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총선대비 주민투표 악용 우려
與, 총선대비 주민투표 악용 우려
  • 미래한국
  • 승인 2003.08.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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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투표제` 母집단 범위 따라 결과조작 가능, 국회기능마비 우려
내년 하반기부터 실시 예정인 주민투표제에 대해 대의민주주의의 근간을 훼손시킬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주민투표제는 주민들이 지역현안에 대해 직접 안건을 내고 이를 투표하는 제도로서 쓰레기매립장 설치 등 지역의 쟁점사항들이 그 대상이 될 전망이다. 행정자치부는 주민투표제 실시에 대해 주민의 책임의식을 높이고 지역통합을 이룰 수 있다며 도입취지를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주민투표제의 모호한 효용에 반해 그 부정적 효과는 구체적이고 현실적이다. 우선 주민투표실시에 특별한 제어장치 없어, 투표남용으로 인해 님비(nimby)현상을 심화시키고 오히려 지역분열을 조장시킬 가능성이 높다. 주민투표법안에 따르면 재판중인 사항 등 7개 사항에만 해당하지 않으면 어떠한 안건도 투표가 가능하며 투표여부를 결정하도록 한 주민투표관리위원회 역시 형식적 심사기구에 불과하다. 주민투표관리위원회는 단체장, 지방의회, 주민에 의해 주민투표가 청구되는 경우 투표의 가부(可否)를 결정한다. 그러나 9인의 구성원들 자체가 단체장, 지방의회, 시민단체가 추천한 사람들인데다 서류구비 등 형식요건만 심사할 수 있을 뿐이어서 무분별한 주민투표요구를 제어할 수단이 사실상 없다. 그러나 무엇보다 우려되는 점은 정부가 정책현안을 정부가 원하는 방향으로 몰고 가기 위해 주민투표제를 악용하는 것이다. 이 경우 국회 등 대의기관의 견제와 전문가집단의 검증이 무시돼 보편적 국민이익은 훼손될 수밖에 없다. 특히 주민투표제는 모집단(母集團)을 어떤 식으로 규정하느냐에 따라 그 결과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정부가 주민투표제를 악용하는 것은 어렵지 않은 일이다. 예컨대 서울의 특정 동(?)에 화장터를 건립하는 경우, 모집단을 서울시민으로 할 경우 화장터건립에 찬성한다 해도 모집단을 특정 동으로 제한하는 경우 거의 예외 없이 반대에 부딪치게 될 것이다. 따라서 주민투표를 실시하는 경우 모집단 설정범위에 따라 얼마든지 Yes와 No의 대답이 달라질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주민투표제 실시과정에서 시민단체의 주도적 참여가 보장돼 있기 때문에 정부가 원하는 결과를 얻기 위해 ‘국민의 힘’ 등 관변 시민단체를 동원할 가능성이 높다. 이처럼 정부가 여론몰이로 주민투표를 악용하는 경우, 사회는 주민투표를 요구하는 이해당사자들과 시민단체의 주장으로 혼란이 격화되고 국회의 대의기능 마비로 대의민주주의 자체가 위협받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많다. 일부에서는 소수정당인 정부여당이 잇따른 실정(?政)으로 내년 총선승리가 어렵다고 판단, 야당의 견제기능을 무력화하기 위해 주민투표제를 활용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화여대 김석준 교수는 “민주주의가 정착된 미국 일본 등에서 대의제를 보완하기 위해 도입된 주민투표제와 달리 지금 논의되고 있는 주민투표제는 정부여당이 밀어붙이기식 정책집행에 악용돼 대의제 자체를 무력화시킬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김성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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