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로 가는 사연 - 해운대(浿雲臺)
바다로 가는 사연 - 해운대(浿雲臺)
  • 미래한국
  • 승인 2003.08.21 00:00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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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운대 해수욕장
유우익의 국토기행 41- 바다로 가는 사연 - 해운대(浿雲臺)바다로 가는 사연 - 해운대(浿雲臺)달맞이 고개, 너는 부산갈매기의 꿈이란다은빛으로 빛나는 바닷물 위에 수많은 점(點)들이 띠를 이루어 활처럼 호를 그리고 펼쳐졌다.우리는 석양과 월출을 맞이하는 대신 훗날 언제고 달맞이 고개에 와서 살 꿈을 그렸다남들과 다르다는 것은 기분 좋은 일이다. 조금이라도 남들과 다르게 생각하고, 사소한 구석이라도 남들과 다르게 살아간다는 것은 재미가 있다. 설혹 그럴듯하고 당당한 자기주장이 없더라도 무작정 유행을 좇거나 생각 없이 시류에 휩쓸리지 않는 것은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 남에게 폐해만 끼치지 않는다면 말이다.유학이라면 다들 미국으로 갈 때 나는 굳이 유럽으로 발길을 돌렸고, 남들이 좋은 학군 찾아 강남으로 몰려갈 때 나는 거꾸로 강북의 언덕배기 학교로 아이를 전학시켰다. 그런 덕에 제2외국어를 제1외국어로 배우느라 고생도 했지만, 러시아워의 역통근 드라이브를 즐기는 호강도 한다. 모르는 사람이 많이 모인 데 보다는 아는 이 몇몇이 모인 데가 속 편하고, 큼직한 레스토랑의 한가운데 보다는 작은 카페의 창가가 맘에 든다. 유명관광지에 떼 지어 몰려가는 것은 부담스럽고 소문나지 않은 곳에 오롯이 다니는 것이 즐겁다.적극적으로 다른 것을 찾고 자신을 달리 나타내려는 구석이 없지는 않겠지만, 굳이 말하자면 나 같은 경우는 소극적 차별화도 적지 않다고 할 것이다. 예컨대, 남들과 다르기 위해 튀기 보다는, 튀는 남들 사이에 끼어들지 않아서 결과적으로 다르게 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는 말이다. 하여튼 나는 왁자지껄 떼를 지어 몰려다니는 걸 즐겨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해서 그런 이들을 비난할 이유도 없다. 그러는 순간 다시 그들과 같은 무리의 하나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어쩌면 벌거벗은 현실을 마주 대하기를 피하는 것일 수도 있고, 아니면 한발 물러서서 그걸 바라보거나 그런 자신을 즐기는지도 모를 일이다. 어쨌든 나에게 여행이란 나와 다른 남들, 남과 다른 나를 발견하고, 또 그걸 추구하는 ‘다른 나’의 길이다.8월초, 휴가철 한가운데를 잡아 해운대에 가겠다는 나의 계획은 그래서 주위로부터 별난 일로 받아들여졌다. “사람들 좀 많이 보려고.” 때맞춰 세상에서 제일 혼잡한 곳을 찾아가려는 이유가 고작 그랬다.해운대로 가는 길은 어느 길이고 주차장을 방불케 한다. 걸어가는 사람들이 인도는 물론 차도까지 내려와 줄지어 서 있는 차들을 지나쳐 걸어간다. 부산 토박이로 도시계획을 하는 이 교수는 뒷골목 샛길을 헤집어 나간다. 그러나 차와 사람이 넘치니 어디라고 얼마나 더 나을까? 이 사람, 너무 애쓸 것 없대이. 내사 각오하고 자청한 일 아이가. 놀러와 얹힌 처지에 뭐라 불평할 끼고. 그저 “대단하다!”고 할 배끼. 천신만고랄 것까지야 없지만 그렇게 한참을 돌아 미포 횟집골목을 지나 오르막길로 접어든다. 좌우의 건물들이 멋을 부리고, 뭔가 밝고 여유 있는 분위기가 느껴진다. 여기가 저 유명한 ‘달맞이고개’다. 아, 바다! 해송 너머로 시퍼런 바다가 확 열렸다. 한꺼번에 몰려오는 바닷바람이 들이쉰 숨을 내쉴 틈을 주질 않는다. 차 속에 갇혀서 얻은 어지럼과 갈증이 일시에 씻겨 나간다. 쏟아지는 햇볕의 뜨거움과 바닷바람의 시원함이 서로를 그렇게 좋아할 수가 없다. 발치를 보기 전에 먼저 먼 바다를 바라보는 것은 눈앞을 지나쳐 먼 산 능선을 헤아리는 것과 같은 종류의 습관인지도 모른다. 뒤돌아 해운대 쪽을 볼 차례다. 앞을 가리는 건물을 피하려 기웃거리다 보니 뷰 포인트(view point) 라고 써 붙인 작은 팻말이 서 있다. 불문곡직 달려가니 거기 해운대 해수욕장이 고스란히 누워 있다.
▲ 달맞이 고개에서 내려다 본 해운대
은빛으로 빛나는 바닷물 위에 수많은 점(點)들이 띠를 이루어 활처럼 호를 그리고 펼쳐졌다. 그 띠는 물을 나서 백사장 위로도 고스란히 이어진다. 정확히 말하자면 바닷물은 사람들의 점으로 해서 어디서 끝나는지 알 수 없고, 물가 백사장은 점들에 덮여 아예 보이지도 않는다. 그 회갈색 점들의 띠 바깥쪽으로 이번엔 마디마디 색깔을 달리하며 이어지는 고운 띠가 정연하게 이어진다. 아마도 구역이 구분된 비치파라솔의 띠인 성싶다. 다시 텐트와 방파제 위의 포장마차들이 좀은 어수선한 대로 또 하나의 띠를 이루고, 그 뒤를 솔숲이 짙은 녹색으로 받친다. 나란히 묶여 달리는 이 여러 개의 띠들을 미끈한 빌딩들이 마지막으로 띠를 지어 둘러서서 병풍처럼 감싸안는다. 조선비치호텔, 하이야트호텔, 파라다이스호텔, 그랜드호텔, 글로리콘도, 한국콘도… 이승만 대통령이 즐겨 묵었다는 극동호텔은 지금도 남아 있나?일행은 꼭대기의 해월정(浿月亭) 대신 바닷가 쪽 전망이 좋아 보이는 카페를 골라 들어갔다. 창가 널찍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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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2 2003-08-27 00:00:00
지난번에도 동래 금정산성 기행에 이어 오늘 해운대 기사를 읽으니, 군생활했던 부산에 꼭 한번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시간나면 한번 가봐야겠습니다.

나룻배 2003-08-22 00:00:00
사진으로 보니

아 정말 사람 많군요.

여름이 짜증나게 덥긴 더웠나 봅니다.

반세기전에 그곳에 피난민들이 많았던 모습이 어렴풋이 그려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