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세상을 만드는 글자, 코딩... 창의와 소통을 위한 코딩 인문학
[신간] 세상을 만드는 글자, 코딩... 창의와 소통을 위한 코딩 인문학
  • 김민성 미래한국 기자
  • 승인 2018.04.02 14:4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저자  박준석은 과학자의 꿈을 키워오면서 전자 기기에 흥미를 느꼈고, 서울대학교 전기전자제어공학부에 입학했다. 소프트웨어 회사에서 3년 정도 일하며 실제 업무를 통해 코딩을 익혔고, 졸업 후에는 변리사가 되었다. IBM, NHN, 카카오, KT 같은 IT 기업의 아이디어를 특허로 내는 일을 15년째 담당하고 있다. 이공계 석·박사나 교수들의 프로그램 관련 발명 및 논문을 일반인들이 이해하기 쉬운 언어로 재창조하는 일을 하고 있다.

우주는 넓은 의미에서 보면 물리법칙과 물리상수들로 코딩되어 있다. 그리고 생명체 역시 디지털 코드로 코딩되어 있다. 코딩은 과학을 보조하는 자리에 머물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과학을 앞장서서 이끌어가고 있다. 프로그래머는 AI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인간의 정신과 마음에 대해 새롭게 눈뜨고 있고, 생물정보학자 역시 DNA 코드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인간 신체에 대해 더욱 깊이 알아가고 있다. 이 책이 독자들에게 프로그래머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렌즈가 되어줄 수 있기를 희망한다.

코딩을 배워볼까 망설이거나 이제 막 시작하려는 분, 코딩을 할 마음은 없지만 그것이 무엇인지 원리를 알고 싶은 분, 현재 코딩을 하고는 있지만 정작 그 원리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분, 그리고 요즘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이해하고 싶은 분들을 위해 이 책을 썼다.

도스(DOS)를 거쳐, 이후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Window) 운영체제로 발전해간 컴퓨터로 인해, 현재는 누구나 손쉽게 인터넷과 컴퓨터, 스마트폰을 사용할 수 있는 세상이 되었다. 이러한 과정에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필수 언어’인 코딩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 코딩(coding)은 소프트웨어를 만들기 위한 기술로, 컴퓨터가 이해할 수 있는 언어를 이용해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을 말한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이나 컴퓨터 운영체제(OS) 외에도 게임, 통신, 전자제품 등 우리가 일상 속에서 쉽게 접하고 이용하고 있는 것들에 이 코딩이 적용되어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필요한 새로운 시각을 갖게 하는 데에 코딩은 아주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코딩에 대해 자세히 알 수 있을까. 아울러 프로그래머, 프로그래밍 언어, 디지털 및 컴퓨터의 개념 등에 대해 조금 더 쉽게 이해하는 방법은 없는 것일까.

신간 『세상을 만드는 글자, 코딩: 창의와 소통을 위한 코딩 인문학』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이할 지금 꼭 읽어야 할 책이다. 코딩 및 프로그래밍 언어를 배운다고 ‘코딩’에 대해 다 안다고 말할 수 없다. 체계적으로, 그리고 무엇보다 차근차근 친절하게 설명하면서, 코딩이란 무엇이고 우리에게 코딩이 왜 필요한지를 이 책은 가장 잘 알려주고 있다. 『세상을 만드는 글자, 코딩』은 어떻게 코딩을 하는지 그 방법을 자세하게 싣고 하나하나 따라 하도록 되어 있는 여타 실용서나 컴퓨터 관련 기술서와는 다른 ‘최초의 코딩 교양서’이다. 코딩의 필요성, 프로그래밍과 코딩의 차이, 코딩을 하기 위해 꼭 필요한 컴퓨터 및 프로그래밍 언어 이해하기 등에 대해 이야기한다. 더 나아가 0과 1, 즉 비트(bit)로 구성되어 있는 세상 만물에 대한 이해로 그 폭을 넓히고 있다.

책의 저자는 소프트웨어 회사에서 일하며 실전 업무를 통해 코딩을 익혔다. 그 경험들을 바탕으로 책에 코딩에 관한 지식뿐만 아니라 디지털, 컴퓨터, 통신 등에 대한 전반적인 지식을 담고 있다. 실제로 현장에서 코딩을 하고 있는 사람 중에도 이런 기초 지식을 잘 모르는 사람이 있을 수 있음을 우려하며, 오랜 세월 동안의 코딩 경험을 거치지 않고도 코딩에 필요한 가장 기본적인 지식들을 이 책이 쌓게 해줄 것이라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책은 총 5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에서는 컴퓨터가 읽을 글(프로그램, 프로그래밍 언어)을 작성하는 저자로서의 ‘프로그래머’(코더)에 대해 이야기한다. 코딩에 관한 기초 지식을 아는 것이 왜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데 있어서 필수적인 소양이 되는지를 알려준다. 2장에서는 C 언어, 자바, 자바스크립트, 파이썬, HTML 등 프로그래머가 사용하는 언어와 프로그래머가 작성하는 코드들에 대해 소개하며 어떻게 코딩해야 하는지 간략히 설명한다. 3장은 내가 사는 세상이 코딩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 그리고 코딩으로 어떤 것들을 만들어낼 수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소프트웨어가 아닌 하드웨어조차도 코딩으로 만들어진다는 사실, 그리고 우주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체가 디지털 코드로 코딩되었음을 알려준다. 4장에서는 0과 1의 비트, 디지털 언어에 대해 이야기한다. 왜 컴퓨터는 0과 1이라는 글자만 읽을 수 있는지, 그리고 이 글자를 어떻게 사용해서 각종 음악이나 영화 등을 만들 수 있는 것인지 알려준다. 마지막 5장에서는 코딩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컴퓨터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를 돕는다.

코딩을 둘러싼 디지털, 컴퓨터, 통신 등에 관한 기초 지식이 필요한 이유는 현대 사회에서 컴퓨터와 무관하게 살 수 있는 사람이 아무도 없기 때문이다. 누구나 스마트폰이라는 컴퓨터를 가지고 다니고,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컴퓨터를 사용해서 업무를 처리하거나 공부를 한다. 하지만 의외로 컴퓨터가 무엇인지를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사람은 드물다. 코딩을 모르면 컴퓨터를 제대로 이해할 수 없고 디지털 세계가 어떻게 작동하는지도 전혀 알 수 없다. 수학을 배우는 이유가 수학자가 되려는 것이 아니고, 과학을 배우는 이유가 과학자가 되려는 것이 아니듯이, 코딩을 배우는 이유가 반드시 프로그래머라는 직업인이 되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시중에서 판매되는 대부분의 기술 서적들은 특정 프로그래밍 언어에 대해서만 설명하거나 지나치게 좁은 분야만을 세부적으로 다루고 있어서 그 한 권만 가지고는 코딩을 둘러싼 전체 이야기를 파악하기 어렵다. 일반인들이 궁금해하지만 잘 모르는 것들이, 사실 너무 쉽다고 여겨지거나 당연시되어서 오히려 미지의 영역으로 남아버렸다.

코딩을 모른다는 것은 새로 만들어지고 있는 세상에 대한 과학 지식이 없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내가 코딩을 직접 하지는 않더라도 어떻게 코드가 만들어지고, 그 코드로 어떻게 컴퓨터가 동작하고, 그것이 세상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아는 것은 대단히 중요하다. 코딩에 대한 기본 소양을 갖추게 된다면 지금까지와는 다른 관점에서 세상을 바라볼 수 있게 될 것이다. 이 책은 독자들에게 이런 미지의 영역을 밝게 비춰줄 수 있을 것이다.

2018년 새 학기부터 중학교를 필두로 소프트웨어 정규교육이 시작되었다. ‘2015 개정교육과정’에 따라 2018학년부터 ‘코딩 교육 의무화’가 된 것이다. 2015 개정교육과정에서 ‘정보’ 과목은 중요도가 크게 높아져, 중학교에서는 선택과목에서 필수교과로 바뀌어 모든 학생들이 ‘정보’를 배운다. 고등학교에서는 심화 선택과목에서 일반 선택과목으로 전환되고, 2019년부터는 초등학교 5, 6학년 실과 과목을 통해 코딩 교육을 받게 된다. 중학생은 34시간, 초등학생은 17시간 이상 소프트웨어 관련 교육을 받아야 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와 맞물려 우리나라도 이제 코딩의 중요성을 여실히 깨닫게 되었고, 그에 따라 ‘코딩 열풍’이 불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러한 코딩 열풍 속에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국영수코’라는 신조어가 등장하기도 했다. 코딩이 ‘국영수’와 동급의 필수교과목으로 자리를 잡게 될 거라는 전망을 담고 있는 것이다. 이와 함께 ‘코알못’(코딩을 알지 못하는 사람)이나 ‘코포자’(코딩을 포기한 사람)가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TV에서도 정규 프로그램이 시작되었고, 사교육 시장에서도 ‘코딩교육’으로 술렁이고 있다고 한다.

이렇듯 코딩의 필요성은 모두가 몸소 실감하고 있지만, 정작 코딩이 ‘무엇’인지, ‘왜’ 필요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이해가 많이 부족하다. 코딩을 하는 방법을 가르치는 것, 즉 ‘어떻게’에만 집중되어 있는 상황인 것이다. 문제 해결 방식과 논리적 사고력 등을 키우기 위해 필수과목으로 도입된 코딩에서조차 시험을 위한 공부를 하게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 섞인 지적도 나온다. 실제 ‘스크래치’ 프로그램(일반적으로 코딩 하면 떠올리곤 하는 ‘C 언어’나 ‘자바’ 같은 고난도의 코딩언어가 아니라 아이들로 하여금 프로그래밍 원리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프로그램)은 혼자서도 배울 수 있을 정도로 쉽다고 알려져 있지만, 학부모들의 불안감을 미끼로 수강을 유혹하는 업체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고 한다. 또한 현직 개발자들은 현재의 ‘코딩 교과서’가 “주입식 교육”이라고 성토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스크래치를 하면 코딩에 대해서는 더 이상 걱정할 필요가 없는 것일까? 유아들을 위한 가장 단순한 프로그램이 코딩을 배우려는 마음의 장벽을 낮춰줄 수 있을지는 몰라도, 이것으로 코딩을 다 안다고 말할 수는 없다. 무엇보다도 ‘코딩을 왜 알아야 할까’라는 질문과 그에 대한 대답이 필요한 것이다.

2018년 영국에서는 2,000만 파운드, 우리 돈으로 약 300억 원에 달하는 금액을 코딩연구소에 투자했다. “국가의 핵심 전략으로 디지털 기술을 발전시키고 국민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이다. 모든 연령의 국민들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필수적인 기본 언어를 갖출 수 있도록 한다는 게 영국 정부의 구상이라고 한다. 또한 마이크로소프트와 IBM 등의 글로벌 기업에서도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코딩교육을 진행 중이다. 기업에서 경영전략 수립과 리더십 구축에 있어서 코딩은 배제시킬 수 없다는 것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는 코딩은 일반적이고 일상적이다. 코딩은 더 이상 컴퓨터 프로그래밍 언어만이 아니라 국민 모두에게 필요한 ‘생각 언어’라는 인식이다. 월드와이드웹(WWW)의 창시자 팀 버너스 리는 “코딩을 배우는 것은 새로운 시각을 갖는 것”이고, “상상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코딩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라고 말했다. IBM에서는 “코딩교육은 프로그래머가 되기 위한 학습이 아닌, 조직과 기업과 시장을 올바르게 바라보게 만드는 기본 재능”이라고 판단한다. 이렇듯 코딩은 ‘새로운 세상에 대한 과학 지식의 통로’로서 4차 산업혁명을 선두에서 이끌 것이다

본 기사는 시사주간지 <미래한국>의 고유 콘텐츠입니다.
외부게재시 개인은 출처와 링크를 밝혀주시고, 언론사는 전문게재의 경우 본사와 협의 바랍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