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의 신비, 하늘의 위로
하늘의 신비, 하늘의 위로
  • 미래한국
  • 승인 2017.05.18 09:5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사라 前 태평양아시아협회 사무국장

김상철 변호사님께서 하늘나라에 가시고 천국환송예배를 드리면서 친구 분들이 ‘잘 가게’ 눈물로 송사를 읽은 것, 지난 얘기를 한 것이 얼마 되지 않은 듯한데 벌써 한 해 추모일이 다가옵니다. 이렇게 시간이 속력을 내면 뒤에 남은 저도 또 모든 이들도 그 분을 다시 뵐 수 있을 날이 그리 오래지 않을 수도 있겠다 싶습니다.

‘하나님 앞에서 살다’, ‘나그네 인생’, ‘보내신 이 뜻 따라 왔다 가는 것’이라 수없이 배우지만 그래도 그 분이 있어서 무조건 든든했는데 이제는 이 세상에 우리와 함께 있지 않다는 사실은 우리를 늘 황망하고 허우적거리게 합니다.

좋은 지도자를 먼저 하늘나라에 보내드렸습니다.

순수하고 애국심이 투철하신 분이셨습니다. 할 일 많은 이 나라에 이렇게도 남은 일이 많은데 하나님은 이렇게 귀한 분을 왜 먼저 데려가셨을까. 다른 분들도 그러하겠지만 저도 이 질문이 내려놓아지지를 않습니다. 수단에서 봉사하다 50대 초반에 하나님 부르심을 받은 이태석 신부의 죽음을 두고 어느 노 수사께서 “신비지요” 하시더군요. 그 말씀이 맞겠지요. 신비인가 봅니다.

제가 태평양아시아협회와 인연을 맺게 된 것은 한국어 브리태니커백과사전 발간을 끝내고 이제 무엇을 하나 두리번거릴 때였습니다. 대학 때 논문을 지도해주셨고 백과사전을 만들 때 편집자문위원을 해 주셨던 류우익 교수님께서 소개를 해 주셨습니다. 처음에는 뭐가 뭔지 잘 모르고, 내가 여기서 뭔가 할 일이 있나보다 생각했었습니다.

태평양아시아협회는 유럽 국가들이 만든 유럽연합처럼 태평양연안국가들의 협의체를 만들어 세계에서 이들 국가의 위상을 공고히 하고 서로 돕고 소통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 민간단체입니다. 지금으로부터 20년쯤 전에는 회원 국가들에서 문화공연팀을 초청해 KBS에서 공연을 가져 한국에서 일하는 외국인 노동자들을 위로하고 태평양연안국가들 간 협력증진을 도모했습니다. 요즘 이런 종류의 프로그램들이 많은데 그 효시가 됐다고 생각합니다.

 

‘봉사’의 트렌드 바꿔놓은 선견지명

 

협회의 근래 주력사업인 대학생봉사단 해외 파견은 우리 젊은이들이 진리, 세계, 이웃을 향해 눈을 뜨고 개인적으로도 성숙한 인격이 되게 하는 데 크게 공헌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6개월 전쯤 팀이 구성되고, 구성원들이 서로 의논해 무엇을 어떻게 봉사할 것인가 프로그램을 짜고, 연습하고, 준비하고, 3주 봉사하고 돌아오는 과정 하나하나가 커다란 깨달음을 주곤 합니다.

함께 일하는 경험, 아무 것도 없는 것에서 프로그램을 만들어내는 창의력, 봉사의 기쁨, 사람의 아름다움…. 외국에서 객관적인 거리를 가지고 자신과 나라를 바라보면서 그동안 자신이 얼마나 많은 것을 감사를 모르면서 누리고 있었나 알게 되고, 애국심이 커지고, 이웃을 향한 눈이 떠지는 훌륭한 변화가 일어나는 것도 볼 수 있습니다. 이 프로그램이 좋은 선례가 돼 지금은 여러 곳에서 비슷한 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기쁜 일입니다.

개인적으로는 협회에서 좋은 분들을 많이 만났습니다. 그리고 세계를 향해 열린 창문으로 세계를 바라보는 것이 이런 것이겠구나 감을 얻게 됐습니다. 모든 일이 다 감사의 제목이지만 제 인생 여정에 좋은 분들을 많이 만날 수 있음은 특별히 늘 감사하는 일입니다. 김 변호사님 살아계셨으면 협회 위해서 좋은 일을 많이 하셨을 텐데…. 생각이 많습니다. 이제는 남아 있는 저희들이 잘 하도록 노력해야지요. 앞으로도 늘 그리할 것입니다.

쓰러지시고 4년여 시간을 누워 계신 동안 가족의 수고와 눈물의 기도가 얼마나 많았는지 알고 있습니다. 그렇게 오래 투병이 계속됐는데도 가족들이 실망하지 않고 하나가 되어 간병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에 크게 감동을 받았습니다. 부인인 최원자 권사께서 “늘 남편에게 받기만 했는데, 그 기간 동안 최선을 다했다. 받은 것 갚을 수 있는 기회를 주신 걸로 안다. 감사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하늘의 위로’ 밖에 다른 표현이 생각나지 않습니다.

김 변호사님 하면 정의를 실천함, 나라사랑, 탈북민을 돕는 노력, 근면함, 자기희생, 신앙과 기도가 생각납니다. 좋은 선배가 돼 주심에 깊은 감사드립니다.

본 기사는 시사주간지 <미래한국>의 고유 콘텐츠입니다.
외부게재시 개인은 출처와 링크를 밝혀주시고, 언론사는 전문게재의 경우 본사와 협의 바랍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