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4강진출에 대한 중국의 반응
한국 4강진출에 대한 중국의 반응
  • 미래한국
  • 승인 2002.07.08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蹴球의 정치학’‘한-일 월드 컵’이라는 세계적인 축제에서 중국도 어쩔수 없이 열광적인 분위기에 휩싸여 있다. 특히 지난 한 주동안 중국의 언론들은 “승승장구하는 한국팀이 과연 어디까지 갈 것인가”를 놓고 굉장한 관심과 부러움을 드러냈다. 人民日報를 비롯한 중국의 주요 신문들은 `월드컵 특별판`을 발행하고 있는데, 대부분의 신문들이 한국팀이 4강에 올라온 다음 결승전 진출을 놓고 겨루는 독일팀과의 한판 승부에 대해 비상한 관심을 보였다. 6월 23일자 人民日報는 “태극 호랑이들이 鬪牛士를 격퇴했다”는 식으로 한국이 스페인을 물리친 사실을 머리기사로 뽑았다.이번 월드컵에 대한 중국의 관심은 어느 나라에 뒤지지않을 만큼 대단하다. 특히 중국팀이 처음으로 본선에 진출했기 때문에 중국인들의 축구에 대한 기대와 열기는 가히 폭발적이었다. 그러나 중국인들의 큰 기대와는 달리 중국팀은 한 골도 넣지 못하고 탈락했고, 그 실망과 좌절감이 은연중 중국인들의 심리에 적지않은 타격을 준 것 같다. 물론 스포츠 경기로서 “축구는 축구에서 끝난다.” 세계적인 ‘축구의 축제’를 보면서 승패에 관계없이 축구게임 그 자체를 함께 즐겨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그러나 중국인들이 이 말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에는 현실이 너무 역설적이고 충격적이다. 한국이 월드컵 대회를 주최하고, 한국팀이 계속 전통적인 유럽의 강팀을 물리치면서 일어나기 시작한 국민들의 무서운 단결력과 자긍심, 애국심의 열기를 보면서, 또 세계인들의 한국에 대한 뜨거운 찬사를 보면서 중국인들에게만은 “축구는 축구다, 게임을 즐기기만 하라”고 한다면 각박한 요구가 아닐까. 중국기자들의 취재태도를 보면 축구의 승부자체보다는 행사의 외적요인에 대해 더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중국기자들이 눈에는 이번 서울의 월드컵은 이미 축구게임의 ‘경계’를 넘어서고 있다. 한국선수들의 격열한 투혼, 한국인들의 뜨겁고 질서정연한 응원, 세계인들의 관심과 칭찬을 통해서 한국이라는 국가 이미지가 전세계인들에게 전혀 새롭게 각인(刻印)되고 있기 때문이다. 축구가 한국을 변화시키고, 축구를 통해서 세계가 새롭게 한국을 재조명(再照明)하고 있는 사실에 놀라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중국기자들은 축구경기에서 드러나는한국선수들의 승부근성, 지칠줄 모르는 체력, 승패에 주눅들지 않는 결연한 응집력을 보면서 급변하는 한국축구의 ‘현장’을 매우 세밀하게 분석하는 기사를 쓰고 있다.6월 24일자 人民日報는 우승후보들의 각축을 보도하면서 한국팀이 과연 우승을 할 것인지에 대해 큰 관심을 보였다. 이 헤드라인 밑의 “한국의 즐거운 주말”이라는 기사에서는 ‘5천년이래 가장 즐거운 주말’이라면서 들떠 있는 서울의 표정을 흥미진진하게 쓰고있다. 또 그 옆에는 “독일팀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나”라는 익살스런 기사가 실려 있다. 한국팀이 폴란드, 포르투갈 스페인같은 강팀을 물리친 배경에는 붉은 악마들의 엄청난 응원이 크게 작용했는데, 독일팀도 그 부담을 떨쳐버릴 수 없을 것이라는 것이다. 한국인들의 무서운 응원 앞에 ‘떨고 있는 독일팀’을 묘사한 것이다.보도는 이처럼 유럽 강팀을 격파하고 있는 한국팀과 월드컵대회를 질서 정연하게 치루는 한국정부에 대한 동경과 부러움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그러나 이런 보도의 이면에는 자괴감(自愧感)을 드러내면서 이번 중국팀의 참패를 크게 반성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보도도 적지 않다. “한국은 하는데, 중국은 왜 못하는가”(亞?週刊2002/6/24~6/30, pp.36~37)라는 특집기사에서는 한일의 축구수준이 일취월장(日就月將)할만큼 빠른 실력향상이 이루어진 배경을 분석하면서 “중국은 아직도 변방국(邊方國)수준을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를 밝히고 있다.한일 월드컵은 중국에도 적지않은 자극제가 되고 있다. 어느 덧 중국인들 사이에는 “밥만 먹고는 살 수 없다”는 불편한 심리가 꿈틀거리기 시작한 것이다. 중국팀의 참패에 대해 중국정부는 “첫 진출로서는 잘 싸웠다”는 식으로 관대한 편이지만 대다수 중국인 심리의 저변에는 “우리는 뭐냐”하는 불만이 번져가고 있는 것이다. 축구는 분명 스포츠 게임이지만 “온 국민이 한 마음이 되어 열광할 수 있게 한다”면 그것은 이미 ‘정치의 영역’에 속하는 것이다. 중국인들에게 한일 수준의 축구경기를 제공한다면 어떤 대가를 치러야 할까.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중국지도자들이 풀기 힘든 짐을 지게 됐다. 우리가 한 마음으로 축구를 즐길 수 있는 것은 자유 평등과 같은 ‘시민사회의 보편적인 가치와 정서를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에서 이것이 가능할까. 아마 중국도 흉내는 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온 국민이 한덩어리가 되어 ‘통쾌한 일체감’을 누리는 데는 상당한 시간
본 기사는 시사주간지 <미래한국>의 고유 콘텐츠입니다.
외부게재시 개인은 출처와 링크를 밝혀주시고, 언론사는 전문게재의 경우 본사와 협의 바랍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