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비핵화의 열쇠는 북한인권”
“北 비핵화의 열쇠는 북한인권”
  • 이상민 미래한국 기자
  • 승인 2018.02.20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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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호로위츠 허드슨연구소 선임연구원 [인터뷰]
조지 W. 부시 대통령 시절 미 의회에서 북한인권법이 채택되는데 기여한 마이클 호로위츠 허드슨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북한인권 문제로 중국을 압박하는 것이 북한 비핵화를 앞당기는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당시 백악관 자문으로 활동했던 그는 레이건 대통령도 강력한 국방태세 위에 인권 문제를 강조해 소련의 붕괴를 가져왔다며 북한과 중국에도 그렇게 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본지 <미래한국>이 지난 2월 6일 그와 가진 전화 인터뷰한 내용을 소개한다. <편집자 주>

- 북한이 이번에 평창동계올림픽에 참가하는 이유가 뭐라고 생각합니까?

국제정치를 교묘하게 조종하기 위해서라고 생각합니다. 그들은 이전에도 자유세계의 국제정치를 성공적으로 조종해왔습니다. 이번에도 그렇게 하려는 것이라고 봅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북한의 이 조종을 받아들이려 하고 있습니다.

- 평창올림픽을 위한 남북한 대화가 북한 비핵화를 위한 대화로 이어질 것으로 보시는지요?

중국이 북한에 대한 지원을 끊지 않는 이상 북한의 비핵화는 없을 것이라고 봅니다. 북한 비핵화를 위한 길은 중국으로 직결되어 있습니다. 한국 정부가 북한 비핵화를 기대하고 대화하려고 하지만 거짓 희망을 꿈꾸는 것입니다. 북한 김정은은 스스로 핵무기를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입니다. 중국이 북한에 대한 지원을 끊는 등 압박을 넣지 않는 이상 북한은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습니다.

북한 비핵화는 전적으로 중국이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봅니다. 왜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겠습니까. 핵무기와 미사일은 자신들의 정권을 유지시키는 강력한 수단 아닙니까. 그렇기 때문에 남북 대화에서 북한 비핵화에 대해 의논하지 않을 것입니다.  

- 중국이 북한에 대한 지원을 끊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십니까?

미국이 중국에 대한 압박을 시작할 때만 가능합니다. 지금까지 미국은 중국을 6자회담에서 파트너로 상대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하는 한 중국은 북한 정권을 유지할 것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연두교서에서 북한 핵과 미사일 문제 뿐 아니라 북한인권 문제를 제기한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북한인권 문제의 책임을 중국에 묻는 게 중요합니다.

이런 식으로 미국이 중국에 압박을 넣어 중국으로 하여금 미국이냐 북한 정권이냐 선택하도록 해야 합니다. 이렇게 하지 않으면 중국이 북한을 포기할 가능성이 없고 그렇게 되면 북한 역시 핵무기를 포기할 가능성이 없다고 봅니다. “과거 소련의 붕괴는 인권 이슈를 제기했기 때문”

- 트럼프 대통령이 연두교서에서 북한 핵 미사일 뿐 아니라 북한인권 문제를 부각시킨 것이 그렇게 중요합니까?

매우 중요합니다. 지금까지 미국은 인권 이슈가 무기감축 회담에 방해가 되는 것으로 봤습니다. 하지만 잘못된 것입니다.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때 소련이 붕괴된 것은 인권 이슈를 제기했기 때문입니다. 유엔에 북한인권 이슈를 계속 제기해야 합니다. 중국이 탈북민들을 강제로 북송하는 것을 문제삼아야 합니다. 미국 내 한인들이 중국이 북한 주민들을 고문하고 죽이는 북한 정권을 지지하는 것을 반대하는 시위를 벌여야 합니다.

중국이 북한인권 문제에 대한 책임을 묻도록 압박을 넣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렇게 하지 않고 중국을 파트너로 대우하면 김정은 정권은 영원히 갈 것입니다. 북한인권 문제와 북핵 문제 두 가지로 압박을 넣는 것이 필요합니다. 레이건 정부 때도 이 두 가지로 압박해서 소련 붕괴를 가져왔습니다. 이런 점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연두교서에 북한인권 이슈를 부각시켜서 기쁩니다.

-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처음에는 북한을 악의 축으로 규정하고 인권 문제 등을 제기하며 북한에 강경하게 대응했습니다. 하지만 재선 후 입장을 바꿔 북한과 협상하는 데 주력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도 그렇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시는지요?

그렇게 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제 생각에 부시 대통령은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전쟁을 병행하느라 북한 문제에 집중할 수 없었습니다. 부시 대통령은 북한 문제는 제쳐두라는 압박을 받았을 것입니다. 이라크 전쟁, 아프가니스탄 전쟁이 없었다면 부시 대통령은 북한에 더 집중했을 것이고 북한 정권 붕괴도 가져왔을 것입니다.

하지만 재선 후 더 많은 해외 문제로 북한에 집중할 수 없었다고 봅니다. 이것은 매우 유감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전철을 밟지 않기를 바랍니다.

- 트럼프 행정부는 군사 옵션을 비롯 모든 옵션이 가능하다는 입장입니다. 트럼프 행정부가 제한적인 선제공격 등 군사 옵션을 사용할 수 있다고 보시는지요?

그렇게 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평화적으로 해결할 방법이 있습니다. 그것은 중국이 북한 정권을 유지하므로 치러야 할 값을 높이는 것입니다. 김정은이 없어지는 것이 중국의 국익에 부합한다고 할 정도까지 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북한 핵과 미사일을 강조하는 것도 못지 않게 북한의 정치범 수용소, 북한의 기독교인 살해, 굶주림, 억압 등을 소개하며 중국으로 하여금 이런 북한의 악에 책임을 묻도록 하는 것이 북한 비핵화를 위한 중요한 방법이 됩니다.

소련이 붕괴될 때 총 한방 쏘지 않았습니다. 강력한 국방 태세와 동시에 소련의 인권 침해를 계속 강조하는 것이 방법이었습니다. 북한인권과 핵, 미사일 두 가지 조합으로 압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한국 정부가 북한에 동계올림픽 참가를 제안했고 북한이 수락하면서 북한팀과 응원단이 올림픽에 오게 되었습니다. 한국 정부의 이런 입장은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를 약화시키고 있다는 비판이 있습니다. 어떻게 보시는지요?

그렇다고 봅니다. 북한 정권에 정당성(legitimacy)을 부여하는 일체의 조치는 북한의 핵개발 지속을 가져올 뿐입니다. 용감하고 능력 있는 한국인들이 동포인 북한 주민들을 신경쓰지 않는 것은 매우 슬픈 일입니다.

그들의 굶주림, 억압에 무관심한 모습은 비극입니다. 경제적으로 성공하고 좋은 차, 좋은 집을 갖고 있지만 북한 주민들에게 무심하다면... 언젠가 북한 주민들은 자유롭게 될 것입니다.

그 때 북한 주민들이 한국인들에게 ‘왜 그렇게 조용했는가?’, ‘왜 북한 정권에 정당성을 계속 부여했는가?’, ‘왜 우리를 위해 일어나 말하지 않았는가?’라고 물으면 어떻게 대답할 것입니까? 

= 이상민 미래한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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