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애 반대할 자유' 허용한 트럼프
‘동성애 반대할 자유' 허용한 트럼프
  • 이상민 미래한국 기자
  • 승인 2017.09.25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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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지난 7월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016년 대선에서 자신이 승리하는 데 전폭적인 지지를 한 복음주의(Evangelical) 기독교 지도자들을 백악관으로 초청해 간담회를 가졌다. 당시 대선에서 복음주의 기독교인들의 81%가 트럼프를 찍어 그의 당선에 크게 기여했다.

복음주의 기독교인은 전통적으로 대선에서 공화당 후보를 지지해왔는데 이번에 81% 복음주의 기독교인이 트럼프를 찍은 것은 2004년 대선에서 공화당의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얻었던 78%를 능가하는 역대 최대다.

복음주의 기독교인은 성경의 절대적 권위를 인정하고 기도와 성경묵상 등 경건생활을 중시하며 예수를 믿어야 구원을 받으며 이를 사람들에게 알리는 전도와 선교를 강조하는 기독교인들을 일컫는다.

▲ 지난 7월 백악관 집무실에서 복음주의 기독교 지도자들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어께에 손을 얹어 기도하고 있다.

기독교인들이 트럼프를 지지하는 이유

간담회를 마친 후 복음주의 기독교 지도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을 위해 기도하자며 대통령 주변으로 모여 어깨에 손을 얻고 기도하기 시작했다.

리처드 랜드 남침례교윤리종교위원회 전 위원장은 “우리는 하나님이 그에게 나라를 이끌 방향을 알려주시고 보호해달라고 기도했다”고 말했다. 교인 1만2000명의 대형 교회인 달라스 제일침례교회 담임목사 제프리 목사는 “우리는 도널드 트럼프와 같은 지도자를 주신 하나님께 매일 감사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미국 복음주의 기독교인들의 지지는 압도적이다. 여론조사기관인 퓨 리서치 센터에 따르면 교회를 정기적으로 다니는 미국인들 80%가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미국민 전체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지지도가 39%인 것에 비해 두 배 이상 높은 것이다.

복음주의 기독교인들의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는 그가 공약대로 연방대법관에 복음주의 기독교인을 임명하고 미국에서 기독교인이 신앙을 이유로 핍박 받지 않도록 보호하는 ‘종교의 자유 보장’에 적극 나서고 있으며 동성애 확산을 저지하는 조치들을 펼치는 등 자신들의 신앙 가치에 맞는 정책들을 이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복음주의 기독교인 연방대법관 임명

지난 대선에서 복음주의 기독교인들의 우려는 차기 대통령이 종교의 자유, 낙태 등에서 향후 미국 사회의 방향을 정할 연방대법관을 임명할 것이라는 점이었다.

지난해 2월 안토닌 스칼리아 연방대법관이 사망하면서 연방대법관은 한자리가 공석이었다. 나머지 8명의 연방대법관은 진보 4 대 보수 4로 스칼리아 연방대법관의 자리를 누가 채우느냐에 따라 연방대법원이 보수 혹은 진보로 가느냐가 달려 있었다. 현직 연방대법관 중 3명이 83세, 80세, 78세로 고령이라 차기 대통령은 이들의 후임자들도 임명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되었다.

트럼프는 당시 자신이 대통령이 되면 이 가운데 연방대법관을 임명하겠다며 21명의 후보 리스트를 발표했는데 모두가 종교의 자유를 지지하고 낙태를 반대하는 보수적인 판사들이었다. 당시 복음주의 기독교인 10명 중 7명은 차기 대통령이 연방대법관을 임명한다는 점에서 트럼프를 지지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후 공약대로 후보 리스트 가운데서 닐 고서치 콜로라도주 연방항소법원 판사를 연방대법관 후보로 임명했고 고서치 판사는 지난 4월 연방대법관으로 취임했다.

오바마 대통령 시절 동성결혼이 연방대법원에서 합법화되고 오바마 행정부가 동성애자, 성전환자, 양성애자들의 권익을 적극 보호, 지지하면서 미국에서 동성애자나 동성결혼을 반대하는 것은 이들에 대한 ‘차별’로 사회적으로 금기시 되어왔다.

이 가운데 동성애를 죄로 보고, 결혼을 한 남자와 한 여자 간 결합으로 말하는 성경을 믿는 신앙에 따라 동성결혼을 반대해 동성커플에게 결혼 케이크, 결혼식 꽃, 결혼식 사진 촬영 등을 거부한 일부 기독교인들이 국가로부터 처벌을 받기 시작하며 종교의 자유 이슈가 부상했다.

일부 주에서는 기독교 신앙에 따라 동성결혼을 반대해도 처벌받지 않는 종교의 자유가 보장되어야 한다며 주 차원에서 종교의 자유 보호법들을 제정했지만 동성애자, 성전환자, 양성애자 권익 단체들과 많은 대기업의 반발로 그 법들은 수정 혹은 폐지되었다. 동성애자 권익단체들은 연방법인 1993년 종교의 자유법이 종교의 자유를 이유로 동성애자 등의 권익을 훼손하는 데 오용될 수 있다며 이 법을 폐지해야 한다고까지 주장해왔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는 대선 당시 자신이 대통령이 되면 기독교인들이 자신의 신앙 때문에 핍박을 받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는 미국의 기독교인들

기독교인 ‘종교의 자유’ 적극 보호

그는 대통령이 된 후 지난 5월 종교의 자유 보호 행정명령을 서명했다. 행정명령의 주 내용은 교회와 같은 세금면제 종교기관들이 선거에서 특정 후보를 공개적으로 지지할 경우 세금면제 권리를 박탈하도록 하는 1953년 존슨 조항을 국세청(IRS)이 집행하지 말도록 지시한 것이다.

이 행정명령은 당초 알려진 종교적 신앙을 이유로 동성결혼을 반대해도 국가로부터 처벌받지 않는 내용이 빠져 제한적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지만 기독교인들의 종교의 자유를 보호하기 위해 대통령이 실제로 나섰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트럼프 행정부는 기독교 신앙 때문에 동성커플의 결혼 케이크 제작을 거부한 한 빵집 주인의 입장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법무부는 지난 6일 콜로라도주의 한 빵집 주인인 잭 필립스가 동성커플의 결혼 축하 케이크 주문을 자신의 신앙에 반하기 때문에 거부한 것을 지지한다는 내용의 변론취지서를 연방대법원에 제출했다.

2012년 7월 동성커플인 멀린과 크레그는 자신들의 결혼식 리셉션에 사용하겠다며 잭 필립스가 운영하는 빵집에서 결혼 축하 케이크를 주문했다. 하지만 기독교인인 필립스는 동성결혼을 반대하는 자신의 신앙에 따라 주문 요청을 거부했고 다른 빵집을 알아보라고 했다.

동성커플은 필립스를 자신들이 동성애자라는 이유로 차별했다며 소송을 했고 콜로라도 법원은 필립스가 차별방지법을 위반했다며 유죄를 선고했다. 이에 필립스는 연방대법원에 항소했고 연방대법원은 지난 6월 이 사건을 심리하겠다고 밝혀 이번 가을이나 겨울 초에 심리가 열릴 예정이다.

법무부는 케이크는 표현의 한 형태라며 필립스가 자신의 신앙에 위배되는 행사를 위해 케이크를 제작하고 참여하도록 강제하도록 하는 것은 표현의 자유와 종교의 자유를 보장한 수정헌법 1조를 위배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기독교인의 종교의 자유를 보장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말이 구체적인 행동으로 나타난 것이다.

동성애 운동 반대

지난 8년 동안 미국에서 매년 6월은 LGBTQ 긍지의 달로 지켜져왔다. LGBTQ는 여성동성애자(Lesbian), 남성동성애자(Gay), 양성애자(Bisexual), 성전환자(Transgender), 퀴어(Queer, 이성애적이지 않은 모든 성적 소수자)를 의미한다.

LGBTQ 긍지의 달은 미국 동성애 운동의 시작으로 알려진 1969년 6월 뉴욕 스톤월 시위를 기념하기 위해 민주당의 빌 클린턴 대통령이 처음 6월을 LGBT 긍지의 달이라고 선포하며 지켜졌다. 하지만 공화당의 조지 W. 부시 대통령 때는 지키지 않다가 민주당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2011년부터 다시 매년 지켜져왔다.

오바마 대통령은 6월이 되면 LGBTQ를 백악관에 초대하는 등 성대하게 LGBTQ 긍지의 달을 지켜왔는데 임기 마지막해인 지난해 6월에는 뉴욕 스톤월 시위가 시작된 스톤월 여관을 국립기념지로 지정하기까지 했다. 그러나 지난 6월은 정부가 지정하는 LGBTQ 긍지의 달이 아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월을 카리브 출신 미국인 유산의 달, 흑인음악 기념의 달, 전국 해양의 달, 집주인협회의 달, 외부에서 즐기는 달로 지키라고 선포했지만 LGBTQ 긍지의 달은 언급하지 않았다.

동성애자 권익단체들은 이를 두고 트럼프 행정부가 반 LGBTQ라는 대표적인 예라고 반발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출범 후 반LGBTQ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직후 백악관 홈페이지에 소개됐던 동성애자의 권리 관련 내용이 모두 삭제됐다. 당시 언론들은 “트럼프가 취임한 지 한 시간 만에 LGBTQ의 권리에 대한 글이 백악관 홈페이지에서 삭제됐다”고 보도했다.

오바마 대통령 재임 시절엔 ‘오바마 대통령과 LGBTQ 커뮤니티’라는 항목 아래 동성애를 지지하는 글이 있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부터는 LGBTQ로 검색하면 관련 글이 나오지 않는다.

지난 4월 법무부는 오바마 행정부 당시 노스캐롤라이나의 이른바 ‘화장실법’을 반대하며 당시 법무부가 법원에 제기한 소송을 취하했다. 노스캐롤라이나 ‘화장실법’은 노스캐롤라이나에서는 출생증명서에 기재된 성에 따라 화장실을 쓰도록 규정한 법으로 당시 성전환자들을 차별한 것이라며 LGBTQ 단체와 기업들은 강력히 반발했다. 오바마 행정부 역시 차별이라며 법무부는 법원에 ‘화장실법’ 폐기를 위한 소송을 제기했었다.

지난 2월 법무부와 교육부는 오바마 행정부 당시 공립학교에서 성전환자들이 자신들이 선택한 성(性)에 따라 화장실, 탈의실을 쓸 수 있도록 하고 그렇지 않을 경우 연방정부 자금 지원을 중단할 수 있다고 경고한 지침을 철회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닐 고서치 연방대법관, 마이크 펜스 부통령 등 ‘동성결혼 절대 반대’ 입장의 사람들을 연방대법관, 부통령으로 임명한 것도 그가 반 LGBTQ라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라 것이 LGBTQ 단체들의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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