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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흘 연휴, 모두가 즐거우셨나요?

조희문 미래한국 편집장l승인2017.10.10l수정2017.10.10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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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문 미래한국 편집장  webmaster@futurekorea.co.kr

16세기 유럽, 스페인과 영국 등에서 절대주의 왕권이 확립되면서 각 나라들이나 영주의 세력이 커지는 것과 비례해 로마 교황청의 영향력은 줄어들었다.

힘이 기우는 상대에게는 순종이나 충성보다 견제와 공격의 기운이 더 커지기 마련이고, 교회의 재정은 갈수록 어려워졌다. 로마 가톨릭 교회는 부족한 재원을 보충하기 위한 수단으로 면죄부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조선시대 임진왜란 후, 양반첩을 공공연히 팔거나 묵인했던 것과 흡사한 상황이라고 할 것이다.

1515년부터 도미니쿠스회의 요한네스 폰 테첼 수사는 브란덴부르크 추기경의 지시에 따라 면죄부를 판매하기 시작했고, 그 돈은 로마의 베드로성당 준공을 위한 비용으로 충당했다.

이 같은 교회의 처사가 심히 부당하다고 여긴 마틴 루터(Martin Luther, 1483~1546)는 테첼 수사의 설교와 장삿속을 비난하다가, 1517년 10월 31일에 면죄부 남용을 비난하는 95개조 비난문을 자신이 교수로 있는 비텐베르크(Wittenberg) 성당의 벽에 붙였다.

루터의 의도는 교회의 그 같은 행위가 온당한 것인지 따져보자며 일종의 공개 질의를 한 것이었지만 상황은 그가 예상했던 것과는 다른 방향으로 번져 나갔다. 게시 내용은 당시 확산된 인쇄 기술로 인해서 독일 전역으로 퍼져나갈 수 있었다.

오늘날로 치면 슈퍼 베스트셀러가 탄생한 것인데, 그만큼 여론도 들끓었다. 교회에 대한 비난이 로마 교황청까지 덮치자 이미 약화되고 있던 교황청의 권위는 더 위축되었다.

그 틈새를 이용해 각 지역의 영주나 소규모 국가 권력은 교회의 권위와 권력으로부터 벗어나려는 시도가 이어졌다. 교회가 장악하고 있던 권력이 느슨해지면서 권력의 분산이 이뤄지고, 개인의 권리에 대한 인식도 달라지기 시작했다.

시작은 종교적 타락을 비판하기 위한 한 개인의 도발적 행동에서 출발했지만 그 영향과 변화는 당시 유럽 사회와 시대를 흔들었다.

좁게 보면 종교개혁이 특정 종교에 한정하는 내부 문제일 수 있지만 그것이 미친 광범위한 영향은 세계사적인 사건이었다고 평가할 만하다.

이번 호에는 종교개혁을 커버스토리로 다뤘다. 종교개혁의 역사적 의미와 영향에 대한 글들과 대한민국의 근대화와 건국에 기독교 정신이 어떻게 투영되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아울러 살펴보는 내용이 담겨 있다.

종교적 믿음이 있는 독자라면, 기독교 정신에 대한 성찰을, 그렇지 않은 경우라 하더라도 인문적 사색을 깊게 해 줄 것이라고 믿는다. 유례없이 긴 추석 연휴에 조금은 특별한 주제로 생각을 정리해보는 것도 나름대로 의미 있는 시간이 되지 않을까 라는 기대를 담아서.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열흘 연휴는 처음이 아니었을까 한다. 학창 시절의 방학을 제외하고 공휴일로 이렇게 긴 시간을 맞은 적은 없었다. 주말과 추석 연휴 상에 낀 2일을 임시공휴일로 정하는 과감한(!) 조치로 결국 10일짜리 연휴를 만들어냈지만, 모두가 마냥 즐거운 것 같지는 않았다.

▲ 추석 연휴 뒤 일상에 복귀하는 첫날인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로 네거리에서 한 시민이 횡단보도 신호를 기다리고 있다. / 연합

한 달 중 3분의 1일을 쉬어야 했던 기업이나 중소 상공인들은 그 기간의 공백을 어떻게 메워야 하는지 난감해하는 하소연이 여기저기서 들린다.

소비 촉진을 통해 경기를 살려보겠다는 취지가 오히려 소비자나 영업하는 양쪽 모두에게 ‘연휴 피로증’ 내지는 ‘연휴의 역설’이 더 크게 남긴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도 든다.

그래도 모두가 즐거운 기운으로 일상에 복귀하기를 기원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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