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기 봉사단 소감문]
얻은 것이 너무 많았던 ‘봉사활동’
[5기 봉사단 소감문]
얻은 것이 너무 많았던 ‘봉사활동’
  • 미래한국
  • 승인 2002.07.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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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소율 이화여대 사회복지 99
필리핀에서 돌아온 후, 그곳에서 지냈던 것만큼의 시간이 이곳 서울에서 흘러가 버렸다. 그동안 난 다시 아르바이트도 시작하고, 도서관에 다니며 공부도 하고, 친구들도 만나면서 예전의 내 생활로 돌아왔다. 그러나 필리핀에 다녀오기 전의 나와 비교할 때 지금의 나는 무언가 많이 달라졌다. 정확하게 표현할 수 는 없지만, 얻은 것이 너무 많기에 ‘봉사활동’이라는 이름으로 불려지는 것이 내게는 너무 부끄러운 ‘그네들과의 만남’을 통해 나는 무언가 많이 넉넉해지고 풍성해진 기분이다. 그곳에서 찍은 사진들… 아직도 눈물자국이 선명하기만 한 산툴란 아이들의 편지들… 더위에 잠을 이루지 못해 밤마다 채워나갔던 일기장… 필리핀에서 돌아온 지 한 달이 다 되어 가는 지금, 아직까지도 나의 책상을 빼곡이 메우고 있는 그네들의 흔적을 보고 있자면 나도 모르게 흐뭇한 웃음을 짓고 만다. 내게 ‘그네들’이라 함은 필리핀 자체를 뜻하기도 하지만 그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사람들은 산툴란 아이들과 우리가 머물던 집주인 가족들이다. 물론 지난 겨울부터 얼굴을 맞대고 수업과 공연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3주 동안 한 방에서 동거동락 하던 친구들, 언니들, 동생들, 단장도 빼놓을 수 없는 사람들이다. 이들과의 만남을 통해 나는 다양성과 관용을 배울 수 있었고, 사랑과 넉넉함을 느낄 수 있었다. 솔직히 처음에는 방학중에 집을 떠나 낯선 사람들과 함께 봉사활동을 간다는 설레는 마음에 멋모르고 신청했었다. 그러나 막상 연수를 받고 같이 봉사활동가는 팀원들과 모여서 준비를 하면서는 조금 막막해지기 시작했다. 물론 준비기간이 꽤 길게 주어지긴 했지만 그곳의 상황을, 그것도 작년의 얘기만 전해 듣고 아무것도 결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프로그램을 준비하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고, 그들과의 만남이 부담으로 다가와 즐겁게만 기억되지도 않았다. 그러나 막상 그곳에 가서 실수도 하고 시행착오도 겪으면서 나의 이 조급함과 우려는 기우에 지나지 않는 것임을 깨달았다. 그네들 한 명 한 명을 대하면서 그들이 진심으로 나를 대하고 나에게 사랑을 주는 것을 느낄 때마다 안으로 웅크리기만 하고 무언가 받으려고만 했던 내 자신이 너무 초라해짐을 느꼈고 나도 무언가를 주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틀에 얽매이지 않는 자유로운 사고와 넒은 아량을 보이는 그네들에게 감동을 받으면서 나의 아집과 편견에 대해 되돌아보는 기회를 가지기도 했었다. 지금도 너무 아쉬운 것은 이런 나의 마음가짐이 너무 늦은 것은 아니었을까, 그래서 그들에게 나와의 만남이 내가 생각하고 있는 것처럼 기억되지 않으면 어쩌나 하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앞으로도 그네들과의 만남을 지속할 작정이다. 나에게는 새로운 경험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소중한 기억으로 간직될 수 있는 것은 그들과 함께 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되며 또한 나 역시 또 다른 누군가에게 기억될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고 감히 자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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