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일이 모두의 놀이가 되게 하라... 운명을 바꾸는 힘, 조직문화와 리더십의 비밀
[신간] 일이 모두의 놀이가 되게 하라... 운명을 바꾸는 힘, 조직문화와 리더십의 비밀
  • 김민성 미래한국 기자
  • 승인 2018.07.27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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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이강백은 사회적경제에 관심이 많은 공정무역 기업가다. 현재 ㈜아시아공정무역네트워크 대표이사이자 한국공정무역협의회 상임이사로, 공정무역의 중요성과 가치를 세상에 알리고 있다. ‘아름다운가게’의 창립 멤버이자 초대 사무처장을 지냈으며,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학교 객원연구원을 역임했다. 윤리적 거래를 통해서 저개발 국가의 농민 빈곤 문제를 해소하고자 2012년에 ㈜아시아공정무역네트워크를 창립했다. 

공정한 세상으로 가는 여정에서 중요한 것은 협력의 정신과 서로를 돌보겠다는 철학이며 우리가 ‘가야 할 여행의 목적지’는 서로의 자립을 돕고 서로를 존엄하게 대우하는 세상이라는 점을 늘 되새기며, 사회를 바꾸기 위해서는 말보다는 행동과 습관, 나아가 삶의 태도를 바꾸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여긴다. 


기업이든 기관이든, 크든 작든 ‘조직’의 문제는 늘 중대한 관심사다. 일하는 사람으로서는 하루 중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곳이기도 하고, 이제는 누구나 조직을 이루는 ‘사람’의 문제가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특히 스타트업과 창업이 늘어나고 있는 요즘, 이들 기업은 조직 운영에 있어서도 기존 틀에서 벗어나 혁신을 추구하지만 정작 불확실한 미래 앞에서 살아남는 것이 가장 큰 과제이기에 하루하루를 보내기에도 숨이 가빠 진짜 중요한 문제를 놓치기 일쑤다. 

‘왜 우리나라의 스타트업은 성공률이 낮을까?’ ‘왜 많은 이들이 조직의 문제로 골머리를 앓는가?’ 누군가는 조직의 리더로서, 또 누군가는 조직의 구성원으로서 털어놓는 고민과 불만들을 수없이 듣고 이야기 나누면서 많은 이들에게 조직을 만들고 꾸려가기 위한 철학과 지침이 필요함을 절실히 느꼈다. 그것이 이 책의 시작이다. ‘아름다운가게’ 창립멤버이자 초대 사무처장을 지내고 공정무역 기업가로 활동하고 있는 저자는 여러 조직을 운영하며 얻은 경험과 인문학적 성찰을 바탕으로, 일에 대한 철학과 태도에서부터 조직이 갖춰야 할 문화와 리더십의 의미, 실패와 위기를 대하는 자세 등에 대해 들려준다. 

“운명과 싸우는 힘은 어디에서 나오는가?” 이 책의 또 다른 중심질문은 이것이다. 우리는 불안하다. 자기의 운명을 예측하기 어려운 시대에 살기 때문이다. 학교에서는 성적으로 루저를 만들고 직장에서는 불안정한 루저를 만든다. 어디에도 안정적인 삶은 없다. 누구도 실패자의 운명에서 자유롭지 않다. 어디에도 나를 책임져주는 데가 없다. 모두가 불안과 두려움에 시달린다. 이러한 현실 앞에서 저자는 “운명과 싸우는 힘은 역설적으로 개인의 결단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조직’의 힘에서 나온다.”고 이야기한다. 

“개인의 세계는 불완전하고 불안하다. 불안하고 불완전한 자기의 세계를 확장하는 방법은 타인의 세계를 인정하고 그 세계와 연결되는 것이다. … 호흡을 맞추면 세상을 바꿀 수 있는 힘이 우리에게 있다. 조직은 운명을 바꾸는 가장 좋은 도구다.” 

그리고 “지속가능한 조직을 만드는 것이 운명과 싸워 이기는 힘”이며, “운명과 싸우는 방법은 개인의 영웅적 결단이 아니라 서로 협력하여 살아남는 조직을 만드는 것”이라고 말한다. 

“개인이 처한 부족한 현실이 창조의 조건으로 바뀌는 것은 협력하는 조직을 만들 때이다. 불안한 개인의 운명을 바꾸는 방법은 협력하는 조직을 만드는 것이다.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한 사람들이 모여 건강한 전체를 이루면 조직은 개인의 운명을 변화시킨다.” 

“지속가능한 조직은 대박이 애초의 목표도 아니고, 규모를 키우는 것도 목표가 아니다. 지속가능한 조직은 대박이나 큰 성공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가치 있고 의미 있는 비전을 추구한다. 살아남으면 성공이다. 동시에 지속가능한 조직은 실패를 바라보는 관점이 긍정적이다. 그리고 더 많이 시도하고 더 많이 실패한다. 실패의 속도가 빠르면 살아남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운명을 바꾸는 힘은 실패를 견디는 힘이다.” 

저자에 따르면, 지속가능한 조직은 서로의 능력을 키워주는 조직이다. 조직의 성장, 매출의 성장보다 사람의 성장에 더 관심을 갖는다. 일을 놀이처럼 하고, 매일 소소한 행복을 느끼는 조직, 서로를 존엄하게 대우하는 조직, 힘이 들어도 유머가 넘치는 조직이 지속가능한 조직이다. 자신들이 하는 일을 통해 자신들이 세상에 기여하고 있다는 자부심을 가진 조직이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성공하는 기업의 비밀’ 같은 로또 당첨 이야기가 아니라 살아남을 수 있는 비결이다. 우리는 지속가능한 조직을 만드는 비밀을 알아야 한다. 

지속가능한 조직을 이루기 위한 열쇳말은 ‘협력하는 팀’과 ‘실패에 대한 항체’를 비롯해 ‘철학과 유머, 존중의 문화, 공동의 목표에 대한 공유, 일을 즐기는 자세’ 등이다. 조직 안에서 모두가 성장할 수 있고 공동의 목표와 철학을 바탕으로 일에서 재미를 느끼는 데 필요한 것들이다. 

‘협력’에 대해서는 “협력은 그냥 되는 것이 아니다. 첫 번째로는 정서가 안정되어야 협력이 가능하다. 두 번째로는 협력의 훈련이 되어 있어야 한다. 인간이 지녀야 할 이 두 가지에 대해 가장 멋진 명문을 남긴 사람은 《삼국지》에 나오는 제갈공명이다.”라며, 제갈공명이 ‘아들을 일깨우는 글’로 쓴 <계자서> 내용에 빗대어 이야기한다. 또한 ‘협력하는 팀의 필수조건’을 조목조목 나열하며 설명하고 있어, 구체적이고 실제적인 ‘협력’의 상을 갖고 실천으로 이어갈 수 있도록 한다. ‘조직과 팀은 어떻게 성공하는가?’라는 물음에 대해서는 경험으로 얻은 두 가지 해답을 제시한다. 

“하나는 조직에 기강을 세우는 일이고 다른 하나는 조직의 기세를 살리는 일이다. … 기강이란 공동의 목적이 명확한 것을 말한다. 기강이 무너진 조직은 목표와 과제가 명확하게 서 있지 않다. 기강이 무너진 조직은 공동의 목표와 과제를 이루기 위해 이야기하지 않는다. 개인의 이익을 우선시하고, 개인의 감정에 좌우된다. 기강이 무너진 조직의 특징이다. 이런 조직은 목적에 태만한 조직이다. 목표에 태만하고 과제에 게으른 사람들은 한 가지 특징이 있다. 목표에 태만한 사람들은 예외 없이 뒷말이 많고 남을 비난하게 되어 있다. 자기의 무능을 타인에 대한 비난으로 면피하려는 유혹에 빠지게 된다.” 

또한 리더십은 “타인의 잠재능력을 끌어내서 사람을 성장시키는 것이며, 사람들을 존중하고 연대하여 함께 혁신하는 것”이라며, ‘관찰’과 ‘정서적 안정’이 무엇보다 중요함을 강조한다. 그리고 이는 구성원 모두의 몫이라고 이야기한다. 

“리더십에서 가장 중요한 단 하나를 꼽으라면 그것은 무엇일까? 리더십은 타인의 능력을 키워주는 능력이다. 타인의 능력을 키워주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관찰이다. 
인간은 누구나 자유로울 수 없다, 타인을 돌보아야 할 책임에서. 그러므로 인간은 누구나 피할 수 없다, 리더가 되어야 하는 운명에서. 누구나 타인을 도와야 하고 누구나 리더가 되어야 한다. 유능한 사람이란 타인의 유능함을 발견해서 드러나게 해주는 사람이다.” 

이와 더불어 기업을 시작할 때 중요한 것은 무언지, 일을 할 때 어떤 태도로 해야 하는지, 사람을 뽑을 때는 어떤 기준을 갖고 뽑아야 하는지, 일을 나누거나 일을 시킬 때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조직운영에 있어서 유의할 점은 무엇인지 등에 대한 이야기가 녹아 있어 부담 없이 읽으면서도 실제로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해준다. 

일을 놀이처럼, 일과 삶을 조화롭게. 이는 누구나의 소망이다. 하지만 현실은 바람처럼 녹록치 않고, 오히려 일과 삶을 분리함으로써 삶을 챙기는 현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삶의 시간에서 대부분을 보내는 일터는 갈등과 스트레스, 무관심이 차지한다. 단지 기업에서뿐만 아니라 마을 단위의 공동체나 다양한 성격의 기관의 경우에도 조직을 꾸려가는 문제는 쉽지 않다. 

“공동체란 원래 불편한 것이다. 공동체를 만들고 유지하는 일에는 막대한 자원과 에너지가 투입되지만 수많은 사람들이 내부 총격으로 사망하고 소중한 에너지와 자원이 내부 갈등으로 허공 속에 사라진다. 험담, 비난 같은 공격은 대표적인 내부 총질이다. 협력적인 조직이 되지 않으면 사람들은 주인 잃은 사냥개들처럼 서로 으르렁거리게 된다. 원칙 대신에 자기주장만 내세우고, 공동의 목적 대신에 감정을 앞세운다. 구성원들은 서로 단절되고 경쟁하며, 사람들은 패거리가 되거나 고립되어 서로를 숨 막히게 한다. … 조직은 서로 다른 사람들이 모여 하나의 팀을 이룬다. 구성원들이 서로를 공격하는 것은 서로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어떠한 형태의 조직이든 조화롭고 지속가능하기 위해서는 서로에 대한 이해와 협력이 기본이 되어야 함을 저자는 거듭 강조한다.

“일, 사랑, 놀이는 서로 맞물려 돌아가면서 서로를 완성해준다. 일과 삶의 균형은 누군가에게서 얻어내는 게 아니라 내가 도달해야 하는 역량이다. 워라벨(Work and Life Balance)은 일과 사랑과 놀이, 세 가지 영역의 균형을 잡아내는 어떤 경지를 말한다. 일과 놀이, 일과 삶을 완성해주는 가장 좋은 도구는 팀이다. 결국 팀 빌딩에 의해 결판이 난다. 개인의 가치 있는 삶도, 비즈니스의 성공도.” 

이 책은 기업의 조직문화에 대한 것만이 아니라 사회관계망 속에서 일과 사람에 대한 폭넓은 시각으로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법이나 조직에 대한 관점과 태도 등을 제시한다. 그렇기에 개인의 행복을 추구하면서도 혁신적이고 모두가 즐거운 조직문화를 갖추기를 원하는 이들에게 자극과 치유의 매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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