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 예능출연 러시, 이래도 되나?
정치인 예능출연 러시, 이래도 되나?
  • 박주연 미래한국 기자
  • 승인 2017.09.20 10:49
  •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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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의 ‘둥지탈출’ 기동민 의원, SBS ‘동상이몽 시즌2’ 이재명 성남시장 등 …“방송과 정치 낙후시키는 적폐”

정치인들의 TV예능프로그램 출연이 러시를 이루고 있다. 뉴스나 토론 등 시사프로그램을 뛰어넘어 연예인들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예능까지 정치인들이 점령해가고 있는 셈이다. 정치인들의 예능 출연은 대통령 탄핵 이후 지난 5월 대선을 거치면서 두드러지는 모양새다.

▲ 정치인들이 이미지 세탕을 목적으로 예능에 출연할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또한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정치인들이 상대적으로 특정 정당으로의 쏠림 현상이 보이는 것도 문제다. / SBS 영상캡처

tvN의 ‘둥지탈출’에는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연예인 2세들과 함께 해외에서 홀로서기 프로젝트에 참여한 훈남 아들을 지켜보는 부모 패널로 출연한다. SBS의 ‘동상이몽 시즌2’에는 이재명 성남시장이 나와 평범한 일상의 모습을 보이며 부인과 티격태격하는 모습을 그대로 보여준다. ‘둥지탈출’과 ‘동상이몽’ 등의 예능은 온 가족이 세대 구분 없이 즐겨보는 예능 프로그램에 정치인이 고정 출연한다는 특징이 있다.

지난 5일 종영한 KBS의 ‘냄비받침’에는 정세균 국회의장, 안희정 충남도지사,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 나경원 자유한국당 의원, 이혜훈 바른정당 의원, 노회찬 정의당 의원, 박원순 서울시장 등이 출연했다.

김광진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이준석 바른정당 노원병 당협위원장은 tvN ‘소사이어티 게임2’에 출연했다. ‘소사이어티 게임2’는 다수의 결정을 따르는 사회와 소수의 권력이 이끄는 두 개의 대립된 사회로 이뤄진 통제된 원형 마을에 22명의 출연자가 13일간 펼치는 모의사회 게임 쇼다.

정치인들의 예능 진출은 TV뿐만이 아니다. 정봉주 전 민주당 의원이 진행하는 SBS 라디오 ‘정봉주 정치쇼’는 정 전 의원이 여름휴가로 지난 7월 자리를 비운 사이 표창원 민주당 의원과 장제원 한국당 의원이 공동 MC로 빈자리를 메우기도 했다. 예능과 시사의 경계를 오가는 정치예능도 인기를 끌고 있다.

JTBC ‘썰전’, TV조선 ‘강적들’, 채널A ‘외부자들’ MBN ‘판도라’ 등이다. 2010년 경기도지사 선거 패배와 통합진보당 내홍 사태 등으로 정치적 타격을 입고 은퇴해 전업작가로 활동하던 유시민 전 장관은 ‘썰전’을 통해 기존의 부정적 이미지를 극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유 전 장관은 tvN 예능프로그램 ‘알쓸신잡’에도 출연한 바 있다. 해당 프로그램에는 박형준, 장제원, 이준석, 정봉주, 안형환, 전여옥, 정청래, 정두언 등의 전직 국회의원들이 대거 출연하고 있다.

정치인들의 예능 프로그램 출연이 러시를 이루는 이유는 우선, 대중적 인지도 상승과 이미지 개선을 노리는 정치인들과 정치예능의 가능성을 본 방송사 측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라는 분석이 많다.

송현주 한림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시사위크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나라 정치 예능은 정치인들의 긍정적이고 진지한 모습을 부각시키고 있고, 정치인들도 예능에서 쟁점 현안에 대해 진지하게 토론하거나 뉴스에서 보지 못했던 협상과 관련된 이야기를 하기 때문에 (뉴스가 보여주지 못하는 이면의 소식도 전달해줘서) 긍정적 측면이 있다”고 평가했다.

사실상 사전선거운동, 특정 정당·세력 쏠림 현상도 문제

하지만 정치인들의 예능프로그램 출연에 대한 부정적 시선도 많다. 정치인은 정책과 공약, 이념 등을 통해 평가받아야 하는데 예능은 단순히 ‘이미지’만을 강조한다는 것이다. 방송을 통한 긍정적 일변도의 이미지 포장은 정치인의 실체를 왜곡 과대평가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이는 정치인들이 포퓰리즘에 경도되도록 자극할 수 있다. 민생을 돌보고 정책과 법안을 심사, 발의하는 것만 해도 일정이 빠듯한데 현직 국회의원과 시도지사가 상당한 시간과 공을 들여야 하는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하는 것이 맞느냐는 것이다.

하재근 문화평론가는 지난달 텐아시아 인터뷰에서 “정치인은 정책이나 이념을 국민들에게 이해시켜야 되는데 예능에서는 순발력이나 입담, 감각 등에 치중하다보니 또 하나의 이미지 정치로 흘러 정치를 왜곡시키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면서 “예능에 나와서 인지도를 쌓고 이를 지지율을 올리려는 목적으로 가져간다면 정치가 후퇴될 수도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다보니 사전선거운동이 아니냐는 논란도 일고 있다. 정성희 동아일보 논설위원은 지난 8월 18일자 칼럼에서 “SBS ‘동상이몽2―너는 내 운명’이란 프로그램에서 이 시장은 요리를 하거나 여름 휴가지를 결정하는 문제를 놓고 부인과 티격태격하며 부부간의 동상이몽을 보여주었다. 선출직도 공무원인데 공무원이 예능 프로그램에 고정 출연하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정 논설위원은 또한 “현직 시장의 예능 고정 출연은 법률적으로도 문제의 소지가 있다. 이 시장은 서울시장이나 경기지사직 도전을 기정사실화했다”며 “선거 기간이 아니라는 이유로 내년 지자체장 선거에 출마할 사람이 TV에 이렇게 많이 노출되는 게 공정한가. 출연료를 받고 출연한다면 금액에 따라 김영란법 위반 소지도 있다”고 꼬집었다.

정치인들이 이미지 세탁을 목적으로 예능에 출연할 우려도 지적된다. 일련의 언행으로 논란을 증폭시킨 정치인들이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말랑말랑한 이야기들로 자신의 인간적인 부분을 강조하게 된다는 것이다.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정치인들이 상대적으로 특정 정당 쏠림 현상이 보이는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이용남 청주대 객원교수는 “정치인은 정치적 영역에서 평가받아야 한다. 이미지 정치야말로 구태정치”라며 “또한 특정 정당의 정치인만 고정적으로 출연하는 행태를 보인다면 형평성의 문제도 있지만 기회의 평등을 파괴하는 특혜로, 방송과 정치 모두를 낙후시키는 적폐 행위로 청산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치평론가 황장수 미래경영연구소장은 지난 9월 10일 자신이 운영하는 유튜브 방송을 통해 “연예인들이 가족을 데리고 출연하는 것은 비난하면서 정치인들이 똑같이 하는 것은 보수 언론조차 문제를 제기하지 않는다”며 “당적을 가진 정치인들이 토론프로그램에 여야 균형을 맞춰 토론하는 것은 몰라도 오락, 예능, 교양 프로그램에 마치 일반 출연자인 양 얼굴을 비추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강동순 전 방송위원회 위원은 “특정 지자체 시장의 출연은 사실상 사전선거운동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정파적으로 구성된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제구실을 못하고 있다. 방송윤리에 맞춰 엄격하게 제재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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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2017-09-21 02:58:44
이미지 정치가 짜증나고 위험한 이유가 ... 방송언론계에 이권을 보장해주고 인맥으로 연결된 특정 정치집단에게 훨씬 유리하게 편성하고 편집하기 때문이다... 보통의 대한민국 국민들은 자기 먹고 살것만 생각하기에 정치에는 별로 관심도 없다. 결국 쇼프로에 나와 보여지는 이미지만 믿게 되기에, 좌편향된 언론노조에 가입된 다수의 언론방송연예인등은 좌파들에게 유리한 화면만 제공하게 되고, 현재 국민들은 더욱더 개돼지가 될 수 밖에 없다.

박혜연 2017-09-20 21:55:02
박주연 미래한국 기자야~!!!! 너나잘하세욧~!!!! 나도 애국우파집안에서 태어나고 자랐지만 너희같지는 않거든? 그래 종북몰이 계속해봐라~!!!!!

박혜연 2017-09-20 21:52:38
북서유럽권이나 북미권국가들 봐라~!!!! 거기 정치인들 정치성향과는 상관없이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해 끼를 선보이는거 모르냐? 이 틀딱애국스러운 미래한국기자들아~!!!

박혜연 2017-09-20 21:51:06
남이사 종북좌파정치인들이 예능에 출연해서 뻘짓을 하든 애국우파성향정치인들이 예능에서 끼를 갖추든 뭔참견이여? 니들이 그렇게 좋아하는 홍준표 자유한국당 당수도 정치인이 되기전 개그맨 공채시험까지 봤잖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