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내부의 치열한 좌우 대립
기독교 내부의 치열한 좌우 대립
  • 김철홍 장신대 교수 미래한국 편집위원
  • 승인 2017.04.04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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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14일 자유경제원(원장 현진권)에서는 ‘기독교계 종북 좌익세력의 실상’이라는 제목의 특강이 있었다. 기독교인이라면 누구라도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이 특강의 강사는 북한인권운동가로 알려진 박성업 씨였다.

현재 유튜브에서 많은 조회 수를 기록 중인 그의 이 특강에는 상당히 충격적인 내용이 포함되어 있는데, 우리가 익히 잘 알고 있는 개신교 목회자들, 신학 교수, 평신도 지도자들의 이름과 그들이 깊이 관여하고 있는 각종 기독교 단체 이름이 등장하고 있다. 문제의 기독교 단체들과 인사들이 모여 있는 가장 큰 조직으로서 ‘성서한국’이라는 단체에 대해 그는 여러 차례 언급하고 있다.

▲ 2010년 무단 방북, 북한 체제와 김씨 일가를 찬양해 파문을 일으켰던

한상렬 목사(한국진보연대 상임고문)의 모습 / 연합

사실 지난 몇 년간 성서한국과 박성업 씨 사이에는 법정 공방이 진행되어 왔다. 박성업 씨가 2013년 4월 ‘기독교 내에 침투해 있는 간첩 세력의 실체’라는 강연을 하고 이것을 유튜브에 올렸다.

이 강연에서 그는 성서한국 산하 단체들 혹은 구성원 중 일부가 종북 성향의 세력이라는 취지의 주장을 했고 이 내용에 대해 성서한국과 교회개혁실천연대 관계자들이 그를 고소한 사건이다.

지금도 인터넷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이 유튜브 영상의 내용은 그가 자유경제원에서 한 강연보다 더 자세한 정보를 포함하고 있으며, 왜 그가 성서한국의 일부 구성원들이 “교회 내에서 주체사상을 신봉하면서 교회를 박살내고 무너뜨리고 하나님을 훼방하는 것이 목적인 종북좌파이다”라는 결론에 도달하게 되었는지를 설명하는 각종 자료들이 제시된다.

박성업 씨는 2014년 11월의 정식 재판 1심에서 명예훼손 혐의로 500만 원의 벌금을 내라는 판결을 받았다. 문제는 2016년 4월에 열린 항소심에서 수원지방법원이 1심의 판결을 파기하고 벌금 150만 원만을 판결했다는 것이다.

그가 한 자유경제원 강연에 따르면 2심 재판에서 법원은 그의 주장 즉, “피해자들이 교회 내에서 주체사상을 신봉하면서 교회를 박살내고 무너뜨리고 하나님을 훼방하는 것이 목적인 종북좌파이다”라는 주장을 명예훼손으로 본 1심의 판결을 수정해 무죄로 판결했다.

실제 2심 판결문을 보면 “피고인 및 변호인이 원심 및 당심에 이르러 제출한 증거들에 의해 인정되는 성서한국의 구성원이나 예하 단체의 그동안의 활동 내역을 종합해 보면, 피고인의 위와 같은 표현이 ‘허위 사실’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라는 놀라운 내용이 있다.

그 판결문에는 아래와 같은 내용도 있다.

… 이와 같은 피해자들의 지위와 적극적 활동 내용을 고려하면, 피고인이 위와 같은 표현을 사용한 것은 합리적 근거가 있을 뿐만 아니라, 상당한 범위 내에서 피해자들에 대한 비판과 평가 내지 사실의 적시를 허용할 필요가 있고, 이는 해당 종교계나 그 구성원 전체의 관심과 이익에 관한 내용으로 볼 수 있다.

즉, 박성업 씨를 고발한 사람들의 ‘지위와 적극적 활동 내용을 고려하면’ 박성업 씨가 그런 표현을 사용한 것에 ‘합리적 근거’가 있고, 그가 주장한 것은 우리나라 기독교(‘해당 종교계’)와 성도들 전체(‘구성원 전체’)의 ‘이익에 관한 사항’이므로 그런 내용을 말하는 것 자체를 위법이라고 볼 수 없다는 결정이다.

그 동안 기독교언론이 이런 법원의 결정에 대한 보도를 제대로 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의 자유경제원 강연은 더욱 더 충격적으로 들렸다. 그의 이번 강의를 통해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은 2016년 12월 15일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1심 서울중앙법원 판결 징역 4년형을 받고 수감된 김성윤 목사에 관한 사실이다.

그는 총신대, 총신대 신학대학원을 졸업한 목회자로서 2013년 통합진보당 금천구위원회 사무국장 대행, 기독교 매체인 ‘복음과 상황’의 기자 등을 역임했다. 그는 1991년 남한조선노동당 강원도당 지도책 최호경에게 포섭된 이래 여러 나라를 다니면서 북한공작원을 만나 공작금을 받고 정세 보고를 해왔다.

그가 북한에 암호화 하여 보고한 보고서에는 자신이 “‘합동헤럴드’라는 인터넷신문을 만들어 보수적인 종교지도자들을 대상으로 교양과 선전의 통로가 만들어졌으며, 그들의 민심 동향과 언론을 통한 정보 수집에 유리한 국면을 창출했음”을 보고했다고 한다. 보수적인 개신교 교단에도 이런 움직임이 있다면 실로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 2007년 2월 4일 평양 봉수교회 재건축 현장을 방문한 남한 기독교 인사들의 모습 / 연합

성서한국 홈페이지를 보면 가입 단체와 개인 목록이 있다. 성서한국(이사장 김형원 목사)의 공동대표 중에는 우리가 이름을 잘 알고 있는 유명한 개신교 목회자들이 있다. 그리고 그 소속 단체 중에는 우리 귀에 익숙한 기독교윤리실천운동 같은 단체도 들어 있다.

물론 성서한국 조직에 이름을 올린 모든 개인과 단체가 종북좌파라고 보기는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성서한국에 가입한 개인과 단체들은 박성업 씨가 지적하는 구체적인 사안들에 대해 해명을 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왜냐하면 성서한국 홈페이지에서 스스로 밝히고 있듯이 성서한국이 “복음으로 민족과 사회를 새롭게 하기 위하여 … 사회적 사명에 헌신할 다음 세대를 발굴, 동원, 훈련, 지원, 파송하는 하나님나라 운동”이라고 주장하기 때문이다. 성서한국의 하나님나라 운동 활동에서 비록 일부라 하더라도 왜 이런 종북좌파적 성향이 나타나게 되었는지 자성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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