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원이 보내는 편지] 30代의 직장
[이성원이 보내는 편지] 30代의 직장
  • 미래한국
  • 승인 2003.09.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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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에 입사한 지 3년이 되어 막 대리가 된 조카아이가 회사를 그만 둘까 한다고 상의를 하러 왔다. 이제 30세. 불현듯 내 그맘 때가 생각났다.한국은 계약사회가 아니다6·25 휴전 얼마 후 대학을 졸업하고 외국 오퍼상에서 2년간 일했다. 그것을 밑천으로 현대에 들어가 3년 동안 무역업무를 맡아 봤다. 이런 시기에 위기가 온다는 것을 그때는 몰랐다. 회사 일에 조금 진력이 날 무렵 기계과 동창이 찾아와 재봉틀에 쓰는 북 공장을 하나 같이 해보지 않겠느냐고 말을 걸어왔다. 냉큼 회사에 사표를 내고 북공장을 차렸다. 1년쯤 고생고생 죽을 쑤다가 결국 재봉틀회사에 넘겨버렸다. 이렇게 나의 직장생활은 허무하게 끝났다. 그때 내 나이 30. 그 후 다시는 직장을 잡아보지 못했다.한국은 미국처럼 취직과 이직이 쉽게 이뤄지는 계약사회가 아니다. 한번 직장을 놓고 나와 사업에 실패하면 다시는 새 직장을 얻지 못하는 게 상례다.폐허 위에 섰던 사람들직장을 떠날 때는 반드시 성공할 승산이 있는 때라야 한다. 30대 초는 너무 이르다. 수학에서 공식과 정리만 배우고 아직 응용문제를 못 풀어본 시기다. 또 하나 지금 젊은 세대가 착각하고 있는 게 있다. 아버지 세대는 해방과 6·25를 겪으면서, 이 세상의 모든 것이 하루아침에 ‘無’로 돌아갈 수 있다는 것을 경험했다. 이것을 못 겪어본 젊은 사람들은 이 풍요롭고 조용한 세월이 아무 노력 없이도 언제까지나 지속되는 것으로 착각하고 있다. 부모의 재산도 하루아침에 없어질 수 있다. 개인의 재산만이 아니다. 지난 100년간의 일본 대기업의 평균 수명은 30년이었고 미국은 10년밖에 안 되었다.새 일터 여는 Weak Ties일단 독립해서 조직을 떠난다면 셋 중 하나는 꼭 성취할 자신이 있어야 한다. 돈을 벌거나 명성을 얻거나 사회에 큰 봉사를 할 수 있어야 한다. 조그만 가게나 하나 열어가지고 지지거리고 앉아 있다면 그건 성공이랄 수 없다. 더구나 자영업이란 직장생활처럼 그렇게 마음 편한 것이 아니다. 주간지 기사로는 화려해보이지만 현실은 진흙탕이다.요즘 추세로는 본인이 직장에 붙어 있으려 해도 어차피 45세 전후해서 불가피 떠나게 될 확률이 크다. 따라서 35~40세 사이에 준비가 완료되면 좋다. 늦어도 45세까지는 확고히 자기 나갈 길을 마음속에 준비하고 있어야 한다.준비의 한 기둥으로 ‘Weak Ties’ 형성에 힘써야 한다. 개인적으로 대외창구를 활짝 열어 놓고 현업 이외의 사람들과 널리 ‘느슨하지만 탄탄한 유대’관계를 구축해나가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청소년도서재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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