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세대를 육성하지 않는 우파에게 미래는 없다
젊은 세대를 육성하지 않는 우파에게 미래는 없다
  • 이성은 미래한국 기자
  • 승인 2017.05.13 12:40
  •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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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칼럼]

19대 대선에서 우파의 패배는 대단히 뼈아픈 일이다. 이번 선거는 특별한 상황에서 치러진 특별한 선택이었다. 합법적으로 선출된 대통령이 특정 세력들의 주도 하에 중도에 끌어내려진 혁명적 상황에서 치러진 보궐선거이자, 자유대한민국 체제의 수호와 체제 변혁을 두고 벌이는 한 판의 체제 전쟁이었기 때문이다.

우파는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선거를 치렀다. 선동 세력들의 농간에 민심은 극도로 흉흉해졌고, 우파 진영 내 일부에서도 선거를 포기하자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체제 수호라는 사명 하에 우파는 더 절실하게 승리를 갈망했고, 혼신의 힘을 기울였지만 결국 패배를 면치는 못했다.


패배의 본질적 원인

탄핵 정국에 의한 여론 자체가 우파에게 불리했고, 언론과 포털 등이 좌경화된 상황에서 불리한 선거를 치른 것은 명약관화한 사실이다. 하지만 환경과 상황에 모든 탓을 돌릴 수는 없는 노릇이다. 어찌되었건 우파는 민심을 얻는 데 실패했다. 결국 패배를 수용하고, 우파의 본질적인 문제를 살피며 재건을 모색하는 것이 바람직한 길이다.

이번 선거의 결과는 대단히 충격적인 포인트가 한 가지 있다. 골든크로스를 기대했던 홍준표가 557만 표 차이로 문재인에게 완패한 것이 충격이란 것이 아니다. 오히려 선거를 40여일 앞두고 지지율 2%로 시작했던 홍준표가 24%의 득표율로 대권 레이스를 마감한 것은 무너진 보수를 결집시킨 절반 이상의 성공이라고 평가할 수 있는 대목이다.

충격적인 포인트는 바로 연령별 득표율에 있다. 방송3사 출구조사 결과 20대와 30대 모두에서 홍준표가 얻은 득표율은 8% 남짓에 불과했다. 40대의 경우는 11.5%, 50대도 26.8%에 그쳤다. 60-70대에서는 홍준표가 얻은 득표율이 각각 45.8%와 50.9%를 차지하며 1위를 했지만, 과반에 못 미치거나 과반을 약간 넘는 정도에 불과했다.

▲ 지상파 3사가 공동 실시한 19대 대선의 연령별 투표 출구조사 결과/네이버

이 지표는 많은 것을 시사한다. 20-30대는 좌파, 40대는 캐스팅보트, 50대부터는 우파 우위라는 공식이 처참히 깨졌을 뿐 아니라, 선거 공학적으로 고착화되어 있다고 굳게 믿어왔던 우파 40%, 좌파 40%, 중도 20%라는 선거지형도 완전히 무너져 버렸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양동안 박사(한국학중앙연구원 명예교수)는 1988년 <현대공론>에‘우익은 죽었는가’라는 글을 발표했다. 이 글에서 양 박사는“기성세대의 우익은 젊은 세대 우익세력을 양성하기 위한 노력을 전개하지 않았다. 노력을 전개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그에 관한 관심조차 갖지 않았다”라고 서술한다.

무려 30년 전에 쓰인 이 글을 지금 쓴 것이라 해도 무방할 정도로 상황은 달라진 것이 없다. 우파 진영은 여전히 후속 우파 세대 양성에 대해서는 관심이없다. 5년 뒤에는 이길 수 있다는 우파들의 희망 섞인 구호에 낙관적인 동의를 할 수 없는 이유가 바로 이것에 있다.

탄핵 정국 당시 엄동설한에 자유대한민국을 수호하자고 태극기를 들고 시청 앞 광장에 나와 벌벌 떨고 있던 무리들의 대부분은 노인들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파 진영에서는 촛불 진영에 넘어 가 있는 젊은이들을 우매하다고 말할 뿐, 그들을 돌려세워야 한다는 위기의식을 찾아볼 수는 없었다.

정치권은 젊은 우파 양성에 안일했다. 주변에서 필요하다고하니 하는 시늉들은 했지만, 그저 구색 맞추기에 지나지 않는 경우가 대다수였다. 박근혜 대통령 시절에는 정부가 대통령직속청년위원회를 운영했다. 그러나 이는 사회 각계각층의 소위 인지도 있다는 젊은이들을 데려다가 앉혀놓고 공명첩(空名帖)을 주는 것에 불과했다. 이념적 우파를 길러내려는 일과는 거리가 멀었다.

▲ 이번 대선에서는 젊은층의 문재인 후보 지지율이 홍준표 후보에 비해 압도적이었다. 우파가 젊은세대를 키우지 않으면 미래 우파정치는 종말을 고할지도 모른다. 사진은 제19대 대통령선거 투표가 끝난 9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고등학교에 마련된 공개 개표소에서 개표하는 모습/연합

오히려 우파 학생운동권의 인물들은 국민대통합이라는 미명 하에 소외되었다. 실제로 대통령직속청년위원회 청년위원 중 상당수가 정치적으로 좌파였다. 약삭빠른 머리를 가진 젊은이들에게 청년위원 타이틀은 단지 상품에 불과했다. 결국 정부에서 좌파 젊은이들에게 배지 하나 달아주는 일을 한 것에 불과했던 것이다.

젊은 정치인 육성에도 실패했다. 20대 중반의 나이로 '박근혜 키즈'라는 매력적인 상표를 달고 정치권에 진출하고, 지난 총선에서 예비 후보도 거치지 않고 청년우선추천으로 전략 공천까지 받았던 모 씨는 낙선 후 탄핵 정국 발발과 동시에 바른정당으로 떠났다.

우파 시민 단체나 재야도 마찬가지다. 우파 젊은이들을 육성할 생각은 하지 않고, 나이 지긋한 어른들이 여전히 본인들의 밥그릇을 챙기기에 급급했다. 세대 교체를 이뤄도 모자랄 판에 지금도 60-70대 노인들이 여전히 본인들이 선수로 뛰려고만 하고 있다.

우파 시민 사회에서 젊은 이들은 여전히 그저 구색을 맞추기 위한 화동(花童) 정도로 인식되고 있다.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인정해야만 하는 우파의 현실이다.


소 잃었지만 지금이라도 외양간 고쳐야

우파는 지금부터라도 조직적이고, 체계적으로 젊은 우파 양성을 해야 한다. 주사파들은 87년 체제 이후부터 젊은이들이 주축이 되어 좌파의 세력 확장을 시도했다. 정치권에 젊은 좌파들을 열심히 침투시킨 것은 물론이거니와, 사회 각계각층의 뿌리 깊은 곳까지 자신의 사람들을 심어놓는 작업들을 했다.

우파들이 그래봐야 좌파는 소수에 불과한 집단이라는 안일한 생각을 하는 동안, 좌파들은 30년간 노력한 결과 정치권은 물론 사회 전 영역에 세력을 뻗치게 되었다. 그리고 그 세력을 키워낸 결실로 급기야 대통령을 몰아내고, 촛불을 필두로 한 민중 혁명을 성공시켰다.

게다가 이번 대선의 압승으로 정권 교체라는 궁극적 플랜도 달성했다. 좌익들의 입장에서는 30년간 공을 들여 만들어낸 결과물인 셈이다. 우파는 소도 잃고 외양간도 잃었다. 하지만 이제부터라도 장기적 전망을 가지고 젊은 우파 양성을 하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

우파가 문재인 정권 5년 동안에도 본인들의 주도권 싸움만 반복하느라 젊은 우파 양성을 게을리한다면, 우파에게 더 이상 희망은 없다. 40대까지도 이미 뿌리 깊은 좌경화가 이뤄진 상황에서, 국민들이 좌파 정권 5년을 지켜보면 민심을 돌릴 것이 라는 안일한 생각은 버리는 것이 좋다.

대한민국이 베네수엘라나 그리스처럼 되지 않으리란 법은 없다. 좌파 정권이 계속 죽을 쑤고 국가를 몰락시켜도 피델 카스트로를 열렬히 추앙한 쿠바처럼, 대한민국도 좌파들에게 이념을 잠식당한 상황에서 끊임없는 좌파 정권의 연장이 일어날 것이란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더 비관적인 예상을 더하면 베트남의 패망을 답습할지도 모른다.

이번 대선에서 50대 이하가 모두 좌파를 지지했다. 친북적인 성향이어도 상관이 없단다. 보수를 궤멸시켜야 한다는 어느 기성 좌파 정치인의 끔찍한 주장을, 다수의 사람들이 막말로 여기기보다는 내심 동의한 것이 국민 정서의 현실이다.

만약 우파가 앞으로도 청년우익 양성에 관심을 두지 않는다면, 향후 20년 뒤 대한민국에는 보수가 영원히 사라질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대한민국은 중도좌파와 좌파가 정권 교체를 다투며 국가를 서서히 몰락시키는 세상이 오게 될 것이다. 청년우익을 양성하는 것은 선택이 아니라 이제는 필수다.

지금으로부터 30년 전에 '우익은 죽었는가'라고 물었던 한 지식인의 외로운 외침이 머지않은 미래에 '우익은 죽었다'라는 답변으로 돌아오지 않기를 간절히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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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eecity 2017-05-13 13:16:48
우파는 스토리가 없습니다...스토리를 만들어 자유주의 사상의 역사적 근원과 전개 그리고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널리 알려야 합니다.

갑신정변의 김옥균으로 시작되는 근대한국의 역사를 널리 가르져야 합니다.
조선이라는 나라가 어떠한 나라였느지 왜 한국은 근대 자유주의로 나가야 하는지를 아려야 합니다.

다시 조선으로 돌아가는 어리석음을 범하지 않아야 합니다.

박유미 2017-05-14 01:29:11
우파 좌파로 나눠서 얘기하는 것, 그만했으면 합니다. 안보만 철저하다고 우파가 아니라, 시대가 바뀌고 있는 것을 인지해야 합니다. 젊은층의 고민과 그들의 어려움을 같이 나눌 마음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젊은 층을 향한 복지와 국가가 할 일에 대해 생각할 줄 아는 우파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바른정당으로 젊은이들이 가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우파, 좌파의 프레임에 갇혀서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우파라도 기득권, 재벌 위주의 경제관이 아닌 이 시대 서민들의 아픔을 공감할 정책이 있어야 합니다. 지금 보수는 우파도 아닙니다.

김은수 2017-05-13 23:18:03
1. 40대 정도 나이의 인문 관련 학과들 대학 교수들 성향이 대학의 학생들에게 미치는 영향
2. 문학 예술 교육 방송 출판... 전방위 좌파 콘텐츠에 맞설 우파 콘텐츠 거의 없음
3. 자유주의 경제 세미나는 대중적이지 않고 전문 고학력자들의 끼리끼리의 모임에 불과
4. 각 직장 조직마다 강성 좌파들의 기세(선전 선동)에 눌려 보수 성향 사람들은 샤이한 상태- 나중에는 정신적인 투항도 함
5. 친목모임 전반을 목적의식적으로 좌파 외연 조직으로의 확대
6. 협동조합, 마을 공동체, 온라인 카페 등을 통한 일상 정치 활동..기타.

지나가다 2017-05-22 15:49:50
우끼고인네.ㅋㅋ
말은 말이나 말이 아닌 말

똥파 2017-05-22 15:52:54
우파가 아니라
홍발정제파, 매국놈들파, 대구고담파, 티케이매국파, 박정희맹신파, 근혜똥코빨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