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북 특사단은 북한 대변인인가
방북 특사단은 북한 대변인인가
  • 송대성 미래한국 편집위원·전 세종연구소 소장
  • 승인 2018.03.07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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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특사 평양 방문 ‘남북 3·5 합의’ 함의

지난 3월 5∼6일간 문대통령의 대북 특별사절단이 평양을 방문하고 귀경하여 남북 양측이 합의를 보았다는 내용이 언론에 보도되었다.

그 핵심내용들은 ▲ 4월말 남북정상회담 개최 (그 이전에 핫라인을 통해 통화), ▲ 비핵화 문제와 북미관계 정상화 연계해서 처리, ▲ 남한에 무력 불사용, ▲ 한미군사훈련 예년 수준으로 실시(정세 안정되면 조절 기대) 등이다. 본 합의 내용들이 담고 있는 함의(含意)들을 분석해 보면 다음과 같다.

4월 말 판문점 남북정상회담 개최합의

 한 마디로 북한은 ‘남북정상회담 개최’라는 남북공동작품을 통해 최대 평화분위기를 조성해 강하게 압박해 오는 미국의 강박행위들을 차단하겠다는 저의를 갖고 있다. 조여 오는 미국의 강박행위에는 ‘초강력 경제제재’와 ‘미국의 전쟁불사 대북무력공격’이다. 현재 북한은 지구촌적인 차원에서 초강력 대북제재 속에 큰 고통을 겪고 있다.

그리고 북한은 “핵을 끝까지 부여잡고 없어질래? 아니면 핵을 포기하고 생존할래?”라는 양자택일을 두고 역사상 유례없는 고민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절대 필요한 것은 남북한이 합작하여 계속 평화분위기를 조성하는 이벤트를 만들면서 미국의 결정적인 강박행위들을 연기 혹은 차단시키는 일이다. 그 이벤트 중 하나로서 남북정상회담이란 주제를 오래전에 선택해 놓고 있었다. 문제는 미국이 이러한 사술적인 내용을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다는 점이다.

남북정상회담이란 대화와 교류협력 증대라는 평화적인 이미지제고를 통해 시간끌기를 하면서 북한이 노리는 이득은 핵과 미사일을 완성시킬 수 있는 시간을 벌 수 있다는 점이다.

북한은 여하한 경우에도 핵과 미사일 개발을 중단한 적은 없다. 어떤 종류의 회담이나 합의를 하든 그와 상관없이 계속 핵과미사일을 개발해 온 것이 북한이다. 북한은 남한과 정상회담을 통해 돈을 포함 엄청난 실리품들을 받기도 했고, 향후 받을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하고 있다.

현재 지구촌적인 강력한 대북제재를 통해서 북한에 달러의 고갈 등 경제가 파탄직전이란 보도들이 이어지고 있다. 이런 시점에 남북정상회담은 북한을 해갈시킬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북한은 계산하고 있다.

남북정상회담은 6월 남한지자체선거에서 문재인 정부를 돕는 북풍이 될 수도 있다고 문재인 정부는 계산할 수도 있다. 지난 평창올림픽을 통해 문재인 정부의 지나친 대북저자세 연출들이 국민들의 마음을 많이 상하게 했다.

문재인 정부에 대한 이런 부정적인 분위기를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날려버릴 수도 있다는 정치권의 계산이 있을 수도 있다. 정상회담 이전에 핫라인을 통해 통화할 수 있다는 내용은 정상회담 이전에 있을 수도 있는 위기를 긴급하게 해소키 기 위한 방책 중 하나다. 핫라인을 통해 나눈 이야기들을 계속 공개하면서 평화분위기 조성 이슈들로 활용할 수도 있다.

북한을 방문 중인 정의용 수석 대북특사(왼쪽에서 두 번째) 등 특사단이 5일 평양에서 김정은을 만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연합  
비핵화 문제

 ‘비핵화는 선대의 유훈’이라는 북한의 주장은 천하 사술(詐術)적인 주장이고, 사람들을 미혹(迷惑)시키기 위한 주장이다. “북한의 핵개발은 김정은 선대의 유훈사업”이라는 것에 대해 그 동안 북한이 수없이 천명했음은 물론 실제로 김일성에서부터 지금까지 북한의 핵개발 역사가 담겨 있다.

김일성은 6·25전쟁에서 비참한 참상을 당한 후 바로 과학자 30여명을 구소련에 파견하여 핵무기개발 기술을 습득하면서 지상지고의 숙원사업으로서 핵무기 개발에 착수했고 그 개발사업을 대를 이어 전수해오고 있다.

“하늘이 무너져도 핵을 포기할 수 없다”고 주장하면서 사생결단 핵개발을 추진해 온 북한이 목 앞에 다가오는 비수(匕首)의 칼날을 보고 “비핵화는 선대의 유훈사업”이라고 주장하는 북한의 변술(辯術)은 히틀러보다 더 고수인 것 같다. 

‘북한체제를 보장할 시에 핵을 보유 할 이유가 없다’는 이야기는 한 수 더한 사술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 북한은 미국의 북한체제 전복과 상관없이 주한미군철수, 한반도 공산화 통일을 목표로 지금까지 핵을 개발해 오고 있다. 그러나 북한은 상투적으로 미국이 북한체제를 위협하기 때문에 북한 자위책으로 핵을 개발하고 있다는 궤변을 해오고 있다.

북한은 지금 오히려 “미국의 괌도 혹은 워싱턴을 불바다로 만들겠다”고 하면서 미국체제를 위협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래서 미국은 북한을 “미국 살인미수범”이라고 인식하고 있다. 북한체제를 보장할 시 북한이 핵을 보유할 이유가 없다는 북한의 주장은 북한을 향해 전쟁으로 치닫고 있는 미국의 강박행위들을 이완시키기 위한 사술적인 내용이다.

그리고 북한의 비핵화와 미국-북한 관계정상화를 연계시킴은 위장평화분위기를 조성하면서 시간끌기를 통해 미국의 제재를 이완시키고 전쟁을 회피키 위한 사술적인 술책이다. ‘대화하는 동안에 핵실험과 탄도미사일 실험을 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는 역으로 “대화를 안 하면 얼마든지 다시 핵실험과 탄도미사일 실험을 하겠다”는 이야기다.

북한은 대화도중 상대방에게 책임을 전가하면서 대화를 중단함에 능수능란한 집단이다. 북한은 미국과 대화를 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강한 회초리를 피하고자 하는 의도가 있다.

“북한의 비핵화조치 없이 미국은 북한과 대화를 할 수 없다”는 미국의 전제조건에 대해 “그런 전제 조건은 바닷물이 마르기전에는 이행할 수 없다”는 주장을 고려할 시 미국이 북한체제를 보장하면 핵을 보유할 이유가 없다는 주장이 얼마나 사술적인 주장인지를 이해할 수 있다.

남한에 무력 불사용

“남한에 대해 무력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북한의 주장을 그대로 믿는 사람은 ‘북한의 실체’가 무엇인지를 전혀 모르는 사람이다. 남한의 대북특사들과 김정은을 비롯하여 김정은, 리설주, 김영철 등이 파안대소하면서 만찬 하는 모습을 담은 사진은 이들이 과연 자기의 고모부 장성택을 그렇게 비참하게 학살했고, 자기의 이복형 김정남을 그렇게 잔인하게 독살했고, 46명의 꽃 같은 우리의 천안함 해군용사들을 그렇게 비참하게 수장시킨 인물들인가 하는 ‘잔혹한 영상’들을 까맣게 지울 수 있는 기막힌 연출 장면들이다.

북한이란 실체는 “한 손에 꽃을 흔들고 다른 손에는 항상 독침을 감추고 있는 실체다” 상황이 불리하면 온갖 애교를 부리면서 꽃을 흔든다. 그러다가 기회가 오면 돌연 악귀로 변화하여 사정없이 독침을 찌르는 것이 북한의 실체다. 지금 북한은 불리한 상황 속에서 화려하게 꽃을 흔들고 있다. 그 흔드는 꽃에 도취되어 함께 춤추는 자들의 운명은 불 보듯 뻔하다. “북한이 남한에게 향후에 무력을 사용하지 않겠다”는 내용은 지나가는 개가 들어도 코웃음 칠 내용이다.

한미군사훈련

“금년은 예정대로 한미군사훈련을 하고 정세가 안정되면 조절기대”내용은 북한과 사실상 합의할 내용이 아니다. 자국의 군사훈련 실시여부를 적대국과 상의하는 나라는 없다. 한미군사훈련은 북한의 결재 받고 하는 군사훈련이 아니다.

한미군사훈련은 북한이 싫어한다고 안 하고, 좋아한다고 하고 하는 훈련이 아니다. 본 주제를 대북특사단이 적장과 논의했다는 자체가 문제가 있다. 정세가 안정되면 조절을 기대한다는 내용은  내년이 되면 폐지하겠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고도 볼 수도 있다.

   현재 미국 워싱턴 정가에서는 평창올림픽기간을 통해 남북한이 함께 춤을 추는 모습들을 보면서 “문재인 정부와 북한의 김정은 정권이 무슨 잔머리를 굴려도 미국은 그 잔머리보다는 한 수 위의 잔머리를 굴릴 줄 안다”는 이야기들을 하면서 현재 남북한이 함께 만들고 있는 작품들을 면밀하게 점검하고 있다고 한다.

결론적으로 대북특사 평양 방문을 북한은 지금 급박하게 조여들고 있는 미국의 강력한 대북제재와 전쟁을 회피하기 위한 천재일우(千載一遇)의 좋은 기회라고 생각하고 이용하고 있다.

북한은 시간끌기를 통해서 핵무기를 완성하고, 정상회담을 통해서 두둑한 김정은 면담료(面談料)를 수납하고, 남북한 교류·협력이라는 명분하에 “한반도 밖에서 잃는 것을 한반도 안에서 찾을 수 있다”는 계산 하에  그렇게도 대북특사들과 만찬을 하면서 파안대소들을 하고 있는 것 같아 큰 걱정이다.

송대성 미래한국 편집위원·전 세종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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