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참수작전도 수행 가능”
“김정은 참수작전도 수행 가능”
  • 글·사진 고성혁 군사전문저널리스트
  • 승인 2017.09.25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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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관기] 한국공군 소링 이글(Soaring Eagle) 훈련에 가다

지난 9월 7일 오전 10시 청주 제17전투비행단은 활주로를 박차고 이륙하는 전투기들의 소리로 가득했다. 공군은 2008년부터 매년 2차례씩 소링 이글(Soaring Eagle)훈련을 청주 제17비행단에서 실시한다.

▲ 출격하기 위해 이동중인 전튜기들, 한국 공군의 개량형 F-16 및 F-15K 전투기는 모두 데이터 링크를 탑재하여 네트워크전 수행이 가능하다.

소링 이글 훈련은 기습 침투하는 대량의 적 항공기를 저지하기 위한 한국공군 단독 대규모 전역급 공중전투훈련이다. 소링 이글 훈련이 여타 훈련과 차이나는 부분은 고도(高度)로 훈련된 가상적기대대(假想敵機大隊)를 운영함으로써 공군 조종사의 전술배양에 획기적 발전을 꾀하고 있다는 점이다.

가상적기 미그 21등을 묘사하는 적기대대 운영은 제29전대가 운영한다. 공식 명칭은 ‘제29전술개발훈련비행전대’로서 한국판 ‘탑건스쿨’로 불리기도 한다. 이런 명칭은 톰 크루즈가 주연했던 영화 <탑건>을 연상하면 쉽게 이해된다.

과거 북한과 중국에서 귀순한 미그19, 미그21 등의 기체는 바로 29전대에서 면밀히 분석하여 공군의 전술연구 개발에 응용했다. 공군 29전대는 최고의 파일럿으로 구성된 가상적기로 한국 공군 조종사의 능력을 극한으로 끌어 올리는 역할을 수행한다.

훈련의 핵심은 DATA LINK

소링 이글 훈련은 각 상황별 시나리오에 따라 아군인 ‘청군’(Blue Air, BA)과 가상 적군인 ‘적군’(Red Air, RA)으로 팀을 나눠 진행한다. 가상 적군은 아군이 적의 공중전술을 경험할 수 있도록 시나리오에 맞춰 북한 공군의 전력과 전술교리, 공중기동을 적용한 침투 상황을 조성함으로써, 우리 조종사들이 적의 공중 위협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전투기량 연마에 중점을 두고 있다.

이 같은 훈련의 모체는 미 공군이 매년 수차례 실시하는 ’적기‘(RED-FLAG, 赤旗) 훈련이다. 미 동맹국은 네바다 주 넬리스기지와 알래스카에서 매년 열리는 연합 공군 훈련인 적기훈련에 참가하여 전술을 연마한다. 한국 공군도 그동안 10여 차례 훈련에 참가했다. 특히 F15-K를 도입하면서 본격적으로 매년 적기 훈련에 참가한다.

공군은 적기 훈련에 참가하기 전에 사전 체크로서 주한 미공군과 맥스썬더(MAX-THUNDER) 훈련을 가졌다. 한반도 전역을 대상으로 하는 한·미 연합공군 훈련인 맥스썬더 훈련은 아시아에서는 최대 규모 공군훈련이다. 맥스썬더 훈련을 통해 습득한 대규모 훈련을 한국 공군 단독으로 하는 것이 소링 이글 훈련이다.

2017년 하반기 훈련의 첫날(9.1.)에는 적이 서북도서에 화력도발과 기습강점을 시도한 상황을 가정한 국지도발 대응훈련을 실시했다. 적이 서북도서를 공격하자마자 각 비행기지에 대기 중이던 임무 조종사들은 일제히 비상출격해 공대지·공대함 공격임무를 완수했고, FA-50과 KA-1 항공기는 적 상륙정에 대한 대함공격으로 적의 서북도서 기습강점 시도를 무산시켰다.

특히 올해 훈련은 적의 전자전 공격에 대응하는 훈련에 중점을 뒀다, GPS 교란 뿐만 아니라 전투기와 지휘소간 전술데이터링크 공격 등 최근 공군에 위협이 되고 있는 적의 공격 패턴을 훈련 시나리오에 반영했다.

이러한 훈련이 가능한 것은 훈련에 참가하는 모든 항공기에 실시간으로 전투기의 실시간 상황을 지휘소에 전송하는 ‘중전투훈련체계 파드’(ACMI Pod) 를 장착함으로써 실제 전투 상황을 그대로 재현할 수 있다.

대형 스크린을 통해 실시간 전투상황을 그대로 볼 수 있다. (사진은 보안필함)

29전대의 지휘소에는 대형 스크린을 통해 실시간으로 전투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전투훈련에 임하지 않는 조종사들도 참관하면서 전술토의가 즉석에서 이뤄졌다. 공중전의 생생한 모습도 그대로 스크린을 통해 전달되었다.

스크린상에 전해지는 피아간 공방전은 훈련이 아닌 실제 전투 그 자체였다. 지휘소 지휘관들은 시시각각 변화하는 전장 환경에 따라 데이터링크를 통해 전투기에 그대로 임무 하달했다.

필자가 취재차 방문했던 7일(목)에는 지속되는 적 공격 상황에서 적의 핵심전력과 도발원점을 타격하는 대규모 공격편대군 훈련을 실시했다. 특히 정보자산으로 획득한 지대지 미사일 발사대 같은 긴급 표적(TST)을 공격하는 공중비상대기항공차단(X-INT) 훈련을 실시함으로써 최근 북한의 미사일 도발을 격퇴하는 훈련이 중점적으로 이어졌다.

이러한 훈련의 핵심은 표적 데이터와 전투 임무를 음성이 아닌 데이터로 전송하는 데이터 링크(DATA-LINK)가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음성으로 교신할 경우 아군의 위치와 임무가 적에게 노출될 수 있다. 현대 네트워크전의 핵심은 바로 DATA-LINK다.

한국 공군 F35 스텔스기의 기지가 될 제17비행단

공군 제17전투비행단은 팬텀의 고향이라고 불렸다. 그러나 이번 청주기지를 방문했을 때 새로운 표지판이 보였다. 팬텀과 F35 스텔스기가 그려진 17전투비행단 안내판이었다.

기지 내는 F35 격납고를 짓느라 여러 곳에 공사가 진행되고 있었다. 한국 공군은 2018년 말부터 F35스텔스기 40대를 순차적으로 들여온다. 북한군이 가장 무서워하는 서방의 무기는 바로 스텔스 전투기다.

F35스텔스 전투기는 도입 과정에서 우여곡절을 겪었다. 보잉의 F15 사일런트 이글과 경합을 벌였다. 공군의 요구와 정무적 판단에 따라 최종적으로는 F35스텔스기로 낙점되었다.

그 이면에는 북한의 연평도 포격이 결정적이었다. 북한군의 레이더를 피해 정밀 타격을 하기 위해서는 F35스텔스기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공군의 강력한 요구가 있었다는 뒷이야기도 전해진다.

2016년 미국 네바다 주 넬리스 공군기지에서 F35 스텔스 전투기는 미 공군의 F16전투기와의 공중전에서 15:1의 격추율을 보였다. 이로써 F35의 공중전 능력은 입증되었다고 외신은 전했다.

 

스텔스기의 핵심 EOTS

흔히 스텔스기는 레이더에 안잡히는 것 정도로 일반인은 알고 있다. 적의 레이더 전자파를 흡수하거나 다른 곳으로 반사해 레이더에 최소한으로 잡히는 것이 스텔스기의 핵심이라는 것은 많이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것은 극히 일부분 일 뿐이다. 적에 들키지 않는 것 못지않게 레이더를 켜지 않고 적기를 추적하고 요격할 수 있어야 한다. 지금까지 대부분의 전투기는 적기를 탐색하고 추적하기 위해서 전투기 기수 부분의 레이더를 켜야 했다. 문제는 기체가 아무리 스텔스기라고 해도 레이더를 켜는 순간 적의 레이더망에 포착된다는 것이 문제다.

이를 해결하는 것이 ‘전자광학추적장치’라고 불리는 EOTS(Electro-Optical Targeting System)다. F35기 수하부에 설치된 EOTS는 목표를 탐지, 포착, 추적함에 있어 어떠한 전파나 신호도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필요한 정보를 획득하고 공격하면서도 적의 감시망이나 경보체계를 무력화시킬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러한 기능이 탑재된 F35는 F16과의 모의 공중전에서 15:1의 교환비율을 기록할 수 있었다.

F35에 탑재된 EOTS는 F15-K에 탑재된 ‘야간 저고도 항법 및 적외선 표적추적 장치’(Low Altitude Navigation and Targeting Infrared for Night, LANTIRN) 보다 1세대 이상 진화한 차세대 통합 광전자장비다.

게다가 공중전 뿐만 아니라 지상 공격에서 EOTS는 유용하다. 원거리 고고도에서 지상 목표물을 탐색하고 조준할 수 있다. 레이더를 사용하지 않더라도 공중전이 가능하다는 점은 EOTS의 가장 혁명적인 기능이다. 이러한 F35스텔스 전투기가 내년부터 17비행단에 배치된다.

북한의 목함 지뢰 도발이 극한의 군사 대치로 이어졌던 2015년 8월, 북한은 남한의 확성기를 철거하지 않으면 8월 22일 5시를 기해 군사행동을 개시하겠다고 ‘최후통첩’을 보냈다. 그러나 북한의 이러한 엄포는 무위로 끝났다. 그 배경에는 한국 공군이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2015년 목함지뢰 도발 당시의 비화(秘話)
 
당시 언론에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한반도 상공에는 공군기가 ‘쫘악 깔려 있었다’고 공군 고위 관계자는 후일담으로 전했다. 각 공군 전투기 편대는 북한 목표물이 할당되어 있었다.

특히 목함 지뢰를 도발한 지역과 확성기에 포사격을 한 북한군 지역은 완전히 초토화 계획을 잡고 있었다. 그 와중에 휴전선을 넘어온 북한 무인기를 요격하기 위해 우리 공군은 위험지역까지 들어가는 모험(?)도 벌였다.

문제는 북한의 복엽기 AN-2기였다. 북한의 전술은 전쟁 발발 D-24H에 AN-2기가 특수전 병력을 태우고 아군 후방에 침투하는 것이 전쟁의 서막이다. 8월 22일 함흥지역에서 이륙한 북한군 AN-2기는 남하했다.

당연히 북한군 특수전 병력을 태운 상태였다. 이러한 상황은 우리 공군의 조기경보기에 그대로 포착되었고 공군은 주시하고 있었다. 판문점에서 고위급 접촉이 시작된 지 채 7시간도 지나지 않은 상황이었다.

함흥 비행장 2곳에서 출격한 것으로 보이는 AN-2기는 공군의 전술조치선을 넘기 직전 기수를 북쪽으로 돌렸다. 북한 특수전 병력을 실은 AN-2기를 되돌려 보낸 것은 뜻밖에도 북한 인민군 1군단이었다.

우리 군은 당시 교신 내용을 감청했는데 인민군 1군단에선 “군사분계선에 접근하지 말라”고 경고했고 AN-2 대대장은 “김정은 등 상부의 명령을 받았다”며 남진을 계속 감행했다.

하지만 다급해진 1군단이 “대공포로 격추하겠다”고 하자 AN-2기가 마지못해 기수를 돌린 것이다. 이 내용은 한 매체에서 인용 보도한 바 있다. 필자는 진위 여부를 당시 작전에 임했던 관계자로부터 확인하였다. 내용은 모두 사실이었다.

동부지역을 담당하는 북한 1군단장은 만일 AN-2기가 휴전선을 넘으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정확히 알고 있었기에 특수전 병력을 태운 AN-2기를 되돌려 보낸 것이다. 그 핵심은 한국 공군의 위력이다.

한·미 연합 공군력은 북한에 대한 비대칭 전력

최근 북한의 6차 핵실험은 충격이다. 북핵은 남한이 가지지 못한 분명한 비대칭 대량살상무기다. 반면에 한·미 연합공군력은 북한이 가지지 못하는 우리의 비대칭 자산이다.

2015년 북한이 최후통첩을 보내면서까지 큰소리쳤지만 작전 개시 시간(D-DAY H-hour)이 임박할수록 북한군은 쥐 죽은 듯 숨어 들었다. 한·미 연합공군력이 그만큼 무서웠기 때문이다. 한국 공군기가 휴전선 인근까지 날아갈 정도였지만 북한 공군기는 단 한 대도 뜨지 못했다.

사실 핵은 함부로 사용할 수 없는 무기다. 사용하는 순간 다 죽기 때문이다. 그러나 공군 전력은 항시 사용할 수 있는 군사적 자원이다. 북한은 6.25 전쟁과 이라크 전쟁에서 미 공군의 위력을 실감했다. 미 공군은 이라크전에서 항공기에서 떨군 폭탄 6발로 이라크 최정예 기갑여단을 궤멸시켰다.

2003년 4월 2일, 이라크의 키르쿠쿠 상공에 길다란 비행운(飛行雲)이 보였다. 미국의 장거리 폭격기 B-52H가 만들어 낸 비행운이었다. 폭탄창이 열리고 폭탄 6발이 투하되었다. CBU-105 라고 하는 최신 확산탄이었다.

이 폭탄 한발에는 40개의 자탄(自彈)이 있다. 바람과 위치를 수정하는 센서가 달린 cbu-105의 자탄은 산개하면서 낙하산이 펼쳐졌다. 자탄에 탑재된 센서는 이라크 장갑차량의 엔진에서 나오는 열을 감지할 수 있다. 이라크 기갑부대의 장갑차, 탱크, 자주포, 수송트럭의 엔진에서 발생하는 열을 감지한 cbu-105의 자탄은 정확하게 목표물에 명중했다.

▲ 한국공군이 보유하고 있는 CBU-105 다목적 정밀유도 확산탄. 2003년 4월 2일 이라크 북부 키르쿠크 인근을 방어하던 이라크 기갑여단은 미 공군의 CBU-105 6발에 궤멸되었다. 북한 장사정포 밀집 부대가 도발한다면 우리 공군은 CBUP105로 제압할 수 있다.

‘바람수정 확산탄’ (Wind Corrected Munition Dispenser, WCMD)이라 불리는 CBU-105 단 6발로 이라크 최정예 기갑여단은 그렇게 사라졌다. 이 작전은 2차 이라크전쟁인 이라크 자유전쟁(Freedom of Iraq) 초기 바이킹 해머작전의 최대 성과였다.

김정은 참수가 북핵 문제를 근원적으로 풀 수 있는 방법이라고들 한다. 대부분의 군사전문가들도 동의하는 부분이다. 그 방편으로 한국도 김정은 참수부대를 창설했다고 보도되고 있다.

그러나 빈 라덴 제거하는 방법을 평양에 적용하기는 쉽지 않다. 특수작전은 작전 투입보다 퇴출이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나 공군이라면 다르다. 태평양전쟁 당시 일본의 야마모토 제독은 미군 전투기의 공격으로 전사했다. 그 방법을 김정은 참수작전에 적용한다면 의외로 간단할 수 있다.

김정은은 김일성과 김정일과는 달리 비행기를 즐겨 탄다. 김정은의 동태를 예의 주시하고 있는 한·미 정보자산은 비행기를 이용하는 김정은을 얼마든지 포착할 수 있다. 2016년 김정은은 자신의 전용기를 타고 원산 에어쇼 현장에 도착했다.

평양에서 원산으로 가는 김정은 전용기를 제거하는 것은 마음만 먹으면 할 수 있는 일이다. 항공기 사고사를 가장한 김정은 제거 방법은 공군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다. 김정은을 제거할 수 있는 F35스텔스기는 내년 말부터 청주기지에 배치된다.

▲ 29전대에 전시중인 미그19. 10월 16일 중국공군 요영근 대위가 타고 귀순했다. 1983년에는 북한군의 이웅평, 1986년 중국군의 진보충(陳寶忠), 1996년 북한군의 이철수가 중국산 J-6를 몰고 귀순했다. 이들 기체는 한국공군이 적기 전술연구에 이용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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