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에게 놀라웠던 2017년의 대한민국
모두에게 놀라웠던 2017년의 대한민국
  • 조희문 미래한국 편집장
  • 승인 2017.12.26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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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을 보내는 소회를 나눈다면 세 가지 정도가 아닐까 싶다. 드디어 정권을 되찾았다고 환호작약하는 그룹, 좌파에게 정권을 강탈당했다며 대한민국의 망국을 걱정하는 그룹, 정권이 바뀐들 그게 나와 무슨 상관이냐는 듯 먼 산 불구경 하는 그룹 쯤 되겠다.
 

정권을 새로 잡은 쪽이나 정권을 빼앗겼다고 생각하는 쪽이나 처음부터 이런 결과가 올 것이라고 예상하지는 못했을 터이다. 정권과 대립각을 세우며 극한까지 압박해야 한다고 했던 좌파 집단들이나, 설마 대통령이 물러나는 일까지야 생길까라고 반신반의하던 쪽 모두에게 대통령 탄핵과 이어진 대통령 선거는 반전의 반전이었다.

▲ @ 미래한국 고재영

둑에 구멍이 뚫리고 물길이 흐르자 진흙탕물이 폭포처럼 쏟아지며 물난리를 일으키듯 대통령과 그 주변을 비난하는 여론이 들끓었다. 정권을 장악한 좌파세력들조차 너무 쉽게 적진(?)이 무너지는 것에 어리둥절하지 않았을까 싶을 만큼 순식간에 판이 바뀌고 말았다.

우파들은 대통령 주변의 권력과 시스템이, 대한민국의 체제가 이리 허약한지 절절하게 실감해야 했다. 대통령 탄핵과 새로운 촛불 여론을 등에 업은 새 대통령의 등장은 격변의 끝이 아니라 레짐체인지의 거대한 서막처럼 보인다.

탄핵에서 대통령 선거로 이어지는 과정은 외형적으로 법절차의 요건을 갖췄다.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한 주변 세력들은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법적 책무를 다하지 않는다며 비난했다.

‘국정 농단’이라는 선전 용어조차 법치를 뛰어넘어 사사롭게 국정에 개입한 것이란 비난을 비벼 넣은 것이다. ‘제왕적 대통령’이란 용어도 마찬가지다. 법이나 규정에 맞지 않는다고 생각하면 법을 농단한다 하고, 법대로 하면 민심을 받들지 않는 고집불통이라고 몰아세웠다

그러던 세력들이 권력을 잡은 뒤부터는 ‘대중이 원하는 대로’ 하겠다고 한다. 이런 저런 위원회를 만들어 초법, 탈법적인 결정을 서슴지 않는다. 아직도 논란 중인 탈원전 문제에 대해 정부는 ‘대통령의 뜻’이라며 밀어붙이고 있다.

한국이 우수한 기술을 확보하고 있고, 효율면에서 다른 어느 종류의 에너지보다 안전하고 지속적인 공급을 보장하는데도 ‘환경’과 ‘안전’을 빌미로 원자력 에너지 생산은 중단하는 쪽으로 가고 있다.

이 과정에서 공론화위원회라는 조직이 급조되어 에너지정책의 향방을 가늠하는 심판과 역할을 하려 했다. 법적 근거도 없고, 당연히 권한도 없는 조직에 대해 대통령은 결정권을 위임하는 월권적 행동을 보였다.

KBS, MBC 두 방송사의 운영권 장악을 두고 벌어지는 공개 협박과 테러는 이 나라가 법치로 운영되는 자유민주국가가 맞나 라는 의문이 들게 한다. 두 방송사의 이사들과 경영자에 대한 집요한 압박과 위협이 이어지고 있다.

그 중 MBC는 방문진 이사들의 잇단 사퇴와 이사회 이사장, 사장을 강제로 퇴진시켰다. 새로운 사장은 과거의 정권이 어떻게 방송을 장악하려 했는지 고발하겠다며 고래고래 목소리를 높이던 인물이 권력의 비호를 받으며 점령군처럼 돌아와서는 ‘공영방송 MBC’의 위상을 되찾겠다고 한다.

정해진 임기를 마치겠다는 방송사 이사들을 압박하기 위해 집과 직장을 찾아가 떼로 위협하는 데도 공권력은 못본 척하고 있다. 달라진 세상의 한 단면이다. 어느 쪽에 마음을 두고 있든 2017년 대한민국의 변화는 오래도록 기억될 일이다.

=조희문 미래한국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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