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아니면 누가
그가 아니면 누가
  • 미래한국
  • 승인 2017.05.16 15:4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세웅 서울사이버대학교 이사장 · 前 대한적십자사 총재
그토록 오래 기다렸던 남북이산가족 상봉이 어이없게도 무산됐다는 소식을 접하고 가장 먼저 떠오른 분이 김상철 변호사 당신입니다.
 
이 땅을 떠나 하늘에 계시면서도 누구보다 그 일에 상심하고 분노했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았기 때문입니다. 살아서 또한 그 누구보다 앞장서서 열심히 남북통일을 위해 헌신했고 아직 아무도 관심을 두지 않았던 북한 주민의 인권과 탈북자들의 권익 보호에 가장 먼저 뛰어 들어 국내는 물론 국제적인 관심과 노력을 이끌어 지금에 이르도록 한 장본인이기 때문입니다. 그것이 또한 떠나신 님이 그토록 하신 일이 많고 감당했던 직책이 많았음에도 오로지 변호사라 부르며 자랑스러워하면서 그리워하는 까닭이기도 합니다.
 
군사정권 시절 판사로서 누구보다 정의로운 본분을 다했고 헌법에 학문으로 파고들어 박사학위까지 받은 법학자인가 하면, 잠시이지만 서울시장을 역임했고 영혼과 신념을 지킨 정치인으로서 우리정의당을 창당했으며, 한미우호협회와 태평양아시아협회는 물론 미래한국신문의 창립자로 언론에까지 혼신의 힘을 쏟았던 님이었습니다.
 
하나도 이루기 힘든 그 수많은 업적에도 불구하고 우리에게 당신은 언제나 약한 사람의 편에 서서 그들을 위해 싸움과 죽음까지도 두려워하지 않았던 영원한 인권 변호사일 따름입니다.
 
그리고 이루신 그 많은 일들이 또한 한결 같이 약자들이 억울하지 않은 정의로운 세상을 만들려는 일념에 따른 것임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꺾이지 않는 신념과 투혼으로 누구보다 적이 많았고 그로 말미암아 모함을 받아 서울시장을 그만두어야 하는 아픔을 겪기도 했지만 주변의 염려와는 달리 님은 늘 꿋꿋하고 당당했습니다.
 
그가 아니면 누가?
 
님과는 동향 출신으로 젖먹이 시절 분단의 벽을 넘어 남으로 내려온 것도 공통점이고 출신 고등학교도 같지만, 그보다 더 깊은 인연은 대한적십자사를 비롯해 이산가족과 탈북자들을 위한 여러 활동을 함께 한 데서 비롯됐습니다. 그리고 님이 만드신 한미우호협회에서 함께 한 시간들도 잊을 수 없습니다.
 
모두들 님의 굳은 신념과 앞선 생각을 따를 수밖에 없었고 그로 말미암아 그토록 힘들고 어려운 난관을 이기고 놀라운 성과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님이 아니었다면 누가 1180만명의 서명을 받을 수 있었고 그리하여 모아놓은 3.8톤의 서류를 정리해 유엔본부와 미 의회에 내밀 수 있었겠습니까?
 
그렇게 세계를 놀라게 해서 유엔에서 북한인권결의안이 채택됐고 국제법에서 탈북민의 난민지위가 보장됐습니다. 이렇게 온 몸을 던져 기적과 같은 일들을 이뤄냈으니 아무리 단단한 몸이라 한들 견뎌낼 수 없었을 것입니다. 이제 님을 하나님 품에 맡기면서 주님이 위로하시고 축복하시는 가운데 이 땅에서 그토록 두 손 모아 간구했던 님의 기도를 마침내 이뤄주시리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그래서 이제 님을 김상철 장로라 부르겠습니다. 이 땅에서 주님의 종으로 살며 누구보다 주님의 뜻과 명을 이루기 위해 있는 힘을 다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이제 님이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아 그 곁으로 가셨으니 더욱 더 정성으로 주님을 섬기시리라 믿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저는 님을 그리워할 뿐 걱정하는 마음은 조금도 없습니다. 오히려 남아 있는 우리를 위해 주님께 간구해주시리라 믿으며 그로 말미암아 남과 북이 하나가 되고 이 땅에 평화가 오는 날이 가까웠음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김상철 장로님, 주님의 품안에서 영원한 안식을 누리소서.
본 기사는 시사주간지 <미래한국>의 고유 콘텐츠입니다.
외부게재시 개인은 출처와 링크를 밝혀주시고, 언론사는 전문게재의 경우 본사와 협의 바랍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