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라디오 추락의 원흉이라더니? 청취율 대부분 1위
MBC라디오 추락의 원흉이라더니? 청취율 대부분 1위
  • 박주연 미래한국 기자
  • 승인 2017.08.26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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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노조 측으로부터 라디오 청취율, 신뢰도 추락 원흉 지목된 김도인 편성제작본부장 반박 “마녀사냥에 이용하는 것 사양하겠다”

민주노총 산하 언론노조MBC본부 조합원인 기자들과 아나운서 등이 경영진 퇴진을 주장하며 제작거부에 들어간데 이어 라디오PD들도 동참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이들로부터 MBC 라디오 청취율과 신뢰도 추락의 원인으로 지목된 김도인 편성제작본부장이 25일 반박하고 나섰다.

김 본부장 개인 이름으로 공개된 보도자료에 의하면, 그는 “제가 추악한 간섭을 많이 해서 청취율이 추락하고 신뢰도가 추락한 것처럼 보이게 글을 써놓았다. 그럼 사실관계를 따져보겠다”면서 라디오국장으로 재직 시 라디오 청취율 조사에서 대부분 표준FM이 청취율 1위를 한 사실과 인사불이익이 없었다는 점, 세월호 보도와 관련한 부당한 지시가 없었다는 점, 진행자 선정 및 선곡의 자율성이 없었다는 주장 등은 사실이 아니라는 점을 구체적 수치 등을 들며 반박했다.

그러면서 김 본부장은 “저를 ‘라디오 추락의 주범’이라고 했는데, 오히려 ‘라디오 추락의 진짜 주범’은 사실관계를 무시하고 전후맥락을 교묘하게 왜곡시킨 이런 글로 PD들을 현혹시키는 사람이라고는 생각해보지 않았느냐”면서 “생각이 다른 PD들까지 자기편에 줄 세우기 위해, 우리말을 듣지 않으면 이렇게 된다고 ‘마녀사냥’의 대상으로 저를 이용하는 것이라면 사양하겠다”고 했다.

한편, MBC 라디오PD 40명은 오는 28일 오전 5시부터 제작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MBC 라디오PD들은 24일 성명을 내어 “회사 비상 계획안에 따르면 많은 프로그램이 파행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며 “48년 역사를 자랑하는 ‘별이 빛나는 밤에’는 진행자 없이 음악만 나갈 예정이다. 프로그램과 스태프를 뒤로 하고 돌아서는 PD들의 발걸음이 무거울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MBC 라디오PD들은 “그간 MBC 라디오는 청취율과 신뢰도 추락을 거듭했다”며 “추락의 이면에는 추악한 간섭이 존재했다. 아이템 검열과 제작 개입은 지난 몇 년간 ‘신동호의 시선집중’ 등 시사 프로그램에서 지속적으로 이뤄졌다”고 폭로했다.

- 이하 김도인 편성제작본부장 반박글 전문-

40명의 라디오PD들에게

또 김도인 때문입니까?

“그간 라디오는 추락을 거듭했다. 청취율의 추락, 신뢰도의 추락. 추락의 이면에는 추악한 간섭이 존재했다. 아이템 검열과 제작 개입은 지난 몇 년간 <신동호의 시선집중>등 시사프로그램에서 지속적으로 이루어졌다. 김도인 편성제작본부장이 제작진에게 연락해 아이템과 인터뷰이를 강요하는 일이 벌어졌다. 부당한 지시에 반발한 PD에겐 인사 불이익이 뒤따랐다.”

제가 추악한 간섭을 많이 해서 청취율이 추락하고 신뢰도가 추락한 것처럼 보이게 글을 써놓았더군요.

그럼 사실관계를 따져보겠습니다.

첫째, 저는 2013년 5월 22일 라디오국장으로 발령받아 2015년 2월말까지 1년 9개월 동안 라디오국장으로 있었습니다. 그 사이에 한국리서치에서 주관하는 라디오 청취율조사가 12번 있었는데, 그중 4번을 제외하고는 표준FM이 청취율 1위를 차지했습니다. 2013년 5월 10일에 <시선집중>의 손석희 진행자가 떠났음에도 불구하고 거둔 성적입니다. FM4U의 경우에는 제가 국장으로 있는 동안 청취율이 2배 올랐습니다. 제가 국장으로 부임한 직후인 2013년 2R 조사에서 CBS-FM이 14.5%, KBS-2FM이 14.6%, FM4U가 6.1%였던 것이, 2015년 1R 청취율조사에서 CBS-FM이 13%, KBS-2FM이 11.5%, FM4U가 12.8%였습니다. 적어도 저 때문에 라디오 청취율이 추락했다는 얘기는 할 수 없겠죠?

둘째, 부당한 지시에 반발한 PD에겐 인사 불이익이 뒤따랐다고 하는데, 제가 어떤 부당한 지시를 했으며 어떤 인사 불이익을 줬는지 구체적으로 지적해주시면 자기성찰의 계기로 삼겠습니다.

“시사프로그램 뿐만이 아니었다. 모든 프로그램에서 ‘세월호’와 ‘위안부’는 금기였다. 세월호 1주기를 맞아, 구출에 참가했던 어민을 다룬 프로그램은 수많은 시사와 수정을 거쳐야 했다. ‘정부’를 삭제하라, ‘해경’과 ‘헬기’를 삭제하라. 프로그램은 결국 기름 유출로 생활고를 겪는 어민의 이야기로 대폭 수정된 채 방송됐다. 한일관계 아이템조차 위안부 합의 문제가 부각될 수 있다며 거부당하기 일쑤였다. PD에게는 진행자 선정의 자율성도, 아이템 선택의 자유도, 때론 선곡의 자유도 없었다.”

셋째, 저는 2015년 2월 27일 편성국장으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세월호 1주기는 2015년 4월 6일이었고요. 그때는 편성국장이라서 라디오에 관여하려야 할 수가 없었습니다. 한일 위안부 합의도 그 이후에 벌어진 일이구요. 이왕 세월호 얘기가 나왔으니 하는 말입니다만, 세월호 사건이 발생했을 때 저는 리포터들을 사건 현장에 내려 보내 매시간 리포트를 하게했습니다. 안산에 있는 분향소에까지 리포터를 고정 배치했던 기억이 있으니 꽤 오래 동안 세월호 문제를 다뤘던 것 같은데요?

넷째, 제가 PD들에게 진행자 선정의 자율권을 주지 않은 것처럼 얘기하셨는데, 진행자는 라디오의 기획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으로, 일선 PD가 마음대로 하는 것이 아닙니다. PD들의 의견을 들어 국장이 결정을 내리고 나중에 책임지면 되는 것입니다. 사족입니다만 제가 <굿모닝FM>의 진행자로 전현무씨를 발탁하자고 제안했을 때 일선 PD들 중에는 반대하는 사람들이 꽤 있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다섯째, 제가 선곡의 자유를 주지 않은 것처럼 얘기하는데, 마치 특정 노래를 틀어라, 틀지 말라고 국장이 지시한 것으로 오해하는 사람들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저는 PD가 좋아하는 노래를 선곡하지 말고 청취자가 듣고 싶은 노래를 선곡하라는 원론적인 얘기를 계속 강조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다만, 이번에 서명한 PD 중 한명이 프로그램 성격에 맞지 않는 무명 트롯가수들의 노래를 지나치게 많이 틀어서 인사고과에 반영한 적은 있습니다만, 설마 그것을 가지고 선곡의 자유 운운하지는 않았겠죠?

제가 다시 라디오에 관여할 수 있게 된 것은 편성제작본부장이 된 2017년 2월 28일 이후입니다. 제가 떠난 이후로는 표준FM이 한 번도 청취율 1등을 못했더군요. 유경민 라디오국장이 <시선집중>, <손에 잡히는 경제>, <그건 이렇습니다>의 시간대를 바꾸는 과감한 개편안을 제안하기에 적극적으로 수용했습니다. 6월26일 개편한지 일주일 만에 이뤄진 청취율 조사에서 <시선집중>은 3.5%에서 5.1%로, <손에 잡히는 경제>는 2.3%에서 3.7%로, <그건 이렇습니다>가 방송되는 오전 6시대는 0.7%에서 1.1%로 의미 있는 상승을 했습니다.

저를 ‘라디오 추락의 주범’이라고 했는데, 오히려 ‘라디오 추락의 진짜 주범’은 사실관계를 무시하고 전후맥락을 교묘하게 왜곡시킨 이런 글로 PD들을 현혹시키는 사람이라고는 생각해보지 않으셨나요? 생각이 다른 PD들까지 자기편에 줄 세우기 위해, 우리말을 듣지 않으면 이렇게 된다고 ‘마녀사냥’의 대상으로 저를 이용하는 것이라면 사양하겠습니다.

 

2017년 8월 25일

편성제작본부장 김도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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