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의 내려놓기
보수의 내려놓기
  • 김범수 미래한국 발행인
  • 승인 2017.09.20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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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를 당해 피를 철철 흘리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당장 병원에 가야 할까 아니면 가해자를 쫓아야 할까.

대한민국 보수와 자유한국당이 지금 절체절명의 위기에 있다. 그런데 보수는 치료를 위해 수술대에 오르기보다 발병의 원인을 찾는다며 서로 손가락질하고 싸우다 치료와 회생의 골든타임을 흘려보내고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지난 3월 10일 헌재판결에 의해 ‘역사’가 됐다. 그것이 촛불과 민중언론에 굴복한 불의한 판결이었다 할지라도 대한민국 법원의 결정은 모든 국민에게 효력을 갖는다.

탄핵소추에 반대하며 수십만 명 국민이 거리에 나와 태극기를 든 것은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서였지 개인 박근혜 대통령을 위한 것은 아니었다.

그런데 이제 보니 어떤 사람들은 한 개인을 지키기 위해 태극기를 들었던 것이 아니었나 싶다. 불행하게도 이제 ‘태극기’는 ‘친박’을 상징하게 됐다.

보수당은 반성하며 모든 것을 내려놓고 혁신해야 한다. 반성의 이유는 보수의 가치인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 체제의 우월성을 대다수 국민들에게 설득하는 데 실패했고 사회주의 민족주의 세력에 정권을 내줬기 때문이다.

변명이 있을 수 없다. 선거에서는 한 표만 적어도 패하는 것인데 지난 대선에서 보수는 역대 최대 표차로 졌고 국민들은 여전히 현 정부에 높은 지지를 보내고 있다. 탄핵과 지난 대선은 옳든 그르든 박근혜 대통령과 보수 정당의 돌이킬 수 없는 정치적 패배였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한국당 탈당. 이것이 왜 지금 보수 혁신의 핵심 쟁점이 되어야 하는가? 혁신과 변화에 금도가 있던가? 원칙적으로 한다면 박근혜 전 대통령 뿐 아니라 정부 실패의 책임을 공유해야 할 한국당과 바른당 국회의원들이 모두 사퇴하는 것이 옳다.

돌이켜보면 지난 대선에서도 한국당 바른당은 대선 후보를 내지 말았어야 했다. ‘우린 죄인입니다’ 하고 바짝 엎드려 모든 것을 내려놓았다면 국민들의 시선은 조금 달라졌을 것이다. 이것이 ‘쇼’라고? 그렇다면 그러한 ‘진심’이 있기는 했던가?

물론 원칙과 현실은 다르다. 정치적 타협도 필요할 것이다. 보수도 끊임없이 변하지 않으면 살 수 없다.

비정상적으로 보이는 국내 정치 상황이 비단 우리나라에만 국한되지도 않는다. 불만에 쌓인 중산층의 반란은 전 세계적 현상이기도 하며 세계는 지금 4차 산업혁명으로 거대한 인류사적 전환기를 맞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강대국 사이에서 운전자론을 앞세웠지만 불과 몇 개월 만에 돌아온 것은 미국의 불신과 중국의 경멸, 그리고 북한의 무시와 모욕이었다. 현실화된 북한의 핵위협 앞에서 정부는 한없는 인내와 일방적 호의를 보내고 있다.

오죽하면 김정은이 ‘문재인의 레드라인은 도대체 어디인가’라며 한탄한다는 우스개 소리가 나올 정도이겠는가.

위기는 언제나 있어왔다. 문재인 정부가 ‘적폐청산’을 외치며 민족·사회주의에 기반한 혁명적 변화를 대내외적으로 추진하고 있지만 끝내 역부족일 것이다. 우리 국민들이 눈을 뜨고 있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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