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지구를 살리는 쿨한 비즈니스
[신간] 지구를 살리는 쿨한 비즈니스
  • 김민성 미래한국 기자
  • 승인 2018.02.26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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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는 기업의 경영 전략까지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 고도 성장기에 ‘금과옥조’로 여겼던 경영 및 마케팅 전략들을 전면적으로 재검토해야 하는 시점에 와 있다. 우리는 고도 성장기를 거치면서 앞만 보고 달려 왔다. 성장기의 특징은 예측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어제보다는 오늘, 오늘보다는 내일이 항상 나아지는 세상을 살아 왔다. 사업 계획을 세워서 매출을 예상하고 예산안을 수립할 때 특별한 고민 없이 전년대비 20퍼센트나 전년대비 30퍼센트 성장이라는 막연한 숫자를 넣어도 아무 무리가 없었다. 

성장기에는 어떤 전략을 써도 잘 먹혔다. 전략이 맞았기 때문이라기보다 어떤 상품이라도 잘 팔리는 시대였기 때문에 팔린 것이다. 반면 요즘은 산업과 업종을 불문하고 무슨 장사도 잘되지 않는다고 하소연이다. 뭐든지 잘 팔리던 시대를 지나 이제는 뭐든지 안 팔리는 시대가 됐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안되는 장사에서 빠져 나올 수 있는 방법조차 마땅치 않다는 것이다. 과거의 성장 공식은 이미 유효기간이 만료됐다. 성장기에 적용했던 경영 시스템으로 미래를 이끌어 나갈 수 없다. 기후변화에 대한 대비가 망해가는 사업을 살려줄 수는 없겠지만 성공의 확률을 높여줄 수는 있을 것이다. 기후변화라는 메가트렌드에 맞춘 포트폴리오 경영이 필요한 때다.
 

파리협정으로 인한 규제를 돈으로 환산해 보면 10조 원 정도로 추산된다. 우리나라의 경우 탄소 감축을 위해서 매년 10조 원 정도 추가 비용을 지출해야 하는 상황이다. 연 10조 원짜리 규제가 생겨난 것이며 세계 전체로 보면 약 350조 원짜리 규제가 새롭게 생겨난 셈이다. 하지만 위기와 기회는 동전의 양면처럼 항상 함께 붙어 있다. 한 쪽 면만 보면 규제라는 위기가 있지만 다른 쪽으로 엎어 놓고 보면 이 규제는 새로운 투자 기회이기도 하다. 규제를 지키려면 어차피 돈을 써서 문제를 해결해야 하기 때문이다. 파리협정에서 합의된 감축 목표량으로 계산해보면 전 세계적으로 2,500조 원의 신규 투자가 이루어질 수 있겠다는 계산이 나온다.

투자가 이루어진다는 것은 누군가가 무엇인가를 사거나 판다는 의미다. 풍력발전기를 사든지, 전기자동차를 팔든지 지속적인 거래가 이루어질 수밖에 없다. 각 나라들이 저마다 선언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생각보다 큰 금액을 투자하게 될 것이다. 이를 통해서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의 엄청난 기회가 올 수도 있다. 우리가 하지 않더라도 누군가는 할 것이다. 옆 나라에서 저탄소 제품과 기술로 돈을 벌고 있는 것을 구경만 하고 있을 수는 없지 않을까?

기후 관련 투자라고 하면 태양광 에너지나 풍력발전 같은 신재생에너지에 대해서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실제는 친환경 고효율 인프라 스트럭처를 만드는 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 범위가 매우 넓다. 자원 효율성이 높은 인프라, 도시, 교통, 농업, 토목 등이 모두 기후변화 사업에 속한다. 우리나라는 다행히 에너지, 교통, 산림, 산업, 도시, 물, 생태계 등 주로 개도국 인프라 구축과 관련해서 지난 반세기 동안 많은 경험과 기술을 축적해왔다. 이 분야 기술을 기후변화라는 하나의 글로벌 메가트렌드에 묶어서 개발도상국에 수출한다면 K인프라, K도시, K교통, K농업, K토목이 한꺼번에 따라가면서 부가가치를 생산할 수 있다. 이렇게 된다면 한국의 기후변화 대응 정책과 기술을 ‘K기후’라는 이름으로 세계에 전파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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