도 담겼다. 기존에는 전자투표제를 도입할지 여부를 이사회 결의로 정해 도입률이 낮았지만, 앞으로는 전자투표제의 도입을 강제하겠다는 뜻이다.

2월 임시국회가 3월 2일 종료된 가운데 향후 상법 개정안 처리도 불투명하다. 여야의 갈등으로 법사위 법안 소위 일정 합의가 쉽지 않아서다.

법사위 자유한국당 간사 김진태 의원은 27일 회의 파행 후 “대기업 경영권을 제한하는 상법 개정안이 야당 때문에 처리되지 못했다”라며 “잘 들어보지도 않고 우리가 반대할 것 같다며 성질을 내고 밥상을 차버린 것이다”고 말했다.

한편, 정치권에선 대통령 선거 전에는 상법개정안 재논의가 힘들다고 보고 있다. 당은 3월 임시국회 개최를 주장하지만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결과에 따라 이르면 3월부터 대선 국면에 들어가고 3월 국회서도 법안 심의를 위한 상임위원회 개최가 쉽지 않아서다.

대선이 끝난 후 열리는 임시국회서 재논의될 가능성도 있다는 전망도 있다. 대선 결과에 따라 여야 구도가 바뀌면 법안 처리의 운명도 엇갈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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