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태의 변화편지 - 사랑의 기술
김용태의 변화편지 - 사랑의 기술
  • 김민성 미래한국 기자
  • 승인 2017.10.17 07: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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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주먹 쥐고 왔다가 주먹 펴고 가는 존재인 것 같다. 신생아들을 보면 약속이라도 하고온 듯 두 주먹을 꼭 쥐고 울면서 태어난다. 그런데 떠나갈 때는 미리 짜기라도 한 것처럼 모두 주먹을 편 채로 임종을 맞이하는 것이다.

또, 재미있는 사실은 주먹 아귀힘이 성장할수록 약해진다는 것이다. 아기들의 주먹을 펴는 것은 여간 힘들지 않다. 어린아이들은 손에 무언가를 잡으면 놓지 않으려 안간힘을 쓰는데 어른의 힘으로도 그것을 쉽게 펴지 못한다.
 

▲ 김용태연구소 소장 김용태

놓는다는 것은 그렇게 어려운 일인 것 같다. 그런데 놓는 것 중에서 가장 고통스러운 건 자신을 놓는 일이다. 왜냐 하면, 그것은 자신을 부인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딱딱하게 굳어져 있는 고집, 자기합리화로 덧칠해 왔던 자존심, 나의 세계관과 가치관을 지탱해 주었던 고치, 이런 것들을 깨뜨리고 버리고 놓는 것은 대단한 용기가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대학 시절 읽었던 에리히 프롬의 ‘사랑의 기술’(The Art of Loving)의 여운은 오랫동안 남아 있다.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만이 다른 사람을 진정으로 사랑할 수 있다는 메시지가 좋았었다. 그런데, 나를 사랑한다는 것은 나를 놓아주는 것을 의미한다. 나를 소유(To Have)하려는 것이 아니라 나의 존재를 인정하고 그 자체를 즐기는 것(To Be)이 나를 사랑하는 것이다.

문득 가까이 있는 사람이 소중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족, 친구, 동료와 선후배, 이웃들. 같은 시간 같은 공간을 살아가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기적인데, 가까이에서 얼굴도 보고 얘기를 나눌 수 있는 것은 기적 1+1이다.

사랑해야지. 사랑한다는 것은 그들을 놓아주고 있는 그대로의 존재를 즐기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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