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혼용 교육의 필요성
한자혼용 교육의 필요성
  • 미래한국
  • 승인 2005.02.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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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용린의 이런생각 저런생각]

한글이 우리 나라의 유일무이(唯一無二)한 글이며, 세계 어느 글자에 비추어서도 훌륭한 것이며, 우리의 언어생활을 편리하게 그리고 충분하게 보장해주는 글자체계라는 점에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한말(韓末)이후부터 지금까지 한글전용을 외곬으로 주창해 오신 많은 선각자들 덕분에 한글전용의 전통이 깊숙이 뿌리 내렸고, 그래서 40대 이하의 젊은 세대들이 한글만으로도 아무런 불편함이 없이 언어생활을 하고 있다는 점도 인정해야 한다.

우리가 한국의 흙을 밟고, 한국의 공기를 호흡하고, 한국의 산과 들을 바라다보고 있는 것처럼, 우리는 지금 한글로 듣고, 말하고, 쓰고 있다. 이런 점에서 우리는 한글 전용 노력의 엄청난 성과를 높게 치하해야 한다.

이들의 노력 덕분에 한글은 이제 한국인의 글자이자 언어로 탄탄한 반석 위에 놓여졌다. 따라서 한글전용정책은 계속되어야 한다. 즉 한글을 우리 나라의 유일무이한 글로 키워나가야 한다.

그러나 한글전용이 한자사용을 배척하는 것이 되어서는 안 된다. 즉 한글전용이 한자혼용을 반대하는 논리로 견강부회(牽强附會)될 수가 없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한자혼용을 주장하는 것이 한글이 우리 나라의 유일무이한 글자임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한자혼용 주장이 한글의 기능을 폄하(貶下)하고 용도폐기(用途廢棄)하자는 한글 무용론이 아니기 때문이다. 한국인의 언어생활을 한글만으로 제한하려는 과도한 집착은 건강하지 못하다.

초등학교에서 영어교육을 하자는 주장이 한글전용론에 대한 반대로 오해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한자혼용 주장이 한글전용에 대한 반대로 인식되어서는 안 된다. 편협한 국수적(國粹的) 한글전용론은 인간의 변화무쌍한 언어생활에 不自然스런 통제와 제한을 야기해 오히려 한글의 기능성과 적응성을 훼손(毁損)시켜서 한글의 생명력을 위축시킬 가능성도 크다.

그 역기능이 벌써부터 나타나고 있다. 한자를 못 배운 40대 미만의 젊은 세대의 대다수가 우리 문화유산의 상당수를 차지하는 한자혼용 서적이나 자료에 대한 문맹자가 되었다. 그들은 단지 한자 문맹자가 아니라, 우리 역사에 대한 문맹자요, 문화에 대한 문맹자요, 우리 조상들의 정신세계에 대한 문맹자로 전락해 버렸다.

그래서 한글 전용을 고수하되, 한자혼용을 가미하는 언어정책의 도입이 필요하다. 한글을 우리의 중심언어로 굳건히 위치시키면서 우리의 전통과 현대 그리고 미래문화 형성에 기여하는 한자와 기타 외국어를 융통성 있게 효율적으로 혼용하고 활용하는 건강한 한글 전용론의 입장이 요구된다.

이는 편협한 국수적 한글전용론과는 크게 대비된다. 한자 혼용이 왜 중요한가? 많은 까닭이 있지만, 그 중에서 한자혼용이 문화의 창을 여는 엄청난 효용가치가 있다는 점을 강조해 보고자 한다. 전망이 좋은 집을 가진 사람이 창문을 열어 밖을 내다보지 않는다면 매우 이상할 것이다.

여러 채널을 볼 수 있는 좋은 TV를 가진 사람이 어떤 채널을 잠가 놓고 보지 않는다면 매우 이상할 것이다. 또 금은보화를 가득 채운 곳간을 여러 개 가진 부자가 자손에게 재산을 물려주면서 어느 큰 곳간의 열쇠를 물려주지 않는다면 크게 이상할 것이다.

우리가 젊은 세대에게 한자를 가르친다는 것은 바로 그들에게 닫혀 있던, 그들이 내다 볼 수 없었던 창문을 열어 주는 것과 같다. 이 창문을 통해서 즉, 한자의 숙달을 통해서 祖上들이 일궈온 문화의 유산을 좋은 전망을 바라보듯이 내다볼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그들에게 한자를 가르친다는 것은 그 동안 볼 수 없었던 새로운 TV 채널을 열어 주는 것과 같다. 우리가 젊은이들에게 한자를 가르친다는 것은 금은보화가 가득 담겨 있으나 열쇠가 없어서 열지 못했던 곳간의 열쇠를 전해 주는 것과 같다.

이제 한자를 가르침으로써 우리는 그들에게 그 열쇠의 해독 코드를 가르쳐 주는 셈이 되는 것이다. 한자혼용은 한글전용 세대들에게 우리가 대대로 이룩해온 문화의 창을 활짝 열려는 노력인 셈이다. 그러니 어찌 중요하지 않으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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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구 2005-03-10 00:00:00
문용린님의 글을 읽어보고 동감하는 점이 많습니다.

저는 이제 40대에 접어들어야 하는 나이이며,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아이들의 한글,한자,영어에 대한 교육문제로 늘 고민이 많습니다.

서술하신 것처럼 한국인에게 한글이 최우선적이지만, 한국의 역사뿐만 아니라 중국,대만,일본,홍콩 등 주변국과의 동문화성과 역사성등 수 많은 세월의 흔적이 한자로 남아있는 것을 감안할 때 결코 수수방관하기 어려운 심각한 사안이라고 생각합니다.

영어문제는 과거와 달리 현재를 살아가는 젊은이들과 초년생들이 치러야 할 국제시험입니다. 그만큼 세상이 변모하고 글로벌화 되가는 자본주의와 온라인 네트워크의 의사소통도구로 자리매김 되었기 때문에 더 더욱 부모들이 극성인 지도 모르겠습니다.

언어는 표현하는 국가와 사람의 주체입니다.
인간의 다언어습득 능력은 무한합니다.
우리의 국어인 한글의 체계와 활용을 완벽히 소화하지도 않고 타국어를 혼용하는 것에 있어서 문제점은 있으나 한자는 예외라고 생각합니다.

한글 우선교육에 찬성하고 부차적으로 한자혼용에 동의합니다.

우리 생활주변에 숨어있고 사용하지 않는 아름다운 우리말이 너무 많기에 한글을 전공하시는 분들이 많이 캐내어 사용했으면 하는 것과 한글을 충분히 깨우치고 활용하는 수준을 넘어선 후에 한자와 영어의 혼용은 더 없이 권장할만한 것이라고 판단합니다.

이러한 자국,타국어의 시비문제는 유럽에도 존재합니다. 단지, 우리와 다른 점은 어렸을 적부터 자국어와 유사타국어를 교육적인 강압과 스트레스가 아닌 체계적인 방법으로 잘 교육한다는 것입니다.

개인적으로는 기본적인 한자를 충분히 습득했다고 가끔 오판을 하는데 역시 역사의 깊이를 찾아갈수록 한자문맹을 실감합니다.

현실적으로 부인할 수 없는 국가사안이기에 한자의 천자문 정도는 꿰?는 한국인이 되어야 겠다고 자책합니다.

좋은 글 읽고 가면서 감사의 말씀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