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슈퍼팬덤... 소비자는 어떻게 팬이 되는가?
[신간] 슈퍼팬덤... 소비자는 어떻게 팬이 되는가?
  • 김민성 미래한국 기자
  • 승인 2018.04.16 0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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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덤(fandom)’이 브랜드에 미치는 영향을 다룬 마케팅 전략서 

어릴 적 추억을 담고 있는 폴라로이드 카메라가 계속 생산될 수 있도록 노력하는 사람들부터 어떤 브랜드의 초콜릿 스프레드 맛에 반해 그 스프레드를 기념하기 위한 특별한 날을 만드는 사람까지, 상당히 많은 소비자들은 특정 상품이나 브랜드를 단순히 ‘좋아하는’ 데서 멈추지 않는다. 우리가 흔히 ‘팬(fan)’이라고 부르는 이들은 일반 소비자들과 다르다. 이들은 커뮤니티를 이루고, 좋아하는 대상에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할애하며, 실제로 브랜드 이미지를 형성하고 변화시키는 데까지 참여하기 때문이다. 팬들의 활동이 현대 소비사회의 특징과 맞물려지면서, 브랜드 소유주와 브랜드를 소비하는 사람들의 융합이 이루어진, 이른바 ‘팬덤 기반 경제’가 탄생하게 되었다. 

슈퍼팬덤 저자들은 팬 활동을 역사적, 사회적, 심리학적 관점에서 살펴보며, 지금까지 팬덤이 어떻게 진화해왔는지 설명한다. 또한 팬덤을 움직이는 것은 무엇이고, 팬덤이 브랜드와 상품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함으로써 팬덤을 통해 브랜드의 지속성을 높일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알려준다. 저자들이 이야기하듯이, 팬덤의 특징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팬덤이 브랜드에게 가져다주는 혜택만 활용하려고 하는 것은 팬들의 신뢰를 잃을 뿐만 아니라 브랜드에도 치명적일 수 있다. 물론 팬들이 항상 옳은 것만은 아니고, 어떤 브랜드를 지극히 개인적인 정체성 및 추억과 연관 짓는 팬과 그 브랜드를 소유하는 기업의 이해관계가 충돌할 수도 있다. 하지만 공동 목표를 이루고자 하는 협력 관계에서 팬덤의 성장을 브랜드의 목표와 일치시킨다면, 모두를 만족시키는 길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팬덤은 대중문화의 단편들을 형성하는 구조와 행위를 일컫는다. 그것은 아주 오래된 지극히 인간적인 현상으로, 팬처럼 활동하는 행위는 문화만큼 아주 오랫동안 이어져왔는지 모른다. 역사는 미적, 경제적 가치가 아닌 심오한 감정을 추구하기 위한 목적으로 어떤 장소로 여행하는 순례의 이야기로 가득하다. (p.28) 

팬 열정은 항상 아주 특별하고 독자적인 수요를 제공하는 브랜드에서 생겨난다. 이런 동기와 열정에 대한 이해는 진정한 팬 교류를 위한 핵심이다. 그런 교류는 팬 대상과 참여자 모두에게 더 큰 성공을 가져다준다. 무엇보다 양측이 팬덤의 발전을 위해 많은 투자를 하기 때문이다. 이런 새로운 방식을 통해 권한을 갖춘 적극적인 팬 집단의 공헌은 그들의 인스타그램 팔로워의 수와 그들의 지갑에 들어 있는 내용물보다 훨씬 더 큰 가치를 지닌다. (p.34) 

오늘날 팬 대상과 팬들은 여전히 소비의 세계에서 다른 역할을 담당한다. 세상에는 제작자들이 있고 구매자들이 있다. 이 두 부류는 거의 중복되지 않는다. 하지만 사용자 경험이 단순한 ‘팬 텍스트fan text’의 소비에서 벗어나 그것에 영향을 미치거나 내용까지 추가하면서 사용자들과 팬 대상의 간격은 좁혀지고 있다. 마침내 그들이 만나면 어떻게 될까? 팬들이 만드는 콘텐츠가 오래된 진입과 접근의 장벽 없이 팬 대상에게 원활히 피드백되면 어떻게 될까? 그 결과를 보기 위해 오래 기다릴 필요가 없다. 우리는 이미 팬들과 팬 대상, 창작자와 소비자의 구분이 애매해진 융합의 시대, 팬덤 특이점의 시대로 진입하고 있다. 이것이 상품과 구매자 간의 소통이 양방향으로 이루어지는 미래다. (p. 43) 

팬덤은 사람의 지위나 신분을 말해주지 않는다. 그것은 사람들이 실행하는 행위다. 그것은 열성적인 팬들이 참여하는 비상업적인 활동이다. 광선검 전투 같은 팬들이 주최하는 행사는 어떤 제품을 더 많은 사람에게 친숙하고 매력적이게 만든다. 그런 행사의 가치는 참여에 있다. 실제로 참여는 팬과 소비자를 구분하는 데 도움이 된다. 소비자들은 브랜드에 돈을 바치지만 팬들은 에너지와 시간을 바친다. (p. 59~60) 

즉석필름 팬들은 필름의 구매, 사진촬영 같은 간단한 상업적 활동에 쉽게 참여할 수 있다. 하지만 즉석필름 팬들이 애착을 갖는 대상과 더 인간적인 교류를 맺기로 결정하면 그들이 선택할 수 있는 팬 활동은 매우 다양하다. 그들은 포토닷넷photo.net의 포럼에서 사진에 대해 토론할 수 있다. 새로운 필름으로 실험을 해볼 수도 있다. 친구들에게도 새로운 필름을 사용하도록 권유할 수 있다. 각자 수집한 구식 카메라를 서로 자랑할 수 있다. 많은 사람이 애초에 계획된 팬 대상과의 교류가 자신들의 깊고 다양한 애정을 충분히 담아내지 못한다고 판단할 때 팬덤이 탄생한다. (p. 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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