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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세계 축구 미래를 읽다. U-20 월드컵

백길현의 ‘키스 더 줄리메(Kiss the Jules Rimet)’ 백길현 생활인재교육연구소 부소장l승인2017.05.16l수정2017.05.16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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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길현 생활인재교육연구소 부소장  webmaster@futurekorea.co.kr

줄리메컵은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이자 월드컵 축구대회를 창설한 프랑스의 줄리메(Jules Rimet)가 제작한 트로피로 1930년 제1회 월드컵 대회부터 우승팀에게 수여되었다.

▲ 11일 오후 청주시 청주종합운동장에서 열린 U-20 축구대표팀 우루과이 평가전에서 강지훈이 골을 넣고 동료들과 기뻐하고 있다.. / 연합

그는 이 트로피를 FIFA에 기증하며 ‘먼저 3차례 우승을 기록하는 나라가 줄리메컵을 영구히 소유했으면 좋겠다’는 뜻을 밝혔고 마침내 1970년 멕시코월드컵에서 세 번째 월드컵 우승을 거머쥔 브라질이 3회 우승국의 자격으로 줄리메컵을 영구히 보관하게 되었다.

그러나 1983년 줄리메컵은 도난을 당해 그 뒤로는 행방이 묘연해진 상태이다. 이젠 어느 누구도 품에 안을 수 없게 된 줄리메컵에 대한 그리움과 전 세계인이 축구를 통해 하나가 될 수 있도록 헌신한 모든 이들에 대한 존경의 마음을 담아 필자는 본 코너의 명칭을 ‘키스 더 줄리메’로 정하게 되었다.

‘FIFA U-20 월드컵 코리아 2017’(이하 U-20 월드컵)은 1977년 FIFA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로 시작된 이래 2007년 지금의 명칭이 확정되어 2년 주기로 개최되고 있다. 올해로 21회째를 맞이하는 이 대회는 출전 연령의 제한이 없는 월드컵을 제외하면 사실상 FIFA가 주관하는 가장 권위 있는 연령별 국제대회이기도 하다.(만 23세 이하의 선수들이 주축이 되어 출전하는 올림픽 축구 종목은 FIFA가 아닌 IOC가 주관한다.)
U-20 월드컵이 배출한 최고의 스타는 바로 아르헨티나의 디에고 알만도 마라도나이다.

그는 1979년에 벌어진 제2회 대회에서 발군의 기량을 뽐내며 대회 우승과 MVP 수상의 영광을 동시에 거머쥐었다. ‘축구신동’이라는 그의 애칭 역시 이 대회를 계기로 탄생했다. 더불어 그는 성인 월드컵과 U-20 월드컵에서 우승 및 MVP를 모두 수상한 유일무이한 경력의 소유자이기도 하다.

마라도나의 출현 이후에도 1991년 루이스 피구(포르투갈), 1995년 라울 곤잘레스(스페인), 1997년 티에리 앙리, 다비드 트레제게(프랑스)가 이 대회의 스타 계보를 이었으며 마침내 2005년 대회에서는 현존 세계 최고의 스타플레이어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가 등장해 조국에 우승컵을 선사하며 대회 MVP를 수상하며 ‘마라도나의 재림’이라는 찬사를 받기도 했다.

만 20세 이하의 선수들은 성장 속도가 빠른 경우 즉시 성인대표팀에 승선하기도 하며 대략 5년 이내에는 성인대표팀의 핵심 멤버로 자리 잡는다. U-20 월드컵에서 최다 우승기록을 보유한 아르헨티나(6회 우승), 그리고 그 뒤를 잇는 브라질(5회 우승)이 세계 축구를 주름잡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U-20 월드컵은 가히 새로운 스타의 산실이자 ‘미리 보는 월드컵’이라는 수식이 아깝지 않을 정도의 무대인 셈이다.

희비가 교차했던  U-20 월드컵 도전사

우리에게 있어 가장 기억에 남는 U-20 월드컵 대회는 바로 박종환 사단의 ‘4강 신화’로 유명한 1983년 멕시코 대회일 것이다. 당시 우리는 A조에 편성되어 스코틀랜드에게 2대0으로 패했지만 홈팀인 멕시코를 2대1로 제압하고 호주마저도 2대1로 제압하며 8강 토너먼트에 올라 난적 우루과이와 연장승부 끝에 승리를 거뒀다. 4강전에서 만난 브라질과도 치열한 공방을 펼쳤지만 2대1로 패배하고 말았다.

2002년 월드컵에서 우리 대표팀이 4강 진출을 달성하기 이전까지 우리에게 있어 ‘4강 신화’라는 표현은 1983년 U-20 월드컵 대회에서의 성적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당시 주요 외신은 선전을 거듭한 우리 대표팀에게 ‘붉은 악령(Red Furies)’이라는 호칭을 선사했으며 이것이 변형을 거쳐 오늘날 우리 국가대표팀의 공식 서포터즈인 ‘붉은악마(Red Devil)’의 명칭으로 자리 잡게 되기도 했으니 우리 축구사에 길이 남을 대회임이 분명하다.

남·북 간의 스포츠 교류가 활발했던 1991년 대회에서는 남북단일팀이 출전했다. 첫 경기이자 최강의 전력을 자랑하던 아르헨티나와의 경기에서 짜릿한 1대0 승리를 거둔 단일팀은 8강전에서 브라질을 만나 패배했지만 8강 진출이라는 가시적인 성과 뿐 아니라 전 세계인에게 스포츠 강국으로 발돋움할 수 있는 통일한국의 저력을 선보였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환희로 가득한 순간만 존재했던 것은 결코 아니다. 1997년 말레이시아 대회를 앞둔 우리 20세 이하 대표팀은 1983년 멕시코 대회의 영광을 재현할 팀으로 평가받았다. 이관우, 박진섭, 안효연, 양현정 등 선수들의 개인 기량이 출중했고, 대회를 앞두고 펼친 평가전 성적도 나쁘지 않았다. 지금도 생생히 기억될 정도로 시원스러운 공격적인 경기 스타일은 단연 일품이었다.

하지만 조별리그 첫 경기이자 반드시 잡아야 했던 남아공과의 경기에서 우리는 우세한 경기를 펼치고도 0대0 무승부를 기록했다. 이후 티에리 앙리와 다비드 트레제게가 버틴 프랑스와의 시합에서는 4대2로 패배했고, 마지막 경기인 브라질과의 경기에서는 상대 스트라이커 아다일톤에게 농락당하며 10대3 대패를 당하고 말았다.

이를 가리켜 우리는 시합이 벌어진 도시의 이름을 따서 ‘쿠칭 대참사’라 부르고 있다.  (당시 대회의 출전 선수들은 정상적인 흐름이라면 2002년 월드컵대표팀의 주축 멤버가 되어야 했지만 아무도 히딩크호에 승선하지 못했다. 그만큼 브라질전 대패의 충격은 컸다.)

이승우와 백승호, 바르셀로나 듀오에게 집중되는 관심… 그리고 죽음의 조의 실체

희비의 기록이 극명히 엇갈린 이 대회에서 우리 선수들은 4강 1회, 8강 3회, 16강 2회의 성적을 기록했다. 성인 월드컵 대회와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준수한 성적을 기록한 셈이다. 그리고 이번 2017년 대회는 다름 아닌 우리의 안방에서 개최된다. 우리 선수들이 역대 최고의 성적을 노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간의 U-20 월드컵 도전사를 살펴보면 일부 스타플레이어들에게 과도한 관심이 집중되는 대회에서 우리 팀은 좋지 못한 성적을 거뒀다. 이동국, 김은중 등이 출전한 1999년 대회와 박주영, 백지훈이 출전한 2005년 대회가 그 좋은 사례이다. 만 20세 이하의 젊은 선수들이 감당하기에는 언론이나 팬들의 일방적인 관심이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이번 대표팀에서 가장 많은 관심을 끄는 선수들은 단연 이승우(19세, FC 바르셀로나 후베닐A), 백승호(20세, FC 바르셀로나B)이다. 세계 최고의 클럽인 FC 바르셀로나의 유스 육성 프로그램을 통해 성장해 온 이들은 정상적인 성장세만 담보된다면 바르셀로나 1군 멤버 등록도 바라볼 수 있을 정도의 가능성을 보유하고 있으며 지금까지 보여 준 재능 역시 동년배의 다른 선수들과 견준다면 이미 탁월함을 넘어서는 수준에 도달했다고 보인다.

그러나 이들에게도 홈에서 벌어지는 이번 대회가 기회의 무대임과 동시에 엄청난 심적 압박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존재한다. 또한 이번 대표팀의 조직력이 이승우와 백승호 만으로 대변되기엔 아쉬울 정도로 매우 끈끈하다는 점도 잊지 말아야 한다. 현대 축구에서 그 팀의 전력을 가늠하는 것은 결국 스타들의 재능이나 존재감 보다는 팀의 조직적 완성도에 있음을 우리는 그간의 여러 대회를 통해 확인한 바 있으니 말이다.

현재 우리 언론은 아르헨티나, 잉글랜드, 기니와 한 조에 속한 이번 2017년 대회의 조 편성 결과를 가리켜 ‘죽음의 조’라 묘사하고 있다. 물론 이것이 성인대표팀 간의 대진이라면 절망적이라 할 수 있겠지만 우리는 20세 이하 대회를 기준으로 U-20 대표팀 간 경기에서 아르헨티나에게는 3승3무1패, 잉글랜드에게는 2승1무의 우위를 점하고 있다. 상대의 이름값만으로 위축될 이유는 전혀 없는 셈이다. 외려 우리의 홈에서 원정경기를 벌여야 하는 상대팀 선수들의 부담이 더할 가능성이 크다.

더불어 바로 2년 전인 2015년 U-17 월드컵 대회에 출전한 현재 U-20 대표팀의 주전급 선수들은 공교롭게도 기니와 잉글랜드와 같은 조에 속해 각기 1대0 승리와 0대0 무승부를 거둔 바 있다. 당시 같은 조에 지금의 아르헨티나 대신 브라질이 있었지만 우리 선수들은 브라질마저 1대0으로 제압한 바 있다.  필요 이상으로 자만하거나 위축되지 않는다면 충분히 좋은 성적을 기대해볼만 하다.

선수들의 성적만큼 개최국 품격도 중요

비단 우리 선수들의 성적뿐만 아니라 이번 대회가 우리나라에서 개최된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대회의 원만한 운영은 물론 국적과 인종을 초월해 출전한 모든 선수단에게 격려를 보내는 관중들의 자세 역시 무엇보다 중요하다. 지난 2002년 월드컵 당시 우리 대표팀의 선전이 없었다면 월드컵 열기는 급속도로 냉각되었을 것이라는 세간의 평가를 잊지 말아야 한다.

향후 세계 축구의 흐름을 진단할 수 있는 경기들이 수원, 인천, 대전, 천안, 전주, 제주 등 우리나라의 6개 도시에서 벌어진다. 비단 축구팬 뿐 아니라 가족이나 친구, 연인 단위로 경기장을 찾아 세계 축구의 미래를 짊어지게 될 젊은 선수들에게 뜨거운 격려의 박수를 보내줬으면 한다. 디에고 마라도나, 리오넬 메시 같은 걸출한 스타가 이번 대회에서 탄생할 가능성 역시 충분히 존재하니 말이다.

공은 둥글다. 이번 U-20 월드컵에 출전하는 모든 선수들이 그 둥근 공을 차며 자신의 꿈을 향해 한 발 다가서기를 기원한다. 아울러 이를 지켜보는 우리나라의 수많은 유소년 선수들의 꿈도 무럭무럭 자라나기를 기대해본다.

▲ 전 붉은악마 1,2대 집행부 운영진 / 전 월간 <축구 매니아>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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