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자초, 무력한 순간들
탄핵 자초, 무력한 순간들
  • 전영준 푸른한국닷컴 대표
  • 승인 2017.12.20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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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국회 탄핵소추 1주년

박근혜 전 대통령은 역사의 불행을 스스로 만들었다. 2016년 12월 9일 박근혜 전 대통령을 탄핵을 위한 국회 탄핵소추안은 찬성 234, 반대 56, 기권 2, 무효 7표로 가결 되었다. 

대한민국 건국 이래 최초이자 세계에서도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최고 권력자가 법에 따라 파면당한 사례가 만들어졌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을 작성한 국회 소추위원단은 “박근혜 대통령은 직무집행과 관련해 헌법과 법률을 위반해 국민이 대통령에게 부여해 준 신임을 근본적으로 저버렸다” 고 밝혔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결국 2017년 3월 10일 헌법재판소에 의해 ‘헌정수호 능력의지 상실’이란 이유로 대통령직을 파면 당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국회의 탄핵소추와 헌법재판소의 파면이라는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첫 번째 1차 담화가 끝나고 바로 즉각적인 당정개편을 했다면 국민의 분노는 그렇게 오래가지 않았을 것이다. 당시에는 야권에서는 ‘박근혜 대통령 퇴진’ 요구가 없었다. 거국중립내각이니, 책임총리니 2선후퇴니 하는 이야기만 나왔다.

새누리당을 바로 비대위 체제로 전환하고 비박에게 당권을 넘기고 총리를 김종인 의원이나 문창극 총리 후보 같은 사람으로 임명했으면 야권도 거부 못했을 것이다.
박 전 대통령이 친노핵심 김병준 전 청와대 정책실장을 국무총리에 내정하고 이정현 당 대표가 대표직 사퇴를 거부하는 모습은 국민들에게는 탐욕으로 비춰졌다.

두 번째 박 전 대통령이 검찰조사나 특검의 조사에 성실히 응하고 헌재 탄핵심판 변론에 출석해 헌정을 수호하겠다는 의지를 강력하게 밝혔다면 탄핵은 불가능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타이밍 판단과 실행 능력 부족 그리고 아집(我執)과 오만(傲慢)으로 가득찬 성격이 화(禍)를 자초했고 보수를 멸망(滅亡)시켰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은 20대 총선 공천과정 및 그 결과에서 이미 엿볼 수 있었다. 회사는 멀쩡하게 잘 돌아가는데 갑자기 어려워지며 부도위기에 빠진다. 그것은 전적으로 오너리스크다.

오너가 회사 돈을 빼돌리거나 가족 간 분쟁에 이골이 나 직원들의 마음이 떠나 다른 회사로 이직할 때다. 더구나 20~30년 봉직한 충성스러운 직원들이 이탈하면 회사가 심각하고 파산 직전에 있음을 의미한다.

20~30년간 오래 새누리당을 지지해 온 60대 이상 지지자들조차 새누리당을 외면하고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을 지지했다. 총선 전 10% 내외에 머무르던 국민의당 지지율이 정당투표율에서 26.74%를 기록한 것이 좋은 예다.

지난 20대 총선은 분명히 오너리스크다. 친박·비박싸움에 그것도 모자라 진박싸움까지 벌였다. 그런데 친박들은 반성을 모르고 ‘정권 잃어도 좋다. 뜻 맞는 우리끼리 정치하자’고 부르짖었던 것이다.

2014년 11월 28일 정윤회 찌라시 문건에서 시작된 주요 사건을 일자별로 정리하면 박근혜 전 대통령은 탄핵을 당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 지난 3월 10일 울산역 대합실에서 시민이 헌법재판소가 대통령의 파면을 결정하는 모습을 TV 중계 화면으로 지켜보고 있다./ 연합

 국정농단의 시발점 

청와대 내부 감찰부서의 의혹 문건 유출은 국정농단의 시발점이자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의 종점이다.

2014년 11월 28일자 세계일보는 정윤회와 이재만, 정호성, 안봉근의 문고리 3인방 등 비선실세가 국정에 개입한다는 국정농단 사건을 폭로했다. 청와대 내부 감찰부서의 의혹 문건이 유출된 것이다.

그로 인해 공직기강 담당인사와 기자 등은 고발을 당했지만, 비선의혹에 대해서는 사법처리나 규명 없이 수사가 끝나버렸다. 조한규 세계일보 사장은 2015년 2월 임시주주총회에서 해임됐다.

당시 박근혜 대통령은 "찌라시에나 나오는 그런 얘기들에 나라 전체가 흔들린다는 것은 정말 부끄러운 일"라며 일축하고, 이를 폭로한 문건에 대해 국기문란이라고 대응했다.

하지만 기사는 이어졌다.

●더불어민주당, 최순실의 딸 정유라의 승마 국가대표 선발과정에서 부정 의혹 제기.(2014.12.3.)
●박관천 경정, “우리나라 권력서열 1위는 최순실, 2위는 정윤회, 박 대통령은 3위” 라고 폭로.(2015.1.7.)

이하 일정별로 관련 사건들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최순실 정윤회 이혼의 내막 

2014년 5월 3일  
최순실, 정윤회의 이혼 사실이 밝혀졌다. 두 사람의 이혼조정안에는 고등학생 승마 국가대표인 딸의 양육권을 최 씨가 갖고, 재산분할 및 위자료 청구는 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결혼 기간 중의 일을 다른 사람에게 말하지 않는 ‘비밀유지’ 조항과 서로를 비난하지 말자는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조한규 전 세계일보 사장은 2016년 12월 1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4차 청문회에서 “1월에 정윤회 문건이 터지고 2월에 (박근혜 대통령이 최순실 씨에게) ‘이혼하는 게 좋겠다’는 종용이 있었고 3월에 이혼했다는 취지였다”고 폭로했다.

과거 박근혜 대통령의 한나라당 대표 시절 정윤회와 함께 보좌관을 맡았던 것으로 알려진 구상찬 새누리당 전 의원은 2017년 1월 20일 방송된 MBN ‘아궁이-최순실의 아킬레스건’ 편에 출연 최순실·정윤회 그리고 박근혜 대통령의 관계에 대해 전했다.

구 전 의원은 ‘두 사람의 이혼에 박근혜 대통령이 관여했다’는 설에 대해 “상당한 근거가 있다. 예전에 두 사람이 부부싸움 후 박근혜 대통령을 만나러 가면 박 대통령이 정윤회를 쳐다보지도 않았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2015년 10월 7일: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 100억 원대 원정도박 혐의로 구속.
●2015년 10월 22일: 검찰, 폭력조직 ‘범서방파’에 100억 원대 불법 도박 수익 추징 돌입. 마카오에서 정킷방을 공동 운영하며 기업인 등을 도박판으로 끌어들인 정황을 확보하고 수사 중이라 발표.

 북한 핵위기를 빙자한 친박세력의 탐욕 태동 

●2016년 1월 7일: 북한 4차 핵실험
●2016년 2월 4일: 새누리당 공직자후보추천관리위원장 이한구 의원 임명.

친박계 지원으로 공관위원장에 임명된 이한구 위원장은 “김무성 대표도 공천 못 받을 수도”라고 말해 친박·비박계 간 갈등을 예고했다.

●2016년 2월 7일: 북한 동창리에서 장거리 미사일 발사.
●2016년 2월 10일: 개성공단 폐쇄.
●2016년 3월 9일: 윤상현 의원, 김무성 대표에 대한 막말 파동.
●2016년 3월 24일: 김무성 대표, ‘진박 6인방’에 대한 공천장 도장 찍기를 거부하며 지역구인 부산 영도로 내려감.
●2016년 3월 25일: 새누리당, 유승민 지역구인 이재만(대구 동을) 등 유재길(서울 은평을), 유영하(서울 송파을) 후보자의 공천 배제. 정종섭(대구 동갑), 추경호(대구 달성), 이인선(대구 수성을) 예비후보자에 대한 공천안만 추인.
●2016년 4월 13일: 새누리당, 20대 총선에서 대패. 박근혜 전 대통령의 청와대는 총선 잘못을 김무성 대표의 새누리당 잘못으로 전가했다.
●2016년 5월 3일: 새누리당, 정진석 의원 원내대표 선출.
●2016년 5월 15일: 새누리당, 김용태 의원 혁신위원장 선임.
●2016년 5월 17일: 김용태 의원, 친박계의 거부로 혁신위원장 사퇴.

 촤경환과 우병우의 갈등 

●2016년 6월 2일: 홍만표, ‘정운호 게이트’에 연루돼 변호사법 위반 및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조세포탈 혐의로 구속. (아파트, 오피스텔 117채 소유 드러남. 정운호에게 청와대 민정수석 우병우를 잡아놨으니 염려 말라고 했던 사실 발견.)
●2016년 6월 30일: 이정현 의원과 김시곤 전 KBS 보도국장의 통화내용 녹취록 공개 됨.
●2016년 7월 6일: 최경환 당 대표 불출마 선언(총선 참패 책임론)
●2016년 7월 7일: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 구속(정운호로부터 30억 원대의 뒷돈 챙긴 혐의)
●2016년 7월 7일: 이정현 당 대표 출마 선언.
●2016년 7월 11일: 아시아투데이, 최경환 의원 50억 원 수수설 보도.
●2016년 7월 11일: 최경환 “칠곡 사드 배치 사실 아니다…” 국방부에 항의 전화.
●2016년 7월 13일: TK 지역 의원 20여 명 사드 경북 성주에 배치 반발 기자회견.
●2016년 7월 17일: 진경준 검사장, 넥슨으로부터 공짜 주식 받은 혐의로 구속.
●2016년 7월 18일: 최경환 녹취록 공개.
●2016년 7월 18일: 조선일보, 우병우 처가 강남부동산 넥슨과 거래 의혹 폭로.
●2016년 7월 19일: 서청원 의원 당 대표 불출마 선언.
●2016년 7월 22일: 이정현,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 비위 의혹에 대해 “현재 의혹을 본인이 해명하고 있고 여러 경로로 의혹 규명이 이뤄지고 있으니 검증과 자정 능력을 믿고 지켜봐야 한다.”고 옹호

 ‘최순실게이트’ 개봉박두 

언론보도에 따르면, 최순실게이트 개봉을 알린 것은 TV조선이었다. TV조선은 2016년 7월26일 ‘청와대 안종범 수석, <문화재단 미르> 500억 지원’을 처음 보도했다.

이어 8월 2일 ‘K스포츠재단 400억 모아’ ‘900억 모금한 기업들…팔 비틀렸나?’ 보도로 2개 재단에 대한 의혹을 제기했다. TV조선의 의혹 보도는 조선일보와 우병우 민정수석 간의 첨예한 대립과 송희영 논설주간의 낙마로 재단의 배후에 최순실이 있다는 것을 드러내지 못했다.

●2017년 7월 27일: TV조선, 미르재단 의혹 폭로.
●2016년 7월 28일: 이화여대 학생들. 미래라이프 단과대학 설립에 반대하며 최경희 총장 사퇴를 요구하며 본관 점거를 하고 집회를 주도. 후에 ‘미래’라는 말이 ‘미르’라는 말과 의미가 유사하다고 구설수에 오름.
●2016년 7월 31일: 이정현 당 대표 후보, 새누리당 영남권(창원) 합동연설회 대구경북 참석자들로부터 환호 받아.
●2016년 8월 1일: 대구경북 새누리당 당원들 이정현으로 지지 움직임 감지.
●2016년 8월 2일: TV조선, ‘K스포츠재단 400억 모아’ ‘‘900억 모금한 기업들…팔 비틀렸나?’ 보도
●2016년 8월 2일: 이정현,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에 관해 “정부와 여당에 큰 부담이 된다.”며 사실상 자진 사퇴 요구
 
의문이 나는 것은 오랫동안 박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활동하며 정권 출범 후에는 홍보수석과 정무수석을 역임하며 실세 노릇을 해왔던 사람이 박근혜 전 대통령이 총애하는 우병우 수석의 사퇴를 요구했을까 하는 점이다.

그는 친박세력의 좌장인 최경환 의원의 의중을 대변했던 것은 아닌지 의심이 간다. 당시 최경환 의원은 롯데로부터 50억 원 수수설로 곤욕을 치르고 있었다. 이에 최경환 의원은 성주로 사드 배치가 확정되자 대구경북 의원들과 함께 앞장 서 반대하며 청와대를 난처하게 만들었다.

그를 따르는 사람들은 롯데그룹 수사의 배후로 우병우 민정수석을 지목하고 우병우를 사퇴시키기 위해 혈안이 되었다. 그렇다면 이정현 후보가 최경환 의원의 도움을 받기에 우병우 민정수석의 사퇴를 앞장 서 요구하는 것은 뻔하다.

당 대표가 되기 위해 최경환 세력(TK)으로부터 도움을 받고자 일정 부분 역할을 한 것이다.

●2016년 8월 9일: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 선출.
●2016년 8월 21일: 청와대 관계자 우병우 사태 논란에 대해 ‘조선일보를 필두로 한 언론’이 ‘부패 기득권 세력’이라고 정의. 즉, 우병우 사퇴를 촉구하는 비박 정치인 그룹, 이명박 정부 인사, 이와 연관된 재벌을 지칭.
●2016년 8월 29일: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 대우조선해양으로부터 송희영 조선일보 주필이 호화 향응을 제공받았다고 공개.
●2016년 8월 31일: 송희영 조선일보 주필 사퇴.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의 물타기 

최순실 게이트의 문을 연 것은 한겨레신문이었다. 9월 20일 ‘K스포츠 이사장은 최순실 단골 마사지 센터장’ 기사에서, 재단의 최순실 사유화 의혹을 제기했다. 한겨레신문은 9월 28일 ‘조선일보 방상훈 사장님께‘ 칼럼에서 침묵하는 TV조선의 후속 보도를 촉구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2016년 9월 20일: 한겨레신문, K스포츠재단에 최태민 목사의 다섯째 딸 최순실 씨가 개입했다는 보도를 내놓으면서 다시 쟁점으로 급부상.
●2016년 9월 26일: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 ‘정세균 의장 사퇴’ 명목으로 단식.
●2016년 9월 27일: 더불어민주당, 국정감사에서 청와대가 관련된 외압적 모금을 통해 기업들로부터 엄청난 돈이 미르재단과 K스포츠로 흘러 들어갔다고 의혹 제기.
●2016년 9월 26일: 백남기 농민 부검 영장 및 재청구.
●2016년 9월 28일: 더불어민주당, 국정 감사에서 정유라의 이화여대 체육과학부 입학 자체가 특혜라는 의혹 제기.
●2016년 9월 30일: 국방부, 사드 배치 성주 롯데골프장으로 확정 발표.
●2016년 9월 30일: 검찰, 우병우 민정수석 처가-넥슨 땅 거래 무혐의 발표.
●2016년 9월 30일: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 활동 종료.
●2016년 10월 2일: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 단식 종료.(임무 완료)

이정현 단식은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해임건의안을 정세균 의장의 독단처리에 항의한 것이 아니라 언론에서 최순실을 지우기 위한 물타기로 나중에 판명됐다.

 헌정 사상 가장 큰 정치 스캔들 ‘최순실게이트’ 개봉 

최순실게이트의 결정타를 날린 것은 TV조선이 아닌 JTBC였다. JTBC는 10월 24일 ‘최순실 PC 파일 입수…대통령 연설 전 연설문 받았다’를 보도했다. JTBC가 움직일 수 없는 물증을 제시함에 따라 박근혜 전 대통령은 바로 다음날 대국민 담화를 통해 사과를 했다.

JTBC는 10월 19일 고영태 씨를 인터뷰해 “최순실이 가장 좋아하는 건 대통령 연설문 뜯어 고치는 것이다”라는 증언을 속보로 전했다. TV조선은 10월 26일 이미 오래 전 확보했지만 보도하지 않았던 청와대 2부속실 행정관들이 최순실을 상전 모시듯 하는 영상을 공개하면서 국민의 분노에 불을 붙였다.

국민들은 청와대 행정관이 입으로 휴대폰을 호호 불어 옷에 닦은 뒤 최순실에게 건네주는 TV조선의 CCTV 영상을 통해 최순실의 실체를 목격했다.

●2016년 10월 19일: 경향신문, 최순실이 독일에 있으며 유령회사 비덱을 운영하고 있다고 보도.
●2016년 10월 24일: 박근혜 대통령,  2017년도 예산안 국회 시정연설에서 임기 내 개헌 제의
●2016년 10월 24일: JTBC, 최순실의 대통령 연설문 수정 사실이 담긴  태블릿PC 입수 폭로.

JTBC가 최순실 태블릿 PC 입수 사실을 밝히며 드레스덴 선언문을 포함한 대통령의 ‘말씀자료’와 대북 접촉 상황 등 중대한 국가 기밀이 최순실에게 사전 유출되었음을 폭로한 것이다.

최순실이 박근혜 대통령의 연설문을 수정, 대외 주요 극비사항도 개인 컴퓨터로 주고받은 파일이 수 십 개 발견됐다. 창조경제, 문화융성 사업, 한일외교 등 중대사업에 깊숙이 개입했으며, 최순실 일가의 입학 특혜 등 여럿 특혜 정황이 드러났다.

이 태블릿 PC 안에는 박근혜 대통령이 새누리당 대선 후보 경선 시절부터 대선 후보 시절 연설문, 그리고 대통령 연설문까지 총 44개의 연설문이 들어 있었다. 앞선 의혹들이 사실로 드러난 것이다.

이 연설문들은 길게는 4일, 짧게는 몇 시간 전 미리 최순실이 받아 봤고, 최순실이 이를 수정한 사실까지 확인되었다. 이 연설문들 중에서는 극비라고 취급받은 드레스덴 연설문까지 포함되어 있어 충격을 줬다.

사건을 바라보는 일반인들의 관점도 측근에 의한 단순한 권력형 비리에서 적극적 국정 농단 사태로 바뀌게 되었다. 또한 블랙홀이 될 뻔한 헌법 개정조차 그대로 묻어버리는 어마어마한 파급효과를 가져왔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꼼수, 국민의 신뢰를 잃다 

●2016년 10월 25일: 박근혜 대통령, 1차 대국민 담화

박근혜 전 대통령은 “최순실 씨는 과거 제가 어려움을 겪을 때 도와준 인연으로 지난 대선 때 주로 연설이나 홍보 등의 분야에서 저의 선거운동이 국민들에게 어떻게 전달됐는지에 대해 개인적인 의견이나 소감을 전달해주는 역할을 했습니다. 일부 연설문이나 홍보물도 같은 맥락에서 표현 등에서 도움 받은 적 있습니다. 취임 후에도 일정 기간 동안은 일부 자료들에 대해 의견을 들은 적은 있으나 청와대 보좌체계가 완비된 이후에는 그만뒀습니다.”라고 말했다.

●2016년 10월 27일: 노승일, 검찰 입회하에 독일에 있던 최순실과 통화 녹음.
●2016년 10월 29일: 1차 촛불집회 (약 3만 명)
●2016년 10월 30일: 최순실 인천공항 통해 귀국.
●2016년 11월 2일: 박근혜 대통령, 노무현 정부에서 청와대 정책실장을 지낸 김병준 국민대 행정학과 교수를 총리 후보자로, 국민안전처 장관에 박승주 내정.

보수층과 야권 모두로부터 비판을 받아 국민들의 불신을 더 키웠다. 특히 박근혜 전 대통령은 이날 국민안전처 장관에 ‘서울 도심 굿판’ 논란의 주역 박승주을 내정한 것은 기독교계의 엄청난 반발을 불러 왔다.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박승주 국민안전처 장관 후보자가 참석한 무속 행사, 구국천제기도회로 이 명칭은 과거 최태민 씨가 즐겨 사용했던 명칭이라며 박 후보자가 참석한 무속행사와 최순실 씨 부친의 관련성을 주장했다.

표 의원은 ‘구국천제기도회’에 대해 “최태민 씨가 창제했던 영세교라는 교단의 교리가 하느님·부처님 모든 신들을 믿는 건데, 똑같은 내용이 이번에도 나왔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병준 총리 내정자가 박 후보자를 정말 본인이 천거한 것이라면 김 내정자도 최태민 씨와 연관성이 있고 이런 무속신앙을 지지하는 건지, 그렇지 않다면 본인은 전혀 이 내용을 모르는데 최순실 씨 등과 연관된 박승주를 쓰라고 하니까 꼭두각시처럼 참여한 것인지 둘 중 하나의 답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16년 11월 3일: 최순실 구속.
●2016년 11월 4일: 박근혜 대통령, 2차 대국민 담화

그 내용은 “제기된 의혹과 관련해 진상 규명에 최대한 협조하겠다고 하고 검찰 조사나 특별검사에 의한 수사도 수용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이후 박 전 대통령은 검찰이나 특별검사의 조사에 응하지 않았고 청와대에 대한 압수수색도 거부해 박 대통령에 대한 조사는 이뤄지지 않았다. 헌법재판소는 ‘헌정수호의지능력 상실’의 결정적인 사례로 판단했다.

●2016년 11월 5일: 2차 촛불집회(약 30만 명)
●2016년 11월 8일: 박근혜 대통령, 국회 추천 총리 제안
●2016년 11월 11일: 차은택, 최순실과 같이 국정을 농단했다는 혐의로 구속.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상 공동강요 및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
●2016년 11월 12일: 3차 촛불집회(약 100만 명)

 박근혜 대통령의 무능, 국민의 대변자 국회가 심판 

●2016년 11월 15일: 새누리당 비박계 32명 비상시국회의 결성, 32명이 탄핵 찬성 의사 밝혀
●2016년 11월 21일:국민의당 박근혜 대통령 탄핵 당론 채택
●2016년 11월23일: 더불어민주당 박근혜 대통령 탄핵 당론 채택
●2016년 11월24일: 野-비박 ‘탄핵 정족수 200명 확보’ 4당 공동발의 추진.
●2016년 11월28일: 친박 핵심 중진들, 박 대통령에 ‘명예퇴진’ 건의.

브릿지 경제의 보도에 따르면, 새누리당 주류의 좌장 격인 서청원 의원을 비롯해 정갑윤, 최경환, 유기준, 홍문종, 윤상현 의원 등 친박계 핵심 중진의원들은 28일 박근혜 대통령의 명예퇴진을 정국수습 카드로 제시했다. 이들은 대통령이 국회의 탄핵절차로 인해 불명예스럽게 퇴진하기 보다는 스스로 물러나는 것이 옳다며 사실상 ‘자진 하야’를 고언했다.

친박근혜계의 핵심 중진 의원들이 박 대통령에게 ‘명예퇴진’을 직접 건의하기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TV는 친박 핵심의 말을 인용 “친박 중진 의원들이 비공개 오찬 회동을 하고 박 대통령에 대해 임기를 채우는 걸 고집하기보다는 국가와 본인을 위해 명예로운 퇴진을 건의하자는 데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안다”고 보도했다.

회동에는 친박계 맏형 서청원 의원을 비롯 좌장 격인 최경환 의원과 정갑윤 유기준 윤상현 의원 등이 참석했다고 전했다.

서 의원은 이 자리에서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는 것 아니냐”는 취지로 말했고, 또 다른 참석자는 “탄핵 정국이 계속되면 박 대통령도 식물 대통령이 될 수 밖에 없는 만큼, 탄핵보다는 질서 있는 퇴진이 적절하다”는 취지로 언급했으며 이에 대부분 공감한 것으로 알려졌다.(11.28. 연합뉴스 TV)

●2016년 11월 29일: 박근혜 대통령, 3차 대국민 담화

박 대통령은 “지금 벌어진 여러 문제들 역시 저로서는 국가를 위한 공적인 사업이라고 믿고 추진했던 일들이었고 그 과정에서 어떠한 개인적 이익도 취하지 않았다. 저는 제 대통령직 임기 단축을 포함한 진퇴 문제를 국회의 결정에 맡기겠다.

여야 정치권이 논의하여 국정의 혼란과 공백을 최소화하고 안정되게 정권을 이양할 수 있는 방안을 만들어주시면 그 일정과 법 절차에 따라 대통령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국민들은 거짓말을 일삼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말을 더 이상 신뢰하지 않았다. 국민들 눈에는 꼼수로 비춰졌다.

●2016년 11월 29일:  친박 중심의 초선의원들 친박 중진 이어  ‘박근혜 자진 사퇴’ 촉구

새누리당 초선 모임은 29일 오전 국회에서 회동을 하고 “탄핵보다 퇴진이 바라고 바람직하다”는 쪽에 의견을 모았다. 초선 의원들은 친박계가 절대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이 회동에는 진실한 친박, 이른바 진박을 자임해 온 강석진, 곽상도, 윤상직, 정종섭, 추경호, 최교일 의원 등과 비박(비박근혜)계인 정운천 윤한홍 의원 등 25명이 참석했다.(11.29. 프레시안)

●2016년 12월 3일: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정의당 등 야3당,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단일안을 확정, 공동발의.
●2016년 12월 3일: 6차 촛불집회 (약 232만 명)
●2016년 12월 9일: 국회,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총투표수 299표 중 가 234표, 부 56표, 기권 2표, 무효 7표로 탄핵소추안은 가결됐다. 새누리당도 약 60여 명의 의원이 탄핵소추안을 지지했다.

▲ 전영준 푸른한국닷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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