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코드 경제학... 4만 년 인류 진화의 비밀
[신간] 코드 경제학... 4만 년 인류 진화의 비밀
  • 김민성 미래한국 기자
  • 승인 2018.07.06 06:5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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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문명과 세계 경제를 이해하는 핵심 키워드, “코드” 

돌도끼, 비트코인, 초콜릿 칩 쿠키의 공통점은 무엇인가. 바로 “코드”를 통해 만들어진 산물이라는 것이다. "코드"란 무엇인가? 코드는 신석기 시대의 단순함에서 현대적인 복잡성으로 진화해 온 인류 문명의 DNA이며, 진보의 레시피이다. 코드는 초콜릿 칩 쿠키의 레시피처럼, 아이디어를 실체화하는 방식 그 자체이며, 도시와 국가가 존재하는 양상을 결정하는 체제나 제도를 의미하기도 한다. "

『코드 경제학』은 코드라는 용어를 기반으로 인류 문명사를 다시 구성해낸다. 그를 통해 문명의 기반을 이루는 문자, 도시부터 방직기, 민주주의와 프랑스 요리까지 다양한 사례를 통해, 이전까지 경제학에서 연구되지 않거나 경시되었던 “생산 방법”, 즉 "코드"의 발전이 어떻게 일의 본질과 인간의 경험, 즉 경제를 근본적으로 변화시켜 왔는지 보여준다. 

그리고 학습, 진화, 플랫폼 개발이라는 코드의 발전 단계를 설명하면서, 코드의 발전이 어떻게 해서 이전보다 해결하기가 더 어려운 문제를 발생시키는지 그 구조를 밝힌다. 인간의 상황을 개선하고자 하는 의지 없이는 발전할 수 없음에도, 코드는 발전하는 만큼 인간 개개인의 개성이나 자율성을 제한하고 코드의 권위에 의지하게 만들며, 새로운 코드를 개발함으로써 학습하기가 더 어려워지게 만든다. 그러므로 인류의 진화, 경제 발전은 인간 개개인의 개성과 자율성을 코드의 발전과 조화시키기 위해 노력해 온 결과일 수도 있다. 

저자는 코드의 발전, 즉 기술의 발전이 인간을 소외시킬 것이라는 기존의 분석들에 대해서도 다룬다. 특히 산업혁명 이후 농민들과 가내수공업자들이 도시의 공장으로 몰려든 것처럼, 디지털화로 인한 일자리 분기의 다음 단계에는, 자동화될 수 있는 일자리에서 얻을 수 있는 보상이 대부분 아주 적어질 것이라는 점을 지적한다. 그리고 20세기에 건설업체와 부동산업자들이 특혜를 받았던 것처럼, 특별한 조치가 없다면 플랫폼을 유지하는 소수의 사람들만이 계속해서 혜택을 누릴 것이라고 보았다. 

실제로 이미 국내 중공업 분야의 일자리 창출은 점차 줄고 있으며 해외로 공장을 이전하거나 자동화를 진행하는 중이다. 제조업 기반의 디트로이트 시가 자동차 산업의 세계적인 추세 변화로 인한 몰락 후 새로운 살길을 찾아내야 했던 것처럼, 자동화와 디지털 기술의 발전은 일자리의 지형을 완전히 바꿀 것이며 인간의 정체성 또한 뒤흔들 것이라는 점은 이 책에서도 확실히 경고하는 바이다. 

하지만 저자는 이러한 충격 또한 이제까지의 코드 발전에 항상 있었던 일이며 대부분의 발전은 인류에 이로운, 인간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이루어졌다고 설명한다. 다만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우리가 앞으로 어떤 일(Job)에서 비교우위를 차지할 수 있을지 확인하고 그 역량을 기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 이 책의 주장이다. 

그에 따르면 갈릴레이 갈릴레오에 의해 지동설이 등장했을 때, 천동설에 의존하던 유럽인들의 세계관이 완전히 재편되어야 했던 것처럼, 우리는 우리의 정체성을 완전히 재편해야 한다. 우리는 인공 지능과 인간의 다른 점이 무엇인지, 인간이 더 우위에 있는 점이 무엇인지 끊임없이 고민하며, 새로운 정체성을 찾아내야 다음 단계로 진화할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인간이 디지털 컴퓨터보다 잘하는 일이란 과연 무엇일까. 저자의 의견은 다음과 같다. 

인간은 인간적이라는 부분에서 컴퓨터보다 낫다. 인간적이라는 것은 코드를 계속해서 발전시키고 일에서 의미를 찾으며 스스로의 정체성을 탐색해 나가는 것이다. 돈을 벌기 위한 일이라는 일(job)의 개념에서 벗어나 정체성을 위한 일, 무언가 의미를 창조해내고 찾아내기 위한 일이라는 개념을 받아들여야 21세기 이후의 전 세계적 경제 변동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는 말이다. 

마지막으로 『코드 경제학』에서는 우버나 에어비앤비와 같은 P2P 산업의 발전이나 블록체인과 같은 분권적 검증 시스템의 도입 등을 대안으로서 언급하고 있는데, 이는 거대한 시스템의 부품이 아닌, 인간적인 경제가 새롭게 창조되어야 할 때가 되었음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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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엠앤비 2018-07-12 19:41:35
책소개 잘 읽었습니다. 심도 깊게 도서를 소개해 주셔서 정말로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