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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금리인상, 국내 가계부채 폭탄 터뜨리나

한정석 미래한국 편집위원l승인2017.04.17l수정2017.04.17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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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석 미래한국 편집위원  kalito7@futurekorea.co.kr

문제는 미국 금리인상이 국내 금리인상에도 영향을 준다는 점에서 경기 호전이 없는 금리인상은 가계부채에 치명적 위협이 된다.

‘올 것이 왔다.’ 미국의 통화정책이 새로운 국면에 들어섰다. 지난 3월 15일 미 연준(Fed)의 연방기금금리 0.25%p 인상에 이어 올해 안에 미국에서는 두 차례 추가 금리인상이 예상되고 있다. 평가는 긍정적이다.

▲ 미국의 빠른 금리인상로 국내 가계부채와 기업의 자금조달에 적신호가 켜졌다.

▲ 미국의 빠른 금리인상로 국내 가계부채와 기업의 자금조달에 적신호가 켜졌다.

그 동안 비정상적으로 낮은 수준에 머물러 왔던 미국 금리가 본격적으로 정상화되는 과정에 들어선 것으로 볼 수 있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LG경제연구원의 최근 보고서에 의하면 점점 빨라지는 미국의 금리인상은 자연실업률 수준으로 낮아진 실업률 등 미국 경제의 호조를 반영하는 것이다.

그러나 임금상승률이 아직 높지 않고 연준이 2%의 물가상승률 목표에 얽매이지 않는다는 입장이어서 과거 시기에 비해서는 여전히 점진적인 금리인상 기조가 예상되고 있다.

미국의 금리인상이 이어지면서 금융계에서는 연내 한미간 금리차가 역전될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LG경제연구원의 최근 보고서에 의하면 3월 현재 만기 5년 이상의 국채수익률에서는 이미 미국 금리가 한국 금리보다 높게 유지되고 있다.

올해 연준이 세 차례 금리인상에 나선다면 연말경 연방기금금리는 1.25~1.5%로 한국의 기준금리 1.25%를 넘어설 전망이다. 그렇게 되면 단기부터 중장기까지 모든 만기에서 한국 금리가 미국 금리보다 낮아지는 초유의 일이 발생하게 된다.

한미간 금리 역전이 예상되면서 자본유출 우려가 제기되고는 있지만 금융시장 및 경제에 혼란을 야기할 정도의 대규모 자본유출이 발생하지는 않을 것으로 정부와 금융계는 보고 있다.

자본유출입은 금리차 외에도 환율에 대한 예상에 의해 크게 좌우되는데, 높아진 국가신용등급이나 외환건전성을 감안하면 대규모 외화유출을 야기할 정도로 일방적인 원화절하 기대가 형성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과거 한미간 금리가 역전된 두 차례 시기에서도 우려할 정도의 자본유출은 없었다.

외환시장 여파는 적을 듯, 시중금리는 부담

다만 금리차가 역전된 상황에서 대외 충격이 발생하면 일시적인 자본유출위험이 더 커지고 자본유출입이 보다 빈번해질 수 있기 때문에 우리의 경우 경기가 급락하지 않는 한 추가 금리인하는 어려워질 전망이다.

▲ 미국의 금리인상 발표 후 열린 금융시장에서 코스피는 상승세를, 원.달러 환율은 내림세를 보였다. 3월 16일 KEB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심각한 표정으로 업무를 보고 있는 딜러들의 모습. / 연합

▲ 미국의 금리인상 발표 후 열린 금융시장에서 코스피는 상승세를, 원.달러 환율은 내림세를 보였다. 3월 16일 KEB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심각한 표정으로 업무를 보고 있는 딜러들의 모습. / 연합

문제는 미국의 계속되는 금리인상과 이에 따른 한미간 금리 역전으로 원화가 절하되거나 절상 압력이 완화되는 등 환율 면에서 통화완화 효과가 나타날 수는 있다는 점과 국내 정책금리가 미국 금리와 동반 인상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시중금리는 상승압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게 되면 천문학적 수치에 달하는 가계부채가 문제가 된다.

기업을 비롯한 경제 주체들의 자금조달비용이 높아지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시중금리는 단기 정책금리에 크게 영향을 받지만 국내 경기 및 물가 상황, 미국 금리 등에 의해서도 움직임이 좌우되기 때문이다.

미국이 금리를 연거푸 인상하는 이유는 당연히 미국 경기의 호조 때문이다. 미 연방기금위원회(FOMC)는 지난 3월 15일 연방기금금리 목표범위를 0.25%포인트 올린 0.75~1.00%로 결정했다.

FOMC는 금리인상의 배경으로 “인플레이션이 수개 분기 동안 높아진 상태로 2% 목표에 근접하고 있다”는 점을 언급했다. 또, 기업 고정투자가 “다소 강화됐다”며 경기에 대한 평가를 상향시켰다. 옐런 연준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소비자들에게 주는 메시지를 묻는 질문에 “이유는 단순하다”며 “경제가 잘 되고 있다는 것으로 사람들이 전망을 낙관할 수 있다”고 답했다.

LG경제연구원의 보고서에 의하면 실제로 미국은 취업자수의 증가세가 꾸준히 유지되고 실업률이 자연실업률 수준에 근접하게 하락하면서 노동시장의 압박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비농업부문 취업자수가 1월중 23만8000명 늘어난 데 이어 2월에도 예상치를 넘는 23만5000명 증가하는 호조를 나타냈다.

이러한 현상이 의미하는 것은 미국의 제조업과 서비스업 전반에 활력이 붙고 있다는 것이며, 이는 셰일가스 등으로 미국의 에너지산업이 경기 호조를 추동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의 실업률은 안정적인 고용 증가세를 바탕으로 올해 2월 4.7%로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낮아졌으며 위기 직전과 비슷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 실업률은 잠재성장률에 부합하는 자연실업률 수준에 이미 도달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인플레이션도 목표치에 근접할 정도로 높아졌고 향후 예상되는 트럼프 행정부의 경기부양 정책으로 기대 인플레이션도 높아지는 추세라는 점도 주목된다. 연준이 중요시하는 개인소비지출(PCE) 인플레이션율은 지난 1월중 전년 동기 대비 1.9%로 지난 12월의 1.6%보다 상승하면서 목표치인 2%에 빠르게 근접하고 있다. 이 역시 소비와 생산 전반에 활력이 붙고 있다는 증거로 볼 수 있다.

시중금리 안정을 위한 정책적 노력 필요

이렇듯 미국은 국내 경기의 회복으로 그 동안 저금리를 고수해 온 통화정책을 수정하는 단계에 접어들었지만, 한국은 여전히 경기 전망이 불투명한 상태에서 미국의 금리인상이 가져올 여파가 만만치 않은 것이 사실이다.

정책당국이 최근 몇 년간 가계부채의 질 개선을 위한 정책의 일환으로 고정금리 대출 확대를 지속 추진해 온 결과, 시중금리 상승에도 이자부담이 바로 높아지지 않는 가계대출이 과거보다는 많아진 것은 사실이다. 은행의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고정금리 가계대출 비중은 2010년말 0.5%에서 2016년 6월말 38.8%로 높아졌다.

그러나 은행의 변동금리부 주택담보대출이나 신용대출, 여타 금융기관의 대출은 시중금리 상승시 이자 부담이 그대로 높아지게 될 것으로 보여서 문제가 되고 있다.

LG경제연구원의 이창선 박성준 연구원에 의하면 국내 경기 회복을 동반하지 않은 채 외부요인에 의해 시중금리와 가계 대출금리가 상승한다면 이자부담 증대로 가계소비가 위축되는 것은 물론 가계부실 위험이 커지게 될 수 있는 만큼, 시중금리가 미국 금리를 따라 지나치게 높아지지 않도록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시중금리 및 대출금리 상승이 경기 호조를 반영하여 이뤄지는 경우 이자부담 증가는 가계소득 증가와 동반해 나타나는 것이 일반적이어서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지만, 최근처럼 국내경기 호조와는 상관없이 외부적인 미국 금리 상승 요인에 의해 국내 금리가 상승 압력을 받는다면 가계의 소득은 별로 늘어나지 않으면서 이자 부담만 늘어나는 것이 될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따라서 정책당국은 채권시장에서 쏠림 현상 등으로 금리가 빠르게 상승하는 경우 시장개입 등을 포함하여 채권시장 안정을 위한 조치에 나서는 것이 필요해질 수도 있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또한 정책당국은 미국 금리의 상승과는 관계없이 국내 경기 및 물가 상황에 따라 신축적인 금리정책 운영 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금융시장에 인식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미국이 예상보다 빠르게 금리인상에 나서면서 턱밑까지 차오른 국내 가계부채 폭탄이 우리 경제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목소리는 결코 과장이 아니다. 국내 금융기관들의 대출금리는 이미 들썩이고 있다.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최고금리는 연 5%에 육박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5%선 돌파를 시간문제로 보고 있다. 저축은행 등 2금융권 금리도 치솟고 있다. 저축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지난해 12월만 해도 5.74%였지만 1월엔 6.09%로 6%선을 넘어섰기 때문이다.

대출금리가 오르면 당장 저신용자, 다중채무자, 자영업자와 같은 취약계층부터 타격을 받게 된다. 대출금리가 1%포인트만 올라도 한계가구의 이자비용은 연간 755만4000원에서 891만3000원으로 18%나 급증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계가구는 금융부채가 금융자산보다 많고 처분 가능한 소득 대비 원리금(원금과 이자) 상환액 비중이 40%를 넘는 가구를 말한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이날 국내 시장금리가 상승하면 부동산 시장에 묶여 있는 주택담보대출이 부실화돼 심각한 내수부진 사태를 유발할 가능성도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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