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현민 “콘돔 싫어하는 여자…” 여성비하 논란에 여성단체들은 ‘침묵’
탁현민 “콘돔 싫어하는 여자…” 여성비하 논란에 여성단체들은 ‘침묵’
  • 박주연 미래한국 기자
  • 승인 2017.05.29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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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정당 “정신과 치료가 필요한 수준” 자유한국당 “‘페미니스트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 진정성이 의심, 즉각 해임해야

문재인 정부 1기 내각에 참여할 공직 후보자들의 각종 흠결이 드러나면서 인사검증 부실 논란이 거센 가운데, 청와대 의전비서관실에서 근무하고 있는 전 성공회대 겸임교수 출신인 탁현민 행정관에 대한 비판 여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단순한 여성비하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여성을 성적 대상으로만 여기는 듯한 가치관을 담은 책으로 펴낸 사실이 알려지면서, 그동안 수차례 ‘페미니스트 대통령’을 자처한 문 대통령 청와대에 부적절하다는 여론이 확산되고 있는 것.

탁 씨는 지난 2007년 출간한 책 <남자 마음 설명서>에서 ‘끌린다, 이 여자’ ‘하고 싶다, 이 여자’ ‘헤어진다, 이 여자’ ‘그립다, 이 여자’ 등 여성을 몇 가지 유형으로 분류한 후 “남자들이 연애를 꿈꾸는 여자, 남자들에게 편안함과 즐거움을 안겨주는 여자, 남자가 싫어하는 여자”에 대해 기술한 바 있다.

특히, 이 책에서 “허리를 숙였을 때 젖무덤이 보이는 여자” “뒤태가 아름다운 여자”가 ‘끌리는 여자’라고 썼는가 하면 “스킨십에 인색하지 않은 여자”를 ‘만나본다, 이 여자’로, “콘돔을 싫어하는 여자”를 ‘하고 싶다, 이 여자’로 분류해 여성을 성적으로 비하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논란이 되자, 탁 씨는 26일 자신의 SNS에 “2007년 제가 썼던 『남자 마음 설명서』의 글로 불편함을 느끼고 상처를 받으신 모든 분들께 죄송한 마음을 표한다”고 사과했다. 이어 “10년 전 당시 저의 부적절한 사고와 언행에 대해 깊이 반성한다. 현재 저의 가치관은 달라졌지만 당시의 그릇된 사고와 언행에 대해 깊이 반성하며 사과드린다”고 입장을 밝혔다.

▲ 탁 씨가 올린 사과문/캡처 이미지

그러나 여론의 시선은 따갑다. 정치권에서도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바른정당 조영희 대변인은 29일 논평을 통해, 탁 씨가 과거에 쓴 '남자마음설명서'의 글을 언급하며 “여성을 폄하하고 모욕하는 것도 모자라 여성을 단순한 성적 노리개로 여기는 듯한 태도는 공직자로서 자격 미달”이라고 질타했다.

그는 “국민을 개·돼지라고 폄하했다가 파면당한 교육부 공무원은 사석에서 그랬다지만 탁 행정관은 버젓이 책으로 출간해 여성에 대한 수준 이하의 의식을 드러냈다”며 “이 정도면 정신과 치료가 필요한 수준”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또한, “더불어민주당의 여성의원, 여성단체들에도 묻고 싶다. 대국민 여성혐오, 여성비하 발언 모음집을 출간한 탁 전 교수가 청와대 행정관에 발탁된 것과 관련해 분노하지 않는 이유가 무엇이냐”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문재인 정부의 여성을 대하는 태도가 탁 행정관을 발탁한 딱 그 수준에 머물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란다”라고 밝혔다.

자유한국당도 이날 논평을 통해 탁 씨의 해임과 함께 문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했다. 정용기 원내수석대변인은, 그에 대해 “여성의 신체를 비하하고 여성을 성적인 대상으로만 바라보는 편협한 시각을 드러냈다”며 “‘콘돔은 성관계에 대한 진정성을 의심하게 한다’는 발언은 성적인 모멸감을 여성에게 주는 탁현민 행정관의 청와대 근무는 페미니스트 대통령이 되겠다던 문재인 대통령의 진정성을 의심하게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탁 씨의 반성문에 대해서도 “‘지금은 달라졌지만 10년 전 그릇된 사고와 언행에 깊이 반성한다’는 탁현민 행정관의 10년 만의 사과는, 장관 후보자로 지명되고 나서 증여세를 납부한 강경화 외교부 장관 후보자처럼 목이 마르니 비로소 우물을 파는 격”이라고 꼬집었다.

정 대변인은 그러면서 “천박한 여성관을 드러낸 탁현민 행정관을 즉각적으로 해임하고 반복되는 인사실책과 구멍투성이인 인사검증시스템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국민앞에 사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한국여성단체연합 및 한국여성민우회 등 평소 성폭력 등 여성문제와 정치권 성평등 실현에 앞장서고 있는 단체들은 아직까지 탁 씨 관련 입장을 내놓지 않아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한국여성단체연합 관계자는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아직까지 논의 중이라 할 말이 없다”고 했다.

한국여성민우회는 탁 씨 관련 논란이 한창이었던 28일 방송통신위원회 인사 관련 “국민의당은 여성을 폄하하는 고영신 방통위 상임위원 내정을 즉각 철회하고 성평등 관점을 가진 인사로 다시 선임하라”는 논평을 내어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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