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위드하라
[신간] 위드하라
  • 김민성 미래한국 기자
  • 승인 2018.03.14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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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가장 성공한 협동조합, 농협 
위기에 빠진 기업의 ‘새로운 경영 모델’로 떠오르다 

저자 김병원은 제23대 농협중앙회 회장, 전남대학교 대학원에서 농업경제학 박사학위를 수료하였다. 나주 남평농협 제13대, 제14대, 제15대 조합장을 역임하였고, NH무역 대표, 농협양곡 대표를 거쳐, 현재의 자리에 와 있다. 더불어 농촌사랑 범국민운동본부 상임공동대표와 국제협동조합농업기구(ICAO) 회장도 맡고 있다. 

그는 이 책에서 협동조합의 경영 원리를 통해 협동조합과 기업 운영의 본질에 대한 깨달음을 제시한다. 각종 비리와 갑질 행태, 비윤리적 영업 관행 등 왜곡된 자본주의로 인한 고질적인 사회 병폐가 기업의 성장 동력을 약화시키고 있는 지금, 자본이 아닌 ‘사람’ 중심의 ‘공동’ 가치를 실현해가는 ‘협동조합적 경영 원리’를 해법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그는 “함께하는 것만큼 강한 힘은 없다.”라고 강조한다. 뛰어난 한 명의 ‘리드’보다 공동의 가치를 추구하는 모두의 ‘위드(with)’가 더욱 강력하다는 것. 이른바 4차 산업혁명과 초연결 시대에는 협동조합이 가진 상생과 협동이 핵심 가치로 부상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또한 공정함과 민주적 가치에서 탄생한 협동조합이 위기에 봉착한 기업과 개인에게 새로운 성장 모델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현재 그는 농협이념중앙교육원을 통해 협동조합의 정체성과 가치를 확산하는 데 힘쓰는 한편, 나아가 ‘또 하나의 마을 만들기 운동’으로 도시와 농촌 간의 교류를 확대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농민과 농촌뿐 아니라 국민의 농협으로서 ‘위드’의 가치를 실현하고 있는 중이다.

4차 산업혁명과 초연결 시대로 상징되는 오늘날, 우리는 세상의 거의 모든 정보에 접근할 수 있으며, 그 정보를 토대로 ‘옳은’ 목소리를 내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이는 과거 지배적 위치에서 시장을 쥐락펴락하던 기업들을 딜레마에 빠트렸다. 외부로는 고객의 눈이 기업의 모든 행위를 주시하고 있고, 내부에는 더 이상 일방적인 지시와 한 사람의 절대 권력을 받아들이지 않는 직원들이 있다. 과거와는 전혀 다른 현실에 마주한 것이다. 더욱이 각종 비리와 갑질 행태, 비윤리적 영업 등 관행처럼 여겨지던 이러한 비정도 경영으로는 기업과 조직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존립 자체를 위험하게 만들 수 있다. 

이 가운데 협동조합이 기업 경영의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협동조합은 ‘경제적 약자들이 시장 지배자들에 맞서 자신들의 편익을 지켜내기 위해 만든 협력체’ 그 이상의 이상(理想)을 추구하며, 실현해온 조직이다. 협동조합은 ‘민주주의 학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철저한 공정함과 투명성을 기반으로 민주적 원리에 의해 운영된다. ‘1인 1표’의 평등주의 원칙은 민주주의보다 앞서 시행되기도 했다. 그 어느 때보다 ‘윤리 경영’이 절실한 오늘날, 협동조합적 경영 방식이 더욱 값지게 조명되는 이유다. 

우리나라의 농협은 세계에서 가장 성공한 협동조합 중 하나다. 김병원 농협 회장은 “함께하는 것만큼 강한 힘은 없다.”고 말한다. 뛰어난 한 명의 ‘리드’보다 공동의 가치를 추구하는 모두의 ‘위드(with)’가 더욱 강력하다는 것. 이른바, 함께 성공하고 함께 행복한 ‘위드 경영’이다. 이는 농협을 세계 최고의 성공적인 협동조합 모델로 자리하게 한 ‘상생’과 ‘협동’의 가치를 가장 핵심적으로 보여주는 말이다. 공정함과 민주적 가치를 기반으로 한 위드 경영은 위기에 봉착한 기업과 개인에게 새로운 성장 모델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그렇다면 상생과 비즈니스 혁신, 두 가지를 모두 거머쥔 농협의 ‘위드 경영’이란 무엇일까? 또 기업에 적용할 수 있는 ‘협동조합적 경영 원리’는 무엇일까? ‘상생과 혁신의 CEO’ 김병원 회장은 이 책 ≪위드하라≫를 통해, 농협 경영의 핵심인 ‘4가지 위드의 가치’를 보여준다. 

우선, ‘통찰의 위드’다. 성공한 협동조합들에게 공통적으로 보이는 특성은 당장의 이익과 실리보다 모두 함께 지속 가능한 성장을 할 수 있는 길로 우직하게 갔다는 것이다. 이는 소리 소문 없이 사라져간 수많은 협동조합들의 실패 사례를 부단히 분석하고, 관찰하여 얻은 ‘통찰’로부터 얻은 신념이었다. “멀리 보는 사람은 길을 잃지 않고, 크게 보는 사람은 목표를 잃지 않는다.”는 가치 아래, 통찰력과 우직함으로 성공한 협동조합 사례와 경영의 원론 등을 살핀다. 

두 번째, ‘실행의 위드’는 ‘합’이 아닌 ‘승’으로 가는 시너지를 강조한다. 김병원 회장은 “농협은 다양한 방향으로 시너지를 만들 수 있는 조직이다. 협동조합이라는 본질을 잃지 않은 채, 각자의 영역에서 밖으로 범위를 넓혀라.”라고 말한다. 즉, 소비자는 농산물, 수산물, 공산품을 특정지어 소비하지 않는데, 정작 생산자들은 자기의 영역에만 머물러 갇혀 있음을 지적하는 것이다. 농부가 보지 못하는 것을 어부가 볼 수 있고, 어부가 볼 수 없는 것을 농부가 볼 수 있다. 협동조합적 사고에서 ‘합’의 개념은 ‘1+1=2’라는 수식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이들의 ‘합’이란 강력한 시너지다. ‘1+1=3’이 되는 특별한 힘이다. 

세 번째, ‘혁신의 위드’는 진정한 의미의 혁신을 고찰하는 것이다. 혁신이란, ‘본질을 뒤엎는 것이 아니라, 본질을 잃지 않기 위해 반드시 해야 하는 것’이다. 1996년, 네덜란드의 9개 원예농협은 대형마트의 시장지배력 확대로 위기에 처하자 합병을 결정하고, 지분 100퍼센트의 도매유통자회사 그리너리를 설립하는 구조개혁을 단행했다. 그리너리는 성공한 협동조합의 모델로 잘 알려져 있다. 이들이 성공할 수 있었던 결정적인 이유는, 전통적인 협동조합의 평등원칙을 비례원칙으로 전환하여 사업전략과 합치시키는 파격적인 ‘혁신’을 감행했기 때문이다. 이는 전통적인 1인 1표 평등주의를 일부 포기하고, 조합원의 기여에 비례한 보상제를 도입한 것이다. 이와 같은 혁신은 협동조합의 본질을 훼손한 것이 아니라, 변화된 시장 환경 속에서 본질을 잃지 않기 위한 구조개혁이었다. 이처럼 혁신은 장애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과감히 시도되어야 할 중요한 가치이며, 이는 농협이 지향하는 바다. 

마지막으로 강조되는 것이 ‘가치의 위드’다. 새로운 것에서 가치를 만드는 시대는 끝났다. 김병원 회장은 “당연한 것을 완벽하게 수행할 때, 기본에 충실할 때, 가치는 창조된다.”고 말한다. 특히, 순항하다가 하루아침에 소멸하는 기업들의 공통적인 구멍은 ‘당연한 것’을 위반하는 것에서 생긴다. 특히 소셜미디어가 활발한 오늘날은 당연한 것이 빠져 있거나 위배된 기업의 상품과 서비스를 손쉽게 평가하고 확산시킬 수 있기 때문에 이는 기업의 이미지와 존망에 매우 치명적이다. 당장의 외형적인 성장에 눈이 멀어 차곡차곡 쌓아야 할 평판을 뒤로 미루지 말라는 뜻이다. “당연한 것이 위대한 것이다.”라는 말이다. 

캐나다 퀘벡 주민의 70퍼센트가 조합원으로 참여하고 있는 데자르뎅 협동조합. 이곳은 고리대금에 시달리던 가난한 사람들에게 한 줄기 희망이 되었다. 수익성이 낮다는 이유로 일반 은행이 농촌 지점에서 문을 닫을 때, 데자르뎅은 오히려 폐쇄 지점을 인수해 시민들의 접근 편의성을 더 높였다. 더불어 ‘고위험·고수익’ 고리대금 상품을 우선 취급하는 일반 은행에서 거래를 기피했던 사회적 기업, 시민단체 등에 연 수백만 달러 규모의 소액대출을 제공함으로써 지역 공동체의 전폭적인 지지를 이끌어냈다. 물론 비즈니스 모델을 끊임없이 시도하며 혁신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성장과 상생을 동시에 달성해낸 데자르뎅은 한국 농협의 미래이자, 많은 기업과 조직이 추구해야 할 ‘협동조합적 경영 모델’이다. 상생과 위드 정신을 실현해나갈 때, 기업을 넘어 모두가 함께 잘사는 경제 생태계를 만들 수 있다. ≪위드하라≫를 통해 위드 정신의 참뜻을 깨달을 수 있고, 이는 우리가 앞으로 취해야 할 비즈니스 혁신 전략과 추구해야 할 최우선의 가치를 선명하게 그릴 수 있게 도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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