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는 공짜가 아니다”
“자유는 공짜가 아니다”
  • 한정석 미래한국 편집위원 / 정리 박순종 인턴기자
  • 승인 2017.03.17 23: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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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현진권 자유경제원 원장

‘자유를 얻은 대가는 영원한 감시의 의무’라는 말이 있다. 미국 건국의 아버지 가운데 한 사람인 토머스 제퍼슨의 말이다. 자유란 그렇기에 공짜가 될 수 없다. 자유경제원은 그러한 자유를 위한 감시와 시민 공론장을 열어왔다.

시장경제와 자유민주주의의 공론화에 자유경제원이 기여한 바는 여느 시민사회보다 컸다. 그런 공로로 자유경제원은 최근 전 세계 자유수호 의제기구인 아틀라스 인터내셔널이 인도 뭄바이에서 주최한 경진대회에서 아시아 준우승을 차지했다. 자유경제원을 한국의 헤리티지재단처럼 키워야 한다는 현진권 원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 먼저 수상을 축하드립니다. 아틀라스 네트워크의 경진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하셨는데 어떤 의미입니까?

아틀라스 네트워크는 미국의 헤리티지재단을 포함해 전 세계 450여개의 싱크탱크들을 멤버로 전 세계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연구와 활동을 지지하고 지원하는 기관입니다. 한국 사회에서 자유경제원에 대한 이미지는 굉장히 부정적입니다.

이 이미지를 아무리 이야기해도 잘 납득을 못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아틀라스 네트워크라는 이 기구를 말씀 드리고 싶은데, 이 아틀라스 네트워크를 만든 사람은 앤토니 피셔(Anthony Fisher)라는 영국 사람입니다.

그가 1940년대 영국의 그 유명한 ‘Institute of Economic Affairs’ 바로 IEA라는 연구소를 만들었습니다. 대처가 총리가 된 후 실행한 여러 정책은 이 연구소에서 개발한 아이디어들을 그대로 가져다 쓴 것입니다.

앤토니 피셔는 그 당시 하이에크의 <노예의 길> 같은 저작을 전 세계에 널리 알리고 했는데 일단 돈이 많았습니다. 그가 하이에크의 그런 사상을 정치적 활동으로 해보려는 생각을 가졌는데, 하이에크가 이야기했습니다.

“직접적으로 정치에 참여하지 말고, 자유주의 진영이 마음대로 연구하고 토론할 수 있는 기관을 만들어라, 그것이 더 도움이 된다.” 이렇게 해서 피셔는 정계에 투신하는 것을 접었습니다.

그래서, 사실 IEA라는 것이 큰 의미를 주는 것이, IEA가 있었기 때문에 대처가 있었고요, 대처가 있었기 때문에 레이건이 있을 수 있는 것이고, 레이건이 있었기 때문에 러시아가 붕괴될 수 있었던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연구소 하나로 인해서 전 세계에 정치 철학, 즉 자유주의 사상이 뻗어 나아갈 수 있는 계기가 된 것입니다.

그런 앤토니 피셔가, 1980년대 ‘아, 그러면 영국뿐만 아니고 전 세계적으로 자유주의 사상을 더 보급하자,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네트워크를 만들어야 한다’, 이렇게 해서 전 세계에 아틀라스 네트워크를 만든 것이에요. 그러니까 돈이 엄청나게 들어가는 것이에요.

이번에 인도 미팅을 할 때도, 거의 아틀라스 본부에서 돈을 다 댔어요. 이런 국제적인 환경에서 자유경제원이 수상을 했다는 것은 자유경제원이 가지고 있는 생각, 활동이 우리가 쉽게 이야기하는 ‘꼴통’이 아니고, ‘골수’가 아니고, 전 세계의 표준화된 그런 관점에서 보면 굉장히 일을 잘 하고 있다는 것이지요.

그 점을 제가 강조하고 싶습니다. 그래서 한국에서도 우리 자유경제원을 보는 눈이 ‘재벌 앞잡이’라든지, 어떠한 특정 세력을 비호하기 위한 그런 것이 아니고, 나름대로 전 세계의 자유주의 국가가 번창해 나아가는, 경제가 번영해 나아가는, 그러한 지적인 토대를 그대로 가지고 있는, 그러한 기관이기 때문에 자유경제원에서 제안하고 있는 많은 정책 제안이나 이런 것을 따르면 대한민국이 발전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바른 역사와 정치가 자유경제 토대

- 현진권 원장께서 취임하신 후, 자유경제원이 상당히 활력적인 모습을 보인 것은 사실입니다. 경제 부문을 넘어 정치와 교육, 역사와 문화, 특히 언론 쪽에 많은 아젠다를 내신 이유는 무엇인가요?

저도 처음에 자유경제원이기 때문에 경제 문제에 나름대로 집중해야 한다, 그런 쪽으로 생각해 왔어요. 그런데, 제가 이제 자유주의 사상, 경제적 자유, 이런 문제를 전파하는 그 과정에 있어서 한국만이 가지는 굉장히 독특한 환경이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자유주의 사상을 이야기하려면 애덤 스미스라든지, 하이에크라든지 이러한 위대한 사상가들의 책 내용들이 전파되어야 하는데, 한국에서는 그러한 내용들이 잘 전파되지가 않습니다. 왜 이것이 전파가 되지 않을까를 가만히 생각해 보니까, 결국 우리나라의 역사 교육하고 다 연결이 되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던 것이지요. 그리고 경제 문제의 많은 부분은 결국 정치권에서 결정되는 것입니다.

이 두 가지 점을 깨닫고, 첫 번째로 역사 문제를 심각하게 생각했습니다. 지금 대한민국에서는 이승만 대통령이 그야말로 독재자로, 굉장히 나쁜 대통령으로 이렇게 인식되고 있습니다. 자, 대한민국이라는 나라가 이승만 대통령에 의해서 건국되었는데, 다시 말하면 건국의 아버지라는 이야기입니다.

자, 건국 아버지가 존경 받지 못하면, 대한민국, 다시 말해서 ‘시장경제 체제’라는 것이 존경을 받을 수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승만 대통령이 제대로 평가 받지 않는 한에서는 절대 시장경제에 대한, 자본주의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퍼뜨릴 수 없는 것입니다. 그래서 특히 이승만 대통령에 대한 이러한 사업을 굉장히 많이 했습니다.

이것을 오해하시는 분들은 자유경제원이 왜 이러한 것들까지 하는가, 역사 연구소냐? 이렇게 이야기하는데, 저는 단호하게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이승만에 대한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아무리 자유주의 사상이 고귀한 사상이라고 해도 책을 내든 무얼 하든 절대 한국 사회에서는 먹히지 않습니다.

그것이 첫 번째이고요. 두 번째, 대한민국의 많은 경제 정책은 정치권에서 일어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정치권에 대한, 정책이 만들어지는 그 프로세스에 대한 이해가 없이는 절대 경제 정책을 올바르게 제안할 수 없는 것입니다. 그래서 정치권의 문제가 올바르게 제기되어야 결국 경제 문제로 귀결되기 때문에, 그렇게 하고 있는 것입니다.

- 자유경제원에서 만든 ‘기업가 연구 포럼’을 통해 많은 기업가 스토리가 발굴되고 대학 강좌와 연결되어 대학에서 호응이 있었습니다. 하도 반응이 좋으니까 일부 좌파진영에서는 흠집내기도 있었습니다만.

자유경제원이 내세우는 사업 중 하나가 ‘대학 시장경제’라는 그 과목이 있습니다. 한 15년 됐을 것입니다. 일반 정규 과목으로, 3학점 과목으로 해서 자유주의 경제학자들이 매주 시장경제란 무엇이냐, 자유주의란 무엇이냐 하는 것을 강의를 하는 것입니다. 거기에서 대부분이 이야기하는 것이 자유주의 사상가들의 사상을 설명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하이에크의 ‘자생적 질서’(spontaneous order)가 무엇이냐, 애덤 스미스의 ‘보이지 않는 손’(invisible hand)이 무엇이냐 하는 이러한 사상적인 이야기를 하게 되는데 어느 정도 성과를 올렸습니다만 일정한 한계가 있는 것 같았습니다. 더 이상 확대되지 않는... 그게 무엇인가 보니 “사상은 어렵다”입니다. 대학생들이지만 사상은 어려운 것이죠.

그래서 제가 생각한 것이 하이에크나 미제스, 애덤 스미스, 이러한 것도 중요한 것이지만 학생들한테 이러한 자본주의 시장경제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모티베이션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일단 모티베이션만 가지게 되면 공부는 스스로 하는 거예요. 자기가 찾아보는 거예요. 그러한 모티베이션을 줄 수 있는 게 뭐냐 생각하니까 결국 우리 대학생들에게 가장 관심 있는 것이 바로 취업입니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이병철 회장이 어떻게 해서 성공했고, 정주영 회장이 어떻게 해서 성공했고, 그리고 요새 젊은이들한테 많은 관심을 받는 기업들, 예를 들면 SM 엔터테인먼트의 이수만, 소녀시대가 어떻게 만들어지고, 그렇게 대박을 터뜨렸느냐, 이런 것을 이야기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관심을 가지게 될 것이라 생각한 것이죠.

또 그 안에서 시장경제의 원리를 가르치게 되면 하이에크나 미제스를 통해서 하는 것보다 훨씬 쉽게 학생들에게 전달될 수 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저희들이 예산상으로 제약이 있기 때문에 많이는 못 했지만 작년에 한 여덟 개 학교, 이렇게 시도를 했는데, 또, 그렇게 시도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감을 가지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일부 좌파 언론에서는 그 사업에 대해서 엄청나게 비판을 하는 해프닝도 벌어진 것이죠. 그래서 앞으로 예산이 허락한다면 두 트랙으로 갈 생각입니다.

하나는 지금까지 쭉 하던 시장경제 과목을 하고, 또 하나는 기업가를 통해서 시장경제를 전파하는, 대학 강좌를 개발할 생각입니다.

- 여러 가지로 정국이 어지럽습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구속되는 사태도 있었고 한데, 원장님이 보시는 재벌은 어떤 것입니까?

아까 말씀 드린 것과 맥을 같이하는데요, 결국 사회적 인식입니다. 대기업, 우리가 흔히 이야기하는 재벌을 보는 시각인데, 지금 우리 사회에서는 재벌을 격차를 만드는 ‘악’으로 보고 있습니다. 어떤 사회든지 격차를 다 가지고 있는데, 이 격차는 국제적 비교를 해보면 한국이라고 해서 심각하지도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격차에 대한 모든 문제의 원흉은 재벌이라고 이야기하고 있어요.

그렇게 정치권에서 여론 몰이를 하면 국민들은 재벌이 모든 사회악의 근원이라 생각하게 됩니다. 이번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구속하는 사례를 평가해 본다면 사법부가 기본적으로 대중적인 인기를 얻을 수 있는 그런 정치적인 결정을 한 것입니다.

사법부에서는 나름대로 그렇게 함으로 인해서 대중적인 인기를 얻을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확실한 것은 그렇게 해서는 대한민국이 절대로 정상적인 발전을 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한국에서는 서글픈 환경이 되는 것인데요. 자유는 공짜가 아니듯이 대기업, 삼성과 같은 대기업을 규제해서 우리 국민이 희생해야 하는 엄청난 비용들은 결국 5천 만이 다 골고루 지게 될 것입니다.

문제는 그러한 비용을 지기 전에 나름대로 판단을 하고, 거기에 반대 하는 세력과 사회적 목소리가 있어야 하는데 지금은 재벌들을 탄압하는 분위기에 편승한 세력들이 재벌규제와 탄압으로 지대(rent)를 추구하는 환경이기에 굉장히 우리나라의 경제 환경이 참담하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 경제 이념에 관해 여쭤보죠. 시장경제주의자들은 정부 간섭 없는 시장의 자유를 주장합니다만, 한편으로는 같은 자유주의 그룹이면서도 정부의 개입을 당연하게 주장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그러한 점들에 대해서 보수적인 국민들조차 뭐가 맞느냐는 의문을 가질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원장님은 어떻게 정리하시겠습니까?

이 세상에 정부 없는 국가는 없지요. 정부가 가지는 기본 역할은 다 있는데, 우리 자유주의 입장에서 가장 중요시 여기는 정부의 큰 역할은 재산권 보호입니다. 국민의 재산권 보호라는 것은 외세로부터의 보호하는 것이 국방이고, 내부적으로 보호하는 것이 경찰이고, 그리고 민간과 민간 사이에 재산권 분쟁, 이런 부분을 해결하기 위해서 사법부가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이런 부분은 국가만이 할 수 있는 것이에요. 그렇기 때문에 정부가 필요 없다고 하는 그러한 부분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이고, 정부의 가장 강력한 기능은 바로 그러한 부분에 있어야 하는 것인데, 그 외의 민간 부분의 경제 활동은 절대로 정부가 개입하지 않아야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왕왕 우리가 정부, 정부 이렇게 이야기하지만, 이것이 마치 정부의 역할 강화라는, 그러한 측면으로 오해가 되는데, 절대로 그러한 것이 아닙니다.

정부가 해야 하는 역할이 무어냐, 그러한 측면에서 봤을 때, 첫 번째로는 정부가 재산권 보호를 잘 해야만 자본주의가 더 꽃을 피울 수 있다는 것이거든요. 그런데, 민간 경제에 대한 정부 개입의 대표적인 것이 ‘경제 민주화’이지 않습니까? 이 경제 민주화라는 것은 전부 어떠한 격차를 줄이자, 그리고 약자를 돕자, 강자는 너무 강하기 때문에 조금 규제하자는, 그런 것이 메시지가 됩니다.

자, 이러한 강자, 약자라는 그러한 이분법에 의해서 대치·분열·투쟁하는 그런 분위기를 만들어 놓으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자연스럽게 경제 민주화라는 정책이 대중들한테 어필되면 정부가 점점 더 그 기능이 강해질 수밖에 없는 거지요. 점점 더 개입을 많이 할 수밖에 없게 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경제 민주화에 관련된 부분은, 정부의 역할에서 완전히 다 빠져야 되는 것입니다.

자유경제원 한국의 헤리티지처럼 되어야

▲ 국제 자유주의 기구 '아틀라스 네트워크'로 부터 준 우수상을 수상한 자유경제원과 현진권 원장.

- 최근에 전경련의 향방과 관련해서 원장님이 생각하시는 방향 같은 게 있으신지요?

전경련 개혁 방향이 논의되는 과정에서 이제 전경련이 하나의 로비 그룹이 아니라 우파의 싱크탱크로서 자유주의 사상을 개발하고 정책을 제안하는 그러한 것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주장이 많았습니다. 구체적인 예로, 미국의 헤리티지재단을 이야기했어요.

저는 참 답답한데, 사실 아까 말씀드렸듯이 제가 이번에 인도에 다녀온 아틀라스 네트워크의 경우 전 세계에 약 450개 기관이 있습니다. 이 450개 기관 중 하나가 헤리티지재단입니다. 자유경제원은 한국에 있는 아틀라스재단입니다. 그러니까 헤리티지재단이나 우리나 같은 철학을 가지고 나름대로 정책을 제안하는 같은 ‘패밀리’로 볼 수 있습니다.

즉 ‘자유주의 패밀리’로 볼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러면 한국에서의 헤리티지라는 것은 바로 자유경제원을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이런 의미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전경련이 헤리티지라는 형태로 가야 한다는 주장은 다시 말해 자유경제원의 기능을 활성화 하자는 이야기가 됩니다.

그런데 헤리티지재단만 이야기하고 그 다음부터는 자유경제원에 대해서는 전혀 관심이 없어요. 그래서 자유경제원 이름을 아예 ‘한국 해리티지재단’으로 바꿀까 하는 그러한 생각도 하게 됩니다.(웃음) 그러니까 본질이 어디에 있느냐, 그런 것을 보지 않고 외국에 뭐, 잘하는 것이 있더라 하고 그것만 생각하고 있는데, 기능은 똑같습니다.

헤리티지재단하고 우리가 똑같고, 우리와 같은 패밀리입니다. 그래서 전경련에서 진정으로 그런 쪽으로 갈 생각이 있으면, 자유경제원에 투자해야 합니다. 지금까지 20년 동안 그 일을 해 왔습니다. 그러한 인식을 좀 제대로 해 주시면 하는, 그러한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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