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진의 리더십 명상편지 - 한 발 앞선 경영
이용진의 리더십 명상편지 - 한 발 앞선 경영
  • 김민성 미래한국 기자
  • 승인 2017.12.04 06:0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삼성그룹의 창업자인 이 병철 회장은 생전에 “성공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 간의 차이는 한 발자국 차이다. 다른 기업보다 한 발 먼저 앞서 나간 기업이 성공한다”라고 강조했다. 한 마디로 말한다면 사소한 차이가 결국은 엄청난 차이를 만들어 낸다는 것이다. 흡사 ‘시작은 미미하지만 끝은 창대 하리라’는 성경 구절을 읽는 것 같다. 사소한 차이로 시작하지만 그 끝은 엄청난 차이를 가져온다는 말이다. 그러므로 경영자는 항상 한 발 먼저 생각하고,한 발 먼저 행동해야 한다. 창업자의 이 말을 이 건희 회장은 ‘선점경영’으로 바꿔서 강조했다.

이 건희 회장이 좋아하는 단어가 바로 ‘선점경영(先占經營)’이라고 한다. 선점 경영은 시장을 선점한다는 뜻이다. 그러나 시장을 선점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경쟁자 보다 먼저 나아가야 한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경영자는 시장의 변화를 먼저 읽어 내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어쨌던 삼성전자가 소니, 파나소닉, 산요, 캐논 등 일본의 기라성 같은 전자 회사들을 제치고 마켓리더가 된 이유, 이동통신 시장의 황제자리를 25년 간이나 즐겼던 핀란드의 노키아를 삼성전자가 이긴 이유가 어디에 있을까? 바로 한 발자국 먼저 간 경영, 선점경영에 기인한 것이다.

▲ 한국경영인력연구원 원장 이용진

마이크로소프트가 전 세계 컴퓨터 운영 시스템 시장을 거의 100% 점했던 전략도 바로 선점 경영에 의한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인 빌 게이츠는 먼저 운영 시스템을 개발하여 비싼 값에 공급하다 경쟁자가 출현하면 가격을 경쟁자들이 원가 확보도 못할 정도로 대폭 후려쳐서 싸게 판매했다. 그러면 경쟁자는 원가도 뽑지 못하고 시장에서 도태되는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가 그러한 전략을 구사한 덕택으로 수십 년간 압도적인 시장 점유율 우위를 점하면서 시장을 즐겨왔다. 그로 인해 빌 게이츠가 세계 1등의 부자위치를 유지하고 있지만 비정한 사람으로 심지어는 야비한 사람으로 비난 받았던 적도 있다. 이게 성공기업의 전략이라고 봐도 좋을 듯하다. 시장은 결코 따뜻한 곳이 아닌 것이다.

삼성전자의 마켓팅 전략은 ‘4선(先)전략’이다. 4가지를 먼저 하는 전략이다. 첫째가 선견(先見)이다. 시장을 선견하기 위해서는 미래를 꿰뚫어 보고 판단하는 능력, 즉 통찰력이 있어야 한다. 물론 이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경영자에게는 반드시 필요한 역량이다. 매번 성공한 경쟁자의 뒤만 쫓아 다니는 ‘나도 전략(Me too)’으로서는 시장 리더는 결코 될 수 없거니와 성공할 수도 없다. 통찰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제일 먼저 문제의식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문제의식은 “지금 상태에 만족하지 않고 더 발전된 방향으로 나가기 위해서 현실을 타파하는 의식”이다. 

물론 이는 쉽지 않는 결단이다. 경영자들 대부분은 현재 성과가 자신의 탁월한 경영능력의 결과로 생각하고 자신의 능력에 만족해하는 경향이 매우 강하다. 그런데 그것을 부정하는 것은 자신의 능력을 부정하는 것과 같이 생각하여 현실 안주의 습관을 유지하려 한다. 그러나 리더는 결단하는 용기가 필요하다. 다음으로 통찰력을 갖기 위해서는 미래를 볼 수 있는 정보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그 정보의 보고는 책이다. 그러므로 경영자는 독서 습관이 필수적이다. 빌 게이츠, 서경배 아모레 회장, 워렌 버핏  등 탁월한 업적을 올리는 회사의 경영자들은 대부분 독서광이다. 특히 미래를 예측하는 서적들을 읽는 것도 좋을 것이다. 그리고 많은 지식인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그래서 수집한 수 많은 정보, 자료들을 기반으로 깊이 사색하는 것이 중요하다.

4선의 둘째는 선수(先手)다. 이는 경쟁자들 보다 먼저 조치를 취하는 일이다. 경쟁사들보다 한 발 앞서 조치를 취하기 위해서는 기술, 인재, 설비, 마켓팅 전략 등 여러 가지 경영조건들이 준비되어 있어야 한다. 애플이 스마트 폰을 출시했을 당시 삼성이 어느 정도 준비가 되어 있었기 때문에 지금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지 못한 회사들은 맨날 뒷북만 치고 있는 형국이다. 준비된 사람이 기회를 잡는다고 그렇게 많이 들어도 실행은 그만큼 어려운가 보다.

셋째는 선제(先制)다.선견을 가지고 선수를 치니 자연 경쟁자를 제압하게 되는 것이다. 전쟁에서도 초반의 승기를 잡아 강하게 밀어 부치면 적군을 압도하게 되고 제압을 하는 것이다. 모든 스포츠도 그렇다. 물론 기업 경영도 먼저 제압을 하면 경쟁자가 힘을 못쓰게 될 수도 있다.

넷째는 선점(先占)이다. 이렇게 앞의 3선을 하게 됨으로써 자연 시장을 선점하게 되는 것이다. 선점 된 시장은 파는 사람의 시장(Seller’s Market)이 된다. 즉 경쟁이 거의 없는 블루 오션(Blue Ocean)이다. 이 시장이 경쟁이 치열한 레드 오션(Red ocean)이 될 것 같으면 다시 또 선견으로 4선을 취해서 다른 블루 오션을 찾아서 변신하게 되는 것이 승자들의 경영 패턴이다.  이러한 활동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추진해야 한다.

삼성 반도체의 성공이 바로 이런 전략이다. D램 시장을 선점하여 시장을 리드하다 경쟁자가 출현하면 또 다른 고성능의 제품으로 전환하여 시장을 계속 선점해 가는 전략을 펴고 있다. 이러한 삼성반도체 전략에 힘든 대만 반도체 업체들이 삼성반도체를 이기기 위해 일본 반도체들과 합종연횡을 이루는 전략을 펴고 있지만 선점한 기업을 따라잡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닌 것이다.

이와 같이 경쟁우위에 서는 것은 경쟁자들 보다 먼저 시장을 예상하고 준비해서 시장을 선점하는 전략을 구사한 경영자들의 지혜로운 역량 덕분이다. 삼성 이 건희 회장이 항상 5~10년 후에 무엇을 해서 먹고 살 것인가를 임직원들에게 질문하는 것은 바로 이러한 준비를 강조하는 것이다.  

따라서 삼성전자가 년간 약 60조에 가까운 순이익을 실현하는 것은 준비 된 4선 전략에 연유한 것이라 해도 좋을 것이다. 지금 많은 사람들이 4차 산업혁명을 말하고 있다. 그러나 말만큼 준비하고 있는가는 지극히 의심스럽다. 말로서는 파리 한 만리도 잡을 수 없다. 행동만이 가능한 것이다. 경쟁자 보다 한 발 앞선 기업, 시장을 선점하는 경영전략을 꾸준히 구사하는 기업은 성장과 발전을 계속 할 것이다.

본 기사는 시사주간지 <미래한국>의 고유 콘텐츠입니다.
외부게재시 개인은 출처와 링크를 밝혀주시고, 언론사는 전문게재의 경우 본사와 협의 바랍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