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째 도서보내기 사업 이성원 씨
12년째 도서보내기 사업 이성원 씨
  • 미래한국
  • 승인 2002.07.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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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에 지혜와 사랑을 나르는 부부
▲ 이성원 사재를 털어 한국청소년도서재단을 설립, 전국 시골학교와 군 부대에 책을 보내고 있는 이성원(69)씨. 그는 93년 책의 해 ‘이달의 인물’(8월)로 선정, 99년 제5회 독서문화상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사진/이승재 기자 fotolsj@futurekorea.co.kr
청소년 대상 12년간 12만권의 책 보내감사편지 답장도 중요한 일과“생활에 어느 정도 여유가 생기니까 보다 뜻있는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책과 젊은이…. 우리 부부가 좋아하는 이 두 가지를 곰곰이 생각하던 끝에 힌트를 얻게 되었지요.”사재를 털어 지난 90년 한국청소년도서재단을 설립, 12년째 책보내기사업을 펼쳐 온 이성원(69·李晟遠) 이사장과 민용자(57·閔勇子) 사무장. 이들 부부는 오늘도 어김없이 종로구 적선동 현대빌딩 5층에 있는 사무실로 출근한다. 사무실에 도착하자마자 두 사람이 하는 일은 전국 시골 초·중·고등학교, 군부대, 대학교, 고아원 등에 책을 보내는 일. 지금까지 보낸 책은 전국 200여 군데 대략 12만권이다.매일 쏟아져 나오는 책들을 꼼꼼히 읽고 청소년들에게 도움이 될만한 책들을 직접 선별, 포장해서 보내는 두 사람은 ‘책보내기’가 가장 큰 선물이자 기쁨이라고 말한다. 경기고·서울대 공대를 졸업하고 현대건설에 다니던 이성원씨는 한국정밀공업을 창업하면서 자녀들의 장래를 위해 약간의 저축을 해 왔다. 50세를 넘기면서 부인과 함께 사회봉사로 책보내기운동을 계획하자 자녀들은 선뜻 자신들에게 주어질 유산의 몫을 포기해줬고 그 몫이 바로 청소년도서재단의 기금이 되었다. 가끔 출판업계나 기업체에서 도와주겠다는 연락도 있지만 이들은 정중하게 거절한다. 정성들인 책을 보내기 위해서 두 사람이 감당할 수 있는 만큼만 한다는 것이다.이들에겐 책을 보내는 것만큼 중요한 일이 있다. 책을 받은 청소년들이 보내온 편지를 읽고 일일이 답장하는 일이다. 성적 때문에 걱정하는 중·고등학생, 유격훈련을 받으며 힘들어하는 병사, 인생을 상담하는 대학생 등…. 각기 다른 문제로 상담을 요청하는 젊은이들에게 두 사람은 일생동안 배우고 터득한 지혜를 다하여 편지를 쓴다. 특히 이 이사장은 아들이 군대에 있을 때 일주일에 2~3회씩 꼬박꼬박 편지를 썼던 것이 큰 도움이 된다고 한다.서로 도와가며 봉사하고 있는 두 사람을 보고 있노라면 이들이 보내는 책과 편지에는 뭔가 특별한 사랑이 묻어있는 듯 하다. “제 나이 35살에 집사람을 만났는데 장모님이 심하게 반대하셨어요. 나이 차이가 너무 많이 나서 걱정하셨던 거죠. 결국 우리는 헤어지기로 하고 어른들을 모신 가운데 작별파티(farewell party)를 열었는데 아내와 나는 슬림 화이트만의 ‘When I grow too old to dream’(내가 나이 들어 꿈을 꿀 수 없을 땐)을 부르며 한없이 울었습니다. 결국 우리는 부모님을 설득했고 우리는 결혼에 골인했죠.(웃음)” 지금까지 한번도 싸우지 않았다는 띠 동갑 부부의 아름다운 사랑이 이런 일을 가능케 한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 이 일을 하면서 두 사람에게 걱정거리가 하나 생겼다.“우리나라엔 번역이 잘못된 책들이 너무 많습니다. 어려운 표현에서는 대부분 엉터리로 해석되어 있는데 그것을 읽는 사람들은 자기 이해력이 부족하다고 생각하고 포기해 버리죠. 특히 청소년들이 좋은 책을 제대로 읽지 못하는 것은 참 안타까운 일입니다. 번역에도 KS 마크를 붙여야 할 것 같습니다”“25세까지는 배우고 50세까지는 일하고 70세까지는 봉사해야한다”고 말하는 두 사람.산간벽지의 수많은 아이들에게 꿈과 사랑을 심어주며 노블리스 오블리제(높은 신분에 따르는 도의상 의무)를 실천하는 이들 부부는 누구보다도 아름답고 행복한 노년을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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