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한국

文정부 대입정책 또 바꾸나

황영남 성균관대 교육학과 겸임교수l승인2017.07.13l수정2017.07.13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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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영남 성균관대 교육학과 겸임교수  webmaster@futurekorea.co.kr

우리나라 대입정책은 유독 수명이 짧다. 해방후 지금까지 24번 약 3년마다 바뀐 것 같다. 이번에 출범한 문재인 정부도 어김없이 대입정책의 변경을 공언하고 있다. 아마도 교육부 장관 후보도 대입정책을 바꾸겠다고 하니 또 바뀔 것은 분명한 것 같다.

▲ 문재인 대통령이 7월 4일 오후 청와대 본관에서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고 있다. / 연합

누구를 위해서 대입정책을 이렇게도 자주 바꾸는지 교육은 백년지대계(百年之大計)라는 말이 무색하다. 세상 일이 그렇듯이 마냥 좋기만 하거나 나쁘기만 한 제도가 있을 수는 없다. 교육정책도 마찬가지이고 특히나 대입은 더 민감한 이해평가를 할 수밖에 없는 분야이다. 그래서 현 대입제도를 놓고 이러니저러니 의견이 분분한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여러 번 바뀐 대입정책, 최선은 없었다.

하지만 대입정책을 바꾸는 것이 능사여서는 안 된다. 우리나라가 지금까지 보여준 너무 잦은 대입정책의 변화 때문에 오히려 학부모는 사교육의 늪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학교의 경쟁력은 갈수록 저하되는 측면이 있음을 알아야 한다.

학교교육만으로 대입을 준비할 수 있게 하고, 학부모의 사교육비 걱정을 덜어준다고 내세운 대입정책들이 주장한 대로의 성과를 보여준 적이 없었던 것 같다. 이번에도 아마 마찬가지 현상이 되풀이 되리라 생각한다.

특히 수시를 몇% 줄인다든지, 수능을 절대평가로 하거나 자격고사로 한다든지, 논술을 없애야 한다든지 등의 대입정책 변경에 대한 공약이 과연 학부모와 학생들의 걱정을 덜어주는 것일지 의문이다. 여전히 사교육비는 서민들의 살림을 힘들게 할 것이고, 교육의 양극화는 심화될 우려가 높고, 공교육에 대한 불신은 깊어지지 않을까 여겨진다.

수시를 줄이면 정시에 유리한 학교와 학생들이 좋아할 것이고, 수시를 늘리면 내신과 학종 준비에 유리한 학생들이 좋아할 것이다. 수능을 절대평가로 한다면 대학들은 또 다른 평가기제를 만들어 무력화된 수능을 대체하려 할 것이다.

또한, 수능을 자격고사로 한다면 고졸자격인지 대입자격인지를 정해야 하고, 자격에 미달한 학생들을 어떻게 할 것이며, 대입 정원에도 부족한 학생수 감소에 대한 대비도 필요하다.

논술을 없애자는 주장은 논술이 고교교육과정을 벗어나 출제되고 사교육을 조장한다는 문제를 근거로 하고 있는데 이는 대부분 해소된 문제들이다. 오히려 고교교육과정 3년 동안 내신과 학종 관리가 부족했던 학생들에게 기회를 줄 수 있다는 측면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때문에 정상적인 고교생활을 이수하고 학교에서 준비할 수 있는 수준의 논술이라면 장려해도 좋은 방안이다.

누구나 만족하는 대입정책은 있을 수 없다. 그러므로 차기 정부는 잦은 대입정책 변경으로 학생, 학부모, 교사의 교육정책 신뢰도를 약화시키지 않았으면 한다. 오히려 학교교육을 제대로 하고, 대학은 자율적으로 학생들을 선발하며, 학생과 학부모는 학습권을 선택하도록 하겠다는 것이 교육공약의 중심이 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언제쯤 우리나라 대통령 선거에서도 대입정책을 바꾸겠다고 하는 공약보다는 학교교육을 바로세우고 공교육의 신뢰성과 책무성을 높이겠다는 교육공약이 중심이 될 수 있을지 기대해 본다.

새 정부의 교육공약을 보면 신설될 국가교육회의는 자문기구 형태지만 대통령이 의장을 맡고 정부부처뿐만 아니라 전문가와 교육시민단체가 참여하는 일종의 거버넌스 형태의 자문기구로써 교육개혁을 추진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교육부는 기능을 단계적으로 개편하여 고등교육, 평생·직업교육만 담당하고, 초·중등 교육은 시·도교육청으로 권한과 책임을 완전 이양하겠다는 것이다.

‘국가교육회의’는 뭘 하겠다는 것인가

그런데 국가교육회의의 위상과 하는 일이 명확히 정리되지 않아서 우려되는 점이 있다. 기존에 있었던 대통령 자문기구처럼 명목상의 자문에 그칠 것인지, 중장기적인 교육과제와 정책들만 자문할 것인지, 심의 조정 기능도 갖게 될 것인지, 교육의 새로운 비전을 설계까지 하게 될 것인지 등도 밝혀지지 않아 우려스럽다.

또한 위원의 위촉과 구성도 매우 중요한데 너무 한쪽으로 치우칠까봐 우려된다. 국가교육회의가 독립적이지 않고 국가적 교육과제를 특정 정권과 연계해서 풀어가려고 한다면, 교육개혁은 추진력을 잃을 뿐만 아니라 단명할 가능성이 높다.

많은 경우에 정권의 입맛에 맞는 결정을 의견수렴과 소통이라는 이름으로 포장해주고, 결정에 대해서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 시스템이 위원회 형식으로 운영되어 온 역사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이 시점에서 지난 정부들의 이런 사례들을 새 정부에서는 답습하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이를 위하여 몇 가지 제안을 하면 다음과 같다.

새 정부가 신설하는 국가교육회의는 정치중립적인 구성이 가장 중요하다. 대통령과 국회(여·야)의 추천, 교육계와 사회 각계를 아우르는 인사들로 구성될 필요가 있다. 그래야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제도적으로 확보할 수 있고, 미래교육 체제 및 중장기 교육개혁 방안의 수립이 힘을 얻을 수 있다.

그리고 정권마다 반복되는 교육정책의 변경과 혼란을 방지해야 국민들의 불신을 해소할 수가 있다.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한 교육시스템의 구축과 초정권적인 교육개혁은 범국민적인 협조와 이해 속에서만 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한편, 국가교육회의의 역할을 분명히 제시할 필요가 있다. 우선 현행 산업사회 교육시스템을 벗어나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한 교육시스템 구축이 시급한 과제이다. 누구나 언제든지 필요할 경우 교육받을 수 있는 학습 환경을 국가가 구축하고 지원함으로써, 경제적 또는 사회적인 이유로 교육에서 차별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또한, 국가 교육정책의 일관성 있는 추진과 안정감 있는 실행을 위하여 교육 현장에 대한 모니터링도 강화할 필요가 있다. 그 동안의 교육정책들은 용두사미가 되거나 현장에서 왜곡되는 경우가 많이 있었다. 때로는 비현실적인 정책도 있었지만, 교육 기득권에 부딪치거나, 정치적 목적으로 변질된 까닭에 교육정책에 대한 국민 신뢰도가 많이 낮아진 것도 사실이다. 때문에 교육정책에 대한 현장 모니터링을 객관적 중장기적으로 지속함으로써, 정책의 신뢰도와 안정감을 높일 필요가 있다.

그리고 국가교육회의에서 정부 각부처간 교육 관련 업무에 대한 조정과 협의를 해야 한다. 현재 각 부처에서 이뤄지고 있는 청소년 대상 다양한 복지와 교육활동 지원 업무는 중첩되거나 비효율적인 경우가 많다. 보건복지부, 여성가족부, 문화체육관광부, 미래창조과학부, 노동부 등에 분산되어 있는 교육 관련 정책들의 조정과 재정비를 통해서 정책의 효율성과 성과를 높일 필요가 있다.

또한, 국가교육회의의 중요한 역할이 각 시·도교육청의 정책 협의와 갈등 조정을 하는 것이다. 초·중등 교육을 시·도교육청으로 권한과 책임을 완전 이양했을 때, 이를 조정하고 협의해야 할 국가기구가 필요하지만 아직 명확히 규정된 바가 없다.

교육감을 직선으로 선출하는 한, 정치적 입장에서라도 중앙 정부와 갈등을 빚는 경우가 많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교육이 시·도별 교육으로 분리되어, 통일된 국가 정체성과 시민교육이 소홀히 이뤄지거나, 지역간 교육격차가 심해진다면 심각한 교육적 재난이 될 수가 있다. 그러므로 이것은 교육부 혹은 국가교육회의에서 담당해야 하는 중요한 일이 된다.

마지막으로 국민적 관심사가 큰 교육정책들을 논의하고 의견 수렴을 하는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 예를 들면 대입정책, 특목고와 자사고의 전환, 교원의 지방직화, 국립대 연합체제화 등 논란이 많은 정책들은 비록 공약으로 내세웠을지라도, 사회적 합의를 위해 충분히 논의해서 실행 여부를 재검토하거나 부작용을 최소화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아무쪼록 교육에서 새 희망을 찾는 대한민국, 내일이 오늘보다 더 행복할 것이라는 믿음을 주는 대한민국을 기대해 본다.

 교육부에 부는 변화의 바람

아무래도 교육부는 바뀔 것 같다. 문재인 대통령이 국가교육회의를 두고 교육부의 역할을 축소하거나 조정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웠기 때문이다. 아마도 우리나라 정부 부처 중에서 교육부만큼 정치바람을 많이 타는 곳은 없는 것 같다. 교육은 정치적 중립을 보장해야 한다는 헌법적(제31조 제4항) 명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선거 때만 되면 교육부가 이슈가 된다.

이런 현상은 우리 국민들의 교육열이 높고 교육에 대한 관심이 많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교육부와 교육 관계자들이 자초한 측면이 크다고 볼 수 있다. 과거에도 교육부의 무수한 한건주의 정책들과 각종 권한을 틀어쥔 중앙집권적인 행사에 대해 교육 현장의 불만이 많았었다.

하지만 지방교육자치제가 본격적으로 시행된 후 직선 교육감이 등장하면서부터, 교육부에 대한 비판은 정치적·정략적 목적까지 더해지면서 심각한 수준으로 변해갔다. 과연 어느 나라에서 교육감과 중앙 정부가 서로 소송하며 국민들을 불편하게 하고 있는지 금시초문이다. 그만큼 국민들과 교육 현장은 혼란스럽고, 교육부를 비롯한 교육거버넌스를 개혁해야 하겠다는 목소리가 커질 수밖에 없다.

새 정부는 교육공약에서 교육부의 기능을 단계적으로 개편하여 초·중고의 일반교육 관련 사무는 지방교육청에 위임하고, 교육부는 고등·평생·직업 교육 쪽의 업무를 담당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교육부에 대한 이런 개혁 방향은 바람직한 것 같다. 선진국들도 대부분 그렇듯이 기본적으로 지방교육자치제가 실현되면서 유아와 초·중등 교육은 시·도교육청에서 담당하는 것이 바른 방향이다. 여기에서 독일의 경우를 간략히 소개하며 바람직한 교육부 개혁의 방향을 제시해 보고자 한다.

독일에서도 초·중등 교육은 주정부가 담당하는 업무이다. 독일 연방정부의 교육부가 하는 주된 업무는 다음과 같다. 교육부의 인사, 예산, 소통, 정보, 대외관계 등과 관련된 일반행정은 기본 업무로 주어지고 있다. 여기에 ‘연방정부와 주정부의 협력, 교육관련 국제협력(OECD, UN, 국가별 학업성취도평가 관리 등), 직업교육과 평생교육, 대학의 정책적인 과제 지원과 대학교육의 질 보장 등 고등교육 분야’ 등을 주된 업무로 해서 조직을 나누고 있다. 이외에도 국가의 핵심 기술과 혁신연구, 생명과학 및 의료부문 연구, 미래준비 기초분야 연구 등 우리나라 미래창조과학부 산하의 과학부문 영역도 교육부의 업무에 속해 있다.

독일 연방정부의 교육부에서 하는 업무 중 하위 영역까지 세부적으로 살펴봐도, 우리나라 교육부의 ‘학교정책실 산하 학교정책관, 교육과정정책관, 학생복지정책관’에서 하는 일들이 거의 없다. 다시 말하면 학교정책실의 대부분의 업무는 주정부의 교육부 차원에서 이뤄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것도 대부분 지원업무이지 감독과 통제 위주의 업무는 아님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학생들의 ‘영재교육과 조기교육, 국제적인 비교에서 교육시스템의 효율성, 연방정부와 주정부의 협력문제 등’만을 연방정부 차원에서 관리하고 있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지금까지 간략히 살펴본 독일 연방정부의 교육부는 비록 주정부에 초·중등 교육의 전반을 위임하고 있지만, 국가 수준에서 교육의 질관리는 주정부와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연방정부의 관여가 이뤄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처럼 중앙 정부와 시·도교육청의 갈등과 대립은 찾아볼 수가 없다. 그리고 고등교육과 직업·평생 교육과 관련된 제도 정비와 지원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나아가 국제협력과 국제교류, 미래 성장을 위한 연구환경 조성 등에도 지원을 집중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여기에 더하여 ‘해외동포교육, 시민교육, 통일교육’ 등을 국가적 차원에서 직접 관장해야 할 업무로 보고 교육부의 업무 영역으로 포함시킬 필요가 있다.

어느 나라든지 정부 부처가 조직된 것은 많은 시행착오와 연구 그리고 조직문화가 역사적으로 반영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일시적으로 정부의 의지에 따라 빈번하게 업무 영역을 변경하거나 조직을 재편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국가 교육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라도 정부의 업무 관리에 대한 신뢰성과 전문성을 높일 필요가 있고, 국민들에게 안정감 있는 국정 운영의 일단을 보여주는 방향으로 교육부의 개혁이 이뤄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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