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러 합동 군사훈련 (Peace Mission 2005)의 전략적 의미
중-러 합동 군사훈련 (Peace Mission 2005)의 전략적 의미
  • 미래한국
  • 승인 2005.08.29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필자 : 이춘근 박사(동북아워치)
중국과 러시아가 8월 18일부터 8월 25일까지 사상 최초의 합동 군사훈련을 실시했다. 중국의 동북부 해안지방과 러시아의 블라디보스토크 등에서 행해진 이 훈련에는 양국의 해군 함정, 폭격기, 전투기와 러시아군 1,800명, 중국군 약 8,000명이 참여했다. 중국군 기관지 解放軍報는 처음 이 훈련은 ‘잠재적 적국을 위협하고, 견제하기 위한 성격을 띤다” 고 보도했으나 곧 이어 중국과 러시아 당국은 이 훈련은 테러리즘을 억제하고, 양국 간 국경지대에서 분리주의자들의 폭동을 제어하기 위한 연습이며 주변국 어떤 나라를 위협하기 위한 훈련이 결코 아니라는 사실을 강조했다. 8월 19일 중국 외교부장 리자오싱은 이 훈련이 어떠한 특정 국가를 향하는 것이 아님을 재차 강조했다.만약 중. 러 합동 군사훈련의 목적이 진정으로 분리주의자 및 테러리즘에 대항하기 위한 것이라면 이 훈련은 표적지역에서부터 무려 3,000마일(4,800Km)이나 떨어져 있는 지역에서 행해진 이상한 훈련이라고 말할 수 있다. 중앙아시아 내륙 깊숙한 곳에 있는 세력에 대처하기 위해 태평양에서 군함과 폭격기가 동원된 상륙작전을 연습한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일이다.군사훈련의 경우 참여하는 병력과 장비가 낱낱이 공개되지는 않는 법이지만, 이번 중국과 러시아의 합동 훈련은 특히 베일에 싸인 훈련이다. 한국 언론은 한국, 미국, 일본의 옵서버는 참관을 거부당했다고 보도하고 있지만 중국은 함께 합동 훈련 중인 러시아 특파원들의 중국군에 대한 취재도 거부했다. 그러나 미국 참관단이 초대받지 못했기 때문에 미국이 중. 러 합동 훈련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모를 것이라 생각하면 오산이다. 미국은 최첨단 장비를 동원, 이번 중. 러 합동 훈련을 마치 손바닥 들여다보듯 샅샅이 관찰했을 것이다. 한국 언론은 이 훈련을 엄청난 규모의 훈련이고 대단한 전략적 의미를 가진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중. 러 합동 군사훈련은 그동안 서태평양 지역에서 행해졌던 미국 및 미국 동맹국들의 훈련에 비하면 오히려 소규모의 훈련이었다. 2004년 여름 서태평양 지역에서는 미국 항공모함 전단 7개가 동원되는 어마어마한 훈련이 있었고, 작년 10월 하순에는 일본이 주도하는 팀 사무라이라는 훈련이 동해바다에서 있었는데 일본, 미국, 호주, 프랑스 군함과 독일, 러시아, 영국, 스페인 등 도합 22개국이 참여하는 세계적 훈련이었다. 지난 8월 7일부터 8월 13일까지 1주일 동안 서태평양 지역에서 진행되었던 미국 단독의 해.공군 연합훈련(JASEX) 역시 이번의 중. 러 훈련보다 그 규모와 작전 반경이 더 큰 것이었다.한국 언론과 분석가들은 중국과 러시아의 합동 훈련을 미국에 대항하는 군사동맹의 전조라고 해석하기도 하고, 러-중-인도가 동맹을 맺는 것이 아니냐는 황당한 예측을 하기도 했으며 대만공격을 상정한 훈련이라고 말하기도 했다.중국과 러시아 군사력을 모두 합해도 미국 군사력의 1/5도 채 못된다는 것이 21세기 벽두인 오늘의 국제정치 현실이다. 이번 훈련을 러시아가 중국과 함께 대만에서 미국에 대항하기 위한 훈련, 중. 러 군사동맹의 전조 혹은 중, 러, 인도 간 전략 동맹의 전조라고 해석하는 것은 전략적 무지의 발로일 뿐이다. 이번 훈련의 목적은 한반도의 사태에 대비한 것이다. 동원된 병력의 종류와 무기체계, 훈련이 행해진 지역은 모두 유사시 중-러 군이 북한에 개입할 수 있는 상황을 상정한 훈련이었다. 현재 휴회 중인 6자회담이 북한문제에 대한 5개 관련국의 ‘평화로운 개입’을 의미하는 것이라 말한다면 이번 중. 러 군사 훈련은 북한문제 해결에 군사적인 대안이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을 중.러 스스로가 증명한 것이다. 물론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에 주둔하게 될 가능성이 제일 높은 미군을 몰아내기 위한 목적으로 합동 훈련을 한 것은 아니다. 중국과 러시아는 앞으로 한동안 미국군에 대항하여 전투를 벌일 능력도 의도도 없다. 다만 이들은 자신들의 군대도 미군과 더불어 북한문제에 개입할 권리가 있다는 사실을 훈련을 통해 주장한 것이다.이번 중국과 러시아의 합동 군사훈련은 국제정치에서 군사력이 아직도 얼마나 중요한 요소로 남아있는가를 말해주며, 북한문제에 군사력이 개입될 가능성이 있음을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평화적 수단 이외에는 대안이 없다고 외쳐 온 우리 나라의 지도자들은 지금 이 순간 북한의 미래에 대한 다양한 옵션들에 대해서 생각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중국과 러시아는 6자회담이 휴회 중인 와중에, 사상 최초의 중. 러 군사훈련을 벌임으로써 군사력도 북한문제를 해결하는 여러 가지 수단 중 하나라는 사실을 다시 확실하게 보여 주었다. 李春根 (政博. 자유기업원 부원장)2005.8.28.c=htt
본 기사는 시사주간지 <미래한국>의 고유 콘텐츠입니다.
외부게재시 개인은 출처와 링크를 밝혀주시고, 언론사는 전문게재의 경우 본사와 협의 바랍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