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파업 MBC ‘그래도 희망은’…MBC노조 “서로 배려하고 인정”
총파업 MBC ‘그래도 희망은’…MBC노조 “서로 배려하고 인정”
  • 김신정 미래한국 기자
  • 승인 2017.09.13 10:2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MBC노동조합 13일 특보 통해 사내 분위기 전해

정부여당의 방송장악 논란이 거센 가운데 민주노총 산하 전국언론노동조합MBC본부가 총파업을 이어가고 있다. 이런 가운데 경력기자 중심의 MBC노동조합 (공동위원장 김세의, 임정환, 최대현, 이하 MBC노조) 은 13일 특보를 내어 MBC 내 분위기를 전했다.

MBC노조는 “민주노총산하 언론노조 MBC본부의 총파업이 시작된 지 2주째로 이 기간 MBC안에서 일터를 지키고 있는 노동자들 사이에는 새로운 인사문화가 시작됐다”며 “‘고생 많아요.’ 서로가 서로의 힘듦에 대해 배려하고 인정하기 시작한 것”이라고 밝혔다.

MBC노조는 “MBC의 고질병이었던 부문 간의 갈등이나 알력조차도 보이지 않는다”며 “‘내가 힘들고, 너도 힘들다. 그래도 우리가 서로 도우니 견딜 만하다.’ 지금 이 순간 MBC내부에서 일하고 있는 노동자들에게 지펴진 작은 불꽃”이라고 희망을 전했다.

-이하 특보 전문-

MBC노동조합 특보

문예부흥이라고 학교에서 배운 르네상스는 서양 과학사에 결정적 계기를 마련한 변곡점이다. 인체를 탐구하고, 과학실험을 통해 자연현상을 설명해 내는 등 르네상스는 현대 과학발전의 모태가 되는 많은 연구물들과 무엇보다도 현대 민주주의의 근간이라 할 수 있는 인간의 존엄성을 중시하는 문화를 탄생시켰다.

그러나 이런 르네상스가 어느 날 갑자기 생겨난 것일까?

결코 그렇지 않다. 르네상스의 바로 앞 서양은 봉건주의가 민중을 지배하고 있었으며, 민중은 농노 즉 노예로써 영주에게 예속되어 가축이나 다름없는 취급을 받았다. 이 시기의 서양은 동양에 비하면 원시인 수준에 불과한 열악한 과학과 문화를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어떻게 동양을 앞지르고 엄청난 과학발전과 정치제도 및 사회발전을 이루게 되었을까?

정답은 페스트, 흑사병의 창궐이었다.

유럽에 몰아친 흑사병의 공포는 유럽인구의 절반을 죽일 정도였다. 두 집 건너 한 집이 몰살을 당할 정도였고, 왕과 귀족, 성직자와 노예를 가리지 않고 무수한 사람이 죽었다.

사람들은 어떻게든 살아남아야 했다. 개인은 위생관리에 신경을 썼고 의사의 말에 힘이 실리고, 과학자들의 연구는 나날이 발전해 갔다.

무엇보다도 놀라운 것은 사회구조의 변화이다. 인구감소로 노동력이 부족해지자 농노를 구하기가 불가능해졌고, 노동자의 임금인상과 노예의 해방을 가져왔다. 이후 인간의 소중함을 깨닫게 된 서양은 인간존중의 역사로 급선회하게 된다.

많은 이들이 우려 하고 두려워하는 흑사병, 그러나 흑사병의 고통을 통해 서양은 동양을 추월할 발판을 마련했고, 현대 민주주의의 기반이 완성됐다.

요즘 MBC의 상황 역시 두려움과 우려가 가득해 보인다.

그러나 생각해 보면, 두려움과 우려를 극복해 낼 때 새로운 발전의 계기가 만들어진다.

흑사병을 향한 인간의 도전이 르네상스를 만들어 낸 것처럼,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은 대한민국의 눈부신 발전과 자유민주주의 확립을 탄생시켰다.

그리고 외부세력의 공작으로 일어난 파업과 언론노조의 갑질에 대한 공포는 외부세력의 개입을 차단하려는 MBC노동조합을 설립케 했고, 일터의 소중함, 동료 간의 유대감에 대한 회복의 의지를 불태우게 하고 있다.

민주노총산하 언론노조 MBC본부의 총파업이 시작된 지 2주째다.

이 기간 MBC안에서 일터를 지키고 있는 노동자들 사이에는 새로운 인사문화가 시작됐다.

“고생 많아요.”

서로가 서로의 힘듦에 대해 배려하고 인정하기 시작한 것이다. MBC의 고질병이었던 부문 간의 갈등이나 알력조차도 보이지 않는다.

‘내가 힘들고, 너도 힘들다. 그래도 우리가 서로 도우니 견딜 만하다.’

지금 이 순간 MBC내부에서 일하고 있는 노동자들에게 지펴진 작은 불꽃이다.

2017. 9. 13

MBC노동조합

본 기사는 시사주간지 <미래한국>의 고유 콘텐츠입니다.
외부게재시 개인은 출처와 링크를 밝혀주시고, 언론사는 전문게재의 경우 본사와 협의 바랍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