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폐청산, ‘떼법’ 앞세운 나라 뒤집기
적폐청산, ‘떼법’ 앞세운 나라 뒤집기
  • 박주연 미래한국 기자
  • 승인 2017.12.19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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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 법치파괴,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세미나
 

심재철 국회부의장실 주최로 자유민주주의·자유시장경제·국가정체성 훼손으로 요약되는 문재인 정부의 법치파괴에 대한 대응 방안을 모색하는 세미나가 12월 1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렸다.

‘문재인 정부 법치파괴,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를 주제로 열린 토론회에서 제8간담회실을 가득 메운 참석자들은 발제자와 토론자들의 발표와 토론이 진행되는 가운데 문 대통령에 대한 내란죄 기소를 촉구하며 때로는 환호성을 지르는 등 뜨거운 분위기를 연출했다.

또한 이 자리에는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선거에 출마한 후보들을 포함한 나경원·안상수·정양석·이완영·민경욱·추경호·김규환·장석춘·최교일·정유섭·김성태(비례대표) 등 현역 국회의원들도 참석해 세미나에 대한 큰 관심을 나타냈다.

▲ 12월 12일 국회의원회관 제8간담회실에서 자유한국당 심재철 국회부의장실 주최로‘문재인 정부 법치파괴,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라는 주제의세미나가 진행됐다./ 백요셉 기자

심재철 부의장은 개회사에서 “대한민국은 법률을 바탕으로 운영되는 법치주의 국가로, 법치국가란 미리 정립된 법률에 의해서만 시행되어야 한다는 법치주의 원칙에 의거해 운영되는 국가”라며 “하지만 문재인 정권이 들어서면서 법적 행정 절차를 무시하고 초법적 기구를 만들어 권력기관을 이용해 공공기관 및 기업 등을 적폐라는 이름으로 압박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현 정부 출범 후 각종 과거사진상조사위원회, 이른바 적폐청산TF는 적폐청산이 목적이 아닌 정치보복을 위한 TF로 변질되었다”며 “적폐청산TF 중 상당수가 법적 근거 없이 운영되고 있으며, TF 위원들을 보면 문재인 정부의 이념적 홍위병 역할을 하고 있는 좌편향적인 정치 인물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다”고 지적했다.

심 부의장은 “현 정부는 이념적 홍위병들이 위법 수집한 증거를 바탕으로 보수세력을 전 국민의 적폐로 규정해 보수를 말살시키기 위한 작업을 하고 있고, 이를 위해 법치주의와 위법수집증거배제원칙도 송두리째 무시되고 있다”며 “우리가 더 이상 이를 방관하면 대한민국의 법치주의와 헌법적 가치가 송두리째 부정당할 수 있다”고, 이번 토론회를 계기로 법치주의와 적법 절차가 엄격하게 준수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심재철 부의장은 앞서 11월 28일 성명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 서훈 국정원장, 윤석렬 서울중앙지검장의 내란죄 형사고발을 주장한 바 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축사를 통해 “심재철 부의장께서 지난 7개월 간 자행된 문재인 정부의 ‘적폐청산’은 단순한 정치보복을 넘어 ‘헌정질서 문란’과 ‘법치주의 파괴’임을 지적했다. 서슬 퍼런 정권에 맞서 지적한 것은 용기 있는 결단이 아닐 수 없다”며 “자유한국당은 무차별적 정치보복에 적극 대응하며 헌정질서 수호와 법치주의 확립에 앞장설 것”이라고 밝혔다.

적폐청산은 적전분열 자폭정치

이날 토론회는 이창위 서울시립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적폐청산의 불법성과 외교·안보 정책에의 영향’으로, 김태훈 한반도인권통일변호사모임 상임대표가 ‘문재인 정부 법치파괴에 대한 향후 대응 방안’을 주제로 발제를 맡았다. 토론에는 유동열 자유민주연구원 원장, 정준현 단국대 법대 교수, 김범수 본지 미래한국 발행인, 이경환 변호사가 참여했다.

이창위 교수는 발제에서 국가정보원과 관련 “민간 위원이 국가기밀을 열람하는 현 상황은 국가기밀체계를 스스로 붕괴시키는 것으로 세계 정보 역사에 유례가 없다”며 “적폐청산TF를 통해 국정원을 공개적으로 파헤치겠다는 것은 상대방에게 모든 패를 보여주며 게임을 하겠다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개탄했다.

이 교수는 오사마 빈라덴 암살 작전에서 미국이 국제법의 부담에도 불구하고 비밀공작을 통해 성공시킨 사례, 이란·콘트라 스캔들과 레이건 행정부의 위기 등 사례들을 설명하면서 “선진국의 정보기관의 비밀공작과 외교정책에 대한 접근 사례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국가 존속을 우선시 해 국가가 정부 기관의 비밀공작에 관용을 베푼 다음 나머지 문제들을 푼다는 사실을 잘 알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심 부의장이 말하는 법치주의 파괴, 현 정부의 각종 TF는 국내정보와 국외정보 분리가 가능하지 않고 외교문제와 국방문제가 대외적 문제로만 끝나지 않아 우리나라 존재 파괴로 직접 연결되기 때문에 잘 생각해야 한다”며 “문재인 정부 하의 적폐청산은 외교국방정책에 한에서 말씀드리면, 북한이란 적국을 두고 적전분열, 국내분열을 일으키는 자폭정치라고 본다”고 했다.

두 번째 발제에 나선 김태훈 변호사는 자신이 몸담고 있는 변호사단체 한변이 12월 4일 서훈 국정원장을 국가기밀누설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형사고발했음을 밝히며 “문재인 정부의 대표적인 법치파괴 사례인 국정원 적폐청산TF 활동에 대한 집중적인 불법성 추궁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또한 정치적으로 사회 여론 환기를 통해 야당이 정치력의 극대화가 절실하며 이를 위해 투쟁력 있는 자유 시민사회와의 연대 공조 방안도 깊이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김 변호사는 특히 사법적 대응과 관련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이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에 처해 있음을 직시하고 건전 야당과 시민사회의 법치주의 수호 의지를 대변할 수 있는 ‘민변’을 능가하는 투쟁력 있는 변호사단체를 발굴, 지원하고 연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서훈 국정원장 고발과 관련 국가기밀누설죄 등의 범죄 요건이 성립된다면서 “국정원의 국내 정치 개입과 인권유린 행위는 근절돼야 하나 이와 별개로 국정원의 메인 서버를 열어 국가기밀을 누설하는 행위는 국가정보원을 해체하여 국가를 무너뜨리는 행위”라며 “이는 나라의 근간을 흔드는 중대한 범죄행위에 해당하므로 피고발인을 엄중히 수사하여 처벌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발제자들의 발제가 끝난 뒤 이어진 토론에서도 다양한 의견들이 나왔다. 유동열 자유민주연구원 원장은 현 정부의 적폐청산이 형평성, 불법성, 모호한 기준과 대상, 포퓰리즘화, 부당한 목적성 등의 문제가 있다며 “헌법적 가치에 기반한 적폐청산, 정치·사법·언론분야의 적폐청산 및 국민통합형 적폐청산, 무엇보다 김정은 정권의 해체와 국내 종북세력에 대한 적폐청산 작업도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현 정부가 국가 미래를 위한 제대로 된 적폐청산을 추진하려면 여당과 야당 및 이른바 진보진영과 보수진영 동수(同數)로 구성된 ‘국가적폐청산위원회’를 구성해 진행하기를 제안한다”며 “가칭 국가적폐청산법을 제정하여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사회 각 분야에 대한 적폐청산을 체계적이고 단계적으로 전개해야 국민 신뢰와 성원 속에 적폐청산 작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준현 교수는 “정권의 교체가 조선시대의 사화(士禍)가 되어서는 안 된다”며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에서 찬반 양론을 거쳐 의결된 국민 의사만이 국가를 지배하는 법이 된다. 국민 상당수의 여론이라고 할지라도 이러한 절차를 거치지 않으면 법이 될 수 없다”고 법적 근거가 희박하게 진행되는 현 정부의 적폐청산 과정을 문제 삼았다.

정 교수는 “정치권이 법을 존중하기보다는 국민 여론을 앞세워 국가권력을 움직이는 순간 더 이상 법치국가는 없고 ‘떼법국가’가 있을 뿐, ‘떼법’은 법치를 가로막는 적폐 중의 적폐”라며 “설사 법에서 정한 적폐에 해당한다고 해도 적폐를 입증할 증거의 수집 절차가 적법하지 않다면 그 증거는 반민주적인 것으로 증거능력을 갖추지 못하고, 이러한 것을 증거로 삼으려는 시도 또한 적폐의 출발”이라고 지적했다.

文정부 법치파괴, 보수진영이 극복해야 할 한계

김범수 미래한국 발행인은 이 같은 문재인 정부의 법치파괴에 따른 지지율 하락에도 불구하고 자유민주 진영이 국민적 지지를 얻기 힘들다며 현실에 대한 냉정한 진단과 판단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토론을 이어갔다.

김 발행인은 “문재인 정부의 법치파괴와 폭주, 앞으로 불가피한 일정한 지지율 하락이 곧 자유한국당의 지지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인지 의문이 든다”며 “헌정사상 최초의 탄핵광풍을 거치며 87년 민주화 이후 군부세력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 돌아올 수 없게 된 것처럼 탄핵 이후 보수 산업화 세력은 컴백이 불가능해진 것은 아니냐”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어 “이것이 바로 좌파진영에서 의도, 진행하고 있는 적폐청산, ‘보수궤멸’ 시나리오가 아닐까 싶다. 이를 테면 임종석, 이재명, 안민석이 진보좌파로, 안희정, 안철수가 보수우파로 자리매김하고 한국당은 진보내 정의당, 혹은 태극기당과 같은 ‘극우’ 포지셔닝으로 전락하는 시나리오”라며 “대한민국의 구조 변화와 레짐체인지가 진행 중이라는 점에 아직은 물음표를 갖고 있고 그 첫 번째 시험대가 내년 지방선거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방송장악 기도 등 문 정부의 홍위병식 불법적 행위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대응은 법치주의를 고수해야 한다는 발제 내용에 동의한다. 이것은 원칙적, 전술적으로 자유 보수진영의 장점이요 성격”이라며 ▲ 보수진영이 ‘태극기’ ‘보수팔이’ 한계를 극복하고 자체 생명력을 갖출 것 ▲ ‘위원회 정치’의 불법성과 위헌성 감시 ▲ 한미동맹 붕괴 등 대한민국 청산작업의 현실 고발 ▲ 정부의 초헌법적 행위들을 기록으로 남기고 확산하는 국민저항권 발동 ▲ 개혁 방안의 국회 수렴 ▲ 사회문화적 진지 구축을 위한 지방선거 개혁공천 등을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이경환 변호사는 국정원장 고발과 관련 “국정원 개혁위의 조사활동 중 ‘망명한 류경식당 종업원 관련 비밀’과 ‘RCS 관련 기밀’ 그리고 유성옥 전 국정원 심리단장이 폭로한 기밀을 누설된 대상기밀로 명시하고 국정원장의 누설 혐의를 구체적으로 포섭한 고발장은 설득력이 강하다”며 “자유민주세력의 통합을 기초로 국회 내에서의 국정조사권 발동의 필요성과 사법적 대응 방안에서 일반적인 민·형사상의 고소, 고발 뿐 아니라 투쟁력 있는 변호사 단체의 발굴 및 정보공개청구를 강조한 발제에 동감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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