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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중심경제·朴탄핵 논쟁 촉발한 자유한국당 혁신선언문

“혁신선언문에 모든 것 담긴 어려워, 지켜봐 달라” 박주연 미래한국 기자l승인2017.08.10l수정2017.08.10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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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연 미래한국 기자  phjmy9757@gmail.com

자유한국당 혁신위원회가 우여곡절 끝에 ‘자유한국당 신보수주의’ 가치를 담은 혁신선언문을 8월 2일 발표했지만 구체적 안을 둘러싸고 논쟁이 일고 있다. ‘긍정적 역사관’, ‘대의제 민주주의’ ‘경제적 자유를 바탕으로 한 서민중심경제’, ‘글로벌 대한민국’을 골자로 한 혁신선언문 내용에 대해 “국민 눈높이에 맞는 개혁의지와 인식이 미흡한 것 아니냐”,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과 국정실패에 대한 반성이 빠졌다” 등의 비판론이 제기되면서다.

▲ 8월2일서울 여의도 자유한국당 당사에서 혁신선언문을 발표하는 류석춘 혁신위원장/ 연합

시장경제와 서민중심경제 파문

비판의 주된 초점은 크게 2가지로 모아진다. 하나는 서민중심경제가 자유시장경제를 중심으로 하는 보수주의 가치에 부합하느냐는 문제다. 일각에서는 “계급론적 인식이 담겨 있다”고 지적하기도 한다. 혁신위에 몸담았던 유동열 혁신위원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원칙은 대한민국 헌법적 가치이자 내 신념과 가치”라며 “혁신선언문이 앞에서는 시장경제를 외치면서 뒤에서 서민중심경제를 지향하겠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고 혁신선언문이 발표된 당일 전격 사퇴했다.

또 하나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 사태에 대한 반성에 관한 내용이다. 보수정당과 보수세력의 몰락을 가져온 직접적 원인인 탄핵사태에 대한 정리 없이 혁신이 가능한가에 대한 의문이다. 이옥남 혁신위 대변인은 “모든 내용을 담은 완벽한 선언문은 현실적으로 가능하지 않다”며 “그런 비판을 이해 못할 바는 아니지만 가치와 전체적인 방향 등 포괄적 내용을 담는 선언문에 담을 것이 있고, 차후에 혁신 과제로서 세부적으로 해나가야 할 부분이 있는 것”이라고 했다.

혁신안을 둘러싼 이 같은 지적과 논란을 바라보는 보수우파진영 일각의 시각도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 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는 2일 자유한국당 혁신선언문을 주제로 다룬 조갑제TV 방송에서 “오랜만에 보수의 반성, 이념 정립을 주제로 한 의미 있는 활동이 있었고, 그 활동을 요약한 문서가 혁신선언문이라는 문서로 나왔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조 대표는 논란이 된 서민중심경제와 관련해 “국민중심경제는 말이 되지만 서민중심경제에서 서민은 우리 국민 중 일부를 말하는 것으로 개념도 애매한 좌파적 사고관이 엿보이는 단어”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조 대표는 박 전 대통령 탄핵사태와 관련해서는 해당 방송에서 언급하지 않았다.

‘탄핵사태’ 오랜 침묵은 또 다른 오해 불러

류근일 전 조선일보 주필은 서민중심경제에 관해서 조 대표와 약간의 온도차를 보였다. 그는 3일 본지와 통화에서 ‘서민중심경제’ 논란과 관련 “혁신선언문 원문을 다 보지 못했기 때문에 단정적으로 말할 수 없지만 자유주의 시장경제 테두리 안에서 서민을 위한 배려를 추구한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는 문장이라면 문제없다고 본다”고 했다.

류 전 주필은 “서민을 위한 배려라는 건 자유주의 우파가 할 수 있고, 또 그렇게 해야 본다”며 “영국이나 미국의 경우도 세제라든가 복지, 고용문제 등 경제에 관해서만은 보수와 진보가 상당히 접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류 전 주필은 당적 문제를 포함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태에 관한 반성이 부족하다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서는 “혁신위원들이 국정농단 행위나 박 대통령이 정치적으로 실패한 부분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여론을 반대해서가 아니라, 보수대통합과 단합이라는 당위가 워낙 강하다보니 주저했던 것 같다”며 “박 전 대통령 문제를 언급하지 않은 혁신위의 고충을 이해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그러나 이 부분에 대해 너무 오래 침묵하는 것도 여러 오해를 살 수 있기 때문에 선언문에는 언급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차후 기자회견이나 방송출연과 같은 후속조치를 통해 설명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류 전 주필은 특히 혁신위 내부 토론 과정에서 쟁점으로 떠올랐던 박 전 대통령 당적 정리 문제와 관련해 “류석춘 위원장이 출당조치는 시체에 칼질하는 것이라고 했는데, 그 발언을 이해 못할 바 아니”라며 “그리고 곁들여 류 위원장이 박 대통령이 실패했다는 것도 인정했고, 실패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는 점도 인정한다고 했으니, 그 선에서 정치적 책임을 통감하는 후속조치를 취해야 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그는 “출당을 하느냐 마느냐는 구체적 사안들은 인적 청산 문제가 남아 있다고 하니 그 과정을 통해 자연스럽게 하는 것도 한 방법일 수 있다”면서도 “그러나 박 대통령이 실패했다는 것에 대한 인정과 정치적 책임을 통감한다는 대국민 소견 표명은 있었으면 좋겠다”며 “(박 전 대통령과 관련한) 방향은 청산으로 가는데, 절차와 방법에 있어서 쇼크를 줄이는 원만한 방식으로 하는 경우라면 수긍할 수 있다”고 했다.

혁신위가 내놓은 혁신안과 관련해 정규재 전 한국경제 주필은 3일 본지와 통화에서 “아직 혁신선언문을 못 봐 논평할 것이 없다”고 했다. 그러나 정 전 주필은 전날(1일) 올린 정규재TV 방송분에서 언론 보도를 통해 서민중심경제, 신보수주의 등 사전에 알려진 일부 혁신선언문 내용과 관련해 “혁신위가 무언가 잘못하고 있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며 “오늘날 대한민국 정치를 어떻게 평가할 것인지에 대한 부분을 놓치고, 그저 자유한국당 내부에 파벌 싸움이 있어서 국민 신뢰를 잃었다는 부분이 먼저여서 소극적이고 패배주의적”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혁신선언문을 통해 “자유한국당의 진로와 국민을 향해, 지금 대한민국 정치는 어떻게 돼 있고 그렇게 된 데 책임을 통감하고 다시 거듭나겠다는 전략의 얼개를 제시해야 하는데 그런 부분이 빠져 있다”고 했다.

▲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8월 2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참석, 발언하고 있다. 이날 같은 시각에는 한국당 혁신위원회가 신보수주의를 토대로 한 혁신선언문을 발표했다./ 연합

선언문에 대한 기대와 현실

혁신위원들은 혁신선언문을 둘러싸고 이 같은 지적과 논란이 일고 있는 데 대해 일단 인내심을 가지고 지켜봐달라고 했다. 이옥남 혁신위 대변인은 “서민경제중심이란 단어는 소외계층을 배려한다는 정통적 보수가치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좌파적 용어가 아니다”라며 박 전 대통령 탄핵과 관련한 부분에 대해서도 “탄핵을 담고 무엇도 담고 또 무엇도 담고 하는 식이 어떻게 선언문이 될 수 있나”라며 “외부 비판도 이해할 수 있지만 선언문에 모든 것을 담아야 한다는 식의 지적에는 동의할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혁신 과제를 두고 각론으로 실행해나갈 것이니 지켜봐 달라”고 했다.

다른 혁신위원은 특히 박 전 대통령 탄핵 사태와 관련한 입장 정리 문제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 탄핵과 관련해서는 기다려 달라. 혁신위 초반에 이 문제를 다루면 다른 중요한 혁신안이 자칫 묻힐 수 있어 적절한 때를 보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국민이 보수정당에 바라는 바가 굉장히 많은데, 정작 당 내부에서는 혁신위가 무엇인가 혁신하는 것을 바라지 않는 세력이 끊임없이 혁신위를 공격하고 있다”면서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이런 상황에서 나름대로 기본틀을 만들었다는 것은 성공적”이라며 “혁신선언문을 놓고 너무 추상적인 논쟁으로 흐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또 다른 혁신위원은 “박 전 대통령은 탄핵 사태 과정에서 스스로 싸우지 않았다. 피해자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보수 전체에 대한 책임이 있기도 하다”며 “박 전 대통령 개인이 아닌 보수정당이 배출한 최고 책임자로서 책임을 져야 한다는 데 전반적인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고 했다. 혁신선언문에는 구체적 내용이 담기지 않았지만 차후 혁신 과정을 통해 박 전 대통 당적 문제 등 탄핵 사태를 정리하겠다는 취지다.

이 혁신위원은 그러면서도 “다만 개인적으로 박 대통령이 보수정당 미래를 위해 탈당을 해주셨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다”며 “보수당을 지지하는 국민들은 지금까지 지켜보고 있을 뿐이다. 다만 한국당 지지자의 10%도 안 되지만 태극기 집회로 대표되는 소수의 목소리 큰 분들이 박 대통령의 책임을 묻는 것을 배신이라는 프레임으로 보고 있어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야할지가 부담스러운 딜레마”라고 고충을 털어놨다.

박주연 미래한국 기자

자유한국당 혁신선언문

지난 10년간 한나라당, 새누리당을 이은 현재의 자유한국당은 집권여당으로서 국리민복과 국가발전을 위해 당이 추구해야 할 가치와 역할을 망각했다. 계파정치라는 구태(舊態)를 극복하지 못하고 눈앞의 이익만 좇다가 국민의 신뢰와 지지를 잃고 급기야 야당의 하나로 전락한 참담한 현실을 맞았다.

자유한국당의 무사안일주의와 정치적 타락은 자유민주 진영의 분열을 초래하면서 총선 공천실패, 대통령 탄핵, 대선패배라는 쓰라린 결과로 이어졌다. 자유한국당은 지금 절체절명의 위기를 직시하고 자기 혁신에 모든 노력을 경주할 때다.

대한민국은 1948년 건국 이래 자유민주 진영이 피와 땀으로 일으켜 세우고 지켜온 나라다. 그 정통성을 이어 받은 자유한국당은 철저한 혁신을 통해 분열된 보수우파 세력을 통합하고 자유민주 진영의 단합된 지지를 얻어 정권을 재창출하고, 대한민국을 선진대국으로 이끌고 마침내 자유민주 통일을 이룩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이와 같은 과제의 해결을 위해 자유한국당 혁신위는 다음과 같은 ‘자유한국당 신보수주의’ 가치의 깃발을 높이 든다. ‘자유한국당 신보수주의’는 정의와 형평을 바탕으로 양극화와 불공정한 기득권을 타파하고 활기차며 따뜻한 공동체의 지속적 발전을 추구한다. 부자에게는 자유를 주고 서민에게는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해 국민 모두가 함께 어울려 살 수 있는 나라를 만들고자 한다. ‘자유한국당 신보수주의’는 아래의 가치를 담는다.

1. ‘자유한국당 신보수주의’는 자유민주주의 이념에 기초한 1948년 대한민국의 건국이 옳고 정의로운 선택이었다는 ‘긍정적 역사관’을 가진다. 대한민국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탄생한 국가 가운데 유일하게 산업화와 민주화를 이룩하고 꾸준히 개인의 자유를 신장시켜 세계에서 전례를 찾을 수 없는 성공의 역사를 만들었다.

2. ‘자유한국당 신보수주의’는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국민주권의 원리가 ‘대의제 민주주의’를 통해 실현돼야 한다고 믿는다. 대의제 민주주의는 광장 민주주의와 같은 직접 민주주의의 위험을 막고, 다수의 폭정에 따른 개인 자유의 침해를 방지하며, 시민적 덕성의 함양을 통해 더불어 사는 공화의 가치를 실현하는 제도적 장치다.

3. ‘자유한국당 신보수주의’는 부정부패와 반칙, 특권을 배격하고 공정한 경쟁을 보장하는 법치주의에 기초해 경제적 자유를 추구한다. 이와 동시에 경쟁에서 뒤처진 사람들도 함께 꿈을 이룰 수 있는 국가공동체를 만들기 위해 ‘서민중심경제’를 지향한다. 산업화 세대의 기득권은 물론 강성귀족노조 등 민주화 세대의 기득권도 비판하고 배격하는 혁신을 통해 중산층과 서민이 중심이 되는 경제를 활성화하고, 서민복지를 증진시키는 데 주력한다.

4. ‘자유한국당 신보수주의’는 대내외적인 개방을 통해 우리나라를 ‘글로벌 대한민국’으로 업그레이드 하는 목표를 가진다. 글로벌 대한민국은 대내적으로 다문화가족과 탈북자 등 소외계층을 포용하며, 대외적으로 젊은이들과 기업이 세계 속에서 당당히 경쟁하는 개방을 지향한다. 북한의 개방과 자유화를 통한 통일의 실현 역시 글로벌 대한민국이 추구할 핵심 가치다.

자유한국당은 이상과 같은 ‘자유한국당 신보수주의’ 이념에 기초한 혁신을 통해 가치 중심의 정당으로 환골탈태해야 한다. 관료주의와 보신주의를 타파하고 효율적이고 유연한 조직으로 다시 태어나야 한다. 이념과 조직의 재정비에 상응해 대대적인 인적혁신과 인재영입 또한 이뤄야 한다.

자유한국당 혁신위는 앞으로 혁신, 통합, 수권(授權)이라는 대명제를 실현할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안을 계속적으로 발표할 계획이다. 혁신위 활동을 둘러싼 그 어떤 압력이나 영향도 배제한다. 오직 자유 대한민국 수호와 발전을 열망하는 국민만 바라볼 것이다. 대한민국의 존립이 걸린 이번 혁신이 성공할 수 있도록 국민과 당원 여러분의 따뜻한 관심과 지지, 날카로운 질책과 조언을 부탁드린다.

2017년 8월 2일

자유한국당 혁신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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