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대책, 인내와 끈기가 중요
학교폭력대책, 인내와 끈기가 중요
  • 미래한국
  • 승인 2005.03.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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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용린의 이런생각 저런생각]

3월의 새 학기가 시작되면서 학교폭력에 대한 이야기가 분분하게 돈다. 일진회라고 불리는 학교폭력 서클의 무시무시한 사례들이 적나라하게 공개되기도 하고, 그로 인해 생긴 피해자들의 고통스런 삶의 모습이 제시되기도 했다. 보는 이는 누구건 간에 “이런 일이 학교에서 벌어지고 있다니…”하며 경악을 금할 수 없었으리라.

다행스럽게도 정부가 나서서 적극적인 대책을 강구하려는 모습이 보여 다행스럽다. 근래에 보기 드물게 5개 부처가 합동으로 나서서, 공동명의로 담화문을 발표했다. 교육인적자원부, 법무부, 행정자치부, 문화관광부, 경찰청의 수장들이 나서서 학교폭력근절 대책을 다짐하는 모습이 참으로 보기 좋았다.

학교폭력문제에 대한 이해의 시각도 정확했다. 담화문 발표의 이유를 이들은 이렇게 표현했다. “학교폭력이 일진회 등 교내 서클을 중심으로 집단화, 흉포화하고 있고, 학교폭력피해학생들도 보복에 대한 두려움으로 신고를 기피하고 있는 경향이 있어, 학교폭력 서클의 구성, 가입을 차단하고 비행 청소년을 선도하는 동시에 피해학생을 보호하기 위해서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

특단의 조치가 무엇이 될지는 아직 전부가 밝혀지지는 않았다. 그러나 윤곽은 드러났다. 우선 3~4월 두 달간의 가해자나 피해자의 자진신고기간을 두어서 자발적으로 폭력사회로부터 벗어나려는 가해자를 선별해내고, 아울러 보복을 겁내어 신고를 망설여온 피해자를 가려내서 폭력의 근원을 빈틈없이 파악해내겠다는 구도가 엿보이기 때문이다.

이런 구도 하에서 경찰, 학교, 시민단체, 그리고 각종 지방자치단체들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어느 지역 경찰정은 학교경찰(school Polis) 제도의 도입을 검토 중이라는 이야기까지 들린다. 좋은 정책대안이 많이 나오길 바라고, 그것들이 실질적인 효과를 보아서 우리 나라 학교에서 폭력이 완전히 그리고 영구히 근절될 수 있기를 바란다.

그러나 학교폭력의 근절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많은 선진국들의 예에서도 보듯이 학교폭력은 경제적 부와 정치적 민주주의, 시회적 복지와 법치의 확립 등과 같은 국가적 이상의 성취와 달성으로 자동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다.

국민 대다수가 꿈꾸는 이상정치(理惻政治)가 실현되어도 청소년이 맞부딪치며 사는 학교에는 여전히 폭력이 존재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미국과 일본, 영국과 노르웨이가 학교폭력이 극성을 부리고 있는 대표적 국가들인데, 이들의 국가제도와 복지 그리고 민주적 절차가 도대체 이 지구상의 어느 국가만 못한가? 그러나 이들 나라는 학교폭력의 양상도 선두지만, 그에 대한 예방과 대책에서도 선두다.

노르웨이의 올베우스(Olweus) 프로그램은 지난 수 년 동안 집단 따돌림대책 프로그램의 전세계적인 모델로 통용되어 왔을 정도다. 영국의 경우에는 쉐필드(Sheffield)의 ABT 모델이 유명한데, 학교의 교육과정 활동 속에 폭력예방과 대책 프로그램을 삽입시켜 운영한다.

일본의 경우는 지방자치단체가 학교폭력에 대한 대책 수립에 전적으로 앞장서고 있는데 예컨대 오사카의 경우 오사카 시가 자체적인 청소년 육성대책을 수립하여 폭력, 이지메 문제에 대하여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있다.

한편 미국의 경우는 연방 교육부(U.S. Department of Education)와 연방 보안청(U.S. Secret Services)이 합동으로 마련한 학교폭력대책안(The Prevention of School Attacks in The United States)을 바탕으로 학교폭력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이런 선진국들의 노력들에 비하면 이제 우린 시작에 불과하다. 긴 세월에 걸친 노력에도 불구하고 선진국의 학교폭력은 여전히 기세가 잡히지 않고 있다. 이제 우리가 펼치려는 노력들 예컨대 학교경찰이나 자진신고체제 등이 모두 중요하고 필요한 일이지만 이들이 특효약이 되리라는 과잉기대는 금물이다.

근절(根絶)과 절멸(絶滅)의 기대가 무너지면 전체 대책도 포기해 버릴까 겁이 나기 때문이다. 시작부터 끈기와 인내를 각오하고 이번 대책을 펼치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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