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피랍 일본인 살해협박 불구 자위대 철수 거부
일본, 피랍 일본인 살해협박 불구 자위대 철수 거부
  • 미래한국
  • 승인 2004.04.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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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라크 무장단체에 납치되었다가 일주일만에 석방된 일본인 나카도 나호코(좌)와 이마이 노리아키가 18일 하네다 공항을 떠나고 있다.
피랍 일본인 살해협박 불구 자위대 철수 거부미일동맹 한 차원 더 높아져일본은 스페인과 달랐다. 열차폭탄테러 후 스페인군의 이라크 철수를 시사한 스페인과 달리 일본은 피랍된 일본인 살해 협박에도 불구하고 자위대를 이라트에서 철수하는 것을 단호히 거부해 결국 인질을 구해내고 일본의 국제적인 위상을 고양시킨 것이다. 지난 8일 이라크에서 일본 민간인 3명이 이라크 무장단체인 ‘무자헤딘 여단’에 납치된 후 일본에서는 피랍된 인질의 가족들이 TV에 출연, “이라크 납치범들의 요구대로 이라크에서 자위대를 철수하라”고 주장하는 등 이라크 철수여론이 비등했다. 또 일본 야당인 민주당과 공산당은 지금은 자위대 파견조건이 충족되지 않았다며 자위대 철수를 촉구했다. 하지만 자민·공명 연립여당은 지난 12일 인질들을 구출하는 데 주력하겠지만 자위대를 철수하지 않는다는 방침은 변함이 없다는 것을 분명히 했다. 고이즈미 일본 총리도 같은 날 일본을 방문한 딕 체니 미 부통령과의 회담에서 이라크로부터 자위대를 철수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고이즈미 총리는 특히 일본인을 납치한 이라크 무장단체를 ‘테러리스트’라고 규정하며 이들의 비열한 요구에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위대 철수는 제2의 납치 야기일본정부의 이 같은 자세는 테러리스트들의 협박에 굴복할 경우 제2의 납치가 야기될 것을 우려해 이를 처음부터 막기 위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은 지난 13일 ‘고이즈미 총리의 용기 있는 자세’라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민간인을 납치하는 테러리스트들의 시도를 최소화하는 것은 이들의 협박에 굴복하지 않는 것”이라며 “고이즈미 총리가 이렇게 선택하는 것은 쉽지 않지만 올바른 것”이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 아사히(朝日)신문이 지난 16일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일본국민의 73%는 일본정부가 인질석방교섭과정에서 이라크 무장단체가 요구한 자위대 철수를 거부한 것은 올바른 선택이라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3월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발생한 열차 폭탄테러로 스페인군의 이라크철수를 시사한 스페인정부와 대조되는 것으로 테러에 대해 단호해지는 국제사회의 흐름을 반영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지난 18일 호세 루이스 로드리게스 사파테로 신임 스페인 총리는 “유엔이 스페인의 조건을 충족시킬 결의안을 채택할 것으로 예상되지 않는다”며 “가능한 빨리 병력이 돌아오도록 지시했다”고 말해 스페인군의 이라크철수를 공식화했었다.국제사회에서는 스페인군의 이라크 철수 시사 후 지금은 테러에 연약함이나 유화적으로 대응할 때가 아니라 국제테러조직인 알 카에다 소탕, 대량파괴무기확산방지 노력 박차, 중동민주화구상 등을 통해 공세적인 자세를 취할 때라는 목소리가 커져왔다. 결국 지난 15일 납치된 일본인 3명이 무사히 풀려남에 따라 일본정부의 테러에 대한 단호한 자세가 옳았다는 것이 입증되었다. 체니 “미일 동맹은 세계적인 파트너십”일본의 이런 자세는 미국으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으며 일본의 보통국가화 촉진과 국제적 위상 고양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체니 부통령은 지난 13일 고이즈미 총리가 자위대의 이라크 철수를 주장하는 여론에 흔들리지 않은 것을 높이 평가하며 “미국은 인질석방에 최선을 다해 일본을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미·일 동맹관계는 두 나라의 안전보장조약을 넘어서고 있다”며 “이 동맹은 세계의 어디에서라도 양국이 공유하는 비전을 촉진, 난제해결을 위해 공헌하는 세계적인 파트너십”이라고 말했다.워싱턴 포스트도 같은 날 하워드 베이커 주일 미국대사의 말을 인용, 미국은 일본의 군사적 역할 확대를 환영하고 있다고 전했다. 베이커 대사는 “미국은 일본의 강력하고 독립적인 육·해·공군의 활동을 지지한다”며 “일본은 과거 평화주의자의 이미지에서 벗어나 세계 제2위의 경제대국에 걸맞은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로빈 림 일본 난잔대 교수는 지난 14일 아시안 월스트리트저널에 기고한 글에서 “일본은 이번 사건을 통해 냉전시대 미국의 보호 아래 일본이 누렸던 안보에 대한 무임승차가 끝났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미국과의 성숙한 동맹관계를 위한 일본의 국제적 책임이 커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상민 기자 zzangs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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