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한국

국방·안보의 정치화 가속

문재인 정부 100일 송대성 전 세종연구소 소장·미래한국 편집위원l승인2017.08.24l수정2017.08.24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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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대성 전 세종연구소 소장·미래한국 편집위원  webmaster@futurekorea.co.kr

8월 17일은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지 100일째다. 5년이라는 집권기간 중 100일에 대한 평가를 한다는 것은 ‘정부정책 집행결과 평가’라는 차원에서는 너무 짧은 기간이기 때문에 별 의미가 없다.

그러나 이 100일이라는 기간은 새로 출범한 문재인 정부가 정책 집행을 위해 ‘시동 걸고 어떤 길을 가겠다는 방향결정 기간’ 혹은 ‘첫 단추 끼우는 기간’이라는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다. 따라서 이 100일 평가는 ‘국가정책의 바른 방향 선택’이라는 차원에서 그 평가는 큰 의미를 갖게 된다.

이 기간은 건축물 축조에 비유하면 ‘건축설계도’를 제시한 기간이라고 이야기할 수도 있다.  새 정부는 각 분야별 정책에 대해 일종의 ‘개념설계도’를 국민들에게 제시한 기간이었다.

어떤 건물을 건축함에 있어 건축설계도를 보면 건축물이 어떤 건축물이 될 것이라고 짐작할 수 있듯이, 각 분야 정책을 놓고 그 정책에 대한 개념설계도를 보면 그 정책의 전체 모습과 그 정책추진 결과를 대강 예측할 수 있다.

문재인 정부는 취임 후 100일을 통해 각 분야별 정책 관련 구체적인 개념설계도들을 많이 제시했다. 외교·안보 관련 정책에 대한 예를 들면 지난 7월 9일 발표한 ‘베를린 평화구상’, 7월 19일 발표된 ‘100대 국정과제’ 속에 포함된 내용 등이 그 구체적인 개념설계도라고 이야기할 수 있다.

문재인 정부는 이 개념설계도를 집권 기간을 통해 그대로 실천할 수도 있고, 수정할 수도 있다. 이 평가는 문재인 정부 외교·안보 분야 개념설계도에 대한 평가다. 지금까지 문재인 정부가 제시하고 있는 외교·안보 관련 개념설계도 중심으로 평가를 해 보면 다음과 같다.
 

  외교 분야  

문재인 정부의 외교 분야에서 바람직한 개념 설계들은 (1) 한미동맹의 중요성이 어느 정도인지, (2) UN의 북한 비핵화 결의에 동참 등을 이야기할 수 있다. 문재인 정부 출범과 함께 국민들이 가장 우려했던 사항 중 하나는 반미친북적인 자세를 취하면서 노골적으로 반미적인 대미정책을 추구하지 않을까 하는 의구심이었다. 문재인 정부는 노무현 정부의 강한 정서를 보유하고 출범했기 때문이다.

노무현 정부가 ‘남방 삼각에서 북방 삼각으로’ 등을 주장했고, 문재인 정부의 핵심권력자들 및 정책결정자들 중에는 반미친북적 성향의 인사가 상당수 포진해 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는 지난 6월 29-30일 한미정상회담에서 한미동맹을 정상궤도에서 이탈시키지 않았다. 정상회담을 통해 한미 양국 정상은 “미국의 확장억제력 대한민국에 제공” 등을 확인하면서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상당히 인지하는 공동 합의 도출이라는 큰 긍정적인 설계도를 제시했다.

▲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조지프 던퍼드 미 합참의장이 14일 오후 청와대 본관에서 대화하고 있다. / 연합

한미동맹 인식 변화는 긍정

북한의 사실상 핵무기 보유는 대한민국 생존 여부에 영향을 주는 큰 변수 중 변수다. 문재인 정부는 미래에 대한민국에게 크나 큰 재앙으로 다가오고 있는 북한 핵에 대한 위험성을 어느 정도 인지하고 UN의 북한 비핵화 제재 결의에 동참하는 개념설계도를 제시했다.

대화를 강조하면서도 국제적 정서인 제재에 동참하는 바람직한 개념설계도를 제시했으며 이는 상당한 평가를 받을 수 있다. 외교 분야에서 바람직하지 못한 개념설계도는 (1) 대한민국 자체 국력평가에서 인식 오류, (2) 북한 실체 인식 오류, (3) 중국 실체 인식 오류, (4) 한미동맹 결속 노력 미흡 등을 이야기할 수 있다.

문재인 정부는 대한민국 자체 국력을 과대평가하는 바탕 위에서 대북정책과 국제적인 외교정책을 추구하려는 개념을 제시했다. 외교에서는 자국의 국력을 지나치게 과소평가해서도 안 되지만 과대평가하는 것도 비합리적이다.

현재 한반도 평화 문제나 북한의 비핵화 문제는 한국자체의 역량만으로는 그 근본적인 해결이 어려운 주제들이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는 이러한 주제들을 해결함에 있어 “한국이 주도할 수 있다”는 한국 자체 능력을 과대평가하면서 비합리적인 개념설계들을 제시했다.

그 대표적인 예는 임기 내에 한미연합방위사령부 전작권 조기전환을 구체적인 목표로 설정한 예다. 한국방위를 함에 있어 조기에 전작권을 미국으로부터 인수해 주한미군을 한국군이 지휘하면서 전쟁을 수행할 수 있다는 개념 제시를 했다.

이러한 전작권 조기 전환 요구는 한미연합방위체제의 약화 혹은 주한미군 철수, 한국군 자체 능력의 미흡함 등을 심각하게 고려하지 않고 막연하게 ‘주권국가 한국군이 전시작전명령권도 갖고 있지 않다’는 정치화된 안보 이슈 개념이다.

한국군 실제 능력에 대한 인식 오류에서 나온 결과다. 한미정상회담 이후 생성된 ‘문재인 정부 운전대론’과 소위 ‘한국배제론(Korea Passing)’은 문재인 정부의 ‘한반도 문제 한국 주도권’주장의 결과였다고 볼 수 있다.

북한 실체 인식은 지나치게 감성적

문재인 정부의 북한 실체에 대한 인식 오류는 대북정책 및 외교정책에서 제일 심각한 문제점을 발생케 하는 원천이다. 합리적인 대북정책 및 대외정책은 상대방에 대한 객관적인 인식을 함이 근본 중 근본이다.

세계의 북한전문가들은 북한 정권의 객관적 실체를 ‘지구촌 전역에서 최악의 잔혹한 독재병영국가+언제 무슨 짓을 할지 모르는 예측불허의 속성 보유 정권+강력한 군사력 하나로 모든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선군정치를 지상지고의 국가경영철학으로 삼고 있는 최고의 불량정권+대남정책의 궁극적인 목표로 ‘한반도 전역 북한중심 통일’을 설정·고수하고 있는 수시 무력도발 집단‘이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이 같은 북한의 속성을 정확하게 인지하면서 대북정책들을 설계하고, 그에 맞춰 구사하면 대북정책에 대한 실패 확률은 훨씬 줄어들 것이다. 북한의 실체만 정확하게 알면 대북정책으로서 실효성 있는 것과 없는 것, 우선순위 높은 것과 낮은 것, 대한민국 국익에 도움 되는 것과 해가 되는 것, 주도권 행사가 가능한 것과 불가능한 것 등 모든 것이 지혜롭게 결정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는 북한의 객관적 실체 인식에 오류를 범한 가운데 비현실적인 대북정책에 대한 개념설계도를 보유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북한은 ‘형제요 동포’이지 우리의 적이 아님”이라는 정서를 보유하고 대북정책 및 대외정책을 구사함으로써 많은 오류를 범하고 있다.

그 구체적인 사례가 북핵 폐기를 위한 대북제재라는 지구촌적인 정서와 엇박자를 만든 문 대통령의 ‘베를린 평화구상’(7.6), 북한에 ‘군사·적십자회담 개최 동시 제의’(7.17) 등이었으며 이로 인해 강한 한미동맹 결속과 한미일 3국공조라는 차원에서 한국이 상당히 소외되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

특히 중국 실체에 대한 인식 오류는 문재인 정부 외교정책에서 큰 혼선을 빚고 있다. 지난 25년간 중국은 한국과 친교를 위한 상당한 노력도 했다. 그러나 중국의 한국에 대한 궁극적 목표는 한국을 탈 미국화(脫美國化)해 중국에 복속(服屬)시키는 것이다.

근래 ‘중국은 북한과 6·25전쟁에서 항미원조(抗美援朝)한 관계’라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실토하면서 북한의 비핵화에 협조할 수 없다는 본색을 드러내고 있다.

중국은 주중 한국대사를 불러 “사드 배치를 철회하라”고 노골적으로 협박하고 있는 실체다. 문재인 정부가 사드 배치 문제를 두고 중국의 눈치를 지나치게 보면서 우왕좌왕하는 행보를 걷고 있는 것은 중국의 실체에 대해 무지·인식오류에서 나온다.

문재인 정부의 한미동맹 중요성 인지는 노무현 정부 보다는 약간 나은 편이다. 그 인지는 나은 편이나 한미동맹의 결속을 위한 실질적인 노력이 미흡한 것은 사실이다. 그 대표적인 예로, 사드의 한국 배치 문제를 두고 미적대는 태도와 트럼프 정부가 강한 북한에 대한 제재를 주장하고 있는데 북한과 대화·교류협력을 주장하는 엇박자적인 행보다.

이러한 문재인 정부의 정서에 대해 지난 5월 31일 문재인 대통령을 방문한 더빈 미 민주당 상원 원내총무는 “한국이 원치 않으면 사드를 한국에서 뺄 수 있다. 1조 원 예산을 다른 데 쓸 수 있다”라고 주장하면서 문재인 정부의 적극적이지 못한 한미동맹 결속을 위한 태도에 노골적인 불만을 표명하기도 했다.

  안보분야  

북의 비대칭위협 대응능력 조기구축은 바른 방향

문재인 정부의 안보분야에서 바람직한 개념설계도는 (1) 북 핵·미사일·사이버 등 비대칭 위협에 대한 대응능력 조기 구축 (*100대 국정과제), (2) 굳건한 한미동맹 기반 (*100대 국정과제), (3) 군 방산비리 척결, (4) 군 기강 강조, (5) 사드철수계획 철회.사드 배치 등이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 그리고 대남 사이버 공격 능력은 대한민국 안보에 심각하고 결정적인 위협능력이다. 북한이 보유하고 있는 심각한 대남 비대칭위협역량에 대한 대응능력을 조기에 구축함은 우리의 안보를 위한 만시지탄의 정책적 과제다.

문재인 정부가 북한이 보유하고 있는 결정적인 대남위협 역량에 대해 심각성을 인식하고 조기대응 능력 구축을 개념설계로 확정한 것은 대단히 바람직한 일이다. 북한이 보유하고 있는 비대칭 위협에 북한보유 생화학 무기도 포함시켜야 한다.

그리고 대응체제 구축을 반드시 한국 자체적으로 하는 것을 강조하다 실기를 해서는 안 된다. 한미공조체제를 최대로 활용해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6월 말 한미정상회담을 통해 트럼프 미 대통령과 “한미상호방위조약에 근거한 강력한 연합방위태세와 상호안보증진을 통해 대한민국 방어: 재래식 무기·핵을 포함한 대한민국에 미국의 확장억제력 제공; 한미안보협의회의(SCM)와 한미군사위원회회의(MCM)를 동맹 강화에  중요한 역할을 하도록 함; 외교국방(2+2) 장관회의 및 고위급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 개최를 정례화하고 비핵화 조율; 한국군은 상호운용이 가능한 연합방위를 주도하고,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을 방어, 탐지, 교란, 파괴하기 위해 필요한 군사능력을 지속적으로 확보함” 등 합의를 한 것은 한국의 안보를 위해 대단히 바람직한 개념설계도였다.

불량국가 북한이 사실상 핵보유국이 되어 있는 현실 앞에서 우선 화급하게 조치할 가장 긴요한 대응조치는 굳건한 한미동맹 결속 외 다른 방안이 없다.

문재인 정부가 군의 방산 비리를 ‘이적성 행위’로 규정하면서 척결을 천명하고 그 비리를 발본색원하겠다는 개념설계는 대단히 바람직하다. 군사력 건설 관련 비리는 다른 분야의 비리와 안보역량 훼손이라는 차원에서 그 성격이 완전히 상이하다.

군 기강 확립은 군사력 건설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군 기강에는 군인 상하 간에 비인간적인 적폐를 청산하는 것도 중요한 내용 중 하나지만 이적성 문화가 침습되는 현상은 더 더욱 심각한 현상이다.

이런 의미에서 장병정신무장 차원에서 군이 이적성 이념으로 오염되는 것을 철저히 발본색원하는 것도 진정한 안보역량 훼손을 막는 길이다. 북한이 부단히 획책하고 있는 한국군을 와해하려고 하는 ‘국군와해전취전략/전술’에 대한 특단의 대응 조치를 취하는 것이 필요하다.

문재인 대통령이 대통령 선거 캠페인에서는 ‘사드 한국배치 철회·국회동의’ 등을 주장했으나 집권 후 점진적인 수정을 가한 것은 바람직한 개념설계다. 지난번 한미정상회담 때 문 대통령은 미 하원 지도부와 간담회에서 “환경영향평가 때문에 절차가 너무 늦어지지 않을까 걱정할 필요가 없다.

혹시라도 나 또는 새 정부가 사드를 번복할 의사를 가지고 그런 절차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버려도 좋다”, “사드는 북한 도발 때문에 필요한 방어용임으로 북핵을 근원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본질이다”라는 주장들은 바람직한 개념 정립이다. 그러나 그 후 실제 사드 배치를 신속하게 추진하지 않고 미적대고 있음에 대해 비판을 받고 있다.

국가안보 역량 확립 미흡

문재인 정부의 안보 관련 바람직하지 못한 개념 설계도는 (1) 북한 실체 인식 오류, (2) 북핵 해법에 대한 인식 오류, (3) 오락가락 안보정책, (4) 국방안보의 정치화, (5) 안보훼손역량 통제에 대한 무기력함 등을 지적할 수 있다.

문재인 정부의 북한에 대한 인식 오류는 전반적인 대북정책과 안보정책을 뒤틀리게 하는 본원(本源)이 되게 한다. 한국 사회에서 보수와 소위 진보라는 사람들의 가장 근본적인 차이점은 북한에 대한 인식이다.

일반적으로 보수는 “북한은 ‘우리의 형제+동포+우리의 주적’ “이라는 인식을 보유하고 있고, 진보는 “북한은 ‘우리의 형제+동포+우리의 주적이 아님’”이라는 인식을 보유하고 있다.

주로 진보적인 인사로 핵심정책결정자를 구성하고 있는 문재인 정부의 종합적인 정서는 북한에 대해 진보적인 인식을 보유하고 모든 대북정책을 설계할 가능성이 높은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문재인 정부의 진보적인 정서는 북한에 대한 객관적인 인식에 오류를 범하게 하면서 많은 비합리성과 엇박자적인 정책을 창출케 하고 있다.

북한의 객관적 실체는 앞에서 이야기한 바와 같이 ‘지구촌에서 가장 잔혹한 독재병영국가+언제 무슨 짓을 할지 모르는 세계 최고 불량국가+강력한 군사력으로 모든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는 병진노선을 지상지고 국가경영철학으로 삼고 있는 정치집단+여하한 경우에도 한반도 전체 공산화통일을 궁극적인 대남정책 목표로 추구하고 있는 정치집단’으로 규정되고 있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인식이다. 이들 정치집단은 친형제도 고모부도 필요한 경우 얼마든지 독살도 하고 가루를 만들면서 살상도 하는 집단이다.

이 집단을 “우리의 형제요 동포지 우리의 주적이 아니다”라고 인식함은 실제 현실과 맞지 않는 수많은 엇박자적인 대북정책과 안보정책을 양산할 수 있다. 북한에 대한 잘못된 인식 때문에 도출된 대북정책 중에는 ‘국정원 대공수사 기능 폐지’, ‘휴전협정 64주년인 7월 27일 군사분계선에서의 적대행위 상호 중단(*베를린 구상 4대 실천과제)’, ‘국제적인 제재와 어긋난 북한지원 및 대화 제의’ 등이다.

문재인 정부가 범한 가장 큰 오류 중 하나는 북핵 해법에 대한 인식 오류다. 북핵 문제는 지난 20여 년 동안 4자회담, 6자회담, 유엔 등 국제적인 온갖 대화를 통한 해결의 노력이 경주되었지만 ‘하늘이 무너져도 핵을 포기할 수 없다’는 북한의 사생결단의 집념과 실제 핵개발 노력에 의해 북한의 비핵화는 사실상 실패한 것으로 결론을 짓고 있다.

이러한 북핵 문제에 대해 문재인 정부는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과 평화체제 구축(*100대 국정과제, *문재인 대통령 베를린 구상 5대 정책 기조)’, ‘대화를 통한 북핵 문제 해결’ 등을 주장하면서 북핵 문제 해결에 대한 실효성 없는 구태의연한 개념을 제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을 통해 “북한에 대한 전략적 인내의 시대는 실패했다”, “우리는 모든 책임 있는 국가들과 함께 제재를 강화해 북한이 좀 더 나은 길로 나올 수 있도록 압박할 것이다”라고 주장하면서 문재인 대통령의 북핵 해법과 엇박자적인 자세를 보였다.

뿐만 아니라 미국 상원외교위 동아태소위 위원장 가드너 의원(7.18)은 “북한과 회담보다는 비핵화 요구가 먼저”, “필요하면 군사수단 동원” 등을 주장하면서 문재인 정부의 북한 핵 해법에 반대되는 견해를 표명하기도 했다.

국방안보 정책이 보유해야 할 제일 조건은 ‘자국의 국민, 영토, 주권, 지켜야 할 국가적 가치를 수호함에 의연하고 당당함’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다. 문재인 정부는 국가안보에서 어떤 가치를 지키고 어떤 가치를 제거해야 할 것인지에 대한 명쾌한 개념이 부족하다.

대한민국을 위한 가치인지 아니면 북한을 돕는 민족 전체적인 가치인지 애매한 주장이 적지 않고, 주변 국가에 대해서도 친교국, 준적성국, 적성국 구분이 애매하다. 그러다 보니 안보정책이 의연함과 당당함이 결여된 가운데 우왕좌왕하는 모습이 표출되고 있다. 중국이나 미국의 눈치를 보면서 오락가락하고 있는 대표적인 사례 중 하나가 사드 한국 배치다.

국정과제들 중에는 여하한 경우에도 절대로 정치화 되어서는 안 될 분야가 국가안보정책 분야다. 국가안보정책이 국민들 인기영합의 대상물이 되어서는 절대로 안 된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가 제시하고 있는 안보정책 중에는 국민들 인기영합과 연계되었다고 주장되는 정치화된 주제가 상당수 있다. ‘전작권 임기 내 전환(*100대 국정과제)’, ‘군복무기간 18개월로 단축 (*100대 국정과제)’, ‘국방문민화의 강력한 추진(*100대 국정과제)’ 등이 그 대표적인 예들이다.

현재 북한의 비대칭전력 앞에 대한민국 생존을 두고 심각한 고민을 하고 있는 시점에서 전작권 환수는 그렇게 화급한 과제가 아니다. 환수를 결정하다가도 도로 환원시켜야 할 과제다. 도둑 잡는 데 꼭 집주인이 지휘하면서 잡아야 된다는 법은 없다. 도둑 잘 잡는 옆집 사람들이나 경찰이 와서 지휘를 잘 하면서 도둑을 잘 잡으면 된다. 북한의 비대칭전력에 대한민국 생존대책이란 주제는 주도권 운운할 주제가 아니다.

군복무기간 단축은 한국 정치인들이 전형적으로 안보전력을 국민인기 영합 대상물로 삼은 주제다. 지금 북한 군인들의 평균 복무기간은 10~12년이다. 현재 한국의 안보 상황, 첨단병기에 대한 숙련기간, 자연인구 감소 등을 고려하면 군복무기간은 오히려 더 늘려야 할 주제다.

국방 분야 문민화도 심각하게 재고해야 할 주제다. 국방전력 중에는 문민화 되어야 할 분야가 있고 절대로 문민화 되어서는 안 될 분야도 많다. 현재 한국군은 문민화가 잘못 되어 있는 분야도 많다. 국방안보 정책에 대한 전문성은 하루아침에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수십 년 군복입고 군에 평생을 바치고 있는 순수군인들이 반드시 복무해야 할 분야가 많이 있다. 문민화를 통해 군에 유입되는 민간 인력이 혹시나 이적성 이념에 오염된 인사인 경우 군의 안보역량은 심각히 훼손될 수도 있다는 점을 고려함도 대단히 중요한 일이다. 잘못된 문민화는 전력을 심각하게 약화시킬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고 문민화를 주장해야 한다.

안보역량훼손 차단·통제에 대한 무기력·방관은 절대로 있어서는 안 될 사항이다. 문재인 정부는 국가안보역량 훼손 행위에 대해 방관 혹은 통제함에 대한 무기력을 표출시키고 있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성주 사드기지 통로 민간인 불법 점거에 대한 무기력한 대응이다.

군 장비, 군수품이 당당히 통과할 도로를 일부 투쟁세력이 불법점거하고 오히려 공권력을 차단하는 희귀한 이적행위를 하고 있음에도 이들을 제대로 통제하지 못하는 반 안보적인 행태를 보이고 있다. 이런 행태는 소위 법과 공권력을 보유하고 있는 정상국가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안보정책 중에는 국민들과 숙의하고 동의를 받을 것도 있고, 국민들 동의와는 관계없이 과감하게 추진해야 할 과제도 있다. 노골적으로 안보역량을 훼손시키고 정부 공권력의 권위를 실추시키고 있는 비이성적 투쟁세력를 제대로 통제하지 않고 방관 혹은 타협을 모색하는 안보정책은 가혹한 평가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

▲ 미시건대 국제정치학 박사 / 세종연구소 소장 역임 / 한국국가정보학회 회장 / 공군 준장 예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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