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부 한미정상 첫 만남 순항할까?
새정부 한미정상 첫 만남 순항할까?
  • 전경웅 미래한국 객원기자
  • 승인 2017.06.29 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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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측근들, 美에게 받을 생각만 충만…다른 나라, 방미 때 ‘선물 보따리’

오는 6월 29일부터 이틀 동안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간의 정상회담이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다. 이때 어떤 이야기가 오갈지에 대해 다양한 분석이 나오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비즈니스맨 기질’을 바탕으로 한 분석은 거의 나오지 않고 있다.  한국은 미국의 입장을 관철할 수 있을까.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유세 때부터 ‘위대한 미국 재건’을 기치로 내세웠다. 취임 이후 미 의회와 연방대법원, 각 주 정부의 방침에 따라 자기 생각대로 통치하지는 못하고 있지만, 대외전략에 있어서만큼은 자신의 생각을 다양한 방법으로 관철하려 노력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북한을 앞세운 중국 압박은 이미 조금씩 결과를 나타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7년 1월 취임한 직후부터 자신이 주장했던 정책들을 실시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불법체류자 척결’과 ‘자유무역협정 재협상’은 국내 반대가 거세져 실제 시행은 어려워졌다. 여기에 트럼프 정부에 반대하는 국내 세력들이 ‘러시아 정보기관과 트럼프 캠프 내통설’을 주장하면서 정치적 추진력에 필요한 국내 지지 여론이 부족한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은 비즈니스맨 출신답게 안 되는 것에 매달리지 않고, 우선 국내 지지를 얻을 수 있는 문제에 매달리기로 했다. 바로 북한 문제와 중국 문제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 정부를 직접적으로 자극하기 보다는 “북한에 대한 영향력이 가장 큰 중국 정부가 나서서 핵무기와 탄도미사일 개발을 막으라”며 ‘국제사회에서의 책임’을 강조하기 시작했다.

중국 정부는 미국을 비롯한 서방 강대국을 비판할 때 항상 ‘국제사회에서의 책임’을 내세우며 여론전을 펼쳐왔는데 트럼프 정부 등장 이후에는 정반대 위치에 놓이게 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후 측근들부터 먼저 한국, 일본, 중국에 보냈다. 한국을 찾은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들은 북한과 중국을 향해 계속 메시지를 보냈다. 한국에 이어 일본을 찾은 이들은 전통적인 동맹 관계를 강조하면서 “미국은 일본의 뒤를 밀어줄 것”이라는 제스처를 취했다. 마지막으로 중국을 찾아서는 “미국은 중국과의 대립이나 갈등을 원하지 않는다”면서 문제의 범위를 김정은 체제로 국한시켰다.

겉으로 보이는 모습만 보면, 트럼프 정부는 북한 문제에만 집착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실제로는 “한반도를 지렛대(Leverge)로 삼아 중국, 일본과의 무역 불균형 및 동아시아 패권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는 강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트럼프 정부는 지난 5월 9일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될 것으로 예상되자 한미동맹을 강조하는 한편 한국에 배치한 사드의 비용 문제를 본격적으로 내놓기 시작했다. “공짜 안보는 없다”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를 압박하던 모습을 연상케 했다. 문재인 정부 관계자들이 사드 배치를 두고 ‘법적 절차’와 ‘국민적 동의’를 강조하자 한민구 국방장관 등에게는 “그 입장을 이해한다”면서 별 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

사이에 낀 미 기업들의 제안

문재인 대통령과 그 측근들은 미국은 한국이 매우 필요하므로, 주한미군을 철수시키거나 한미동맹을 깨지 않을 것이라고 철석같이 믿고 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기존의 워싱턴 정치인과 다르기 때문에 주한미군 철수하고 한미동맹을 깬 뒤에 나중에 제 값을 받고 동맹을 새로 체결하면 된다고 생각할 가능성이 높다. 이런 모습은 이미 전임 오바마 정부의 정책 기조를 뒤집고 있는 데서도 확인할 수 있다.

한편 트럼프 미 대통령의 움직임을 읽은 뒤 가장 초조해 하는 이들은 한국에서 활동하는 미국계 기업들이다. 한국이 중국과 동남아 시장 진출에 필요한 교두보 역할을 하고 있고, 향후 한반도 통일 이후 북한 개발 사업에 있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미국계 기업들은 문재인 정부가 잘못된 생각을 바탕으로 트럼프 정부와 충돌, 한미동맹이 깨지고 주한미군이 철수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런 생각에서 한국 정부를 향해 충심으로 조언을 내놓기도 했다. 지난 14일 주한 미상공회의소(AMCHAM)는 “트럼프 정부가 한미 FTA 등을 문제 삼아 압박하는 것을 최소화하려면 문재인 대통령이 정상회담에서 100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 제품 구매 펀드’를 만들겠다고 제안하라”는 제안을 내놨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경제력을 세계 최강으로 만들기 위해 정치·안보·외교·무역·금융 등에서 사용할 수 있는 모든 역량을 다 동원할 가능성이 높다. 이런 트럼프 대통령의 눈에 다른 나라는 자신의 정책을 따를 것이냐 거부할 것이냐 두 가지로 분류될 가능성이 높다.

미국은 당장 자국의 국익 때문에 한미동맹을 유지하는 게 아니라 “미국이 도와준 나라 가운데 가장 성공한 쇼 케이스”이기 때문에 한미동맹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사실’이다. 문재인 정부의 성공은 이 전제를 이해하는 데서 시작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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