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아더와 삼성
맥아더와 삼성
  • 미래한국
  • 승인 2005.09.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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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시평(정진홍 중앙일보 논설위원)
▲ 정진홍 논설위원
한국 사회는 전쟁 중이다. 대한민국을 지키려는 세력과 대한민국을 송두리째 뒤흔들려는 세력 간의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전면전과 국지전이 번갈아 이뤄지고 있는 이 전쟁의 현재 전선은 두 곳에 형성되어 있다. 하나는 인천 송도이고 또 다른 한 곳은 서울 태평로다. .인천 송도에서는 맥아더 동상을 철거하느니 마느니를 놓고 싸우고, 태평로에선 삼성을 죽이니 살리니 하며 대치하고 있다. 그런데 맥아더와 삼성을 때리는 공세는 거세고 당찬데, 수비는 허술하기 짝이 없다. 공세는 전략적인데 수비는 주먹구구식이다. 공세는 마이크가 여럿인 반면에 수세는 꿀 먹은 벙어리 같은 모습이다. 그 공세의 메시지는 맥아더를 전쟁광.양민학살자로 내몰고, 삼성을 한국 사회의 근원적인 암적 존재로 몰아세운다. 대한민국이 갈라져 분단돼 있는 것이 맥아더 탓이고 한국 사회가 부패하고 고르게 살지 못하는 것이 삼성 탓이라는 식이다. .전혀 맥이 닿지 않아 보이는 맥아더와 삼성이 어떻게 연결되나 애써 고민할 필요는 없다. 그 둘을 공통의 표적으로 삼는 하나의 세력이 우리 사회에는 엄존하기 때문이다. 맥아더와 삼성은 함께 매 맞다 보니 동병상련의 심정이 된 것이 아니다. 애초에 그 둘을 타격하는 조직적 세력의 의도를 역으로 읽게 되면 맥아더와 삼성은 이미 대한민국에서 둘이 아니라 하나라는 사실을 쉽게 알 수 있다. 그 조직적 세력의 연일 계속되는 공세 아래서 맥아더와 삼성은 한국 사회의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라는 뭇매 맞는 세력을 대표하는 상징이 되고 만 것이다. .맥아더와 삼성을 때리는 세력은 여럿처럼 보이지만 결국은 하나다.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에 바탕을 둔 대한민국을 부정하는 세력이다. 아니 부정하는 정도를 넘어 뒤집으려는 의도를 가진 세력이다. 아니 뒤집으려는 의도에서 그치지 않고 정말 그렇게 작심.작당해 실행하는 세력이다. .먼저 맥아더의 경우를 보자. 1964년 4월 5일 간과 신장질환으로 투병 중이던 육군 원수 맥아더는 84세를 일기로 월터리드 육군병원에서 생을 마감했다. 그가 저세상 사람이 된 지도 40여 성상이 지났다. 그런데 지금 인천 송도에서는 시곗바늘을 거꾸로 놓고 사는 사람들이 그의 동상 철거를 놓고 한바탕 소란을 피우고 있다. 왜 죽은 맥아더를 때리는가. .맥아더에게 양민학살의 주범이니 전쟁광이니 하는 온갖 수식어를 다 갖다 붙인다. 하지만 에둘러 말하지 말자. 한마디로 그가 인천상륙작전을 성공시켰기 때문이다. 신생 대한민국이 낙동강 전선의 백척간두에서 그 명줄이 끊어질락 말락 할 때 맥아더는 인천상륙작전을 감행했다. 그 덕분에 대한민국은 기사회생할 계기를 마련했고 이번에는 김일성의 명줄이 왔다갔다 하게 된 것이다. 김일성의 입장에서 보면 그 `원수`에 대한 사무친 원한은 반세기의 세월로도 해소되지 못할 것이다. 그래서 맥아더가 싫고 맥아더가 미운 것이다. 결국 그가 자유민주주의에 바탕한 대한민국을 결정적인 순간에 지켜냈기 때문이다. .삼성을 때리는 이유 역시 간단하다. 평균주의와 획일화에 맞서 초일류를 지향하며 쭉쭉 잘 나가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것이 대한민국의 생존 바탕을 이루기 때문이다. 애초에 못 나가면 건드리지 않았다. 죽은 개는 걷어차지 않는 법이다. 삼성공화국.삼성게이트 운운하며 한국 사회의 모든 고질적 병폐가 삼성 한 뿌리에서 연원하는 것처럼 말하면서 연일 때려댄다. 하지만 그 매를 맞지 않을 가장 간단하면서도 확실한 방법은 삼성이 아예 망해주는 것이다. 그렇지 않고서는 무슨 명분과 무슨 이유를 달아서라도 또 때릴 것이다. 하지만 잘나가는 조직이 망하려고 해도 그게 쉽지 않다는 게 삼성의 진짜 고민 아닐까. .지금 대한민국은 상처투성이다. 하지만 지난 60년의 성상 동안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에 기초해서 이만큼 커온 나라다. 이 나라를 송두리째 끝장내려는 분명한 의도를 가진 세력이 엄존하고 있음을 실증하는 두 가지 사례가 맥아더 동상 철거와 삼성 때리기다. 정말이지 정신 똑바로 차리지 않으면 대한민국은 지구상에서 사라지고 말지 모를 일이다. 대한민국을 살릴 사람들이 정신 똑바로 차려야 할 때다. <출처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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