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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태의 변화편지 - 실패가 융합이다

김민성 미래한국 기자l승인2017.12.07l수정2017.12.07 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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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성 미래한국 기자  kooup@naver.com

사이언스(science)의 번역어인 ‘과학’은 좀 이상한 단어다. 19세기 서구문물을 먼저 받아들였던 일본인들이 만든 단어인데, 이런 학과 저런 학과를 의미하는 과(科)와 배울 학(學)을 붙인 것이다. 그러니까 과학하면 그냥 나누어져 있는 여러 학문, 뭐 그런 의미로 들린다. 당시 서양의 학문 체계가 경계가 처져 있어 그렇게 번역했던 모양이다.

본디 학문이란 나뉘어 있던 것이 아닌데, 산업혁명을 거치면서 연구의 효율성을 위해 분화(divergence)되어 온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물리학, 공학, 화학, 생물학 등등을 총칭하는 과학이라는 번역어는 뭔가 본질적 의미를 담고 있지 못하다는 생각이 든다.

▲ 김용태연구소 소장 김용태

나는 개인적으로 인문학이란 단어도 마음에 들지 않는다. 삶과 사람을 박제화 시키는 느낌이 들어서다. 그냥 인문이란 단어가 더 순수하다. 그러다 보니 요즘 유행어처럼 회자되는 과학과 인문학의 융합이라는 개념은 도무지 와 닿지 않는다. 마치 무슨 화학 공식처럼 이 둘을 잘 섞으면 아주 창의적인 결과물이 나오는 듯 생각하는 것 같은데 인문이란 그런 것이 아니다. 인문학자와 과학자를 한 자리에 모아 보라. 서로 딴 소리만 하다 간다.

인문이란 고민하고 방황하고 바보짓도 해보는 것이다. 인문학 전공자들에게 소프트웨어를 가르친다고, 또 인문학서적을 섭렵한다고 융합이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수많은 시행착오와 도전과 실패를 거쳐야 진정한 융합이 일어날 수 있다.

효율성을 중시하는 기업문화에서는, 실패와 성공을 단순하게 재단하는 사회풍조에서는 융합은 절대 일어날 수 없다. 인문(人文)이란 머리로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몸으로 살아내는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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