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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태의 변화편지 - 돈 벌면서 광고하는 방법! 브랜디드 콘텐츠

김민성 미래한국 기자l승인2017.09.14l수정2017.09.14 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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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성 미래한국 기자  kooup@naver.com

#1. 2003년 ‘스펀지’라는 TV 프로그램을 보다가 매우 흥미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일본 브레이크 공업이라는 회사의 사가(社歌)가 일본 오리콘 차트 22위까지 올랐다는 것이었다. 요코하마에 위치한 이 회사는 직원이 20-30명 정도밖에 되지 않은 작은 회사란다. 더구나 3D 업종에 속하는 건물철거 업종이다.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업도 아니고, 마케팅의 필요성도 별로 없는 회사가 사가 하나로 졸지에 유명세를 탄 것이다.

사연은 이렇다. 한 젊은 직원이 사가를 만들겠다고 자청했다. 원래 작곡에 관심도 있었고 노래를 좋아하는 베짱이 같은 이 직원이 빠른 템포의 가요 형식으로 사가를 만들고 자신들이 일하는 장면들을 캠코더로 찍어 뮤직 비디오 형태로 편집해서 회사 홈페이지에 올렸다. 그런데 이게 빵 터져 버렸다.

▲ 김용태연구소 소장 김용태

음악성이나 영상의 퀄리티가 그리 우수한 것도 아니고 재미있는 요소가 있는 것도 아니었는데, 인터넷 상에서 입소문을 타더니 사람들이 몰려들기 시작했고 한때 서버가 다운될 지경이었다는 것이다. 또 이 뮤직 비디오를 CD로도 만들었다는 것이다. 당시 보아가 일본에서 1,2위를 다투고 있을 때 일본브레이크 공업의 사가가 22위까지 올라갔다는 내용이었다.

이 회사는 돈 안들이고 엄청난 홍보 효과를 올린 셈이다. 아니 오히려 돈 벌면서 광고했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일본 전역에 알려졌고, 한국 TV에서 방영까지 되었으니. 이 당시만 해도 SNS가 없었는데도 이 정도였으니, 만일 SNS를 탔다면 강남 스타일 효과를 봤을지도 모를 일이다.

#2. 2005년 3월 인터넷을 통해 처음 공개된 이효리의 ‘애니모션(Anymotion)’이라는 노래는 불과 20일 만에 SK텔레콤, KTF 등에서 컬러링, 벨소리 다운로드 1위를 달렸다. 또 인터넷을 통해 뮤직비디오도 급속하게 확산되었다. ‘애니모션’은 삼성전자가 만든 7분짜리 뮤직 비디오였다. 스토리는 일종의 스타 탄생 내용이다.

‘댄스 오디션에서 실수를 해 의기소침한 이효리. 새로운 춤을 연구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는다. 에릭은 휴대전화를 이용, 멋진 안무 동영상을 보내 이효리를 돕는다.’
이 뮤직 비디오는 광고성은 전혀 없다. 애니콜에 대한 멘트도 없다. 삼성전자는 뮤직비디오 안에 주인공들이 애니콜을 쓰는 모습이 자연스럽게 삽입했고, 이 방식은 큰 성공을 거뒀다. 그리고 이 중 15초를 편집해서 광고로 활용한 정도였다.

애니모션은 기존 방식의 TV광고에 비해 엄청난 효과를 가져왔다. 사람들은 이 영상을 퍼 나르기 시작했고, 노래를 입에 올리면서 서동요처럼 퍼진 것이다. 돈 안 들이고도 돈 들이는 광고보다 자발적인 파장력이 컸다. 오히려 돈을 벌면서 광고효과를 보고 있는 것이다.

#3. 2013년 1월 강남역 앞에서 소녀시대 콘서트가 열렸다. 그런데, 그 자리에 소녀시대는 없었다. 이게 뭐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냐 하겠지만, 맞다. 이건 귀신에 홀린 것 같은 이야기다. 실제 소녀시대가 출연한 것이 아니라 홀로그램(hologram) 콘서트였다. 미리 촬영해놓은 영상을 홀로그램 기법으로 재현한 것인데, 마치 실제 인물이 있는 듯한 착각을 느끼게 한다.


홀로그램은 완전하다는 의미의 ‘holos’와 그림이라는 ‘gram’의 합성어인데, 레이저 광선으로 2차원 평면에 3차원 입체를 묘사하는 기술이다. 현실인지 가상인지 분간하기 어려울 때도 있다. 또 실제 인물과 홀로그램 속의 인물이 대화할 수도 있다. 물론 미리 대본에 짜여져 있는 것이지만.

홀로그램 기법은 패션쇼 등에서도 많이 활용되었는데, 모델들이 무대 위를 걷다가 갑자기 사라지기도 하고, 다른 곳에서 나타나기도 하면서 마술쇼를 연출하는 효과를 낼 수도 있다. 기업들의 마케팅에서 홀로그램을 활용하는 사례들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2014년 1월 동대문에 클라이브(Klive)라는 홀로그램 콘서트홀이 개장했다. 정부와 KT, YG가 K팝 한류의 글로벌 확산을 위해 협업한 것이다. 여기에서는 싸이와 다른 댄서들이 함께 춤을 추고 노래를 한다. 물론 싸이는 거기 없다. 홀로그램이다. 콘서트장 외부에는 증강현실(AR : Augmented Reality) 엘리베이터도 있다. 마치 스타와 동승한 기분을 느끼게 하기 위해서다. 홀로그램의 기술이 좀 더 대중화되면 매장에 들어갈 때 그 회사 광고CF 모델의 “어서 오십시오”하는 인사말과 함께 배꼽인사를 받게 될 것이다.

이와 같은 장르를 브랜디드 엔터테인먼트, 또는 브랜디드 콘텐츠(branded contents)라고 부른다. 기업들이 브랜디드 콘텐츠를 제작하는 사례들이 많아지고 있는데, 브랜디드 콘텐츠란 문자 그대로 자사의 브랜드가 녹아들어 있는 콘텐츠를 총칭한다. 이것은 기업 마케팅에서 많이 활용되는 PPL(Product PLacement)과 대비되는 개념으로, PPL은 영화사나 방송국에서 제작하는 콘텐츠에 자사의 상품을 노출시키는 것인데 반해, 브랜디드 콘텐츠는 아예 자사가 직접 제작하는 것이다.

브랜디드 콘텐츠의 종류에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브랜디드 드라마나 시네마, 브랜디드 뮤직, 브랜디드 게임, 그리고 모바일 기기들이 보급되면서 브랜디드 앱들이 개발되고 있다.

브랜디드 콘텐츠의 원조는 70년대 선경이 지원했던 ‘장학퀴즈’라 할 수 있다. TV 프로그램 안에 선경의 스마트 교복을 자연스럽게 녹여 넣은 것이었다. 앞으로는 TV프로그램과 융합된 형태가 나올 개연성이 높아지고 있다. 지금까지는 프로그램 콘텐츠가 따로 있고 광고는 그 앞뒤에 붙는 방식이었지만, 프로그램과 광고가 자연스럽게 융합될 수 있는 것이다.

브랜디드 시네마를 제작하는 사례들도 늘어나고 있다. KT가 박찬욱 감독에게 맡겨 아이폰으로 제작했던 ‘파란만장’은 베를린 영화제에서 수상했다는 것으로 화제를 낳기도 했다. 위스키 윈저도 이병헌과 한채영을 캐스팅해서 ‘인플루언스’라는 시리즈물을 제작했었다. 이러한 시도들은 자신의 브랜드가 추구하는 가치를 소비자들에게 재미있고 자연스럽게 알릴 수 있는 방편이 될 수 있다.

브랜디드 드라마도 많이 시도되고 있다. 옥션은 자사의 홈페이지에서 ‘헝그리 로미오, 럭셔리 줄리엣’이라는 드라마를 시리즈로 올렸다. 드라마를 보다가 마음에 드는 상품이 있으면 바로 화면 옆에 뜨는 상품정보를 클릭해서 바로 구매로까지 이어지게 한 것인데, 이 아이디어는 ‘쇼퍼라마(shopperama)’라는 신조어를 낳기도 했다.
‘애니모션(Anymotion)’은 브랜디드 뮤직의 좋은 예이다. 유튜브에서 터진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 역시 싸이의 브랜디드 콘텐츠라 할 수 있다.

인터넷과 모바일의 확산에 따라 브랜디드 앱을 만드는 사례들이 많아지고 있다. 유니클로의 마케팅은 독특하고 재미있다. 사람들이 너도나도 블로그를 만들고 블로거의 수가 늘어나는 추세를 감지한 유니클로는 유니클락(UNIQLOCK)이라는 블로그 파츠(parts)를 만들어서 블로거들이 자신의 블로그에 유니클로가 제공하는 재미있는 시계를 위젯 형태로 심을 수 있도록 배포했다. 모델들의 독특하고 재미있는 춤추는 영상을 보면서 시계 기능도 하는 것이다. 유니클락은 전 세계로 급속히 퍼져갔고 유니클로는 스크린 앞에 있는 고객들의 눈과 귀를 붙잡을 수 있었던 것이다. 유니클락의 성공에 이어 유니캘린더(UniCalender)도 인터넷 버전과 모바일 앱으로 만들어 배포했다.

유니클락은 대형 광고대행사의 작품이 아니다. 젊은 크리에이터들이 모인 작은 광고회사가 제안하고 만든 아이디어였다. 브랜디드 콘텐츠는 벤처의 사업기회가 될 수 있다. 그리고 트위터를 활용한 ‘유트윗쇼’로 대성공을 거둔 유니클로의 유쾌한 마케팅 사례 역시 이들의 작품이다.

스마트폰이 보급되면서 브랜디드 게임의 사례가 급속히 늘고 있다. 일본의 종합식품기업 아지노모토는 아지패드(Aji Pad)라는 요리게임 앱을 만들어 배포했다. 후라이팬의 크기나 무게가 아이패드와 비슷하다는 점에 착안해서 엄마가 후라이팬으로 요리하는 동안 아이는 아이패드를 가지고 아지패드 게임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여기서 한술 더 떠서 아이패드를 감쌀 수 있는 손잡이도 만든다.

토요타(Toyota) 자동차도 ‘뒷좌석 운전자(Backseat Driver)’라는 모바일게임 앱을 제작했다. 아빠가 운전하는 동안 아이는 뒷좌석에 앉아서 스마트폰으로 운전 게임을 하는 것이다. 스마트폰의 GPS 기능을 사용하여 실제 자동차의 루트를 따라가는데, 가는 동안 아이템을 얻고 포인트도 획득하는 방식이다. 또 자동차를 자신에 맞게 디자인하거나 꾸밀 수 있으며, 저장된 경로는 SNS를 통해 공유할 수도 있다.

이렇게 모바일 앱이 PC보다 더 큰 재미를 줄 수 있는 것은 스마트폰의 특성 때문이다. 스마트폰은 단순히 노트북을 줄여놓은 것이 아니다. 화면을 손가락으로 터치하는 것뿐 아니라 확대축소도 할 수 있고, 결정적인 차이는 중력센서(G-sensor)가 내장되어 있어서 방향과 가속도, 진동이나 무게도 감지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렇기 때문에 화면이 돌기도 하고 흔들리게 만들 수도 있다.

지포 라이터는 라이터 불꽃을 모바일 앱으로 만들었다. 콘서트나 공연장 등에서 청중들이 야광봉을 흔드는 대신에 스마트폰을 흔들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또 아웃도어용품 콜맨(Coleman)은 스마트폰을 랜턴 대용으로 쓸 수 있는 모바일 앱을 만들어 배포했다.

영화 ‘맨인블랙’(MIB)은 ‘외계인 쳐부수기(Smash Alien)’이라는 게임 앱을 만들었다. 이 게임은 증강현실 기술을 활용한 AR게임인데, MIB 영화의 스토리라인을 토대로 플레이어가 MIB의 에이전트가 되어서 총으로 외계인을 부수는 것이다. 이러한 게임 앱은 MIB 스토리의 인지도를 증강시켜 줄 수 있는 것이다. 또 닮은 연예인 찾기 하듯이 MIB에 나오는 외계인과의 닮은 정도를 측정해주는 앱도 제작했다.

이와 같은 브랜디드 콘텐츠는 물리적 상품의 가치를 증강시켜 줄 수 있는 증강상품(Augmented Product)이다. 브랜디드 콘텐츠 제작은 대중매체를 통한 광고보다 적은 예산으로 큰 효과를 볼 수 있으며, 입소문도 일으킬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것이다. 쉽고 재미있는 콘텐츠는 고객들의 네트워크를 통해 자발적으로 퍼져 나간다. 광고하지 않고도 팟캐스트(Podcast)를 통해 저절로 확산되었던 나꼼수, 유튜브 최대조회수를 기록한 강남스타일, 그리고 카톡 플랫폼에서 빵 터진 애니팡의 사례를 생각해 보시라. 콘텐츠는 엄청난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마케팅의 문법이 바뀌고 있다. 상품에 대한 시야를 넓히면 물리적 상품의 가치를 증강시킬 수 있는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게 된다. 즉, 기존의 물리적 상품(physical product)뿐 아니라 증강상품(augmented product), 대체상품(alternate product), 가상 상품(virtual product)으로 상품의 진화가 일어나고 있는 중이다.

이제 상품의 개념을 넓혀가야 한다. 공장에서 생산되는 물리적 상품만을 생각하는 근시안에서 벗어나서 증강상품, 대체상품, 가상 상품의 기획개발에 집중해야 하며, 그것을 통해 단지 상품을 파는 것이 아니라 고객들에게 총체적 가치를 제공하는 융합마케팅 패러다임으로의 전환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 이제 단순히 상품을 잘 만들어 잘 팔면 성공하던 시대는 가고 경험(experience)을 팔아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상품이란 고객에게 제공하는 가치의 총체이기 때문이다.

또한 앞으로는 상품 따로 광고 따로가 아니다. 21세기 들면서 인터넷이나 모바일 등 정보기술의 혁명은 미디어의 패러다임을 근원적으로 바꿔놓고 있다. 그러면서 기존의 전통적인 광고방식과는 다른 융합마케팅모델들이 시도되고 있는 것이다.
돈 쓰면서 광고하던 시대는 가고 돈 벌어가면서 광고하는 시대가 오고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콘텐츠가 있어야 한다. 요즘 비즈니스 생태계에서 콘텐츠 전쟁이 일어나고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이다.

변화를 놓치지 마시라. 융합할 줄 아는 통찰력, 그리고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창의성, 이것이 돈 벌면서 광고하는 미래기업의 조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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