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공영노조 “고대영 사장 퇴진, 사측이 언론노조와 짜고 쇼하나?”
KBS공영노조 “고대영 사장 퇴진, 사측이 언론노조와 짜고 쇼하나?”
  • 박주연 미래한국 기자
  • 승인 2017.07.12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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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그램과 뉴스, 인사도 노조가 원하는 방향대로 흘러가…KBS 누가 움직이는 지 짐작돼”

촛불혁명을 찬양한 회고록으로 공정성 논란을 겪은 한완상 전 부총리가 출연이 무산됐던 KBS1 라디오 프로그램 ‘이주향의 인문학 산책’에 다시 출연할 것으로 보인다.

KBS 사측이 민주노총 산하 언론노조KBS본부 측의 이의제기에 따라 담당국장을 즉각 보직해임 한 것에 더해 한 전 부총리에게 다시 출연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측은 KBS의 공정성을 의식한 프로세스를 따른 담당국장만 해임한 결과로, 언론노조 측 요구에 굴복한 셈이다.

이에 KBS공영노동조합(이하 공영노조, 위원장 성창경)은 12일 성명을 내어 “민주노총 산하 언론노조KBS본부(이하 본부노조)가 국가 기간방송인 KBS를 경영하고 있는 것만 같다”고 맹비판했다.

공영노조는 “이른바 한완상 씨의 ‘블랙리스트’ 논란과 관련, 본부노조의 요구가 있고나서 즉각 사측이 해당국장을 보직해임 했다. 그에 그치지 않고 한 씨에게 다시 출연해 달라고까지 주문했다고 한다”며 “노조의 요구를 그대로, 그리고 신속히 받아들인 점, 예전에 보기 드문 일”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한 씨가 지었다는 책을 보니, 인문학 서적이라기보다 자신의 정치역정을 기록한 자서전 같은 책”이라며 “그런데 정파적 편향성을 드러나 있는 이 책을 어떻게 공영방송에서 인문학이라는 이름아래 소개할 수 있다는 말인가?”라고 반문했다.

공영노조는 “사실 한완상 씨 출연 건은 담당 국장이 해임 통보되기 사흘 전에 진행과정을 사장에게 보고했다고 한다. 내용을 미리 알았다는 것”이라며 “그런데 노조가 성명서를 내자, 정당한 업무 수행을 하던 국장을 급히 해임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는 노조와 정권의 눈치를 본 것이라는 의심을 사기 충분하다”며 “그래서 노조와 짰다는 말이 나오는 것인지도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공영노조는 “문제는 노사관계가 이러한데도 불구하고 본부노조가 사장더러 물러가라는 성명서를 다시 냈다는 것이다. 이 성명서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진정성이 있을까?”라며 “임기가 1년 정도 남은 사장을 무리하게 퇴진시키는 것보다 ‘퇴진 쇼’를 벌이면서 요구조건을 다 받아내는 것이 낫다고 판단한 것 아닐까? 이런 합리적인 의심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주장했다. 고대영 사장 퇴진 문제를 놓고 고사장 측과 언론노조 측 간에 모종의 거래가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제기 셈.

공영노조는 특히 “어제(11일) 자유한국당의 신임 류석춘 혁신위원장의 기자회견은 <KBS 뉴스9> 에서 단 한 줄도 보도하지 않았다”면서 “문재인 정권의 인사, 정책 등 난맥상에 대한 보도가 소홀하다는 시청자들의 비판이 많다. 반대로 정권의 홍보는 지나칠 정도라는 비난도 들려온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사장 퇴임을 압박하는 집단에게, KBS가 하나 둘 양보해서 결국은 문재인 정권의 홍보매체로 전락하지 않을까 심히 우려된다”고 했다.

- 이하 성명 전문 -

◎ (성명) KBS 사장 퇴진, 노사가 짜고 쇼하나?

민주노총산하 언론노조KBS본부(이하 본부노조)가 국가 기간방송인 KBS를 경영하고 있는 것만 같다.

이른바 한완상 씨의 ‘블랙리스트’ 논란과 관련, 본부노조의 요구가 있고나서 즉각 사측이 해당국장을 보직해임 했다. 그에 그치지 않고 한 씨에게 다시 출연해 달라고까지 주문했다고 한다.

노조의 요구를 그대로, 그리고 신속히 받아들인 점, 예전에 보기 드문 일이다.

한 씨가 지었다는 책을 보니, 인문학 서적이라기보다 자신의 정치역정을 기록한 자서전 같은 책이다. 그런데 정파적 편향성을 드러나 있는 이 책을 어떻게 공영방송에서 인문학이라는 이름아래 소개할 수 있다는 말인가?

그것은 대통령 특보인 문정인 씨가 얼마 전 KBS 1 <명견만리>에 출연해 문재인정부의 대북정책과 외교노선을 ‘선전’하는 것과 다름없는 일이 될 것으로 우려 된다.

사실 한완상 씨 출연 건은 담당 국장이 해임 통보되기 사흘 전에 진행과정을 사장에게 보고했다고 한다. 내용을 미리 알았다는 것이다. 그런데 노조가 성명서를 내자, 정당한 업무 수행을 하던 국장을 급히 해임한 것이다.

이는 노조와 정권의 눈치를 본 것이라는 의심을 사기 충분하다. 그래서 노조와 짰다는 말이 나오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문제는 노사관계가 이러한데도 불구하고 본부노조가 사장더러 물러가라는 성명서를 다시 냈다는 것이다. 이 성명서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진정성이 있을까?

임기가 1년 정도 남은 사장을 무리하게 퇴진시키는 것보다 ‘퇴진 쇼’를 벌이면서 요구조건을 다 받아내는 것이 낫다고 판단한 것 아닐까? 이런 합리적인 의심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고 보니 사장 출근저지도 그리 심하지 않다. 충돌도 없다. 사장과 숨바꼭질만 한다고 노조 스스로 밝히고 있다. 예전과는 너무 다른 풍경이다.

이 와중에 프로그램과 뉴스, 심지어 인사도 노조가 원하는 방향대로 가고 있다는 비판이 있다. 사정이 이러하니 지금 KBS를 누가 움직이는 지 짐작되지 않는가?

어제(11일) 9시뉴스 톱기사는 버스 사고에 대한 문대통령의 대책지시였다. 버스가 앞차와 충돌할 경우, 경고 장치를 의무화하라 것이었다. 그야말로 ‘땡문 뉴스’다. 국내외 현안이 산적해있는데, 차량 사고에 대한 대통령의 지시가 톱뉴스라는 것이 상식적인가?

어제(11일) 자유한국당의 신임 류석춘 혁신위원장의 기자회견은 <KBS 뉴스9> 에서 단 한 줄도 보도하지 않았다. 문재인 정권의 인사, 정책 등 난맥상에 대한 보도가 소홀하다는 시청자들의 비판이 많다. 반대로 정권의 홍보는 지나칠 정도라는 비난도 들려온다.

사장 퇴임을 압박하는 집단에게, KBS가 하나 둘 양보해서 결국은 문재인 정권의 홍보매체로 전락하지 않을까 심히 우려된다.

우리는 KBS가 망가지는 모습을 더는 참고 볼 수 없다. 사장을 그대로 둔 채 교묘하게 이용해, 결국 친정권적 방송으로 만들려는 시도를 반드시 저지할 것이다. 이는 국민과 시청자를 기만하는 고도의 속임수이기 때문이다.

프로그램과 뉴스를 철저하게 모니터해서 방송을 정권에 갖다 바치는 일을 막을 것이다. 명심하라, 눈을 부릅뜬 국민들이 지금 KBS를 지켜보고 있다.

2017년 7월 12일 KBS공영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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