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스 보좌관, ‘리비아식 핵 해법’ 촉구
라이스 보좌관, ‘리비아식 핵 해법’ 촉구
  • 미래한국
  • 승인 2004.07.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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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훈 부회장(연세대 국제대학원 교수)
   
 
  ▲ 방한 중인 콘돌리사 라이스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조좌관 / 사진 이승재 기자  

콘돌리자 라이스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지난 9일 부시 대통령의 특사 자격으로 방한하여 노무현 대통령 및 한국측의 외교·안보 실무 책임자들을 두루 만나 큰 관심을 끈 바 있다.

북핵문제, 이라크 추가파병, 주한미군 재배치 등 한·미간의 현안 문제들이 복잡하게 얽혀 있는 현 시점에 부시 대통령의 외교·안보 분야 핵심 참모의 방한은 크게 5가지의 의미를 둘 수 있겠다.

라이스 보좌관은 우선 한·미 동맹관계가 흔들린다는 인식을 불식시키기 위한 노력을 최대 과제로 삼은 듯 싶다. “한·미 동맹관계를 굳건히 유지해 나가자”는 뜻을 담은 부시 대통령의 친서를 노무현 대통령에게 전달하며 라이스 보좌관 자신도 “지금처럼 국제사회가 어려운 시기에는 책임과 가치를 공유한 우방이 매우 중요하다”라고 노 대통령에게 강조했다.

한국에서는 반미, 미국에서는 반한 감정으로 인해 한·미 동맹관계가 악화되고 있는 상황은 한국정부의 이라크 추가파병을 앞둔 시점에서 바람직하지 않기에 견고한 동맹의 필요성을 확인하기 위해 왔다는 분석이다.

물론 현실을 외면한 이상주의적 민족주의에 기초한 한국정부 일부의 대북관이 실제로 바뀌고 있는지에 대한 확인 작업도 중요한 방한 목표였다고 볼 수 있겠다. 둘째, 라이스 보좌관은 북핵문제에 있어 부시 대통령의 대화를 통한 평화적 해결 의지를 거듭 밝혔다.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에게도 “미국은 남북화해의 증진과 한반도 평화유지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북핵문제에 있어 부시행정부의 일관된 평화적 해결 방침 선언에도 불구하고 국내의 반미주의자들은 부시행정부가 무책임하게 한반도 정세를 긴장 속으로 몰아가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심지어 주한미군 재배치가 북한에 대한 무력사용의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시도라고 근거 없이 지적한 바 있다. 부시 대통령은 라이스 보좌관의 방한을 계기로 본인의 평화적 해결의사를 재천명해 그간 쌓인 미국정부에 대한 불신과 의구심을 풀고자 하고 있다.

이제 우리도 한·미 동맹관계를 위해 많은 노력을 하는 부시 대통령의 뜻과 의지를 순수하게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셋째, 미국은 나름대로 북핵 해결을 위한 단계적 일정이 있는데 이 일정이 한국정부가 추진중인 남북정상회담과 조율될 수 있는지에 대한 여부를 타진하기 위해 라이스 보좌관이 방한했다는 얘기가 있다.

노 대통령은 라이스 보좌관에게 남북정상회담 설은 언론에서 비롯된 오해라고 전했다고 한다. 그런데 라이스 보좌관의 방한 이후 남북정상회담이 물밑에서 추진되고 있다는 설이 계속 나돌아 한미간의 신뢰 문제가 다시 제기되고 있다.

김정일 위원장의 답방 및 ‘선 핵포기, 후 보상’은 대북정책에 있어 양보할 수 없는 최소한의 원칙이다. 이 원칙이 국내 정치적 목적을 위해 깨진다면 한국은 북한과 함께 국제사회의 미아가 될 수 밖에 없다.

북핵문제는 우리 혼자의 힘으로는, 특히 민족적 접근방식으로는 절대 풀 수 없는 과제라는 것을 깨달아야 할 것이다. 넷째, 라이스 보좌관의 방중시 북핵문제는 대만문제에 버금가는 주요문제로 다뤄졌다.

북핵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는 중국의 적극적인 역할이 필수적이다. 대북정책에 있어 중국을 미국이 원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기 위해 미국은 대대만 최첨단 무기수출 카드를 활용하고 있다. 군사적이든 경제적이든 국제무대에서 “레버리지”(leverage) 없이 효과 있는 외교를 펼칠 수는 없는 법이다.

중국의 대미 ‘북핵카드’ 그리고 미국의 대중 ‘대만카드’는 한반도 문제가 남북한의 직접적인 관련 없이 진행될 수도 있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고, 라이스 보좌관의 이번 한·중·일 동북아 3개국 방문은 한반도를 초월한 미국의 거시적인 안보 전략을 엿보게 했다고도 할 수 있겠다.

마지막으로, 라이스 보좌관의 방한 의미를 미국의 새로운 북핵정책인 ‘리비아식 해법’ 메시지에서 찾을 수 있다. 라이스 보좌관은 김정일·카다피 회동을 촉구하며 북한이 리비아를 모델로 핵폐기를 선언한다면 미국이 북한에 줄 수 있는 선물도 리비아 수준일 것이라고 언급했다.

‘리비아식 해법’이란 북한의 핵폐기 선언 시 경제제재 해제, 외교관계 복원, 테러국가 지명 해제 등의 1차적인 조치를 의미한다. 따라서 미국은 한·중·일을 중점으로 북한이 ‘리비아식 해법’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촉구하기를 설득하고 있다. 노무현정부가 훼손된 한미 ‘혈맹관계’를 복원하고 북핵문제를 뿌리뽑기 위해서는 라이스 보좌관의 이번 방한 의미를 보다 더 깊이 있게 성찰해야 한다.

북한의 군사적 위협은 분명히 존재한다. 정치적으로도 북한은 대남 적화통일노선을 버리지 않고 있다. 지속되는 인권탄압과 민생부재로 인해 탈북민 수는 줄지않고 있는 것이 북한의 실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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